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가만히 보니 내가 참...

북카페 조회수 : 1,813
작성일 : 2016-06-28 00:09:58

은근히 잘난척을 많이 하며 살았구나 싶더군요.

물론 잘난거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들 앞에서 은연중 잘난 척, 아는 척을 많이 하는

소위 재수없는 사람이었음을 속 깊이 부끄럽게 절감하고 있습니다.


제 자신은 별로 잘난 것도 없으면서 주변 사람들 특히 가족들을 팔아서

잘난척을 좀 많이 했습니다.

남 팔아 나를 돋보이려는 짓은 여섯가지 천한 행동 중 하나라던데.

제가 딱 그런 천한 짓을 하며 잘난 척을 했습니다.

가령 이렇게 말입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이 묵주 반지를 끼고 있습니다.

성당 다니시는 분들은 다 알지요.

그럼 물어 봅니다.


성당 다니세요?

네.

아... 저도 성당 다녀요.

유아세례 받았아요.

어느 성당 다니세요?

oo동 성당이요.

네... 전 방배동 성당 다녀요.

...

우리 큰오빠가 신부에요.

...


이런식이지요.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해서

은연중 잘난 척을 하는 거지요.


아는척은 이렇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잘 읽지 않는 사회비판 서적을 섭렵합니다.

티비는 혁명을 말하지 않는다 라던가

불안증폭사회 같은 책들을 읽어두었다가


티브 프로그램 어떤 것이 재미있니 없니 라며

한참 이야기 하고 있는 사람들 속에서

갑자기 아는척이 시작됩니다.


우리나라 드라마는 착한 지배계층의 선택을 받고 싶어하는

신데렐라 성공기가 대부분인 것 같다.

나쁜 기득권은 반드시 그 댓가를 받는 것으로 끝이 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무언가 나는 니들이 모르는 현상 너머의 것을

보고 있는 사람이라는 허세가 깔려 있지요.

뜬금없는 아는 척이지요.


물론 의도해서 하지는 않았습니다.

진심입니다.

그러나 지나고 놓고 가만히 보면

깨닫게 되더군요.


이게 다 잘난척이구나.

내가 정신적으로 부족했구나.

허위의식이란 게 날 두고 하는 말이구나 싶더군요.


이런류의 잘난척은 82같은 넷상에서도 많습니다.

보이지 않으면 사람들이 진심을 말한다고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많다고 봅니다.

저처럼요.



IP : 14.63.xxx.15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6.28 12:29 AM (219.248.xxx.230) - 삭제된댓글

    괜찮아요. 누구라도 다 그렇습니다. 이미 다 알고 시작하는 게임같은 건데요. 참 경건한 정직성인데..안 피곤하게 됩니다.

  • 2. 저는
    '16.6.28 12:45 AM (121.188.xxx.59)

    원글님이 예로 든 묵주..
    이런 때
    저는 이렇게 대화가 되어요.
    성당 다니세요?

    아.. 저는 ** 성당 다녀요.
    저는 ## 성당 다니고 있어요.
    그러시군요...
    이렇게 됩니다.
    내가 유아 세례를 받았는지, 울 큰 오빠가 신부인지.. 그런 건 좀 더 가까운 사이가 되었을 때 오픈하죠.

    원글님이 대화를 하는 이유는 상대하고 소통하는건지,
    아니면 상대에게 나를 증명하려는 건지
    우선 그거부터 생각하시면 좋을 듯 해요.
    만일 내가 증명하고자 하는 욕구가 많다면
    내가 왜 그런 것일까, 어떻게 그것을 벗어나게 되는건지 곰곰 생각해보시구요.
    사람이 다들 하나씩 모자른 점은 가지고 있으니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그래도 본인의 문제점이 무언지 아시는게 얼마나 큰 건데요.
    대부분의 사람들(저 포함)은 자기의 허물은 정말 사소하고 남의 허물은 크게 보거든요.

  • 3. ...
    '16.6.28 12:52 AM (183.98.xxx.95)

    다른 사람을 보면서 나도 그런 적 있었네..이렇게 생각합니다
    같이 유치해지지 말자 결심을 해도 만나서 이 얘기 저 얘기 나누다 보면 그렇게 되더라구요

  • 4. 열등감
    '16.6.28 1:13 AM (14.63.xxx.153)

    열등감이 많은 사람이 자랑을 많이 한다고 하더군요.
    제 안에 열등감이 많았나 봅니다.
    남보다 잘난 인생을 살고 싶었지만
    평범한 현제의 삶에 만족하지 않는 공허함.

    그래서 은연중 이런 현실과 바램 사이의 빈 공간을
    잘난척, 아는척을 통해 보상 받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고 봅니다.

    소통보다는 좀 더 고급스러워 보이는 포장지로 나를 꾸며서
    불만족스러웠던 현실을 인정받고자 했던 욕망이 컸네요.

    참 좋은 지적을 해주셨습니다.
    나는 왜 자꾸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것도 조금은 부풀려서
    증명하려고 하는 것일까... 란 물음의 기저에는
    저 열등감이 자리하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네요.

