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한창 커가는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짧아 고민이에요
잠이 오질 않아 글 남겨봐요.
분란을 일으킬 목적은 아니고 경험해본 인생 선배들 이야기 듣고 싶은 마음과 그냥 털어놓는 마음이 섞인 글이랄까요.
글이 아주 길어요.
그러니 글이 길다 싫으신 분도 뒤로가기 눌러주시길....
어릴적 부터 공부를 어렵게 하진 않았는데,
대학 입학하고 IMF 여파로 집에 부동산만 있고 현금이 없어
내내 아르바이트하고 공부하고... 방학에 제대로 맘편히 늦잠 자본 적도 없던거 같고요..
전공 특성 상 - 영업을 해야하는 부담이 싫어 공부를 하다보니 박사 학위까지 쭉 스트레이트로 했고요-
대신 학위를 받는게 정말 너무너무 힘들어서 마지막 학기 땐 다 접고 도망가고 싶다 생각이 들정도였어요.
그렇게 (제딴엔) 고생해서 어느 궤도에 올라왔고
현재 국책연구소에 정규직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학위를 비교적 빨리 받은 덕에 제 분야에서 나름 인정 받고 회사에 다니고 있어요.
결혼 후 몇년간 아이가 생기지 않아 난임인줄 알았으나 감사히 아이가 생겨 아이도 낳고 육아휴직 일년 정도 하고 복직해서 다시 근무하고 있고요.
업무가 즐거워서 아이 낳기 일주일 전까지 미친듯이 일했고, 업무 성과도 좋았고 그 덕에 고성과자, 또 그렇다 보니 평판도 좋은 직원이었던거 같은데 복직 하고 나니 그때 그런 모습(?) 을 좋게 본 보스가..
미친 듯이 일을 줘요.
그렇다고 연차를 쓰거나 뭐 이런걸 눈치 주진 않는데
예전에는 업무가 많아도 밤을 새서라도 했으니 다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그런 상황이 아니잖아요.. (그땐 승진 욕심에 너무 과하게 했다는 점 ㅠㅠ)
못한다고 하면 두시간 세시간이고 일주일이거 붙잡고 자기 의견이 관철될때 까지 계속 이야길 해요. 하도 당하다보니 뱀처럼 징그러운 그런 느낌... 팀원들 다 너무 힘들어하고 괴롭고...
그러다보니 일할 때 아이 생각이 간절해요..
아이가 아토피로 인한 소양증, 식품 알러지가 있어 손도 많이 가는 타입이고요.. 가끔 연차내고 놀아주면 아이가 정말 너무 행복해해요.
친정 엄마가 봐주시는데 힘드실 것 같아 단 몇시간이라도 쉬라고 민간어린이집에 보내는데... 큰애들 교실은 크던데 우리 애 반은 작은방만한 곳에 애기 다섯 선생님 하나가 복작복작...
일을 관두고 싶어요. 육아휴직 기간에 몸은 힘들었지만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행복했거든요... 그리고 그간 휴식 없이 달려만 오던 삶이었는데 잠깐잠깐 여유도 너무 달콤했고..
문제는 이런 상황을 예측 못하고 자꾸 오르는 전셋값이 부담이라 작년에 덜컥 집을 샀고.. 그 대출과 이자가 매달 150 정도 나가요.
남편 정규 수입은 460 정도 (인센티브는 1500-2000 정도 인데 요즘 경기가 안좋아 많이 유동적이죠) 인데, 노후에 걱정이 많은 사람이라 각종 연금, 가족 실비, 등등이 150정도 또 나가고요.
지금 당장 집을 팔고 돈에 맞춰 변두리로 가자니 서울서 일하는 남편에게 부담이고... 그리고 산지 얼마 안된 집 수리 싹 하고 들어온거라 너무 아쉽고...
그리고 남편이 지금은 저도 직장 다니고 애 키우니까 양해해주는데
전업 시 새벽에 출근하고 밤늦게 오니 모든 집안일 아침밥 건강식(녹즙 같은거) 원해요. 지금도 본인이 더 버니 더 대우해달라, 그러고 있고요.
늘 돈 돈 돈 이야길 하는 사람이에요
누군 일년에 오천 저축했다
누군 차 샀다 집 샀다 (우리도 다 있는 건데 ㅠㅠ)
샘 많고.. 근데 본인 역량으로 안되니 자격지심도 좀 있고-
집에 못보던 반찬 하나만 올라와도 어디서 났냐 누가 줬냐 얼마줬냐
모든 대화의 시작이 샀어? 얼마야?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큰 사람이라 저축, 보험에 대한 욕구가 아주 대단하고요..:
(남편은 결혼하고 지금까지 집안일 전혀 안함. 주말에도 뒹굴뒹굴
놀아달란 아기는 just 보기만함. 육체적으로 놀아주고 이런 센스 전혀 없음. 비위 약하다고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거 거부, 하루종일 이거해줘 저거해줘 타입. 글이 너무 길어 상세히 적진 못했지만 막말과 게으름으로 사이가 그리 좋은 부부 사인 아님... )
일을 관두게 되면 학위가 있어 프리랜서로 강의나 평가로 돈을 벌 순 있는데... 평가나 자문은 일주일에 이백만원 정도 벌 수 있어요..
