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내가 나를 늙은이라고 하는 이유

나쁜 기억 조회수 : 1,570
작성일 : 2016-06-11 14:14:34

대학 2학년 때
친한 친구의 동아리 선배들과 만났는데
20대 후반 예비역 남학생들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에
그들이 저도 아는 분의 집에서 하숙한다는걸 알게되었어요.
엄마랑 친한 교회 친구분 집에서 하숙하는 남학생 이야기를
엄마가 몇번 했던 것도 기억 났고요.

그런데
제가 우리 엄마 얘기를 하자마자
그남학생들 표정이.
그런 경멸스러운 시선은 정말 처음 느껴봤어요.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우리 엄마랑 몇번 등산을 갔는데
엄마가
" 아이참 다들 내가 여자친구인줄 알텐데....
내가 너무 젊어보여서 여자친구인즐 알텐데 어쩌지...."
하더라며 저를 바라보는 눈빛이...
제 친구는 우리 엄마가 제게 새어머니라는 것을 알고있으니
뭐라 말도 못하고 화재를 바꾸려는데
그들은 계속 낄낄대며 제게
"어머니가 착각을 하셔서...허허허
저희랑 비슷하게 보이는줄 아시더라고요..하하하하"
우리 엄마.
피부가 애기처럼 곱고 여성스럽게 생기셔서
나이보다 젊어보인다고 저도 늘 말하지만
40대 중반이 20 대로 보일거라고 믿으셨을까요???
새엄마지만 워낙 정성스럽게
우리 남매를 키워주셔서 저는 엄마를 좋아했는데
밖에서 그런 행동을 하셨다는 사실이
너무 충격이었고
그런 엄마의 착각을 가지고 그남자들이
얼마나 경멸하고 우스개거리로 삼아왔었으면
딸인 제 앞에서 저렇게 행동할까 싶었어요.

그이야기를 엄마에게 직접하진 않고
"엄마 내친구 ㅇㅇ이가 그 하숙생들 알고있대요."
라고만 했어요.
그후로는 엄마도 그 하숙생들과 등산을 다니지 않으신것 같고요.

그후로 저는
절대로 나는 내나이 외에 어떤 나이도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애들한테 "늙은 엄마 힘드니 이것 좀 들어줘!"했더니
우리 엄마가 왜 그렇게 말하냐고 뭐라시더라구요.
그래서 " 나이 40이면 늙은거죠.
아무리해도 20 대 딸들이 젊은거고요" 해버렸어요.
엄마는 모르시겠죠.
20년전 엄마가 제게 어떤 충격을 줬었는지요.
저는 맨날 " 늙은 내가. 늙은 할멈이"합니다.
누군가가 저를 비웃을까봐
제가 먼저 저를 디스해 버리게 되었습니다.

IP : 221.148.xxx.6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0
    '16.6.11 2:17 PM (59.15.xxx.80)

    어떤 마음인지 이해가 가네요 .
    저도 새 어머니 같은 여자들 몇 아는데 진짜 대하기가 난감 해요 .

  • 2. ...
    '16.6.11 2:36 PM (112.186.xxx.96)

    원글님 한편으로 이해는 가는데 아무리 그래도 40대가 늙은이는 아니죠;;;;;;;
    40대가 어머 다들 저를 20대로 보고 그래서 곤란해요 호호 이러면 주위 사람들이 불편해 하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40대가 스스로를 늙었다고 그러면 그보다 더 연배 있는 분들 불편하지 않겠어요?;;;;;;;
    그리고 원글님 말씀하신 그 에피소드의 남학생들...지금쯤 다들 중년 남성이 되어 있을텐데... 다들 남자의 전성기는 40대라는둥 잘나가는 중년남성들은 20대 여성들이 좋아한다는둥 또 나름의 착각을 하며 살고 있을걸요???
    40대가 젊은이는 아니지만 늙은이도 아니라고 생각해요...그래서 중년이죠
    함께 당당하고 씩씩한 중년을 즐겨봅시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68030 가스와 전기 민영화 반대 아고라 서명 10 ... 2016/06/18 804
568029 회사가 마포쪽이라면 어디 살아야 할까요? 12 .. 2016/06/18 2,209
568028 서류를 당일 다른 지역에 보낼수 있나요? 6 봄날 2016/06/18 719
568027 세월호795일) 김관홍잠수사님 추모제에서 올립니다. . 14 bluebe.. 2016/06/18 940
568026 감사합니다, 64 ㅇㅇ 2016/06/18 16,199
568025 종이 영수증 안 받으세요? 1 ... 2016/06/18 1,141
568024 헝가리여행이나 사시는 분 1 소나기 2016/06/18 969
568023 '박유천 사건' 틈타 조용히 묻힌 '소름돋는' 뉴스 3가지 14 ..... 2016/06/18 3,336
568022 모든 인간관계가 다 싫네요.. 11 허상 2016/06/18 6,875
568021 LH공사를 통해 전세계약을 한 세입자의 주택파손시 보상절차 4 도움요청.... 2016/06/18 1,892
568020 강릉 왔는데 맛집 추천좀 해주세요 10 강릉 2016/06/18 3,686
568019 광명동굴 8 /// 2016/06/18 1,977
568018 토마토로 만들수 있는 요리 10 다이어트 2016/06/18 1,854
568017 애들 공부하러가고 남편 골프가고 10 ... 2016/06/18 3,370
568016 억측 억울한 소리 잘하는 사람 어떻게 상대하죠 5 2016/06/18 1,130
568015 다이소에 브라 연장 후크 파나요? 4 .... 2016/06/18 11,115
568014 500만 욕실 수리 vs 200만원 줄눈 시공 리모델링 5 욕실 2016/06/18 3,067
568013 백종원 먹는소리 진짜 46 진짜 2016/06/18 17,942
568012 오늘 점심 돼지갈비 먹었는데 글쎄 에어컨을 안틀어주네요. 1 .. 2016/06/18 1,856
568011 스마트폰 중독 탈피 할 수있는방법 있을까요? 4 나들이고 2016/06/18 1,458
568010 윤종신 좋은 노래 추천해주세요.. 18 윤종신 2016/06/18 1,772
568009 결혼 준비는 파혼할 수 있는 기회다. (퍼온 글) 5 OOO 2016/06/18 13,570
568008 짝남한테 이런 말을 들었어요 16 ........ 2016/06/18 5,673
568007 베이글 카페처럼굽는거 몇도 몇분오븐에 데워야할까요? 3 ... 2016/06/18 4,121
568006 채널A 안쓰럽네요 4 문재인까기 2016/06/18 2,3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