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또!오해영 9회리뷰) 그래도 지금은 그 놈이라도 필요하다고..

쑥과마눌 조회수 : 4,640
작성일 : 2016-05-31 07:42:35
도경의 앞날의 보는 환상이
신내림 받은 박수무당의 것이 아닌 바에
무쉰 병이든 심각하게 아프거나, 다쳐서 코마로 들눴거나,
아뭏튼 별로 긍정적이지 않을 사건의 복선으로 꾸준히 이어질 거라는 걸
감 잡고 보고 있지만,
한 발자국씩 다가오는 그 본질에 마음 조이게 되네요.
 
특히나, 그 타이밍이 오늘 탁구씬에서 보여진
덩그러니 남겨진 탁구채 모양으로
예쁜 오해영을 깔끔한 정리를 해주고
덜 예쁜 오행영한테로 향하기 시작한 마음을 깨닫게 되는 시점이라면 말이죠.
 
여러가지 에피소드들 작가나 시청자들이 겪어 본듯한 일상이라 공감갔어요.
세상 어디 구석에서도 존재할  빙구레 스퇄로 먹이는 인간
덩달아 먹이는 인간, 지는 거울도 안 보면서 남 생긴 걸로 멕이는 인간,
그 모든 인간들이 개인기를 쫘르르 펼치는 회식이라는 대장정과
꼭 술을 먹어야만 속엣 말한다는 꼬장톡커까지..
 
그래도 마음에 남는 구석은
덜 예쁜 오해영이 돌아 온 옛남친을 받아 주고
도경이한테 닥달 당할 때 외치던 드립이였어요.
 
...안다고..그 남자가 별루라는 거..
...지 자존심이..나보다..더 소중한 남자라는 거..안다고..
...그래도..지금은 그놈이나마 필요하다고..
...지탱할 힘이라고..
 
옳은 말은 아닌데, 공감은 가는 말이딥다.
안다고요...아닌 거..
누구보다 더 잘 아는 데..
내가, 지금 그 사람이라도 필요하다는 거..
그 절실함에 꼬인 인간사 더 꼬아서
그냥 아니던 게, 더욱 확실히 아니게 되고,
나만 아니던 것이, 세포분열처럼 순식간에 여러 인간의 아닌 걸로 확장되어
이곳저곳 온갖 게시판을 후끈 달군 속풀이로
듣고도 도대체 들어 먹지 않고, 답을 주면 밥으로 받는
고구마의 완전체..메롱 속풀이로 돌아 다니지 않나요
 
지탱할 힘이 필요할 때,
아닌 걸 아는데도 한태진을 받아 주는 흔한 케이스의  덜 예쁜 오해영꽈와
지탱할 힘이 필요할 때도,
아닌 걸 아니까, 외계인을 기다리며 지구를 박살내려 해도, 받아 주지 않는 좀 더 드문 종족인 예지원 꽈.
 
어느 길로 가도.. 이 놈의 드라마는 인간사 같아서..쓸쓸하고 홀로이네요.
그나마 기댈 구석이라곤 것은 예지원이
그 아닌 놈을 아껴 두었다 만나서, 홀로 애지중지했던 추억과 작별하게 된 것과
아닌 놈 아는 데도 만나는 덜 예쁜 오해영을 위해서,
도경이가 좀 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는 용기를 내는 것뿐이네요.
 
그래서..아프믄 안되는데..
좀 볼만한 드라마는 늘 로맨스를 아끼다, 교통사고로 끝을 보고, 지난 날을 후회하드라는.. 
에효..이것 역시, 인간사 같네요. 
IP : 72.219.xxx.6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웅
    '16.5.31 7:53 AM (211.238.xxx.42)

    아침부터 주책맞게 눈물이 왜이리 나죠?ㅠㅠ
    절절하게 다 맞다 고개 끄덕이며 읽었어요
    참나 요즘 꽂힌 드라마가 다 왜이런지
    디마프도 그렇고 오해영도 그렇고
    별생각없이 깔깔대며 볼 줄 알았는데
    매번 울다 웃다
    자꾸 삶을 생각하게 하네요 ㅠㅠ

  • 2. 벅시
    '16.5.31 8:12 AM (121.136.xxx.182)

    저 님의 후기 읽고
    괜찮아 사랑이야 이후 다시 드라마 본거아세요?
    어제 흐뭇하게 보다 먹먹해져서 한참을 못 잤다는 ...

