먼저 아래에 링크하는 조선일보 기사를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6/29/2016062900260.html
박승춘은 현 정부의 보훈처장이고 박용진은 더불어민주당 현역 국회의원입니다.
정부는 2012년 김일성의 외삼촌인 강진석에게 독립운동을 한 점을 인정하여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하었습니다.
그런데 박용진이 정부가 강진석에게 훈장을 추서한 것을 문제 삼고, 훈장 추서를 취소하지 않은 박승춘 보훈처장의 책임을 따졌습니다.
그러자 박승춘은 “강진석씨는 2012년 심사 때 본인 공적만 갖고 심사를 했지 다른 사람들과의 연관됐는지는 심사하지 않았다. 해방 이전에 돌아가셨기 때문에 김일성과 연관 지을 수 없어 공훈을 준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박용진은 보훈처가 강진석 이외에 김일성의 삼촌인 김형권에게도 지난 2011년에 포상한 사실을 추궁했고, 이 사실 역시 박승춘 보훈처장이 파악하고도 역시 서훈을 취소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박용진은 여세를 몰아 “박승춘 보훈처장의 기준대로라면 광복 이전에 사망한 김일성의 부모인 김형직과 강반석에게도 독립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훈장을 줄 수 있느냐고”고 물었고, 박승춘 처장은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리고 야당은 이와 관련하여 박승춘 보훈처장의 해임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박승춘과 박용진 중에 누가 합리적이며, 더 진보적 사고를 한다고 보십니까?
저는 이 기사를 보고 우리나라 진보진영과 야당의 역사인식이나 민주주의 이해 수준, 그리고 인권의식 수준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들이 얼마나 천박한 지는 이미 알고 있고, 이들의 위선에 대해서도 이제 놀라지는 않지만, 박승춘과 박용진의 설전은 제겐 좀 충격적입니다.
박승춘은 연좌제는 안된다는 점을 어떤 경우에도 일관성 있게 적용하려 하는 데에 반해, 학생운동을 하고 이석기 석방운동도 하는 등 야당 의원 중 대표적 진보인사라는 박용진이 연좌제를 적용해 서훈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이 언제 이렇게 뒤바뀌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참 어이가 없어 말이 안 나옵니다.
강진석이 독립운동을 한 것이 맞고 광복 이전에 돌아가신 것이 맞다면 그가 김일성의 외삼촌이든 부모가 되었든 훈장을 서훈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닐까요? 설혹 강진석이 광복 이후에도 살아 김일성이 북한을 집권하는 기간에도 살아있었다 하더라도 북한 정권에 관여하지 않았다면 서훈해야 한다고 주장해야 하는 것이 오히려 박용진이 되어야 하지 않습니까?
왜 한 개인의 삶이나 업적이 이후의 친인척의 행위에 의해 왜곡되고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야 합니까?
어떻게 이런 사고를 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진보적인 척 행세하고 인권과 민주를 입에 달고 사는 인간들의 정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 같아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에 그나마 위안은 되기는 합니다만, 참 꿀꿀한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