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 서울과 수도권 주민들은 바보 칠푼이였나?
국제공항
전직전기기술자 출신으로서 공항과는 거리가 멀고, 솔직히 국제공항을 어디에다 건설하는 것이 국가백년 대계를 위해 옳은 것인지는 모른다.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폭증할 항공수요를 충당하기에는 김포공항으로서는 너무 비좁고 김포공항을 확장하자니 서울 서부지역(강서, 양천, 금천, 구로)과 경기도(김포 부천 광명 시흥)주민들이 항공기 소음 때문에 겪는 고통이 이루 말 할 수 없고 또 주변지역이 이미 도시화되어 있어 김포공항확장이 벽에 부딪히자 차선책으로 선택한 곳이 영종도 신공항이고, 자세한 기억은 안 나지만 88서울 올림픽 전에 영종도신공항이 준공이 안 되어 비좁지만 서울올림픽은 김포공항을 주 공항으로 치르고 영종도 신공항은 이후에 준공이 된 것으로 기억되고 영종도공항은 지금도 계속해서 부대공사가 끊이지를 않고 있다.
차선으로 선택한 영종도신공항은 전 국민은 물론 세계가 다 인정하는 최적의 선택이었고 영종도신공항은 세계항공계의 전범이 되었다.
차선으로 선택한 것이 세계 최상최고가 되었다.
가덕도 신공항
가덕도공항이 가장 낮게 평점을 받은 항목이 <접근성>이었다.
특히 대구경북주민들이 밀양공항으로 가는 것 보다 가덕도 공항으로 가자면 대충 30분정도의 시간이 더 소요되니 접근성이 떨어져 공항입지로서 부적합하니 위험성은 많지만 접근성이 좋다고 밀양공항을 주장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천만서울시민과 천만수도권주민이 살고 있는 영종도 신공항은 김포공항과 접근성이 비슷한가?
천만의 말씀이다.
서울시민은 김포공항을 가자면 10~30분이면 충분하고 수도권 주민 역시 10~60분이면 충분하다.
그런 것을 영종도에 신공항을 건설하여 서울시민이나 수도권주민 모두가 30분에서 1시간 이상 국제공항에 가는 시간이 늘어났다.
영종도가 빤히 바라다 보이는 인천시민들도 빙 돌아서 영종도를 가자면 김포공항을 가는 것 보다 시간과 돈이 훨씬 많이 든다.
하지만 영종도에 신공항을 건설한다고 했을 때 서울시민이나 수도권 주민 중 접근성 때문에 영종도공항 건설을 반대한 경우는 없는 것 같다.
그러면 서울시민과 수도권시민들은 접근성이 훨씬 나쁜 영종도신공항을 순순히 받아들인 것이 바보 칠푼이 같은 짓이었나?
국내선 공항도 아니고 국제공항을 건설하는데 1시간미만의 접근시간이 늘어나는 것을 가지고 트집을 잡고, 그것이 신공항선택의 주요 평가항목이 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국제선 항공기를 타고 외국의 직장이나 학교에 출퇴근이라도 한단 말인가?
외국과 연관이 있는 직장에 다녀 자주 국외 출장을 가는 사람도 국제선을 타는 경우는 1년에 몇 차례,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국민은 수년에 한 두 차례 또는 평생 몇 번 국제공항을 이용하는 게 전부다.
그런 빈도가 낮은 외국여행 때 공항엘 가는데 30분 정도 시간이 늘어나는 게 그렇게 큰 문제인가?
그런 이유로 국제공항을 밀양에 건설해야 한다면 전국의 대도시에는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 같이 도심 한 복판에 국제공항을 건설해야 옳다.
대구사람들은 하구한날 외국여행이나 다닌단 말인가?
국토가 드넓고 인구는 적은 캐나다, 호주, 미국사람들의 눈으로 보면 대한민국은 전체가 하나의 도시인 도시국가나 마찬가지다.
그들의 눈으로 보면 남한 땅에 드문드문 있는 지리산 설악산 등은 도심 한 복판에 있는 공원일 뿐이다.
비좁은 국토에 인구밀도는 세계 1, 2위를 다투는 과밀화된 나라에서 육지에 가까운 섬과 그 주변을 매립하여 국제공항을 건설하는 것은 국토의 확장이나 다름 아닌데, 그래 그런 비좁은 나라에서 공항 가는 시간을 아끼려고 알토란같은 평지에 공항을 건설하고 그나마 남아 허파역할을 하는 산의 정상부분을 싹둑 잘라내어 민둥산을 만들어야 한단 말인가?
접근성이나 경제성(공사비)만 갖고 따질 일이 아니라고 본다.
또 접근성이나 경제성이 아무리 높더라도 안정성이 떨어지면 선택의 대상에서 배제시켜야 옳다고 본다.
