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군부와 그 부패한 권력을 뒤에서 움직이는 미국의 지원이있었군요.
“정부·대기업 개발 반대하는 농민·활동가 적힌 살생부 봤다”
전직 군 하사관 탈영 후 증언…2010~2014년 ‘101명’ 사망
온두라스 정부군이 지난 3월 피살된 저명한 환경운동가 베르타 카세레스를 ‘살생부’에 올려놓고 직접 암살하려 했으며, 미국이 이 특수부대를 간접적으로 지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온두라스 전직 군인 로드리고 크루스(가명)가 이런 증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크루스는 온두라스 합동보안군(FUSINA)에서 하사관으로 복무했으며, 카세레스가 숨지기 석 달 전인 지난해 12월 자신의 소대에 하달된 암살 대상자 명단을 봤다고 밝혔다. 명단에는 카세레스 같은 환경운동가는 물론 정부·대기업의 개발사업에 반대하는 농민, 원주민 활동가 여럿의 이름과 사진, 주소 등이 적혀 있었다. 크루스는 “소대장은 이들이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훌륭한 사람들이라면서 명령 수행을 거부했다”며 “소대장과 나는 함께 탈영했고, 보복을 피해 은신 중”이라고 말했다.
온두라스 환경운동가들의 암살에 군대가 개입됐다는 의혹은 그동안 수차례 제기돼 왔다. 2013년 원주민 활동가 토마스 가르시아가 댐 건설에 반대하다 군인에게 사살됐다. 카세레스도 지난해 골드만환경상을 받으면서 “군대는 나를 비롯해 활동가 18명을 살생부에 적었고 하나씩 살해하고 있다”고 했다. 인권감시기구 글로벌위트니스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온두라스에서 암살당한 환경운동가는 101명에 이른다.
원주민 권익보호단체인 민중주민회의(COPINH)를 만든 카세레스는 대형 댐 건설, 광산·벌목사업 반대운동을 이끌었다. 2013년부터 렌카 부족이 신성시하는 서부 괄카르케 강 댐 건설에 맞서다가 3월3일 자택에서 피살됐다. 정부는 용의자로 댐 건설회사 직원 3명과 현역 장교 1명을 체포했으나, 아직까지 배후는 밝혀지지 않았다. 시민단체들은 미국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받는 군대와 경찰이 연루돼 있다면서, 미주인권위원회(IACHR) 같은 국제기관이 사건을 조사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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