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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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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읽고

소년 조회수 : 1,887
작성일 : 2016-06-07 14:17:14
연휴동안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읽었어요.
채식주의자를 상 타기 전에 읽었던터라 상도 타고 기념으로 한강 작가를 찾아보다가 소년이 온다를 주문하고 첫장에서 진도가 나가지 않았지요..그러다 연휴에 집에서 빈둥거리다 일기 시작하는데 첫 장의 반쯤 가면서부터 속도가 붙어요..문체가 좀 독특한 듯해서 처음엔 잘 읽히지 않다가 정대와 누나에 대해 나오는 부분에서 뭔가 가슴에 찰싹 하고 붙기 시작하데요..정대 누나가 내 또래였을거다 싶고 ,,난 이제 오십이고 서울에 살았어서 ..가난했지만 또 다른 누나의 삶들..어쩌면 내 또래보다조금 더 나이를 먹었을까요? 눈에 훤히 보이는 문간방..( 어렸을 적 제가 살던 집 구조랑 비슷해 보여서) ..그러면서 나의 20대를 80년대를 마주하고 ...도저히 한 번에 다 일기즐 ㄹ못하고 숨이 막히고 ..가슴이 답답하고 ,,어제 저녁엔 남편과 집을 나가 숨을 돌리고 돌아와 다시 읽기 시작..끝내는 가슴을 치며 울며 책을 책을 접었어요.. 상처투성이 광주는 아직도 도처에 되풀이 되고 있구나,,,,아무것도 모르던 헤맑던 스무살 우연히 들어간 독서 모임에서 공부를 하고 놀고 똑똑한 실무 언니들 오빠들..쇼핑백에 소주병?을 넣고 청계천을 나가면 5시 ,,누군가의 노랫소리 였던가,,외침이었나..어느새 도로 한 가운데로 쏟아지던 사람들..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힘차게 달려 나가던 오빠들..순식간에 뿌려대던 최루탄을 피해 닫힌 가게문앞에서 울며 문고리를 흔들던 그때...그때도 무서웠지만 행복했어요..용감하고 의지가 확실한 언니 오빠들..철없던 내 또래 친구들 몇은 정말 철 없이 해 맑던..그냥 그때 내 손을 끌어주던 언니 오빠들 잘 들 살고 있을까? 여전히 그들은 건강하고 힘차게 살고 있을까? 아무리 현실과 자본주의세상을 배워도 난 현실 너머의 상상과 추상을 잊지 못했어요. 비현실적으로 뭔가를 꿈꾸고..뭔가 나라를 위한 대중을 위한 투사가 아니라 내가 뭔가 할 수 있는 또다른 상상을 꿈꾸고 그걸 잊을 수 없었고..세상이 궁금하고 ,,바다를 보곤 저 너머의 진짜 다른 세상에 대한 열망을 꿈꾸고 ..그렇게 까맣게 멀어지고 뒤쳐진채 세월이 흐르고 이젠 중년인가요 .50은 ..한강이 소년이 온다를 보고 가슴이 무너지네요.. 가슴이 답답해요.
IP : 58.231.xxx.32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6.7 2:18 PM (175.121.xxx.16) - 삭제된댓글

    누가 그러던데요.
    운동권이던 사람들 정치판에도 많지 않냐고.
    그런데 세상이 언제 바뀌더냐고.

  • 2. 그래도 세상은 이만큼 바뀌었습니다.
    '16.6.7 2:28 PM (59.86.xxx.48)

    세상이 바뀌길 원하는 사람보다 바뀌는 것을 두려워 하는 사람들이 더많기 때문에 세상이 바뀌는 속도가 늦을 뿐입니다.
    소수의 인물이 다수의 국민을 이끌고 힘들게 걸어온 길을 그렇게 쉽게 폄하하지 마세요.
    그래도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지금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 3. 순이엄마
    '16.6.7 2:51 PM (211.253.xxx.82)

    고통.

    죽어야 혼과 육이 나뉘는데 살아있는 사람의 영과 혼이 나뉘는 고통.

    영과 혼을 포뜨듯 떠내는 고통.

    이것이 제가 읽은 한강의 고통이었습니다.

  • 4.
    '16.6.7 4:33 PM (175.223.xxx.13)

    눈물이 앞을가려. . .
    가슴이 아리고 아파서 책장이 넘어가질 않더군요.
    그때 그시절 철모르고 살아서 미안하고
    죄스럽고.

  • 5. ...
    '16.6.7 8:20 PM (112.170.xxx.197) - 삭제된댓글

    한번 운동권은 영원한 운동권.
    길 위의 신부님은 지금도 길 위의 신부님이시죠.
    운동권이었던 정치인은 말그대로 운동권이.었.던. 정치인일뿐.

  • 6. ...
    '16.6.7 8:21 PM (112.170.xxx.197) - 삭제된댓글

    맞아요. 세상이 바뀌질 않았어요.
    그러니 한번 운동권은 영원한 운동권일 수 밖에 없죠.
    길 위의 신부님이 지금도 여전히 길 위의 신부님이신 것처럼..
    운동권이었던 정치인은 말그대로 운동권.이.었.던. 정치인일뿐.

  • 7. ...
    '16.6.7 8:21 PM (112.170.xxx.197) - 삭제된댓글

    맞아요.
    세상이 바뀌질 않았어요.
    그러니 한번 운동권은 영원한 운동권일 수 밖에 없죠.
    길 위의 신부님이 지금도 여전히 길 위의 신부님이신 것처럼..
    운동권이었던 정치인은 말그대로 운동권.이.었.던. 정치인일뿐.

  • 8. ...
    '16.6.7 8:22 PM (112.170.xxx.197)

    맞아요. 세상이 바뀌질 않았어요.
    그러니 한번 운동권은 영원한 운동권일 수 밖에 없죠.
    길 위의 신부님이 지금도 여전히 길 위의 신부님인 것처럼..
    운동권이었던 정치인은,
    말그대로 운동권.이.었.던. 정치인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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