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또!오해영 6회 리뷰) 지구는 박살 나는 걸로..

쑥과마눌 조회수 : 4,002
작성일 : 2016-05-18 03:41:40
예전부터 우리 엄니 늘 말씀하셨지요
이것 저것..다 해도..
너는..나이 먹지 말아라..
참..말도 못하게 후지다..
그래도, 나이 먹어 좋은 것도 찾을라니 있더만요.
드라마를 보면 빙의가 쉽다는 거.
또! 오해영을 보면서,
같은 물인 우리3급수 오해영한테 빙의하다가, 
순한 눈망울로 불행하기로 결심한 에릭한테  빙의 하다가.
이제는 돌이키기엔 너무 와버린 이쁘고 얄미운 다른 오해영한테도 빙의하다가
요년 봐라..하던 오해영모친한테도 빙의하다가,
묘한 웃음 날리며 에릭을 뚫어지게 스캔하던 오해영부친에다가도 빙의하다가,
입초사가 방정인 오해영작은 엄마한테도 심지어 빙의하다가,
그러다가, 예지원의 장면에서 빵하고 이입되어서,
그녀가 흘리는 눈물에 따라 울고 말았다는..
이제 인생사 반세기가 가깝게 나이 먹다 보니
그까이꺼 살다보면 구비구비
어느 입장도 별로 이해 안되는 구석이 없지만,
그래도 오늘은 예지원이 제일 짠했어요
 
예지원이 회식자리에서 샹송을 부를꺼라는 모두의 예상을 박살내고,
요리 보고, 조리 보는, 둘리를 불렀을 때부터,
노처녀계의 사차원 멘탈의 복선은 스케일 크게 깔리고 있었나 봅니다.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미자씨도
둘리가 얹혀 산 고기동씨의 자택도 모두 쌍문동이였으니..
힌트를 얻을라믄 참말로 진작에 얻었을 것을...
 
아무도 잡아 가지 않는 그 어두운 밤길이
그저  쌍문동이 평창동으로만 바뀌었을뿐
밤길지킴이 아줌니의 에스코트 거듭된 거부에도 불구하고
박이사의 늘 풀어 헤친 머리결에는
보고 싶고, 또, 보고 싶지 않았던 외계인에 대한 그리움의 상징이...
동춘써커스에 나가도 될만한 일리터 물통 원샷 스킬에는
참 모질게도 끈질긴 외로움이 새겨져 있나 봅니다.
 
다 알고도 편들어 주지 않고
다 알고도 갈궈주는 속 깊은 상사의 프로페셔널리즘으로도..
온 동네방네를 지그재그로 스텝 밟으며 돌아 댕기다가
자식 등꼴에 빨대 꽂은 허자이 여사를 낚아채는 카리스마로도 ..
낚아 채고도, 몰아 부치지 않으며..
눈치 채고도, 아는 티 안내며..
아닌 것 같으면서도, 경계를 그어주고..
무심한 듯 하면서, 배려해 주는 내공의 달인이면서도
도저히 어찌 갈무리 되지 않는
인간 그 디자인 자체의 근원적 하자인
..그 허한 마음..
 그 거이 웬수라서
오늘 밤에도 술 처먹고
미친년 꽃다발로 머리 풀어제치며
이리저리 걸어다니다 늦어야만 GPS귀가하는 그녀를 위해서..
이젠 액자속에서만 빛나는 그녀의 청춘을
등너머로 눈물 짓는 그녀를 위해서..
그녀 말대로, 아무래도 외계인은 꼭 와야만 하겠네요.
그리고, 지구는 꼭 박살나야 하겠네요
IP : 72.219.xxx.6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5.18 4:00 AM (1.229.xxx.14)

    드라마 후기 퀄리티가 남다르시네요.. :)
    저는 오늘 예지원 회상씬에서 지현우가 나오길 바랬답니다.. 올미다 정말 재밌었는데 말이죠.
    쌍문동 ....
    생각지도 못했는데 그래서 둘리를 불렀나 보네요. ㅌㅋㅋ

  • 2. 쑥과마눌
    '16.5.18 6:24 AM (72.219.xxx.68)

    아..지현우도 좋겠네요
    저는 예지원은 김지석이랑 엮는 걸로 추천 한방 합니다.
    술먹고 필름이 끊긴 김지석을 미친 꽃다발 예지원이 화악~
    네..네..아줌마 썩은 생각 맞구요^^

    다만, 에릭이 환상을 보는 것이
    에릭의 뇌에 관련된 큰 병의 한 증상으로 복선까는 것이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해피엔딩 좋아해서리..
    암만 명작이라도 슬픈 기세가 보이면 가차없이 버릴랍니다.