대신 하루 5-6시간 정도 일주일 매달려야하고요...
그게 정규 수입이 아니고, 적이 없으면 의뢰들어오는 창구가 제한적이란 문제도 있고요..
여기서 관두면 이제 직장생활 7년차 인데 앞으로 한창 일할 수 있는 좋은 직장인데 아쉬운 마음도 크고.. 양가 부모님도 너무 아쉬워 하시고..
(육아휴직은 3년 이지만 그 쉬는 기간동안 수입이 잡히면 안되요.. 회사에서 알리면 잘림..)
남편은 가끔 친정에서 물려줄 부동산 탐내기도 하고, 툭하면 사업한다 하니 친정 아버진 못미더운 사위가 힘들게 일군 재산 말아 먹을까바 너흰 못준다. 이건 다 나 죽고 손주꺼다 못박으신 상태고..
시댁은 저희가 생활비 안드리고 사는 것에 감사하고요.
결혼할 때 양가에서 거의 반반 도와주셨고 -
근데 애긴 너무 예쁘고... 피부 땜에 고생하는 거 보니 안스럽고...
내가 사랑을 주지 못해 그런거 같기도 하고요...
어떠한 선택을 하던 욕심을 버리면 되는 건데..
안관두면 약간의 물질적 풍요로움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 미안함.. 다시는 오지 않을 오늘에 대한 안타까움
관두면 모든 욕심 버리고, 18개월 아들보다 요구사항이 더 많은 남편 비위 맞추고 살면 되는건데.....(모든 집안일 육아 가끔 프리랜서 일...)
어렵네요.......
아이 데리고 문화센터에서 사귄 친구들 있는데...
동네가 동네다 보니 (강남이에요..)
여유롭게 장보고 엄마가 간식도 잘 해주고 평일 한적한 곳에서 많이 놀아주고..
그런 소식들 자꾸 접하다 보니 마음이 자꾸 약해져요....
남편과 사이라도 좋으면 경제적으로 힘들어도 결정을 내리겠는데..
남편마저......... 저러니..
배우자를 잘못 선택한 제 자신이 너무 밉네요.....
1. well
'16.6.3 4:07 AM (50.155.xxx.6)남편하고 사이가 안좋다면 더더욱 더 직장을 가지셔야 합니다. 게다가 남편 성향이 전업은 죽어도 못봐줄 성격인걸요. 대신 가사일과 일이 병행하기 힘들다고 도우미 및 육아보조를 쓰세요. 구두쇠 남편이 돈 아까워서 자기가 한다고 나설 수 있고 적어도 님만 어렵게 일한다는 느낌은 안들거에요. 남편 돈돈돈 이야기는 할때마다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리시구요. 하지만 님도 덩달아서 아낀다던지 본인을 너무 희생시키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2. 원글
'16.6.3 4:33 AM (114.206.xxx.195)진정성 담긴 덧글 너무 감사해요.. 사실 남편이 구두쇠는 아닌게 자기에게 쓰는건 또 잘써요..
제가 소비하는 것 자체를 안좋아하는게 너무 심하다는게 문제...
그리고 사기업 언제 나올지 몰라서 더 못그만 두는 것도 있긴해요. 암튼 너무 감사해요!!3. 휴...
'16.6.3 6:39 AM (175.209.xxx.57)남편과 정말 허심탄회하게 심도있는 대화를 나눠보세요...그리고 저라면 1년이라도 휴직 하겠어요. 저는 원글님 마음 뭔지 알고 아이 보고 싶은 마음 그것도 '한'으로 남거든요. 그때는 절대 다시 오지 않아요...1년이라도 보고 나면 그래도 조금은 나을 거예요. 그땐 또다른 문제가 있겠지만 그건 그때 생각하시구요. 원글님이 1년 안 번다고 세상이 달라지지 않아요. 그리고 집은 절대 팔지 마시구요. 정히 너무 부담스러우면 전세를 놓고 더 싼 곳으로 전세를 가시든지요.
4. 제니
'16.6.3 8:06 AM (220.233.xxx.81)어휴 어렵네요.. 저는 아이 어리고 비젼 없는 고만고만한 직장이라면 그만두는게 답이라고 생각하는데, 원글님은 그런 케이스는 아니시네요... 그리고 남편이 너무 못됐네요.. 저런 사람은 혼자 살아야하는데... 첫댓글님 말씀대로 직장은 그만두지 마시고, 여력이되시면 육휴 한번 더 쓰세요.. 이자 많이 나가도, 아끼면 일년정도는 버틸수 있지않으신가요.. 그리고 아이가 진짜 대학 갈때까지는 손 많이 가요.. 어릴때 애들 어린이집 보내면서 동동거리면서 직장 다니다가도 초등 들어가면 그만두는 분들 많아요.. 아직 어린나이인데, 학교 너무 빨리 끝나니까 아이도 힘들고 이것저것 손 진짜 많이간다고 하더라구요..
