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설마 하는 마음으로 몇 달 지켜보다가...
얼마전 결론을 내렸습니다. 저는 친구들로부터 왕따 아니 은따인거 같아요.
초중고 친구들이고 가장 친하다고 생각하고...어렸을 적 서로의 집도 오가고 서로 비밀도 없는
그런 친구들입니다.
저는 나이 많은 미혼이지만 친구들 거의 다 결혼했고 아직 어린아이들 키우고 있어요.
결혼식 돌 잔치 애들 생일까지...그 동안 다 챙겨주며 저 혼자 다른 지방에 살아도 1년에 몇 번씩 꼭 모이고
자주 단체톡 하던 아이들인데...
총 5의 친구들...한 명은 신랑 직장때문에 해외체류 중이지만 저랑 같은 도시에서 오래살았고 지금도 당연히 개인적으로 따로 연락은 합니다.
저 포함 4명의 친구들...단체톡 방이든 명절이든 언제든...최근 몇 달 동안 자기들끼리 연락 조고받고 모였더라구요.
sns에서도 제 댓글엔 꼭 댓글을 절대 안달고 다른 친구들이나 지인들 댓글에 답을 달아도 그려려니 했어요
못 봤거나 바쁘겠지...단체 톡 방에서 필요한얘기들은 합니다.
몇 달 전만해도 분명 제가 힘들거나 할 때 얘기도 잘 들어주고 응원해 줬어요
서로 시댁욕 하기도 하고 저랑 미혼인 친구도 선보고나서 하소연하기도 하고
매일 백개가 넘는 대화가 오갈 정도로 서로 안부도 자주 묻고 그렇게 지냈어요.
명절때 친구집에서 모이기도 하고...제가 고향으로 가면 다들 만나고...
이유를 정말 모르겠습니다.
사실 짐작가는 이유가 있는데 설마 그것 때문일까 믿고 싶지 않아요
전 늘 타지생활을 했고 기숙사 하숙 월세 전세 거쳐서 지금은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서
아파트를 마련해 살고 있습니다. 몇 달전 이사이야기가 나왔을 때 친구들이 집 어떡하냐고 다시 전세나 월세
얻어야되지 않냐고 물었고 전 당시에도 부모님 명의 집에 살고 있었지만 이런 얘긴 해도 되겠다 싶어
이번에도 부모님 명의 집으로 옮긴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남동생이 결혼을 하는데...부모님께서 아파트를 마련해 주셨어요.
그런 얘기들을 하다가 한 친구가 너네 집 그렇게 부자였어?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아 아니라고 했는데...
실수했나 싶었어요.
어렸을 적에 저희집 놀러왔었는데 집이 으리으리 하지도 않았고 부모님들은 장사하신다고 늘 바쁘셨어요
지금도 두 분이서 옷도 안사입으시고 먹는 것도 아끼시고 그렇게 악착같이 사세요. 은퇴할 때까지 그렇게 사셨고
몇 년 전부터 해외여행 다니시는 걸로 60년 넘게 고생한 댓가 누리고 계시고...옷도 워낙 수수하게 입고 다니셔서
동네 사람들도 부모님 명의 건물 주인인지 전혀 몰랐다고 얘기할 정돕니다.
친구들은 놀러와서 알고는 있었어요.
저...결코 자랑한 적도 없고 누리고 산 것도 없어요 늘 아르바이트 하고 살았고 감사하게도 대학원까지 보내주셔서
학비걱정은 안했지만 그 흔한 명품지갑하나 없어요 친구들 명품사고 해외여행 다닐 때 전 못 갔어요.
공부마치고 자리잡느라 해외는 커녕 그 흔한 제주도도 제대로 못가보고...일만하고 치이며 살았거든요.
외미도 안꾸미고 그렇게 살다가...살도 찌고 해서 조금씩 자리잡으면서 다이어트 시작해서 독하게 1년 넘게 걸려서 운동하고 저녁 안 먹고 10키로 넘게 뺐고 2년 넘게 유지 중이예요. 서른 중반되서야 전 명품도 아닌...그냥 백화점 브랜드 세일하는 가방 몇 개 사보고 구두고 신어보고 원피스도 입어보고 삽니다.
오랫 만에 만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인 줄 알 정도로 바뀌긴 했어요 머리도 기르고 화장도 하니까요
저도 자존감 높아졌구요...맨날 셀카올리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ㅠ ㅠ
만나면 친구들 중 1명은 제가 외모에 너무 신경쓰는 거 같다고(아닌데...)옛날 그 모습이 더 자연스럽다는 말을 합니다
(그 땐 뚱뚱하고 화장도 안하고 사실 우울했던 시절입니다. 건강도 안 좋았구요)
친구들 다들 직장도 다녔고 시집도 잘 가서 좋은 집에서 살아요 저한테 질투할 이유도 없구요
일 자리잡기 너무 힘들었을때 누구보다 위로해주던 친구들이였는데...
특별히 서로 다툴 일도 없었고 저런 얘기를 한 게 마지막이였고 그 뒤로 연락이 뜸해졌습니다.
첨엔 그냥 다들 아이때문에 바쁘겠지..
근데 자기들끼리 놀러가고 만나고 연락하는 건 분명한데...제가 아무리 먼저 톡을 하고 해도 1명 정도만 건성으로
대답하고 아무도 대꾸를 안해줘요.
읽고 대답이 없고...제가 고향에 간다고 만나자고 해도 바쁘다고 해 놓고는 sns를 보니 자기들끼리 캠핑을 갔더라구요.
제가 혼자 미혼인 것도 아니고...미혼 기혼을 떠나서 서로 이해하고 잘 지냈는데...
얼마 전 제 생일이였는데 아무도 축하한다는 말이 없더군요 하다못해 카스에 알림뜨는데 거기 댓글조차요
아이들 생일까지 챙겨준 저인데 서운해도 바쁘겠지 싶어 그냥 넘겼어요.
그러다가 얼마 전 취미생활 하다가 마음맞는 언니 친구랑 셋이 술을 한잔 하다가 제가 속 상한 마음에 하소연을 좀 했습니다. 이해가 안되고 너무너무 마음이 안 좋다고요
그랬더니 그 언니와 친구도 자기들도 옛날에 한번 쯤 겪었던 일인데...어릴 적 친구라고 해서 평생가라는 법은 없다
오히려 더 잔인하게 배신하고 등 돌리기도 한다 서로의 치부? 와 사정을 너무 잘 알고 있는 친구가 가족같다고 믿었던
친구가 배신하는 경우도 많다...라는 말을 하며 위로 하더군요.
전 늘 어릴 적 친구가 최고라고 생각했고 대학시절이나 사회생활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겐 쉽게 맘을 못 줬어요
근데 시간이 지나고보니 차라리 뒤 늦게 만난 사람들이 더 절 이해하고 공감해주기도 하고...
친하다고 생각한 아이들이...이렇게 절 힘들게 하다니 미칠 것 같아요.
내가 말 실수를 했나? 은연 중에 자랑을 했나...? 아닌데...오히려 아파트 분양받는 거 해외여행 가는 거 그런얘기들은
친구들이 하고 늘 저는 일에 치여 있었구요...아이들 돌 잔치도 휴가내서 가고...애들 생일 때 선물 보내주고 그랬는데
제 생일엔 생각해보니 받은 건 없네요 올핸 아예 축하한다는 말 조차 없고...
이렇게 친구들하고 멀어지다니 믿기 힘들어요.
너무 속상해서 일도 손에 안 잡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