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늘 우리 강아지가 하늘나라로 여행을 떠났어요
유기견 출신이라 추정 나이로 올해가 적어도 14세 이상이고,
몸이 좋지 않아서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다고 여겼어요.
녀석때문에 힘든 순간이 많았어요.
늘 피부가 좋지않아 피부에 신경을 써야했고,
몇년전부턴 군데 군데 사마귀가 나고 그게 종앙으로 변해
제거 수술을 해도 다시 재발된 상황이였고,
저도 안먹는 보약까지 먹여가며 피부 좋아지게 해주고 싶었는데
아무 효과를 못 본 후 피부에 대해선 포기했었어요.
다만, 피부에 좋은 사료, 음식, 약용샴푸로 신경을 써줬어요
종앙이 악성으로 변해 늘 피고름을 달고 살았어요.
매일 시트 (강아지 방석 위) 갈아줘야 했고,
매일 소독하고, 그런데 냄새가 너무 심해 힘든 시간이 많았어요
아파서 동물병원 가는 날에 엘레베이터에서 강아지 역한 냄새 난다고 한 소리 듣은 뒤로는 우리 강아지 산책도 거의 못하고 지냈네요
손님 초대는 불가능했어요. 아무리 청소하고 락스로 닦아도
아이에게 풍겨나는 냄새는 정말 방법이 없었거든요.
솔직히 새로 깔아둔 이불에 올라가 피범벅을 해놓은 날에는
마음 속으로 '그만 갔으면 좋겟다' 라는 나쁜 생각도 했어요. ㅠ
그래서 우리 강아지 떠나도 많이 안슬플지 알았어요
그 먹보가 목요일 아침부터 누워만 있었어요
제가 아침에 일어나 커피 탄다고 가스렌지 켜면
' 나 먹을꺼 업슈?' 하는 표정으로 뒤에서 대기하면서 부담주고
부시럭 소리만 나면 고갤 빼꼼히 내밀고 그러던 애가
목요일부턴 사료 그릇에 담는 소리에도 그냥 잠만 자더라구요.
'설마? ... 아닐꺼야. 쓰레기통 쏟아서 암꺼나 먹더니 배탈났나?...
일부러 금지된 음식(닭고기) 삶아서 입에 딱 대니 겨우 먹긴 하는데 잘 넘기질 못했어요. 아닐꺼야...더 오래 살아야지..아니지?..
그런데 오늘 가버렸어요.
다행히 어제 밤에 닭가슴살 갈아 한 그릇 먹여서 다행이여요
오늘 홀로 떠나지않게 갈때 사랑한다고 안아주며 손 잡아주고
해서 쓸쓸하지 않게 홀로 보내지 않아서 다행이고,
아침에 진통제도 먹어 조금 고통이 덜 했기를 바라는 마음인데..
그런데 마음이 너무 아파요. ㅠㅠ
어제까지만해도 저를 힘들게 했던 녀석 방석을 침대 옆에 두고
방석에서 풍겨나오는 냄새 맡으면서 녀석 생각하고 있어요
시댁에서 정말 심했거든요.
갖다 버리라고, 냄새나는 늙은 개 왜 키우냐고..
굳은 압박속에서도 전 한번도 녀석 포기할 생각안했는데
녀석 뒷치닥거리에 제 자신이 지쳐서 녀석 하늘로 가도
담담할꺼라고 자신했었는데...착각이였어요
방석 위에 녀석이 어제처럼 누워있을 것만 같은데
텅빈 방석. 탁자위엔 녀석의 유골함만이 있는데
믿기지가 않아요. 녀석이 없다는 것이.. 너무 미안해요
더 많이 사랑해줄껄,
그 깟 피부가 뭐라고 지가 좋아하는 닭고기 맘껏 먹일걸,
오줌 싸놓은것가지고 화 내지말걸,
올해 집안 행사가 있어 혼자 2박 3일 집에 둔것도 미안하고,
종앙이 악성으로 변한것도 다 제 책임같고
너무 미안하고 우리 강아지 너무 보고싶네요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는 것은 제 자만심이였어요
처음 겪는 이별도 아닌데, 눈물이 쉴세없이 흐르네요
5년전에 먼저 간 키니형아 만나서 잘 지내길...
1. 궁금한데
'16.6.12 4:25 AM (112.173.xxx.251)보통 견들이 죽으면 산에 매장을 하나요?
사람처럼 화장도 하는지 궁금해서요.2. ...
'16.6.12 4:31 AM (108.29.xxx.104)아이고 힘드셨겠네요.
그래도 갖다버리리는 시집은 인성이 참...
더 좋은 데로 갔을 겁니다.
님이 얼마나 잘해주었는지도 가슴에 꽁공 안고 갔을 겁니다.3. 토닥토닥
'16.6.12 4:42 AM (210.117.xxx.180)마음이 많이 아프시겠어요.