  • 3. 쑥과마눌
    '16.5.31 8:20 AM (72.219.xxx.68)

    웃다가 울게 만드는 요물같은 드라마죠.
    환상도 봤다가, 우연히도 참으로도 많이 얽히는데..
    다 말이 되는 이유도
    스토리보다는 공감되는 감정선에 있는듯해요.

    글에는 없지만,
    제 버릇 개 못주다가 개망신을 엄니한테 당하고
    혼자 술 푸던 김지석과
    애끼던 추억이 결국 똥이였다는 사실을 알고
    미친년 꽃다발 헤어스타일로 들어 온 예지원에게
    그걸 깨달으라고 만나 보라고 했다는 지석의 촌철살인하며,
    그 둘의 댄쓰 콜라보는 근자에 보기 드문 명장면이였다지요.

    둘이 만리장성을 이룬 그 장면보다 훨 말이죠

  • 4. ..
    '16.5.31 9:31 AM (110.70.xxx.92)

    왜 님 드라마 감상평을 읽으면
    옛날 영화 소개 채널에 있던 '추억의 부스러기'
    코너가 연상될까요. 굉장히 좋아했던 코너였는데
    폐지되서 아쉬워했어요.
    님 글도 읽고 있으면 연사가 낭독하고 있는듯한
    착각에 빠져요 ㅎㅎ
    입에 착착 붙는듯한 맛갈진 후기 너무 좋아요

  • 5. 쑥과마눌
    '16.5.31 11:23 AM (72.219.xxx.68)

    윗님, 제가 지금 그 '추억의 부스러기'를 유튜브에서 봤네요.
    맞네요...제 스타일 ㅋㅋ
    이거 보다가 날밤을 샐듯해요.
    영광이구요.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82793 기혼자인 누나가 남동생의료보험 밑으로 들어갈수있나요? 7 알려주세요 2016/08/05 3,930
582792 김미경의 블로그 아시는 분... 4 급관심 2016/08/05 2,445
582791 모임에서 나이 나이 2016/08/05 518
582790 인간관계 (감정) 정리를 잘 못해서 힘들어요.. 17 에휴 2016/08/05 5,230
582789 결혼 할 남자가 당뇨를 앓고 있어요~~~ 41 노처녀 2016/08/05 15,466
582788 봉사한거 며칠 지나야 1365에 등록 되나요? 6 .... 2016/08/05 1,129
582787 주식 좀 알려주세요 4 초보자 2016/08/05 1,469
582786 졸업한 제자가 스승의 날에 2 ㅇㅇ 2016/08/05 1,273
582785 퇴행성관절염 초기라네요 15 서글퍼 2016/08/05 4,133
582784 차돌같이 이쁜돌이 노란색,빨간색. 요런 원색꿈 꿈보다해몽 2016/08/05 443
582783 교토 여행중 택시, 교통편 5명 택시 탈 수 있나요? 40 렌트카 2016/08/05 7,348
582782 입덧하면 친정엄마가 좀 챙겨주시나요? 8 ㅇㅇ 2016/08/05 1,721
582781 조상 제사는 없어져야 할 악습-전통도 아님 79 푸른 2016/08/05 9,249
582780 토요일 오후 또는 일요일에 국악공연하는 곳 있을까요? 2 힘든직장맘 2016/08/05 447
582779 겨털나는 중딩..ㅠ_ㅠ 한약먹음..키좀 클까요.. 7 고민 만땅 2016/08/05 3,261
582778 김완선씨도 좋은 사람 만났으면~~ 5 ... 2016/08/05 2,353
582777 아침부터 에어컨 켰어요 7 덥다 2016/08/05 1,679
582776 남산 드라이브하다 봤는데.. 4 ㅐㅐ 2016/08/05 2,482
582775 머리카락 잘 자라는 분들 헤어스타일 어떻게 하세요 ? ........ 2016/08/05 619
582774 에어컨 제습이 냉방보다 전기세 덜 나가나요? 10 알려주세요 2016/08/05 11,374
582773 한국 현대사의 그림자 "훈장과 권력" 1 뉴스타파 2016/08/05 388
582772 흑설탕 팩...얼굴 가려운분들도 있나요? 2 피부 2016/08/05 1,075
582771 폭염에 야외봉사 힘들겠죠? 5 .... 2016/08/05 779
582770 모임에서 연장자는 대충 다 불편한가요? 19 .. 2016/08/05 3,219
582769 이대 미래라이프학부 철회를 보며 - 이대생들의 선민의식과 이기주.. 92 길벗1 2016/08/05 7,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