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고문기술을 개발한 심리학자 2명이 전범 혐의로 피소됐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13일 워싱턴주 법원에 고문 피해자인 3명의 수감자들을 대리해 심리학자 제임스 미첼과 브루스 제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미 상원정보위의 ‘CIA 고문 보고서’에도 언급된 이들은 CIA와 정식 계약을 맺고 구타, 물고문, 굶기기, 잠 재우지 않기 등의 고문기술을 고안했다.
3명의 수감자들은 아프가니스탄의 CIA 비밀감옥 ‘솔트 피트’에서 고문을 받다가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굴 라흐만을 포함해 탄자니아인 술레이만 압둘라 살림, 리비아인 모하메드 아흐메드 벤 사우드이다. 살림과 벤 사우드는 무혐의 처분을 받고 풀려났다. ACLU는 소장에서 수감자들의 인권이 유린되고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이들의 행위는 ‘합작 범죄 사업’이자 ‘전쟁범죄’라고 밝혔다. 피소된 미첼과 제슨은 CIA로부터 8100만달러(약 929억원)를 받고 직접 고문을 가하기도 했으며, 법적 문제에 휘말릴 경우를 대비해 별도의 소송료도 보장받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동안 대테러전 명목으로 CIA 등 미 정부기관이 자행한 고문이 여러 차례 폭로됐지만, 아직까지 정부 관련자가 법적 책임을 진 경우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