강아지가 많이 아파서 님도 고생 많으셨네요. 병수발은 사람이든 동물이든 길면 참 힘든 일이죠. 그래도 끝까지 포기 안 하시고 함께 해주셔서 다행이고요. 님의 강아지도 고마워하며 떠났을 거예요.
이젠 안 아프겠죠. 그리고 여기보다 더 좋은 곳에서 형아 강아지랑 뛰어놀고 있을 거예요.
님 말씀대로 죽음이야말로 겪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문제같아요.
보내기 전에는 괜찮겠지 했는데 막상 보내고나니 가슴이 미어지기도 하고, 얘 없으면 못 살아 했는데 의외로 담담하게 보내지기도 하고요. 그래도 죽음처럼 슬픈 이별이 또 있을까요. 어떤 가능성도 어떤 미래도 없으니까요.
어떤 책에서 봤는데 "누가 떠났을 때 못 해준 것만 생각나는게 사랑"이라네요. 그러니 님은 그 강아지를 많이 사랑하신 거예요.
그나저나 산책은 참 안타깝네요. 저희 강아지 보니 앞이 안 보이는 데도 밥보다 좋아하는게 산책이든데... 사람 없을 때 엘리베이터 이용하시든지 하셔서라도 산책 시켜주셨음 좋았을 것 같아요. 저라면 개가 많이 아파서 그러니 양해해 달라 먼저 그러고 당당히 타겠어요. 엘리베이터 몇 분 타는 것도 아니고, 그게 강아지 냄샌지 앞서 누가 냄새 쩌는 음식물 쓰레기를 들고 탔었는지 모르는 문제잖아요.
이제 다 지난 일이 됐으니 힘든 기억은 잊으시고 좋은 추억만 남기세요.
저도 열 살 넘은 개랑 고양이들 키우고 있고 이미 하늘로 보낸 동물들도 있어서 남 얘기 같지 않아 긴 글 주저리 주저리 해봤습니다.
강아지 이름이 뭔지 몰라서...키니 동생아, 이제 아프지 말고 좋은 곳에 가서 좋은 걸로 태어나거라. 고생많았어.4. 화장
'16.6.12 4:44 AM (61.79.xxx.244)화장하는 곳이 있어요
우리하듯이 비슷하게 하더군요5. 아가야
'16.6.12 5:04 AM (125.180.xxx.159)좋은 집에서 좋은 엄마 곁에서 사랑 듬뿍받으며 행복하게 살다가 이제 할 일 다 했다고 생각되어 훌훌 떠났구나.
엄마 힘 들 때 지켜주려고 왔다가 소임 다 하고 당당히 돌아 간 거 다 알아.
그래도 엄마 마음 한 없이 저리고 아프실 테니 몇 번 꿈결에 꼭 찾아와 네 따스한 체온 느끼게 해줘야 한다.
고마워. 사랑해.6. 아...
'16.6.12 5:06 AM (91.113.xxx.206)그래도 좋은 분 만나서 행복한 말년을 보냈네요.
무지개 다리 건너서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지낼거에요. 토닥토닥.7. 아고
'16.6.12 5:21 AM (14.45.xxx.216)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랑 듬뿍받고 행복하게 갔을거에요
조금만 슬퍼하길 키니동생도 바랄거에요 ㅠㅠㅠ
우리 강아지 생각에 저도 울컥하네요 ㅠ8. 슬퍼요
'16.6.12 5:51 AM (59.8.xxx.74)우리애도 10살이고 피부땜에 고생하는 애라 남일같지가 않네요...ㅜㅜ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얼마나 힘드셨을지 공감 합니다...엄마가 애써 준거 다 알고 고마워하며 떠났을거에요..눈물이 납니다...ㅜㅜ
좋은데 가거라 아가..다음생엔 좋은피부 갖고 행복하게 태어나렴...9. ㅠㅠㅠㅠ
'16.6.12 5:55 AM (124.80.xxx.148)제목만 봐도 가슴이 찢어지는 듯해서 들어왔어요. 강아지 분명 좋은 곳으로 갔을꺼에요!!!!! 그곳에서는 외롭지도 아프지도 말고 그저 행복하기만하길......
10. 00
'16.6.12 6:26 AM (49.175.xxx.137) - 삭제된댓글저도 경험했는데 아이 생각은 자주 날거에요..
그럴때마다 아파하지 마시고 추억생각하며 담담하게 웃으며 견디시길 바래요
그 아이한테는 최고의 엄마이자 최고의 친구였을겁니다.11. 좋은곳으로
'16.6.12 7:04 AM (1.243.xxx.113)저도 14년을 함께하고 있네요(유기견이라 정확한 나이를 몰라요ㅠ)
저도 마음의 준비는 늘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언젠가있을 이별의 순간에 어찌해야하나 두렵기도 하네요
고맙습니다 ..그래도 그 아이를 끝까지 책임져주셨잖아요
행복하게 눈 감았으리라 믿습니다12. 아침 댓바람에
'16.6.12 7:22 AM (59.17.xxx.48)눈물 짜고 있네요. 비염이라 울었더니 코막히고 힝...