얼굴에 철판을 깔았어도 이렇게는 못 한다.
밀양/가덕도/김해공항확장 이 세 가지 안을 놓고 평가를 한다면 왜 정부가 진즉에 그것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부산과 대구가 화산용암과 같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며 폭발 직전인데도 오직 밀양과 가덕도만을 평가하여 둘 중에 한 지역을 선택할 것 같은 냄새(뉘앙스)를 지속적으로 풍기었나?
동/서간의 지역감정도 지긋지긋한데 찰떡같던 영남을 다시 남/북으로 쪼개 철천지원수지간이 되게 한 역사적 과오를 어찌할 것인가?
대구와 부산의 이 갈등을 어떻게 아물게 한단 말인가?
박근혜는 이 사태를 앞서 있었던 모든 사건사고와 같이 어물쩍 넘기려 들지 말고 대구, 경북, 부산, 울산, 경남주민들에게 진정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 특히 선거운동 기간 중 부산시민들에게 가덕도에 신공항을 건설할 것 같은 냄새를 풍기며 유세를 하고 이를 백지화한 몰염치에 대하여 부산시민들에게 진솔하게 사죄해야 한다.
저들의 허탈감과 가슴의 상처를 어찌 치유한단 말인가?
대구시민들은 믿고 또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힌 것과 같은 기분일 것이고, 부산시민들은 배고파 동냥을 하는 걸인을 부엌으로 데리고 들어가 새로 지어 아직 손도 안 댄 따듯한 밥을 고봉으로 퍼 주었더니 그 걸인이 밤에 와서 솥단지째 빼들고 간 기분일 것이다.
이게 영남이었기에 망정이지 똑 같은 일이 호남에서 있었다면 이렇게 얼렁뚱땅 백지화를 했겠나?
모르면 몰라도 그나마 덜 미운 쪽을 콕- 찍었을 것이다.
앞에서도 말 했지만 공항에 대하여는 솔직히 잘 모른다.
김해공항을 새로 짓는 것과 마찬가지로 확장한다는 어제의 결정이 국가백년 대계를 위해서 백 번 옳은 선택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건설부장관이 카메라 앞에서 진한 도가니탕 국물 같은 진땀을 줄줄 흘리며 염치가 없어 카메라를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이고 앞뒤가 맞지 않는 구구한 변명을 늘어놓게 할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박근혜가 기자와 카메라 앞에 나와 공약으로 약속했던 것을 이행하지 못하는 점에 대하여 국민 앞에 솔직하게 사과하고 검토결과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이 국가백년대계를 위해 최상의 방안이어서 할 수 없이 김해공항확장으로 결정하였으니 전 국민 특히 대구와 부산시민들의 넓은 이해를 바란다는 사과 겸 호소를 하였어야 그런대로 국민들이 수긍을 할 것이다.
대구시민들이여!
사람은 보지 않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내 고향 사람 찍으면 이런 결과가 옵니다.
내 고향이 되었건 어디 출신이 되었건 사람 됨됨이를 보고 찍어야 합니다.
부산시민들이여!
동생이 “우리가 남이가!”한다고 덩달아서 못난 동생과 맞장구를 치면 이런 꼴을 당합니다.
세상 오래살고 볼 일이다.
구렁이만 담을 어물 슬쩍 넘어가는 줄 알았더니, 닭도 한두 번도 아니고 번번이 담을 어물 슬쩍 넘어가려 하는구나!
부산!
내게는 애증이 교차하는 도시다.
논산훈련소에서 6주간 신병훈련을 받고(1968년 3월), 경북영천의 육군정보학교에서 8주간 정보교육을 받고, 부산병기학교로 배치가 되자마자 부산지역부대에 배치된 신병들이 무조건 거쳐야 하는 유격교육을 동백섬 옆 백사장에서 받을 때 가끔 비행기가 뜨고 내래는 것을 보았고, 부산출신들 말이 그게 수영비행장이라고 했다.
그때 우리는 한 여름 비지땀을 흘리고 숨을 헐떡이며 유격교육을 받는데 해운대백사장에는 통통한 조선무가 아닌 가늘고 길쭉한 왜무와 같은 다리를 뽐내는 아가씨들이 백사장에 누워 해수욕과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그 풋풋했던 아가씨들도 지금은 호호백발 할매가 되어 있을 것이다.
내가 근무했던 장산기슭에 있었던 병기학교를 잊을 길이 없어 20여 년 전에 가보니 어디론가 이사를 가고 그 자리에는 장산과 키 재기를 하는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었다.
부산에서 제일 높은 장산, 동백섬, 해운대 백사장, 원동교, 회동저수지는 지금도 옛날 그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 있으려나?
부산(형), 대구(동생)시민들이여!
닭다리 뜯고 소주병 비우며 아픈 가슴 삭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