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사회에서 여성 관련 문제제기가 어려운 이유는 뭘까.
"일단 사람들이 '우리나라 여성들이 정말 차별 당하고 사나? 여성 문제가 정말 문제야?'라는 의문을 품고 있다. 여성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이 문제를 정말 사소하고 부분적, 지엽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또 사람들은 '여자들 살기 좋아졌잖아, 교육 수준도 높은데, 여성들이 정말 차별 받고 있는 거야?'라고 생각한다. 남성 뿐 아니라 여성들도 그렇다. 구체적인 여성들의 현실을 잘 몰라서 이런 질문을 한다.
때문에 이른바 '명예남성'이 탄생한다. 불 때서 밥 해먹을 때보다 지금이 낫다는 식의 생각을 여성 스스로 하고 있다. (2030년) 세계무역 7위(가 될 것이라는) 경제대국이지만 여성과 관련된 지표의 순위는 어떤가.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율을 봐라(OECD 29개국 중 고등교육, 임금, 고위직 비율, 육아휴직 등 10개 지표를 종합한 '유리천장 지수' 최하위, 지난 3월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집계 발표). 그 수치가 다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도 여성문제를 인정하지 않는 거다. 그런 현실을 보고 싶지 않은 거다."
- 명예남성의 문제를 알기 쉽게 설명해달라.
"김밥 할머니가 '돈 없어서 공부 못했다'라고 하지만 그건 돈 때문이 아니라 여성차별 때문이다. 당시 돈 없는 집 장남과 돈 없는 집 장녀의 교육 정도를 생각해보면, 그게 왜 차별 때문인지 알 수 있다. 명예 남성들은 이 어려운 세상에서 여자로 살기 어려우니, 남자처럼 살 수 있었던 것이고 자기도 모르게 가부작정인 철학을 몸에 갖고 있는 것이다. 내 안의 가부장성에 도전해야 하는데, 명예남성은 그걸 당연한 줄 알고 산다."
[전문가 연쇄 인터뷰1-2]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본 강남역 사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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