저도 노견키우고 있는데 꿈에서도 이별할까 늘 노심초사...이별이 두려워요.
친구 하난 최근 두 노견 장례 치르며 정말 사람자식같다 하네요. 그 친구도 전화통화할 때면 울컥울컥 눈물을 쏟으며 슬퍼하던데....신장결석땜에 고생하다 죽기 몇주전 요도를 새로 만들어 뒷처리를 사람이 챙겨야 해서 친구가 고생하면서도 막상 보내곤 자책감에....ㅠㅠ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대신 감사드리고 마음 잘 추스리세요.13. ..
'16.6.12 7:24 AM (1.239.xxx.73)제가 기르던 개도 13년 살고 갔는데 피부 때문에 너무 고생을 했습니다.
저도 못해준 일만 기억나서 한동안 많이 괴로웠어요.
분명한 것은 님이 충분한 사랑을 주셨다는 거에요.
아이도 그 사랑을 느끼고 사랑 속에서 소풍을 마쳤을 겁니다.14. 엘리
'16.6.12 7:35 AM (121.150.xxx.17)일요일 아침 마음이 짠해지는 글이네요..
저는 5년전 11년 같이 하던 첫 강아지 보냈어요
제 생애 처음 경험하는 이별이었고
6개월정도 둘째 강아지와 함께 약간의 우울증 증세가 생기더라구요
저희도 보내기 전, 2달 시한부 진단 받고 항상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어요
안해본거없이 온가족이 정성을 쏟았고 고맙게도 2년을 더 버텨주더라구요
지금 힘드신거 자연스러운거예요,,
그리고 정말 잘 하셨어요,,
옆에 계셨음 안아주고싶네요
힘내세요
모든일은 세월속에 다 묻혀갑니다15. 가여워라
'16.6.12 7:38 AM (61.98.xxx.225)원글님 곁을 떠나기 아쉬웠을 듯
아팠어도 좋은 주인 만나 행복했을 거 같아요~
힘내세요16. 위로의 말씀
'16.6.12 7:53 AM (70.178.xxx.163) - 삭제된댓글저도 강아지가 두 마리 있습니다. 유기견 출신들이고, 한 아이는 뇌종양 상태가 오래됐구요.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하고 살아요. 가끔 발작이라도 하는 걸 보면 여전히 울다가 지칠 정도가 되지만...
그래도 마음은 이렇습니다. 축생의 몸으로 내 옆에 오래 있어주기를 바라는것도 못할 일이다....라고
다만, 같이 있을때 올때 인연 다 풀고, 맺힌데 없이 좋은 곳에 길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뿐이구요.
저는 불자라서 그렇게 마음 먹기는 쉬웠고, 또한 헤어진다고 생각해도 조금 준비는 될것 같은데
원글님이 불교인이 아니시더라도, 좋은 주인 만나 행복한 강아지들은 좋은 데 잘 간다고 하니
그렇게 여기시고, 헤어짐을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주인이 너무 슬퍼한느 걸 보면, 빨리 좋은 곳에 못 간답니다...안 믿더라도, 이왕 떠난 아이,
마음으로 잘 보내주시고, 원글님의 방법으로 기도해주세요. 와줘서 고마웠다고, 잘 가라고...17. 다시금
'16.6.12 8:20 AM (113.61.xxx.99)누군가에게 길들여진다는건
언젠간 눈물을 흘릴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글이 생각나네요
저도 우리 강아지 언젠간는 가야될 하늘여행 떠난다고 생각하면 많이 슬퍼져요
원글님 마음, 위로드립니다..18. 위로
'16.6.12 9:06 AM (219.82.xxx.213)어려운 아이 맡아 보살펴준 원글님 고맙습니다...강아지도 좋은곳에 갔을거예요
19. 피부에 난 혹
'16.6.12 9:21 AM (58.143.xxx.78)무조건 제거해야 하나보네요.
ㅈ희개 5군데 ㅠ
고생하셨네요.20. 띵가민서
'16.6.12 10:06 AM (112.152.xxx.146)글 읽는데 눈물이 흘러서 .....
님 너무 감사하네요. 마지막까지 행복했을거예요.
좋은곳에서 아프지말고 행복하길~~21. 방울어뭉
'16.6.12 10:09 AM (183.107.xxx.45)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ㅌㄷㅌㄷ
강아지가 정말 행복했을거 같아요..
우리 방울이도 잘 데리고 있다가 보내줘야겠어요 ㅜㅜ22. 피부병
'16.6.12 10:25 AM (183.98.xxx.33)피부병 있음 냄새도 나는 군요
반려견도 반려모도 고생했네요
그리고 엘리베이터 그 이웃도 힘들긴 했었겠죠.
오래 기억에 남으시겠어요.23. 희망의나라로
'16.6.23 3:20 PM (220.118.xxx.135) - 삭제된댓글너무 가슴이 아파서 눈물이 펑펑 나왔어요
저도 언젠가는 겪을 일인데....
벌써부터 힘드네요
힘내세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