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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요즘 다들 살기가 어떠세요?

질문 조회수 : 5,653
작성일 : 2016-05-26 03:23:24

분당사는 30대초반 직장인이예요. 결혼한지 몇달 안됐구요.

사실 저는 남들이 다 요즘 세상이 흉흉하다 위험하다 할때도

남편 만류에도 혼자 제주도 올레길 여러번 다녔을 정도고

혼자 해외여행하는것도 좋아하고(물론 관광지 유적지 위주로만

다니기, 저녁 7시전에 숙소 도착한다는 원칙이 있지만).

친구도 꽤많은데 제가 책읽는걸 좋아하고 혼자 생각하는것도

좋아해서 혼자 고기집가서 고기도 구워먹은적 몇번 있구요.

사는곳이 분당에서도 번화가라서 밤늦게 야근하거나 어떤

사정으로 늦게들어가게되어도 항상 길거리에 사람이 넘치고

아파트는 늦은시간까지 야광봉들고 경비분들이 순찰다니시고...

근데 오늘 집에 오는길에요. 일이 너무 힘든날이어서 버스 3정거장

전에 내려서 바람쐬며 걸어왔어요. 저녁 9시쯤에요.

인파가 길에 많았는데 어떤 남자가(누가봐도 눈이 풀린듯한)

계속 따라오는 느낌을 받았는데, 뭐가 번쩍여서 보니까 손에

맥가이버칼을 들고있더라구요.

정신없이 편의점에 들어가서 남편에게 전화를 하고 기다렸는데

아직까지 심장이 두근거리고 그남자의 눈빛이 잊혀지지가 않아요.

정말 여자분들, 길걸을때 이어폰끼고 걷지마시고 항상 인파 많은곳으로

정신 똑바로 차리고 앞뒤양옆 신경써서 다니세요.

82에 어두운 사회분위기 얘기 쓰고싶지않았는데 요즘 심각한게

저희동네만 해도 실직자인듯한 30-50대 남자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전국으로 따지자면 강남같은 뚜렷한 부자동네는 아니라도

분명 중산층 이상인 동네인데 당최 좋은데 취직했다는 젊은이들

얘기는 들리지도 않고요(학군좋은 동네라 좋은대학들 많이나왔어요).

대기업은 칼바람이 몰아친다는둥 신규채용은 늘지를 않고

재벌들이 돈줄 다 틀어쥐고 아래로 분배가 도저히 안되니까...

요즘 저같이 무딘 사람도 느껴요. 이게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다,

사회가 붕괴직전이다라고요(이미 약자를 위한 사회안전망은 없죠).

오늘 인생을 포기한듯한 40대 남자의 살기가 보이던 눈빛을 보니

이게 과연 내가 조심한다고 조심이 되는 세상인건가,

너무 무섭습니다. 정말 이대로 괜찮을까요?

우리나라 심각한거 아닙니까? 다들 어떠세요...

82에 10억은 우스운 부자들이 많아서(실제인지 허세인지 모르나)

체감이 안되시는지요? 이대로라면 우리나라는 정말 큰일이다,

길에서 남자가 여자를 죽이는것부터 시작해서 남자가 남자를

아무렇지도 않게 죽이는 세상이 오겠구나.

요몇일 흉흉한 살인기사며 요즘 회사상황하며 오늘 겪은일하며...

사회가 위험수준을 넘어선거 같아 두렵네요.

대기업다니면서도 느끼는게... 신입 더 뽑아도 될거같은데,

분명히 국내에서만 놀지말고 외국으로 나가서 경쟁적인 제품을

만들어야하는건데, 사회공헌활동을 기업규모에 걸맞지않게

너무 적게하는거 아닌가, 협력업체들 너무 비인간적으로 쪼는거

아닌가. 이런 고민을 속으로는 해왔어요.

근데 이 사회문제를, 과연 저같은 소시민들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나가야할지 막막해지는 밤이네요.

게다가 여기 82에 혼자살겠다는 비혼 여자분들 많은데,

자의반 타의반 결혼못한 남자들의 분노가 결국에는 힘에서

약자인 여성에게 향하게 될거라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사족 덧붙이자면, 제주도 관련 카페에 "여자 혼자서

올레길가도 괜찮을까요, 여긴 인기 코스라 괜찮지않나요"

많이들 물으시던데 여자 두명도, 남자 한명도 위험하다는

생각입니다. 인기코스부터 비인기코스까지 두루 다녀보니까

제주도가 섬 특유의 스산한 기운이 있는 동네더군요.

이건 올레길 많이 걸어보신분들은 느끼실텐데, 아무리 인기코스를

가도(7코스 등등 다 포함) 곶자왈처럼 숲길도 있고요.

