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예전에 고양이 탁묘맡기고 나서 ...

... 조회수 : 1,897
작성일 : 2016-05-30 20:18:27

오래 전 이야기에요.

지금은 무지개 다리 건넌 아이구요.


보름 정도 외국에 나가게 되어서 고양이카페에

탁묘 부탁글을 한달 전부터 올렸고

고양이를 3마리 키우는 분이 탁묘해주겠다고 하셨어요.


탁묘 맡기고 그 집에 아이를 찾으러 갔는데

애가 막 도망 다니더군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보름 만에 나를 잊었나?

싶어서 의아했어요.


억지로 잡아서 캐리어에 넣어서 우리 집에 왔는데

그 전엔 밝은 성격의 애교많은 고양이였는데

많이 침울해했어요. 짜증도 많이 부리고 ...


아주 어릴때부터 집 안에만 있어서 우리 집이

전세계였고 비교할게 없으니까 심심하다는 것도 몰랐는데

그 집에 가서 너무 좋았었나봐요.


그분께 여쭤보니 도착하고 첫날만 낯가리고

곧 그집에 원래 있던 고양이 한 마리와 단짝이 되어서

둘이서 우다다하고 장난치고 신나게 넓은 이층 집을

휘젓고 돌아다녔었다네요.


애교도 많아서 둘째날부터 그집 식구들 무릎에

올라가서 애교부리고  겨드랑이에 파고들어서 잠자고....

개냥이였다고....


그런데 우리집은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서 외롭고

저도 조용한 편이니까 그 집에 너무 돌아가고 싶었나봐요.


탁묘 전까지는 혼자서 장난감으로 신나게 잘 놀고

밥도 잘 먹고 저한테 요구하는게 많지않은 고양이였는데

보름동안 크고 넓은 집에서 재밌게 지내고 오니까

모든게 불만스럽고 불행해진거죠.


그 후 몇년 이상...죽을때까지도 고양이가 완전하게

행복해하는걸 보지 못했어요.

항상 우울하고 불만족스럽고 뭔가 그리워하는 느낌...


그때 탁묘를 맡아준 분께

우리 애 좀 데려가서 키우라고 부탁할까 말까

꽤 오랫동안 고민을 했었어요.


하지만 그분도 곧 결혼해서 좁은 신혼집에서

고양이 3마리 키우는게 걱정이라고 지나가는 식으로

말씀하셨기때문에 차마 데려가서 키우라고

말할 수는 없었어요.


그분께 그 집에서 아주 행복했었나보다고

그리워하는게 티가 난다고 많이 우울해한다고

잘 돌봐주셔서 감사하다고만 말했었어요.







IP : 39.113.xxx.16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5.30 9:11 PM (121.168.xxx.25)

    슬픈 이야기에요.ㅜㅜ 그 보름동안의 행복했던 기억을 죽을때까지 가슴에 품고 살았을거라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 오네요.

  • 2. porori_
    '16.5.30 9:57 PM (175.223.xxx.219)

    정말 마음이 아련해지네요 ㅠ 차라리 몰랐던 때가 좋은걸까요 ㅠ 그 단 보름간의 시간이 묘생을 통틀어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나봐요 ㅠ

  • 3. 원글
    '16.5.30 11:15 PM (39.113.xxx.169)

    저도 고양이에게 미안했어요.
    그런데 저는 그런 넓고 재밌고
    활기찬 환경을 만들어줄 수 없으니까...

    정말 많이 행복했었나봐요.

    까불까불 애교부리고 혼자서도 잘 놀고
    행복한 기색이 느껴졌었는데
    그 보름 이후로는 그런 모습을 거의
    못 봤어요.
    꼭 크리스마스 꼬마전구 전원 내린 것처럼...

  • 4. ..
    '16.5.31 10:02 AM (121.65.xxx.69) - 삭제된댓글

    두녀석 키우는데요..서로 데면데면해요..그냥 서로의 존재를 인정만 하는 정도..
    그래도 서로 의지하는게 눈에 보여요.. 서로 활력이 되고요..

  • 5. zz
    '16.6.1 7:12 PM (116.39.xxx.181)

    저는 제3자로서 다른 생각도 드는데요.
    고양이는 헤어졌다 만나면 주인을 못 알아보는 경우가 많아요. 심지어는 어릴 때 한배에서 나온 형제도 못알아봐요.
    고양이에게 거주지가 이리저리 바뀌는 건 큰 스트레스였을 거에요. 우리 동네에도 집나간 고양이가 꼬질꼬질해서 찾아서 데려왔더니만 영판 다른 행동을 보이더래요. 애교가 정말 많았었는데 우울증인 것처럼 한동안 축 처져있었어요.
    그리고 고양이에게 넓은 2층집이 좋은 환경이라기 보다는요, 고양이는 좁더라도 캣타워처럼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좋아한대요.
    다만 다른 고양이랑 같이 있으면서 잘놀았다니까 그건 아쉽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11661 최태민 박근혜 동영상(KBS) 없어졌어요 5 Hj 2016/10/29 2,587
611660 박근혜 찍으라던 큰교회 목사님을 이단 사탄을 찍으라한거임? 10 alice 2016/10/29 2,269
611659 10 월 28 일 jtbc 손석희 뉴스룸 2 #나와라최순.. 2016/10/29 1,207
611658 대학생 용돈 궁금합니다 27 대1엄마 2016/10/29 4,079
611657 안쓰는휴대폰 1 .... 2016/10/29 691
611656 산케이, ‘최태민 최순실’ 박근혜 정권의 최대 금기 light7.. 2016/10/29 520
611655 세뇌는 어떠 ㄴ사람들이 잘 당하나요?? 17 ㅁㄴㅇ 2016/10/29 2,631
611654 최순실에게 갈취당한 기업들도 공범 5 1003 2016/10/29 540
611653 위경련땜에 병원서 주사맞았는데도 게속 아파요... 6 ㅜㅜ 2016/10/29 1,814
611652 최순실 패러디 모음 3 깨알 2016/10/29 1,581
611651 최신실 회장 주도 8선녀 명단이라네여, 정확한가요? 9 딴지일보 등.. 2016/10/29 9,010
611650 누워있는 거 좋아하시는 분 12 침대 2016/10/29 4,366
611649 최순실이 삥땅한 자금 이 4 누가 2016/10/29 1,174
611648 일반고 배정원서 쓸때 3 서울 2016/10/29 918
611647 아침에 깨면 머리가 아파요 4 두통 2016/10/29 2,815
611646 박근혜 재단 기부금 받고 삼성 경영 승계 허락해줬나? 재단재벌범죄.. 2016/10/29 655
611645 첫데이트에 고기를 먹었는데요. 50 ........ 2016/10/29 11,831
611644 단통법도 순시리짓? 1 2016/10/29 893
611643 [단독]최순실아들 청와대 근무했다 12 2016/10/29 7,525
611642 LG V20중고를 새거로 속여 팔았네요. 7 기가막혀 2016/10/29 2,147
611641 산후도우미 입주 vs. 출퇴근 5 ㅇㅇ 2016/10/29 1,878
611640 충남대학교 시국선언문은 대표중의 대표네요 6 모처럼 시윈.. 2016/10/29 2,447
611639 우리나라는 입지보다 강한 게 학군이다 6 아파트 2016/10/29 1,605
611638 오늘 7시에 심방오시는데 음식 뭘준비하죠? 4 알려주세요 2016/10/29 1,968
611637 잠이 없는 아기 키워보신 엄마 있으세요? 23 강아지사줘 2016/10/29 6,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