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에 대한 양가감정은 당연한 걸까요?

.. 조회수 : 2,011
작성일 : 2016-05-18 09:49:56
제가 어릴때 엄마는 항상 바쁘셨고, 예민하고 우울하고 화가 나있었어요.
감사하게도 내치진 않았고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셨지만 
안아주기는 커녕 같이 눈마주친적도 대화를 나눌 시간도 별로 없었고, 무슨 말을 하면 과잉반응해서 겁나고, 
또는 엄마 자신의 감정에 빠져있는 상태라 제 얘기를 들어줄 여력도 없었구요.
가끔가다 흘려듣는 엄마 인생을 얘기들을수록 엄마가 안쓰럽고 안됐고,
20대 후반까지는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려는 인생을 살았어요.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불쌍했고, 세상의 전부였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좋은 대학, 좋은 직장 다녔어요.. 돈 벌면 다 엄마 주고
엄마 기쁘게 해주려고 내돈으로 선물을 두개 사서 오빠에게 엄마줘라고 하기도 하고,
(지금도 엄마는 오빠가 준 선물이라면서 보면서 좋아하세요)
그렇게 살다가, 다른 사람들의 엄마 얘기를 들어보고 
내 새끼를 키우고 엄마란 무엇인가 생각하면서 엄마가 좋은 엄마가 아니었구나 알게되었어요.
계속 나를 자기 뜻대로 통제하고 기대고 나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보상받으려고 하는 엄마가 부담스러워서 거리를 두기 시작했어요.
지금도 어쩌다가 엄마에게 어릴적 얘기를 조금 꺼내면 
자신의 인생도 너무 힘들었다.. 무슨 원망이 그리 많냐고 우시거나 또는 불같이 화를 내세요.
그래서 그냥 .... 아무 얘기도 안해요. 

그런 제가 딸에게는 정말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어요.
제가 받지 못했던 관심과 보살핌 사랑을 주려고 정말 노력을 했는데...
딸의 방을 정리하다가 저에 대해 쓴 글을 보았는데... 
"나를 위한다는 말, 숨막히다
(...중략...)
나의 분신이자, 사랑하고 존경하지만 증오하는 존재..."라고 적었네요.

그냥 멍하니 한참을 가만히 앉아있다가, 슬프고,
엄마라는 존재는 원래 이런 운명일까 생각도 들고...
좋은 엄마가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하는 제가, 좋은 엄마가 되겠다는 것이 불가능했었나 싶기도 해요.
목이 꽉 막혀오네요
IP : 39.119.xxx.9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okokon
    '16.5.18 10:01 AM (222.237.xxx.47)

    너무 간섭해도, 너무 무심해도 원망이 생기는 것 같아요...

  • 2. ...
    '16.5.18 10:07 AM (203.255.xxx.49)

    저도 비슷한 경우라 이해합니다.
    불쌍한 엄마인생 내가 다 보상해 드려야지 그러면서 마마걸로 살다가
    뒤늦게 마흔 되어서야 엄마 인생은 엄마 인생이란거 깨달았고
    한동안 엄마한테 원망과 미움이 생겨서 힘들었어요.
    지금도 엄마한테 잘 해드립니다만
    예전보다는 마음의 거리를 두게 되었어요.
    우리 엄마도 잘못하신게 많지만 저역시 울딸한테 내 나름으론 최선을 다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엄마나 나나 다 불완전한 인간인데 어쩌겠습니까
    자식 낳는다는게 애초에 업을 짓는 일이구나 싶어요.
    어느정도 마음을 내려놓고 불완전한 엄마와 나 자신에게 너그러워지도록 해야죠

  • 3. 양가감정이
    '16.5.18 10:08 AM (115.41.xxx.181)

    당연하지만

    어느한쪽을 선택해서 증오하는 쪽을
    선택 하시는게 갈등을 없앨수있습니다.

    양가감정은 쓸모없는 죄책감이 크면 생깁니다.
    사람을 미워하는것은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딸에대한 강박적인 친절함은 보상심리로 작용한거 같은데
    물에서 건줘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식이니

    화가나겠지만

    이것도 님스스로 결핍을 채우기위한 합리화입니다.

    님이 기뻐하는걸 하세요.
    뭐든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합니다.
    균형을 잃지 마세요.

  • 4. 좋은 엄마신듯.......
    '16.5.18 10:10 AM (36.38.xxx.251)

    당연한 거죠.
    딸이 우리 엄마 최고하고 평생 산다면 좋으시겠어요?
    딸이 엄마를 못 벗어나고 엄마를 능가하지도 못한다는 건데.......
    양가감정은 당연한 거고, 영특한 애들일수록 그래요.
    물론 엄마를 증오하는게 영특하다와 같다는 얘기는 전혀 아니고.....ㅎㅎ

    상처받지 마세요. 원글님이 아이의 내면의 동요에 상처받지 마시고
    때로는 무관심하게 품어주셔야
    아이가 자유로운 감정을 갖고 감정이 왜곡되지 않아요.
    아이의 자기만의 영역을 인정해주세요.
    단적으로 말해 뼈속까지 좋은 엄마라고 아이가 무의식까지 받아들인다면
    그건 아이의 인생을 볼때는 절망이라고 봐요. 별 가능성 없는 애가 된다는 말씀입니다.
    그런 거 강요하지 않으시는 좋은 엄마신 듯 해요.

