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5.18이네요.
그당시 전 7살 이었는데요 . 아버지 직장때문에 잠시 광주에 살고 있었어요.
가정형편이 넉넉치 못해서 유치원에 못다녔고 매일 아침 유치원 가는애들을 창문 넘어로
지켜보는 제가 불쌍해서 엄마가 저를 4월 중순무렵에 억지로 학교에 입학을 시켰지 뭐에요.
그런데 학교를 다닌지 얼마 안되서 휴업에 들어가고 집에서 숨죽이고 며칠을 있었어요.
잘 기억은 안나는데 집앞에 파출소가 있었는데 활활 불에타는 모습을 집 옥상에서
바라봤던 기억이 있어요.
어려서 잘 기억이 안나는데 엄마 말에 따르면 5.18 때 죽은 사람들 중에 애국지사들도 많겠지만
정말 아무 이유없이 구경나갔다가 죽은 사람이 정말 많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그당시 동네가 그 지경이 되었는데 슈퍼 아저씨가 생필품을 다 차분하게 나누어 주었고
사람들이 질서있게 받아갔다고 했어요.
저희 가족이 그당시 광주에 있어서 서울에 있던 친척들이 연락이 한동안 안되서
걱정 많이 했다구 하더라구요.
그당시 저희 아빠도 데모하러 나간다구 난리를 치는데 엄마가 정말 바지 잡고 매달렸데요.
기분이 너무 않좋다구요. 그런데 그날 사람들이 정말 많이 총 맞아 죽었다구 하더라구요.
옆집 아저씨도 구경나가셨다가 돌아가셨어요.
자세한 상황은 지금도 잘 모르겠지만 정말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 많아요.
사람들이 억울하게 죽어 나가도 별로 개의치 않는 이 나라를 보면서 참 회의감이 많이 들어요.
강자가 약한자를 마구 마구 짓밟는 나라라는거 느낄때마다 참 싫어집니다.
내일이 5.18이라고 하니 어렸을때 파출소 불에 타던 장면이 생각나서 몇자 적어봤습니다.
내 가족중에 한사람이 그렇게 아무 이유없이 죽어야 했고 아무 보상도 아무 사과도 받지 못한다면
너무 슬플거 같습니다.
5.18도 세월호도 군대에 가서 죽은 젊은 사람들....
돈이면 권력이면 무엇이든 다된다는 세상이지만 내일 하루 정도는 힘없이 죽어간 사람들에 대해서
한번 정도는 생각해봐야 좋을듯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