5. 다 얻을수가 없지요.
'16.6.3 9:46 AM (61.77.xxx.16)저는 연년생 터울 아이 셋을 키우고 있어요.
막내가 중2이니.
많이 컸지요~^^
결혼때 남편이 박사과정 중이었고,
저는 학원을 운영했었어요.
큰 아이 낳고 거의 동시에 학원을 접고 프리로 수업하다,
셋째 낳는 동시에 모든일을 접었어요.
사랑하는 내 아이들에게 집중하고 싶은
그 마음 하나때문에요.
생활비 70만원으로 한달 살았던것 같아요.
그래도 너무 행복하구,아쉽지 않았어요.
양가 누구도 도움 주시지 않았구요.
자식이 커가는걸 곁에서 볼 수 있는것에 그만한 댓가를
치룬다 생각 하고 과감히 더 중요한걸 위해
놓아 버렸어요.
결혼때 시댁서 2200만원 보태주셨구,마이너스 500
통장 만들어 전세 얻었어요.
아이들 어릴때 프뢰벨,은물,
비싼 교구수업 한번도 시켜준적 없으나,
늘 육아와 교육에 고민하며 최선을
다해 내가 해줄수 있는건 다 해줬어요.
정서적으로 안정되 있구,
바르고,
셋다,공부로도 뛰어나게 두각을 나타내니
어디를 가든 좋은 말 많이 듣고 있어요.
큰아이 학교 다닐 무렵부터,
주변 엄마들이 수업을 맡기셔서
이후로 늘 좋은쌤 이란 소리 들으며
지금껏 일을 하고 있지만,
욕심 부리지 않고
제아이들을 제가 함께 챙길수 있는 한도 내에서
해 왔어요.
남편 학위 받구,
직장 생활 한지 15년 안 되었는데
기반 잡고 살아요.
남들은 뭔가 지원을 받고 살았냐 물어봐요.
돈도 벌기보담 쓰기 나름이구요,
머리로는 이렇게 해서 어떻게 이만큼 아이들 뒷바라지 하고 ,기반 잡을 수 있었나 계산이 안 나오는데,
남들보다 못 놀러다니구,
외식비 아까워 모든 요리를 제가 다 해 먹이구,
아울렛 매대 옷 사서
늘 반듯이 다려 입히고,
꼭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수업만 선택집중해서
교육시키며 키웠어요.
그때 일하며 얻는 돈과, 제 자식들과 함께 하는것을
바꾼것,
수백번 생각해도 아깝지 않고,아쉽지 않아요.
다시 돌아가도 같은 결정을
미련없이 했을 거구요.
원글님,
아이들이 금방 커요.
제가 지금
유치원생부터 중학생 아이들까지 프리레슨 하면서
보면,아이들이 너무너무 예뻐요.
함께 하는 수업시간에도 제가 가끔 속으로 그래요.
수업료를 내가 내고 싶다~
이렇게 아이들의 이쁜 순간들을 함께 할수 있다는게
고마워서요~♡
후회없는 결정을 하시구,
남편은 길들이기 나름이에요.
능력 있으시니,
너무 조급해 마시구,
지금 아니면 안되는것을 선택 하심
나중에 돌아봤을때,
아쉬움과
후회가 없지 않을까요?6. 하나
'16.6.3 10:08 AM (180.224.xxx.51)육아휴직이 가능하시면 하시면 좋을것같아요
저도 못쉬고 초등가서야 쉬는데 아쉬운게 너무 많네요.
너무 예쁜시기죠 좀 아끼시고 휴직하시다
복직하셔서는 아주머니쓰세요 일은 절대그만두시지 마세요
남편성향상 일그만두고 경제권 없는동시에 시녀로 생각할분이네요
지금도 그렇게 게으르고 안도와주신다면 포기하시고
내가 벌어 내돈으로 사람쓰는게 정신건강에 최고에요7. 로그인
'16.6.3 4:02 PM (14.138.xxx.76) - 삭제된댓글어이쿠 남편때문에 관두시면 안 되는 경우네요. 백프로 불화와 우울증 올겁니다. 아무리 맞춰주고 애써도 희생한거 안 알아주고 정신적으로 피말릴거예요. 그냥 다니시고 육아휴직을 최대한 활용하세요. 그깟 승진 물건너가라 하고 적을 두고 계심을 추천합니다. 둘째타령하면 입을 꿰메버린다고 하세요. 저라면 그렇게 좋아하는 돈 착착 벌면서 그걸 카드삼아 남편을 들들 볶겠습니다만 원글님은 착하셔서 못 그러실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