  • 5.
    '16.5.18 11:18 AM (117.111.xxx.123)

    좋은 엄마란 어떤 엄마 인가요?
    저희딸과 관계가 좋다가도 잘안풀리면 엄마탓으로
    귀결 지어요
    딱히 저와 상관없는 일에도요
    인터넷으로 옷을 샀는데 뚱뚱해보여 반품하려니
    자기딴엔 화가 났나 봐요 ᆢ
    엄마가 자기옷엔 관심없고 고를때 안봐줬다 동생옷만 찾아본다 뭐이런식이죠 ᆢ
    아이가 덩치가있고 제또래 트렌드가 있으니
    전 아이뜻에 따르고 충고정도 하거든요
    아무튼 지나친 간섭을해도 방목을 해도
    아이는 엄마에게 다 만족할수 없는거 같아요
    자기 인생 버리고 아이에게만 지나친 희생하는 어머니도
    자녀들이 좋아할까요
    전 엄마없이 자라 좋은엄마 되고싶은데
    너무 어려워요 ㅠ

  • 6. mbc다큐스페셜
    '16.5.22 6:35 PM (203.238.xxx.63)

    안녕하세요.
    MBC스페셜 제작진 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희가 이번에 '엄마와 딸'이라는 주제로 방송을 준비 중에 있는데요.
    선생님께서 쓰신 글을 읽고 어머님 관련 이야기를 더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댓글 남기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희가 가족갈등 전문가 최성애박사님과 함께
    관계개선 워크숍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워크숍이 선생님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싶습니다.
    워크숍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http://www.imbc.com/broad/tv/culture/mbcspecial/notice1/index.html
    위의 주소로 확인하실 수 있고,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02)789-1580으로 연락주시면
    자세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59811 고1 과학 국어 학원 보내야할지요? 1 2016/05/22 1,380
559810 요즘 힘든일로 기도중입니다.. 신심을 깊게하는 영화 있을까요? 18 사랑합니다 .. 2016/05/22 3,472
559809 일본 원폭에 관한 소설 제목 찾고 있어요... 3 저질 기억력.. 2016/05/22 524
559808 제주도 70대 혼자여행자 숙소 문의 8 제주 2016/05/22 2,414
559807 세월호768일) 미수습자님들이 꼭 가족분들과 만나게되시기를. ... 7 bluebe.. 2016/05/22 393
559806 김..안굽고 먹는게 영양가가 높을까요? 7 하늘 2016/05/22 2,515
559805 아이가 다섯에 나오는 임수향 치마요 1 감떨어져 2016/05/22 1,449
559804 시티즌 시계 40~ 60만원대 괜찮나요?? 4 하오더 2016/05/22 1,306
559803 닭발은 어떤 맛인가요? 4 궁금 2016/05/22 1,684
559802 전기 스팀 요리기구 살건데 주의할점? 1 dd 2016/05/22 637
559801 해태의 구운양파 맛있네요 6 .. 2016/05/22 1,311
559800 담임면담시 내용 다 외우시나요? 6 용량부족 2016/05/22 1,716
559799 무식한 질문 드릴게요 2 2016/05/22 1,003
559798 목동 자전거 어디가서 살까요? 8 궁금... 2016/05/22 1,063
559797 기아자동차 근처에 생기는 아파트인데, 페인트냄새날까요? 2 ... 2016/05/22 1,132
559796 급질..총각김치에는 양파 안넣나요? 5 -_- 2016/05/22 1,297
559795 시어머니편만 드는 남편.. 5 ..... 2016/05/22 3,337
559794 에효 공부하러도서관인데... 4 .... 2016/05/22 2,356
559793 음식물쓰레기를 냉동실에 모으는 시어머니 161 다른생각 2016/05/22 35,674
559792 옷장 정리 하는데..입을 여름옷이 정말 한개도 없네요 4 ... 2016/05/22 3,371
559791 문상시 묵념도 괜찮나요? 2 고맙습니다 2016/05/22 1,423
559790 천재인분들이 굉장히 많은가봐요 15 놀람 2016/05/22 5,690
559789 아직도 살아 있는 역사 518 2016/05/22 419
559788 제가 티비 보고있는데 남편이 티비를 꺼버렸어요 8 티비도 못봐.. 2016/05/22 2,858
559787 유럽서 카페 (바리스타) 일하시는 분 계세요? 8 --- 2016/05/22 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