아스팔트길이 깔려있는데 집은 하나도 없고 바다만 옆에 있는

길도 많아요. 여자들이 지킴이 목걸이 걸고다녀도 아시다시피

죽고나서야 발견될거 같더군요.

이런글을 새벽에 잠못이루며 쓰고있는 저도 저지만,

어쩌다가 이렇게 사회안전망 조차도 없이 한번 실패한 사람들은

그대로 사회 낙오자가 될수밖에 없는 세상이 되었는지...

나라에 희망도 안보이고, 저처럼 멀쩡한 사람도 이런 생각이 드는데

실직하셨거나 기타등등 이유로 경제적으로 힘든 많은분들...

이제는 힘내라는 말을 건네기에도 무색해져버린거 같아요.

오늘 교묘하게 칼든거 안보이려고 손으로 바짝 칼을 쥐었는데도

운좋게 칼날이 어딘가 반사되어 반짝여서 알수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저정도로 칼을 주먹안에 꽉쥐었는데 손이 분명히

칼날에 조금이나마 베였을거 같아요.

강남역이나 동래 마트처럼 번화한데서 살인과 폭행이 일어나는것도,

다 너무 무섭네요. 아무것도 믿을게 없어서요...

게다가 일부 남자들이(퍼센테이지가 얼마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여성들의 비명과 절규를, "남혐으로 몰고가지마라"며

단정짓듯 입에 올리고싶어하지도 않는 기이한 현상을 보며

또한번 놀라고 좌절하게 됩니다.

남편이 인터넷 댓글 잘 안보는데 어디서 이런 또라이글들이

많아졌냐고, 경제가, 사람들 사는게 말이 아닌가보다 하더라구요.

IP : 110.70.xxx.193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bg
    '16.5.26 3:28 AM (218.152.xxx.111)

    인터넷에서 댓글달다 맘에 안든다고 칼로 찔러 죽이겠다고 협박하던 사람도 있던데요 ㅋㅋ

  • 2. bg
    '16.5.26 3:31 AM (218.152.xxx.111)

    양아치들 협박하는 방법들도 가지가지에요.

    남자든 여자든 자기 목숨이 다 되면 가는거죠 뭐.

    재벌님들한테 거슬리면 사람 몇 죽이는거 일도 아닌 세상 아니겟어요 ㅋ

  • 3. 123
    '16.5.26 3:43 AM (211.108.xxx.216)

    일찍 눈치채고 큰 일 피하셔서 다행입니다.
    원글님이 말씀하시는 위기의식에 공감해요.
    여혐 범죄가 이슈가 되자
    남자를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지 말라며 마치 성대결인 양 몰아가지만
    여혐도 결국 본질은 약자에 대한 공격이죠.
    현재 경제적,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분노는
    아마도 같은 경제적, 사회적 약자 중에서 체력도 약한 사람들을 향하게 될 겁니다.

  • 4.
    '16.5.26 3:56 AM (116.125.xxx.180)

    밤늦게 택시 타도 안되겠죠? 카카오택시는 안전하려나

  • 5. 그러니까요
    '16.5.26 4:07 AM (91.113.xxx.91)

    나 혼자 잘먹고 잘 살겠다고 급식거지니 뭐니 지랄하면서 새누리당 찍은 결과가 이런 사회에요.

  • 6. ㅁㅁㅁ
    '16.5.26 4:08 AM (77.99.xxx.126)

    대낮에 번화가에서 오늘 폭행당한 아주머니랑 아가씨는 얼마나 더 조심해야 하는 걸까요?
    실직은 남자만 하나? 여자도 실직 하구요
    어차피 같은건데 참..여자란 이유로 사는게 힘든 나라네요
    실직하거나 정신질환 있는 여자가 남자 칼로 찔러 죽였다거나 길 가는 사람 폭행했단 소리 들은 적 없네요

    조심한다고 될 일이 아닌 것 같아요
    뭘 더 조심할 게 없으니까요
    그럼 나중엔 진짜 히잡 쓰고 돌아다녀야 할듯요

    나라는 도대체 왜 존재 하는건지 참으로 답답

  • 7. ㄱㄱ
    '16.5.26 4:28 AM (219.249.xxx.159)

    저도 오늘 오전 10시쯤 버스타러 아파트 나가면서 이렇게 가다가 나도 죽을 수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지금 저 앞에 저사람이 날 찔러죽이면 난 끝이구나, 하는 생각요. 왜이렇게 세상이 무서워진걸까요?