  • 3. ㄹㄹㄹㄹ
    '16.5.18 7:32 AM (223.62.xxx.19)

    후기 재미납니다
    감사합니다
    감정 절절이는 안되지만 막연히 뭔가 막 알것같은
    긴가민가 하는 수준입니다만
    후기 덕분에 더 풍부해졌습니다

  • 4. 어제
    '16.5.18 10:07 AM (121.168.xxx.157)

    예지원 연기 좋았어요.
    전 눈물바람이였어요.

  • 5. 썸머스노우
    '16.5.18 12:44 PM (211.38.xxx.163)

    후기가 이렇게 우아하게 할수 있군요~
    드라마보다 쑥님 후기가 더 드라마 같네요,,
    종종 올려주세요^^

    어제는 다들 짠~한 회차였어요,,
    예지원의 지구박살에 공감하며...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77076 썩은 똥보다도 더러운 현재를 거슬러 올라가 옛 얘기 세편 꺾은붓 2016/07/18 682
577075 노인들은 왜 젊은사람들이랑 놀고싶어할까요? 57 ........ 2016/07/18 9,912
577074 이진욱, 유상무등의 논란을 보면서... 10 모모 2016/07/18 3,805
577073 초등 여아 실내 수영복 어떤거 입나요? 3 강습용 2016/07/18 5,031
577072 170cm에 68~70kg 어떤느낌이세요? 21 .. 2016/07/18 22,072
577071 임신초기 비타민이나 영양제 추천 좀 해주세요~ 1 예비맘 2016/07/18 949
577070 저는 공부를 하면 배가 고파요. 5 999 2016/07/18 1,080
577069 오이지 만들때 그 특유의 오이지맛 안나게 하는 방법 있나요? 7 ... 2016/07/18 1,118
577068 도와주세요. 집에 있는 것이 확실한 친구가 연락이 안 돼요 13 걱정 2016/07/18 4,223
577067 남편이 밉상일 때..== 3 -- 2016/07/18 1,126
577066 6년된 삼성 에어컨 부품이 없다네요 12 11 2016/07/18 3,124
577065 26만원짜리 쓰레기통 , 가치가 있을까요? 29 ... 2016/07/18 5,861
577064 요즘 된장찌개와 누룽지숭늉 해먹고 있어요 1 삼시세끼때문.. 2016/07/18 966
577063 가난은 당신의 뇌도 바꾼다 13 .. 2016/07/18 6,203
577062 단종된 향수를 샀어요. 7 추억 2016/07/18 3,193
577061 성주 사드배치는 끝났다!!! 3 성주는 끝 2016/07/18 1,708
577060 앙금케이크 때문에 찜기를 샀는데요 나야나 2016/07/18 1,061
577059 한국에서 미국 가는 항공권 가장 싸게 구입하는 방법은 무엇이가요.. 6 ... 2016/07/18 1,637
577058 중딩 영어 자습서 cd나 문제집듣기 cd..mp3사면 2 기계치 2016/07/18 545
577057 드라마 관련 설문 부탁드립니다 (고딩 소논문 작성 용도) 잠시만 2016/07/18 437
577056 자동차 접촉사고 났는 데 좀 이상해요 12 000 2016/07/18 2,811
577055 시어머니 13 귀여워 2016/07/18 3,694
577054 마늘짱아찌 수명...? 3 12e 2016/07/18 914
577053 제주게스트하우스 2 숙소 2016/07/18 857
577052 시판 피클 중,물컹거리지않고 아삭한 식감 살아있는 오이피클 아.. ㄹㄹ 2016/07/18 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