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예전에 고양이 탁묘맡기고 나서 ...

... 조회수 : 1,831
작성일 : 2016-05-30 20:18:27

오래 전 이야기에요.

지금은 무지개 다리 건넌 아이구요.


보름 정도 외국에 나가게 되어서 고양이카페에

탁묘 부탁글을 한달 전부터 올렸고

고양이를 3마리 키우는 분이 탁묘해주겠다고 하셨어요.


탁묘 맡기고 그 집에 아이를 찾으러 갔는데

애가 막 도망 다니더군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보름 만에 나를 잊었나?

싶어서 의아했어요.


억지로 잡아서 캐리어에 넣어서 우리 집에 왔는데

그 전엔 밝은 성격의 애교많은 고양이였는데

많이 침울해했어요. 짜증도 많이 부리고 ...


아주 어릴때부터 집 안에만 있어서 우리 집이

전세계였고 비교할게 없으니까 심심하다는 것도 몰랐는데

그 집에 가서 너무 좋았었나봐요.


그분께 여쭤보니 도착하고 첫날만 낯가리고

곧 그집에 원래 있던 고양이 한 마리와 단짝이 되어서

둘이서 우다다하고 장난치고 신나게 넓은 이층 집을

휘젓고 돌아다녔었다네요.


애교도 많아서 둘째날부터 그집 식구들 무릎에

올라가서 애교부리고  겨드랑이에 파고들어서 잠자고....

개냥이였다고....


그런데 우리집은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서 외롭고

저도 조용한 편이니까 그 집에 너무 돌아가고 싶었나봐요.


탁묘 전까지는 혼자서 장난감으로 신나게 잘 놀고

밥도 잘 먹고 저한테 요구하는게 많지않은 고양이였는데

보름동안 크고 넓은 집에서 재밌게 지내고 오니까

모든게 불만스럽고 불행해진거죠.


그 후 몇년 이상...죽을때까지도 고양이가 완전하게

행복해하는걸 보지 못했어요.

항상 우울하고 불만족스럽고 뭔가 그리워하는 느낌...


그때 탁묘를 맡아준 분께

우리 애 좀 데려가서 키우라고 부탁할까 말까

꽤 오랫동안 고민을 했었어요.


하지만 그분도 곧 결혼해서 좁은 신혼집에서

고양이 3마리 키우는게 걱정이라고 지나가는 식으로

말씀하셨기때문에 차마 데려가서 키우라고

말할 수는 없었어요.


그분께 그 집에서 아주 행복했었나보다고

그리워하는게 티가 난다고 많이 우울해한다고

잘 돌봐주셔서 감사하다고만 말했었어요.







IP : 39.113.xxx.16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5.30 9:11 PM (121.168.xxx.25)

    슬픈 이야기에요.ㅜㅜ 그 보름동안의 행복했던 기억을 죽을때까지 가슴에 품고 살았을거라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 오네요.

  • 2. porori_
    '16.5.30 9:57 PM (175.223.xxx.219)

    정말 마음이 아련해지네요 ㅠ 차라리 몰랐던 때가 좋은걸까요 ㅠ 그 단 보름간의 시간이 묘생을 통틀어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나봐요 ㅠ

  • 3. 원글
    '16.5.30 11:15 PM (39.113.xxx.169)

    저도 고양이에게 미안했어요.
    그런데 저는 그런 넓고 재밌고
    활기찬 환경을 만들어줄 수 없으니까...

    정말 많이 행복했었나봐요.

    까불까불 애교부리고 혼자서도 잘 놀고
    행복한 기색이 느껴졌었는데
    그 보름 이후로는 그런 모습을 거의
    못 봤어요.
    꼭 크리스마스 꼬마전구 전원 내린 것처럼...

  • 4. ..
    '16.5.31 10:02 AM (121.65.xxx.69) - 삭제된댓글

    두녀석 키우는데요..서로 데면데면해요..그냥 서로의 존재를 인정만 하는 정도..
    그래도 서로 의지하는게 눈에 보여요.. 서로 활력이 되고요..

  • 5. zz
    '16.6.1 7:12 PM (116.39.xxx.181)

    저는 제3자로서 다른 생각도 드는데요.
    고양이는 헤어졌다 만나면 주인을 못 알아보는 경우가 많아요. 심지어는 어릴 때 한배에서 나온 형제도 못알아봐요.
    고양이에게 거주지가 이리저리 바뀌는 건 큰 스트레스였을 거에요. 우리 동네에도 집나간 고양이가 꼬질꼬질해서 찾아서 데려왔더니만 영판 다른 행동을 보이더래요. 애교가 정말 많았었는데 우울증인 것처럼 한동안 축 처져있었어요.
    그리고 고양이에게 넓은 2층집이 좋은 환경이라기 보다는요, 고양이는 좁더라도 캣타워처럼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좋아한대요.
    다만 다른 고양이랑 같이 있으면서 잘놀았다니까 그건 아쉽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67416 방구 안꾸는 강아지도 있나요? 7 룸나인 2016/06/16 1,314
567415 렌딧 아셔요? 입금해야될지.간이콩알만 1 . 2016/06/16 1,232
567414 고1아들 - 학원 라이드 해준다는데 왜 싫다고 할까요? 14 이상해 2016/06/16 2,586
567413 쇼핑 다녀왔는데 내꺼 하나도 못샀어요 1 엄마 2016/06/16 1,059
567412 너무나 비싼 변비약 ㅎㅎ 19 ... 2016/06/16 3,822
567411 은하영웅전설 33 2016/06/16 2,017
567410 병원에서 보호자 대동이나 동의를 얻을 때 누굴 데리고 가야하나요.. 3 혈혈단신 2016/06/16 1,005
567409 딸아이가 친구가 미국가는거 하도 부러워하길래 8 ... 2016/06/16 3,646
567408 갑자기 세월호 철근400톤..의심스러워요. 9 ㅇㅇ 2016/06/16 18,878
567407 헤밍웨이 책 추천해주세요. 17 2016/06/16 1,433
567406 세계 댄스대회 1위..한국 - 놀라워요- 19 감동이네요 2016/06/16 5,019
567405 관절이 너무 아픈데 초록이 홍합 괜찮나요? 3 40대 2016/06/16 1,264
567404 팟빵이 달콤 팥빵은 아닌 거죠?ㅎㅎ 11 ??? 2016/06/16 1,155
567403 중년부부끼리 키스 해요 안해요? 21 궁금 2016/06/16 11,807
567402 체크카드쓰고...^^ 2 2016/06/16 1,037
567401 한진택배 개판이네요 8 아..열불나.. 2016/06/16 2,675
567400 뉴욕 시민들, 지하철 추락 남성 구한 ‘감동 동영상’ 2 이런일이 2016/06/16 942
567399 등에 파스 혼자 어떻게 붙이세요...........ㅠ 10 아우 2016/06/16 2,745
567398 플리츠플리즈 원피스 좀 봐주세요~~ 9 eob 2016/06/16 3,530
567397 에릭...연애의 발견 19 Mm 2016/06/16 3,892
567396 이사하는 당일 엄청 정신없나요? 6 이사 2016/06/16 1,413
567395 지금 일어를 배워도 늦지 않을까요? 13 49세 2016/06/16 2,161
567394 인간관계대처 5 강심장 2016/06/16 1,706
567393 이 나이( 40대)에, 창피한 질문하나.. 12 ㅇㅇ 2016/06/16 5,025
567392 미술 예술 분야 박봉 4 ooooo 2016/06/16 1,8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