  • 8. 원글
    '16.5.26 4:39 AM (110.70.xxx.193) - 삭제된댓글

    이게 일차적으로 여자들이 육체적 힘이 약하다는 이유로 당하는것은 당연하고요. 역사적으로도 여성이 참정권을 가진게 그리 오래되지않았고, 아직도 가정폭력과 성폭행이 만연해서요.
    또하나의 문제는, 지금이 마치 전쟁이 끝난후의 20세기같다는거예요. 선진국에서, 전쟁터에서 돌아온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단순노동 일자리를 많이 뺏기자 길거리에서 마구잡이로 여자들을 폭행하고 분풀이의 대상으로 삼았었죠.

    이러나 저러나 또라이한테 잘못걸리면 죽는건 마찬가지인데, 호신술배우고 소형 전기충격기 안보이게 늘상 손에 쥐고다녀야하나. 정말 심각하게 고민해보는 새벽이네요. 어차피 전기충격기 제대로 사용못해서 가해자의 분노를 더 불러일으키는 상황이라해도, 죽는건 매한가지일테니까요.

  • 9. 경찰에
    '16.5.26 5:40 AM (117.111.xxx.227)

    신고는 했나요?

  • 10. ㅇㅇ
    '16.5.26 7:49 AM (1.237.xxx.109)

    보수정권8년...우리보수가 원하는사회죠..국정원이 하는짓보세요.그들은 우리 사회곳곳 분열이 목표인듯싶어요.그대로 착착 돼가는즌ㅇ

  • 11. 분위기
    '16.5.26 8:24 AM (210.205.xxx.133)

    이건 뭐 여혐이아니라 약혐이예요.나보다 약한 여자,노인,아이,장애인,저소득층...
    꼭 신체적 상해뿐 아니라 아니라 의식전반에 깔고 한 수 아래로 보는거죠..

  • 12. 호주이민
    '16.5.26 8:43 AM (1.245.xxx.158)

    붕괴직전인것 맞아요 곪아터질지경,,,앞으로 저런 분노범죄 많아지고 그대상은 약자가 되겠죠

  • 13. 요즘
    '16.5.26 9:00 AM (175.203.xxx.195)

    세상이 흉흉해서 차에서는 항상 문걸어 잠그고 있고 아이는 일일이 데려다주고 데리고와요. 밤 8시 이후로는 잘안나가고 택배는 경비실이나 택배함 거쳐서 받으려하고 밖에 나가서 타인과 눈마주치면 싱긋 웃어요. 외국인들이 싱긋웃으며 하이 하는게 총안맞을려고 그런다면서요. 저도 점점 그렇게 되더라구요.

  • 14. 조심
    '16.5.26 10:26 AM (14.36.xxx.12)

    정말 큰일날뻔 했네요.다행이에요.
    여성분들 정말 길에서 절대 이어폰 끼고 걷지 마셨으면해요.
    또 저도 예전에 전철역부터 따라오던 미친놈이 생각나네요
    이상하게 저한테 템포를 맞추고 제가 이상해서 좀 느리게걸으면 자기도 멈추고 제가 걸으면 따라오고..
    옆구리에 신문지로 둘둘만 긴걸 끼고 있던데 순간 저거 칼이구나 싶더라구요
    전 경찰서로 그냥 피했어요.
    요즘같은세상엔 다들 정신 똑바로차리고 사셔야해요

  • 15. ..
    '16.5.26 10:42 AM (124.50.xxx.92)

    흉흉한거 맞아요. 다들 미래가 너무 불안하고요. 폭발하기 직전 같아요.

  • 16. 봄밤
    '16.5.26 11:39 AM (211.219.xxx.89)

    헉, 공포소설보다 더 무서운 현실이네요... ㅜㅜ
    그래도 위험을 피하셨다니 정말 다행이예요.

    우리 사회 문제점은 심각하고 앞날도 어둡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자각하는게 문제해결의 시작이라고 믿어요.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다들 힘을내요.
    아이들의 내일은 우리의 현재가 바탕이니까요.
    미약한 힘이라도 조금씩 조금씩 모인다면 그래도 어제보다 나은 내일이 되지 않을까요?...

  • 17. ..
    '16.5.26 1:08 PM (210.178.xxx.203) - 삭제된댓글

    유럽과 미국에서 오래 살다가 한국 들어왔는데..
    한국 정도면 그래도 치안이 많이 좋은 편에 속해요. 아주 많이요,

  • 18. 새누리당
    '16.5.26 3:04 PM (111.65.xxx.109) - 삭제된댓글

    찍은게 잘못이에요22222
    우리나라는 위로갈수록 도덕성이랑 공공성이 심각하게 떨어지는것같아요...
    상류계층일수록 나만 잘먹고잘살면되 이기주의가 더욱 극심한듯....

  • 19. ...
    '16.5.26 6:05 PM (180.65.xxx.174)

    맞아요.. 윗님 말씀처럼..

    우리 나라 정도면..정.말정말 치안 좋은거에요.

    미국의 안전한 카운티도 우리나라만 못해요..

    슬픈현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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