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모, 유모>
진중권씨는 호남사람들의 투표성향을 보고는 '전라인민공화국'이라고 충격적인 비아냥을 하였다. 유시민씨의 말은 더 충격적이다. '호남의 노무현 지지는 암 환자가 모르핀 주사 맞은 것.' 사실 이들 '도날드 진럼프', '유럼프'의 언어라는게 그간 너무도 일관되고 한결같은 악의였던지라 기실 놀랍지도 않다.
다만 이런 분들이 어떻게 여즉껏 오피니언리더로서 자타공인 지식인연 할 수 있는지, 나는 그게 더 궁금하다. 정상적인 사회에서는 이 정도의 과격한 혐오발언자들은 매스미디어에서 아예 영구 퇴출되는게 정상이다. 그런데 그게 안된다. 이들이 하나 같이 젊은이들의 환호와 예찬을 받는 폴리틱 아이돌politic idol들이기 때문이다.
팟캐스트 방송은 이들의 혐오 발언이 거침없고 자유로이 청춘 대중들 사이를 유포되도록 하는 첨병이다. '나꼼수'가 어떻고, '파파이스'가 어떻고. 이런 컬트cult적 방송 컨텐츠와 출연진, 그리고 그런 서브컬처sub-culture적 정치악담을 열광하며 이어폰을 꼽고 몰래 몰래 즐겨듣는 청춘 청취자들. 평균적 대중들의 관심 밖에 있다보니, 이런 방송들은 스스로 자정되기도 어렵다. 주류 사회 외곽의, 사람들 시선이 잘 닿지 않는 음지의 팟캐스트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타고, 사교邪敎적 메시지들이 '트렌드'와 '유행'이라는 명목으로 청춘들 사이를 떠돌고 있다.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스스로를 제법 식견과 사회적 소양을 겸비하고 있다고 여기는 이삼십대 청춘들일수록 더 그렇다. 이런 무서운 악의와 혐오도 '정치얘기니까 괜찮아.'라거나 '우리는 지금 비난이 아닌, 정의에 관해 논하는거야.'라는 식으로, 자기 내면의 악마성을 별일 아닌 것처럼 애두르는 멘탈리티!
정상적인 사회, 통념적 인식론에서 스스로가 부지불시간에 유리되어가는건 아닌지, 늘 긴장하고 예리하게 자기 감시할 때다.
그런데 정말 '욱'하는 한가지. 호남사람들이 얼마나 미우면 저런 소리를 다 들으라며 해댈까. 나는 저 분들에게 백원짜리 하나 꾸어본 적 없는데. 젊은 시절, 충장로와 전남대 후문 벤치에서 저들 책 밑줄 그으며 읽었던 기억이 스스로 낯뜨거울 따름이다. 그저 결심할 뿐. 나는 저리 늙지 말아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