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옥동자 같은 울조카

... 조회수 : 1,746
작성일 : 2016-06-27 22:35:18

밑에 조카 얘기 나와서
갑자기 생각나서 써봐요

동생 아들인데 5살 쪼꼬만 남자애
얼굴이 넙데데해서 약간 개그맨 옥동자처럼 생겼어요

츤데레 성격이라 과묵한데
은근히 센스와 재치 넉살에 장난이 심해서
뒤에서 겔겔겔 웃는 모습이 저에겐 햇살아래 원빈 같아요 ㅋ
전 조카팔불출 미혼이모 ㅎ

손재주가 뛰어나서 공구박스 들고다니며
뭐든 고치는게 취미구요 (뜯어놓는 수준ㅋ)


저번에 같이 서울랜드 갔는데
어쩌다 보니 리프트를 둘이 같이 타게 됐어요
다른 조카애들이랑 가족도 많아서 줄서다 보니
그리고 은근 얘가 제 껌딱지예요
다른 애들은 이모 좋으면 좋다고 팍팍 표현하는데
얘는 조용히 따라다님


근데 저도 조카도 둘다 츤데레라 ㅋㅋ
둘이 타면서 저는 왠지 어색하고 좋아서
(아직 다섯살이니 지엄마랑 탈것이지..으흐흐흫조아라하며)

뭐야~ 둘이서 타라고?
나는 둘이서만 타기 싫단 말야~!

하고 크게 외치고 탔어요 까르르 하며 장난반으로

그랬더니 리프트 타자마자
자기도 질세라

하늘을 향해 고래고래

뭐야 나도 둘이서 타기 싫단 말야~~!

외치는 거예요



그 모습이 넘 웃겨서 큭큭큭큭대고


한참 풍경 구경하다가 갑자기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응답하라 1988의 걱정말아요 그대를 부르기 시작하는거예요

오잉?

순간 제 귀를 의심

뭐지 이 어린애가 이 노래를

나중에 알고보니 지 형아가 자주 불러서 따라한거라고

저도 너무너무 좋아하는 노래라
다섯살 조카랑 같이 하늘높이 고래고래 고함지르며
신나게 이 노래를 완곡했어요

하늘 위에서
호수 위에서
사자 머리 위에서


~~~
그대여 ~~~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 합시다
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여
그대 가슴에 깊이 묻어 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떠난 이에게 노래 하세요
후회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

그대는 너무 힘든 일이 많았죠
새로움을 잃어 버렸죠
그대 슬픈 얘기들 모두 그대여
그대 탓으로 훌훌 털어 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 합시다
후회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

짜-식
가사 뜻이 뭔지도 모르면서 흨흨

안그래도 저의 꿀꿀한 일상을
조카 노래 덕분에 하늘높이 다 날리고
너무너무 좋았어요

리프트 앞뒤로 탄 가족이랑
맞은편의 사람들이 다 쳐다봤지만
우린 아랑곳하지 않고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가며
하늘 위에서 호수 위에서 노래를 불렀지요

둘다 고소공포증에 수영을 못해서
파르르 부르르 떨며 ㅋㅋㅋㅋ


저한텐 너무 아름다운 추억.
아그는 기억도 못할텐데 ㅜ.ㅜ


이렇게 사랑스런 아가를 키우는 동생이 넘 부럽고

진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런 남자친구 하나 있었음 딱! 좋겠다 생각했어요


조카만세


아가들은 영원히 안 컸음 좋겠어요













IP : 125.30.xxx.36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우
    '16.6.27 10:38 PM (212.88.xxx.41)

    귀여워요 ㅎㅎㅎㅎㅎ
    또 해주세요 ㅎㅎㅎ.

  • 2. 글을
    '16.6.27 10:44 PM (39.127.xxx.73)

    참 서정적으로 잘 쓰시네요
    장면이 머릿속으로 그려져
    미소가 지어집니다
    저도 그런 조카가 있었지요
    지금은 군인아저씨네요

  • 3. ;;
    '16.6.28 10:17 AM (210.178.xxx.203) - 삭제된댓글

    원글님 아기 낳으면 장난 아니실 듯..(좋은 의미로)

    제 동생이 첫조카에게 그렇게나 (제가 누나) 극성떨며 사랑해줬는데..
    한참 후 지가 결혼해서 아기 낳았는데..장난 아니에요 (좋은 의미로)

    아기를 너무 사랑스러워요. 생긴거 상관없이 천사에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84530 커피숍에서 기타강습해도 되나요? 12 ... 2016/08/10 3,008
584529 입는생리대 5 어떨지 2016/08/10 2,382
584528 “김학순 할머니 첫 증언 잊었나”…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 촉.. 후쿠시마의 .. 2016/08/10 426
584527 2011년 학업성취도평가 결과의 의미 좀 알려주세요 1 학부모 2016/08/10 421
584526 암확진받은후 수술날까지 몇달을어떻게? 8 2016/08/10 1,534
584525 씨씨티비 ..추천좀 해주세요 1 cctv 2016/08/10 562
584524 초등학교 행정사무원 일자리가 있어서 너무 하고 싶은데요 9 은정 2016/08/10 4,858
584523 원래 제사 없는 집인데도 더 줄이라고 했어요. 4 ... 2016/08/10 1,668
584522 경주 지금 날씨 어때요? 8 경주궁금 2016/08/10 1,025
584521 김밥집인데 9 푸웽취 2016/08/10 4,364
584520 지금 오이지 담가보려는데, 오이가 비싸요ㅜㅜ 14 아기엄마 2016/08/10 2,388
584519 중국 사드 강력 반발, ‘대북 제재도 완전히 손 떼’ 발등에불 2016/08/10 395
584518 박상영 선수 아버지의 편지 .. 11 dd 2016/08/10 3,254
584517 사업자등록 명의 빌려줘도 될까요? 33 푸른잎 2016/08/10 6,104
584516 은퇴하면 뭐 하고 싶으세요 6 ... 2016/08/10 2,016
584515 시험준비중이라 하루종일 앉아있는데 배에 가스가 너무 차요 ㅠㅠ 4 .. 2016/08/10 1,682
584514 부모님 돌아가신후 제사문제 26 어찌해야하나.. 2016/08/10 8,292
584513 중딩 아들이 핸드폰을 사주는게 나을까요 3 ㅇㅇㅇ 2016/08/10 911
584512 민족배신자 자식이 또한번 할머니들 명예를 짓밟았다 할머니 2016/08/10 453
584511 2016년 월별 주요 시사이슈 요약 시사돌이 2016/08/10 5,478
584510 수시 준비로 머리 터질거 같아요 3 도움 2016/08/10 2,477
584509 내가 어떤 수준의 인간인지 쉽게 아는 방법 4 조심 2016/08/10 3,017
584508 북핵포기하면 매년 630억달러 준다고요??? 3 ㅇㅇ 2016/08/10 758
584507 초등생 딸이랑 볼 수 있는 영화 추천 해주세요. 5 영화 2016/08/10 1,172
584506 과외샘 혹은 레슨샘 입장에서 가장 까다로운 학부모는? 7 학부모 2016/08/10 2,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