    열등감...
    난 이런 사람이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러지 못한 사람.
    자랑은 허세는 비교의식에서 발원되는 열등감과 우월감이 만든
    욕망의 헛된 몸짓임을 님의 글을 통해 깨닫게 되네요.

    증명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 사람.
    참...
    자유로운 사람일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제부터라도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아 보겠습니다.

    82에는 보석같은 분들이 참 많네요.
    좋은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사세요.

  • 5. 오타
    '16.6.28 1:25 AM (14.63.xxx.153)

    현제의 ---> 현재의

    같이 유치해지지 말자 결심을 해도
    말을 나누다 보면...

    참 솔직한 말씀이시네요.

    저 또한 위에서 스스로를 비판했듯이
    쓸데없이 한마디 더 해서 잘난척 같은 거 하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은연 중 저런 잘못된 언어 습관이, 하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나와요.
    사람이 깊지가 못한 탓인가 봅니다.

    장자는 너무 멀고
    공자가 말한
    소인배가 아닌 군자 같은 삶을 살고 싶네요.

  • 6. ...
    '16.6.28 1:57 AM (121.130.xxx.244)

    저도 그래요
    그래서 입을 닫고 살려다 어떤날은 내 은근 자랑질이
    또 폭발하고...
    그래도 십년전보다 인간되가여
    그때는 유머와 재치까지 쓰며 기승전 내얘기
    했어요. 재밌으니 다들 좋아하구요. 근데 왜그런지 생각해보면 내 존재감 증명 은근 나는 달라 이거 자랑하려던 거더라구요
    소탈한척 하는것 조차
    내가 그런 사람이라고 착각안하고 살면서 내 속 들여다 보니
    조금씩 주네요.
    이제는 왜 그런데 에너지 소비하나 생각하며 정말 원하는걸 하려고 해요.

  • 7. ..
    '16.6.28 9:40 AM (211.36.xxx.128)

    좋은 원글과 좋은 댓글, 반성 많이 합니다. 감사합니다.

  • 8. ...
    '16.6.28 11:42 AM (118.221.xxx.103) - 삭제된댓글

    잘난 척하는 재수없는 사람,저도 그런 사람이네요.
    요즘 이 문제로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는 중이었어요. 많은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저도 반성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72151 발아현미 샀는데요.. 쌀이랑 섞어서 밥하면 되는건가요? 2 열매사랑 2016/07/01 943
572150 직장다니시는 분들.. 2 난처 2016/07/01 772
572149 단독주택 구입할 만한 동네 어딜까요? 6 Sd 2016/07/01 3,506
572148 들깨 모양 벌레가 있어요 12 뭐지 2016/07/01 3,944
572147 감자 버터 구이 해먹었어요 12 내살도 찐다.. 2016/07/01 3,259
572146 혹시 골프 캐디하시는분 있으신가요? 2 이비 2016/07/01 3,111
572145 자유와 안정은 동시에 못갖나봐요 1 ㄴㄴ 2016/07/01 804
572144 설사나서 병원약 일주일 먹었는데 그대로에요~ 6 호롤롤로 2016/07/01 1,272
572143 아까 월세 만기 물어본 사람인데요 2 안녕 2016/07/01 756
572142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드 배치에 거듭 우려 표명 1 미쿡사아드 2016/07/01 447
572141 지친 인생도 다시 정비해야 하겠죠? 6 오십 이후 2016/07/01 2,105
572140 잘못한건 사과 좀 하고 살아요 우리.. 7 이럴수는 2016/07/01 1,095
572139 세살 아이가 김치맛에 반했나봐요^^ 17 하늘 2016/07/01 3,325
572138 샤워할때, 양손에 끼는 장갑,,추천해주세요. 9 .. 2016/07/01 1,820
572137 생물 오징어 언제까지 냉장고에 보관가능한가요? 4 궁금 2016/07/01 2,729
572136 사주라는 걸 처음 봤는데, 이럴땐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요. 황당.. 14 .... 2016/07/01 4,264
572135 유무선 전화기 목소리 크게 들리는거 없을까요! 3 dd 2016/07/01 1,868
572134 아기띠하고 누워도 되나요? 1 2016/07/01 987
572133 여기 마른 분들 그렇게 먹고도 일이나 공부가 됩니까?? 5 ... 2016/07/01 1,989
572132 항암치료에 대해 경험 있으신 분들~ 7 . 2016/07/01 1,810
572131 부대찌개와 롤케잌... 11 살찌는 소리.. 2016/07/01 2,837
572130 돈쓰는거 절제가 안되요 고칠수 없을까요 14 2016/07/01 4,630
572129 운빨로맨스 몇회부터보면 좋을까요? 27 aa 2016/07/01 1,970
572128 비오는 날 선그라스 끼고 나가면 이상할까요~ 8 아이구~ 2016/07/01 1,655
572127 오해영 도움닫기 포옹... 15 .... 2016/07/01 3,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