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이글을 꼭 쓰고싶었는데, 좀 이른감도 있지만 참고하시라고 올려봅니다.
며칠전 자주가는 육아맘 까페에서 새벽에 글이 올라왔었어요.
가정폭력이 점점 심해지는데 아이를 두고 이혼해야하냐는 질문였습니다.
간단히 댓글을 달긴 했었지만, 곧 지우셨어요.
그래서 오늘 여기 한번 써 볼게요.
저와 남편은 동갑에 연애잠깐하다 혼전임신으로 결혼했습니다.
남편은 술을 아주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고, 술마시고 주사도 있습니다. 아주 심하게요.
9년 결혼 생활동안, 음주운전, 음주폭력, 바람, 돈사고 등등
제가 폭삭 늙게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물론, 저도 만만한 여자는 아니기에 남편도 폭삭 늙었겠죠...
부부싸움은 첫째 아이가 태어나면서 좀 심해졌어요. 육아갈등이었죠.
서로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결혼했고, 육아라는 짐이 생겼는데,
서로 대처 방법을 모르니 거의 매일 술먹고 들어와서 싸웠던것 같아요.
그때도 경찰에 신고해봤고,
가장 최근 부부싸움이 작년 8월이었으니 그때도 신고해봤죠.
우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가정폭력이 있으면 무조건 신고하세요 입니다.
2008년에 신고했을땐, 경찰들이 굉장히 귀찮아했습니다.
파출소까지 갔는데, 저한테 남편 교도소가는데 신고할거냐고 했습니다.
그땐 저도 어렸고, 겁이나서 그냥왔지요...
참, 남편은 저를 심하게 때린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싸우다 부딪혀서 멍이들거나, 긁힌게 대부분이지만, 이것도 엄연히 가정폭력이기에
저는 몸싸움이 되면 무조건 신고했었습니다(몸싸움이지만 대부분 여자가 일방적으로 당합니다.)
기억나는게 2014년 10월에 남편이 바람피는걸 들키고 와선
술먹고 온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든적이 있습니다. 여기에도 글을 썼었지요.
문자로 112에 신고해서 경찰에 신고했었구요
그때는 좀 대처가 체계적이긴 했습니다.
지구대에서 출동했고, 경찰서 형사들도 왔습니다.
그래도, 저에게 신고접수되면 남편에게 벌금도 나오고 불이익을 받게된다 회유를 했습니다.
결국 신고는 하지 않았고, 남편은 좀 충격이었는지 이혼하자고 길이길이 날뛰다
무엇때문이었는지 모든관계를 정리하고 착실한 아빠로 돌아왔습니다. 이땐 아마 아이들의 영향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이후로 술자리도 줄였고, 집안은 무조건 제 위주로 돌아갔으며,
남편 급여통장이나 금융자료들도 모두 제가 관리하게되었습니다.
남편이 술마시고 주사가 줄어든것도 경찰신고한 경험이 있으니, 술이 취해도 무의식중에 자중을 하는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작년 8월 그동안에 쌓였던 감정들이 폭발했는지,
친정식구들과 술자리모임을 하고 돌아오는길에 말다툼을 하다 제가 운전하던 제 차안에서 앞유리를 주먹으로 쳐서 깨고
운전중이던 제 핸들을 이리저리 틀고 저를 잡아 당기길래 차를 잠깐 도로위에 멈췄습니다.
새벽이어서 차가 거의 없었지요...
저에게 죽인다고 위협을 하길래 112에 신고하려하자 핸드폰을 빼앗았습니다.
그순간 천만다행히도 뒤에서 순찰차가 와서 추월해서 지나가길래 크랙션을 울리고 창문을 내려 도와달라 소리쳤습니다.
경찰들이 보기에 상황이 심상치 않으니 지원요청했고, 저는 무조건 콩밥먹이겠다고 입건시켜달라고 했습니다.
남편은 술에 취했으나, 저는 술을 한모금도 마시지 않았는데, 남편이 제가 음주운전하는거라고 헛소리해서 음주측정까지 했지요...
