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스는 온두라스 합동보안군(FUSINA)에서 하사관으로 복무했으며, 카세레스가 숨지기 석 달 전인 지난해 12월 자신의 소대에 하달된 암살 대상자 명단을 봤다고 밝혔다 . 명단에는 카세레스 같은 환경운동가는 물론 정부·대기업의 개발사업에 반대하는 농민, 원주민 활동가 여럿의 이름과 사진, 주소 등이 적혀 있었다. 크루스는 “소대장은 이들이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훌륭한 사람들이라면서 명령 수행을 거부했다”며 “소대장과 나는 함께 탈영했고, 보복을 피해 은신 중”이라고 말했다.
온두라스 환경운동가들의 암살에 군대가 개입됐다는 의혹은 그동안 수차례 제기돼 왔다. 2013년 원주민 활동가 토마스 가르시아가 댐 건설에 반대하다 군인에게 사살됐다. 카세레스도 지난해 골드만환경상을 받으면서 “군대는 나를 비롯해 활동가 18명을 살생부에 적었고 하나씩 살해하고 있다”고 했다. 인권감시기구 글로벌위트니스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온두라스에서 암살당한 환경운동가는 101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