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예전에 고양이 탁묘맡기고 나서 ...

... 조회수 : 1,834
작성일 : 2016-05-30 20:18:27

오래 전 이야기에요.

지금은 무지개 다리 건넌 아이구요.


보름 정도 외국에 나가게 되어서 고양이카페에

탁묘 부탁글을 한달 전부터 올렸고

고양이를 3마리 키우는 분이 탁묘해주겠다고 하셨어요.


탁묘 맡기고 그 집에 아이를 찾으러 갔는데

애가 막 도망 다니더군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보름 만에 나를 잊었나?

싶어서 의아했어요.


억지로 잡아서 캐리어에 넣어서 우리 집에 왔는데

그 전엔 밝은 성격의 애교많은 고양이였는데

많이 침울해했어요. 짜증도 많이 부리고 ...


아주 어릴때부터 집 안에만 있어서 우리 집이

전세계였고 비교할게 없으니까 심심하다는 것도 몰랐는데

그 집에 가서 너무 좋았었나봐요.


그분께 여쭤보니 도착하고 첫날만 낯가리고

곧 그집에 원래 있던 고양이 한 마리와 단짝이 되어서

둘이서 우다다하고 장난치고 신나게 넓은 이층 집을

휘젓고 돌아다녔었다네요.


애교도 많아서 둘째날부터 그집 식구들 무릎에

올라가서 애교부리고  겨드랑이에 파고들어서 잠자고....

개냥이였다고....


그런데 우리집은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서 외롭고

저도 조용한 편이니까 그 집에 너무 돌아가고 싶었나봐요.


탁묘 전까지는 혼자서 장난감으로 신나게 잘 놀고

밥도 잘 먹고 저한테 요구하는게 많지않은 고양이였는데

보름동안 크고 넓은 집에서 재밌게 지내고 오니까

모든게 불만스럽고 불행해진거죠.


그 후 몇년 이상...죽을때까지도 고양이가 완전하게

행복해하는걸 보지 못했어요.

항상 우울하고 불만족스럽고 뭔가 그리워하는 느낌...


그때 탁묘를 맡아준 분께

우리 애 좀 데려가서 키우라고 부탁할까 말까

꽤 오랫동안 고민을 했었어요.


하지만 그분도 곧 결혼해서 좁은 신혼집에서

고양이 3마리 키우는게 걱정이라고 지나가는 식으로

말씀하셨기때문에 차마 데려가서 키우라고

말할 수는 없었어요.


그분께 그 집에서 아주 행복했었나보다고

그리워하는게 티가 난다고 많이 우울해한다고

잘 돌봐주셔서 감사하다고만 말했었어요.







IP : 39.113.xxx.16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5.30 9:11 PM (121.168.xxx.25)

    슬픈 이야기에요.ㅜㅜ 그 보름동안의 행복했던 기억을 죽을때까지 가슴에 품고 살았을거라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 오네요.

  • 2. porori_
    '16.5.30 9:57 PM (175.223.xxx.219)

    정말 마음이 아련해지네요 ㅠ 차라리 몰랐던 때가 좋은걸까요 ㅠ 그 단 보름간의 시간이 묘생을 통틀어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나봐요 ㅠ

  • 3. 원글
    '16.5.30 11:15 PM (39.113.xxx.169)

    저도 고양이에게 미안했어요.
    그런데 저는 그런 넓고 재밌고
    활기찬 환경을 만들어줄 수 없으니까...

    정말 많이 행복했었나봐요.

    까불까불 애교부리고 혼자서도 잘 놀고
    행복한 기색이 느껴졌었는데
    그 보름 이후로는 그런 모습을 거의
    못 봤어요.
    꼭 크리스마스 꼬마전구 전원 내린 것처럼...

  • 4. ..
    '16.5.31 10:02 AM (121.65.xxx.69) - 삭제된댓글

    두녀석 키우는데요..서로 데면데면해요..그냥 서로의 존재를 인정만 하는 정도..
    그래도 서로 의지하는게 눈에 보여요.. 서로 활력이 되고요..

  • 5. zz
    '16.6.1 7:12 PM (116.39.xxx.181)

    저는 제3자로서 다른 생각도 드는데요.
    고양이는 헤어졌다 만나면 주인을 못 알아보는 경우가 많아요. 심지어는 어릴 때 한배에서 나온 형제도 못알아봐요.
    고양이에게 거주지가 이리저리 바뀌는 건 큰 스트레스였을 거에요. 우리 동네에도 집나간 고양이가 꼬질꼬질해서 찾아서 데려왔더니만 영판 다른 행동을 보이더래요. 애교가 정말 많았었는데 우울증인 것처럼 한동안 축 처져있었어요.
    그리고 고양이에게 넓은 2층집이 좋은 환경이라기 보다는요, 고양이는 좁더라도 캣타워처럼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좋아한대요.
    다만 다른 고양이랑 같이 있으면서 잘놀았다니까 그건 아쉽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64042 속눈섭올리는 뷰러 추천해주세요 6 뷰러 2016/06/05 2,337
564041 새마을금고 2 남동생으 여.. 2016/06/05 1,287
564040 디어마이프렌즈 너무 좋은데 24 hap 2016/06/05 6,264
564039 오늘 음악대장을 더원이 이긴다는 스포있던데 34 성추행범? 2016/06/05 13,947
564038 에 다들 뭐해 드세요? 10 연휴 2016/06/05 2,014
564037 문자 찍을때 두손 다 쓰시나요? 21 워너비엄지족.. 2016/06/05 2,043
564036 병아리콩 믿고 살만한곳요 6 알려주세요 2016/06/05 2,062
564035 4인 식비가 궁금합니다. 9 달아 2016/06/05 2,476
564034 40대 여성 다이어트 1일 권장 칼로리 어떻게 되나요? 3 ... 2016/06/05 4,470
564033 산 좋아하는 사람 치고 악한 사람 없다는 말. 33 . 2016/06/05 9,030
564032 여자가 쓰기 좋은 골프채 풀세트 뭐가 좋을까요? 2 골프채 2016/06/05 2,269
564031 고졸 아들 어찌해야 할지 도와 주세요 12 답답 2016/06/05 7,119
564030 오존농도가 짙으면 환기시킬때 오존이 집안으로 들어오나요? 1 환기때 2016/06/05 6,653
564029 샤워 용품 추천해주세요 3 샤워 2016/06/05 1,032
564028 갤럭시 4, 5 1 모스키노 2016/06/05 706
564027 최상천의 사람나라 43강 나왔어요 2 moony2.. 2016/06/05 841
564026 살색. 베이지색의 프라이머 써 보신 분 계신가요? 길영 2016/06/05 659
564025 섬여교사 사건 자세한 기사 30 ... 2016/06/05 15,350
564024 복면가왕 같이 보실분들...들어오세요 78 10연승했으.. 2016/06/05 5,022
564023 밑에 땀이차서 미치겠어요 ㅠㅠ 14 아-! 2016/06/05 5,185
564022 질염 냉대하 염증치료..무좀은 쑥 족욕하세요 17 쑥좌욕 2016/06/05 8,265
564021 초등2학년 영어 뭐부터 시작해야되나요? 3 2016/06/05 1,445
564020 신안이 소금이 유명해요? 4 ㄹㄹ 2016/06/05 1,976
564019 8월 휴가로 갈 만한 동남아 휴양지 어디가 좋을까요? 4 == 2016/06/05 2,851
564018 고발뉴스 후원 끊으려고 갔는데... 7 ㄱㄴㅎㄴ 2016/06/05 3,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