경찰들이 무슨 얘길해도 저는 무조건 입건시킬거고 합의는 없으니, 당신들 똑바로 일처리 안하면 다 고소한다고...
아마 저도 너무 흥분한상태고, 이젠 무조건 끝이란 생각에 막말도 막 한것 같아요.
제가 너무 완강하게 얘길하니 결국 남편은 지구대에서 관할경찰서 여청계 형사들이 나와 인계해갔어요.
근데, 형사들이 인계해 가면서도 저에게 지금 데려가면 빼도박도 못한다고 다시 생각하라더군요.
저는 두말않고, 제대로 처벌 안하시면 여기 관련된분들 다 고소할거라고, 무조건 데려가서 처벌하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아이들과 집으로 왔고, 남편은 경찰서에서 하룻밤 지내게 됩니다.
그 다음날도 집에 못들어오고 이틀째에 큰아이가 문을열어줘서 들어왔는데,
반나절을 무릎꿇고 앉아서 빌었습니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형사분이 남편에게 많이 뭐라했다합니다.
가정폭력으로 신고가 되어도 대부분 형사처벌까진 원하지 않는데, 저는 정말 너무 완곡하게 처벌해달라고 해서 이런경우 거의없다고... 지금 정신차리지않으면, 맨몸으로 이혼당하고, 접근금지처분까지 내리면 애들도 거의 못본다고...
며칠동안 남편의 반성으로 다시한번 용서하고, 아이들을 위해 화목한 가정으로 만들겠다는 다짐하에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진 남편이 많이 희생하고 있습니다. 가끔 속에 천불나도록 술먹고 들어와 했던말 또하고 또하고 하는 주사는 부리지만, 이유없이 시비걸고 사고 치지 않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신고를 우선으로 하라고 말씀드리는 이유는,
사건이 접.수.되었기에 검찰에서도 연락이 계속옵니다. 그리고 법원가서 상담도 받아야하고,
법정에도 가야합니다.
법정오라는 날짜에 못가면 미리 연락해서 날짜 변경해야합니다.
그리고 경찰서에서 수시로 전화옵니다. 저에게도 오고 피의자에게도 옵니다.
정말 귀찮을 정도로 옵니다. 그때마다 남편은 제 눈치를 봅니다.
그리고 절대 저를 자극시키지 않습니다.
물론, 가정마다 상황이 틀리고, 남편들 성격도 다 틀리지만,
마지막에 제가 경찰에 신고했을때는 정말 끝이라는 생각으로 대처했습니다.
결과는 좋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하더라도 저는 신고한걸 후회하지 않습니다.
지금도 마음은 항상, 여차할땐 아이들은 무조건 내가 책임진단 맘으로 살기 때문입니다.
참, 그리고 저는 직장이있습니다.
많은 급여는 아니지만, 아이들건사할 수 있을 정도는 되기에 남편과 이혼하는게 마냥 두렵지만은 않습니다.
며칠전에 글을 올렸던 그분도 아마 이혼하고싶지만, 아이들을 떼놓고 올 순 없고,
데리고 오더라도 먹여살릴 일이 암담해서 걱정과 고민이었던것 같습니다.
뭐니뭐니해도 싸움을 하려면 돈이 있어야합니다. 이건 누구도 부정못하는 현실입니다.
돈이없다면 직장이라도 있어야합니다. 정말 중요합니다.
제가 강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건, 아마 아이들 먹여살릴 직장이 있어서였는지도 모릅니다.
전업하시더라도 비자금 꼭 조금씩 모아두시구요.
지금당장 없으시면, 지금부터라도 모아두시거나, 환급형으로 보험하나 들어놓으셔서, 나중에 급할때 보험대출이라도 받으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두서없는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혹시나 지금도 가정폭력에 시달리시는분들께 용기 잃지 마시라 전하고 싶습니다.
최악의 경우라도, 무조건 님이 살아야 아이들도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