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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길고양이 고민입니다

돌니 조회수 : 1,665
작성일 : 2016-05-14 19:06:06
이사 오기 전에 밥 주던 길냥이가 있어요.
정들이면 안 된다는 거 아는데 그러고 말고 할 틈도 없이 이 놈은 지나다 우연히 밥 얻어 먹고 당장 다음날부터 우리집에 출근 도장 찍기 시작했어요.
새끼 낳고는 안 보이더니 누군가 데려다가 중성화시키고 풀어줬더라구요. 그렇게 1년 가까이 밥과 물 주고 집도 한쪽에 만들어주고요.
근데 제가 이사를 왔어요. 버스 타고 3정거장 거린데 매일은 못 가고 가끔 가서 밥 챙겨주고 있어요. 가서 부르면 반갑게 달려와서 밥 먹는데 울컥해요. 윤기 좔좔 하던 놈이 몇 주만에 꾀죄죄해진 거 보면 마음도 아프구요. 문제는 이사 나온 집이 곧 헐릴 예정이라는 거예요. 이런 경우 냥이는 근처에 자리를 잡을까요? 미리 집을 옮겨줘야 하는 건지, 옮긴다고 얘가 알고 이동을 할지도 모르겠구요. 집 헐 때 알고 잘 피하겠죠? 언제 헐릴 지는 저도 정확하게는 몰라요.
사실 데려와서 키워야 하는 건가 고민은 계속 했어요. 그런데 제가 13살 11살짜리 노묘 세 마리를 키워요.
지금은 괜찮은데 앞으로 큰돈 들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고, 세 마리 중에 한 마리가 좀 까칠해서 유기묘 임보할 때도 매일 싸워서 힘들었거든요. 울 애들이랑 잘 지낼지도 모르겠고. 결정적으로 제가 네 마리를 감당할 수 있을까 자신이 없어요. 털이며 관리며 울 애들이 셋 다 변기 훈련이 돼 있는데 길냥이 데려와서 적응 못하면 내가 스트레스 안 받고 참아낼 수 있을까 싶기도 하구요.
결국 길냥이가 안됐긴 하지만 입양할 만큼의 애정은 없는 거겠죠? ㅜㅜ
그럼에도 불구하고 밥주러 갔을 때 애처롭게 울면서 와서 반가워하던 모습이 자꾸 떠오르고, 혹시 잘못되면 어쩌나 걱정도 되구요.
관심을 딱 끊지는 못하겠지만 그렇다고 딱 입양을 하지도 못하고 고민중인 저 어쩔까요?
같이 사는 동생은 데려와야지 어쩌냐, 죽으면 제 책임이라고 겁주네요.
IP : 223.62.xxx.64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5.14 7:07 PM (1.220.xxx.246)

    헐리더라도 근처로 이사하니까 지금처럼 이삼일한전 가봐주시면 안되나요?
    어차피 길냥이들 오래못살아서요ㅠㅠ

  • 2. 원글
    '16.5.14 7:11 PM (223.62.xxx.64)

    계속 밥은 줄 거예요. 근데 정말 어느 날 죽어 있는 거 보면 죄책감 들 거 같은데, 지금 당장 입양할 자신은 없고 그게 고민인 거죠...

  • 3. ....
    '16.5.14 7:13 PM (1.220.xxx.246)

    모든 고양이를 집에들일수는 없어요.
    우선은 내가할수있는 거를 하시면서
    상황이달라지면 그때 맞추시는수밖에요.
    너무 미리고민하지마세요.

  • 4. 유난히
    '16.5.14 7:14 PM (112.153.xxx.100)

    살가운 냥이들이 있어요. 저도 이사오면서 헤어진 정든 냥이 생각이 나네요. 누구야~~부르면 번개같이 와서 드러눕고 비비고 했었죠. 그런데 나중에 알았지만 그 애는 다행히 저말고도 보살펴주는 맘들이 꽤 있었어요.

  • 5. ..
    '16.5.14 7:16 PM (110.12.xxx.64)

    저도 마당냥이땜에 집을 못팔고있어요
    6년넘게 밥주는데 나 이사가면 굶어죽을까봐서요...

  • 6. 이사간 집을
    '16.5.14 7:32 PM (221.138.xxx.184)

    알려주시면 새집 쪽으로 옮겨오지 않을까요?
    새 집 쪽으로 데리고 가서 한두번 밥을 주셔보시면 어떨까요?

  • 7. ....
    '16.5.14 7:46 PM (1.220.xxx.246)

    윗분. 보통의 고양이는 세정거장이나.못움직여요 ㅠㅠ
    아주 영역이 좁답니다ㅜㅜ

  • 8. 장에 넣어서
    '16.5.14 7:56 PM (112.153.xxx.100)

    새 집 근처에 보금자릴 마련함 어떨지. 그쪽에 텃세부리는 냥이가 있을까요?

  • 9. nn
    '16.5.14 8:28 PM (211.207.xxx.138) - 삭제된댓글

    작년에 제가 밥주던 고양이가 있었는데요.
    주는 밥 먹는 거에 익숙해지니까 사람들 자체를 경계 안 하게 되더라고요.
    스스로 먹이 찾기보다는 사람들에게 가서 애교부리고...
    그런데 어느날부터 안 보이더라고요. 죽었겠지요.
    그때 같이 있었던 다른 고양이들은 종종 보이는데 말이지요.
    하필 그 아이를 본 마지막 날이 춥고 비오는 날이었고 우산 쓰고 가던 저를 한참이나 쫓아왔네요...
    처음부터 모른 척 할 걸 마음이 너무 안 좋아서...ㅠㅠ
    너무 후회되더라고요.

    하여간....
    이미 님이 밥 준거 먹는 거에 길들여졌다면... 웬만하면 데려오는 것이 어떨까요?
    너무 부담스러우시려나...ㅠ

  • 10. 음..
    '16.5.14 8:48 PM (114.203.xxx.28)

    정든 고양이라서 맘이 불편하겠지만,,, 돌니님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되는데요.
    돌니님이 챙겨주지 못하게 되면 아마 밥주는 곳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도 있구요,,
    그게 안되면 ...ㅠㅠ 하지만 고양이는 생각보다 똑똑해요.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는거 같네요..

  • 11. 돌니
    '16.5.14 10:11 PM (223.62.xxx.64)

    nn님 같은 경우를 걱정하는 거 맞아요.. 그래서 고민인 거예요.
    이 동네는 완전 주택가가 아니라서 데려와서 밖에 자리잡게 하긴 어려워요. 냥이 특성상 잘못 데려왔다가 엉뚱한 곳으로 쫓겨날 수도 있구요.
    꼬질꼬질해진 거 보고 왔더니 너무 심란하네요.

  • 12. .....
    '16.5.14 10:33 PM (43.251.xxx.122)

    저는 그러다가.집에 다섯마리였는데요..ㅜㅜ
    엄마가한마리.남편이한마리.이렇게자꾸늘었어요
    여튼
    셋이나.넷이나.차이는 없는데..
    길냥이출신들이 오래 못살아서
    저희집애들 다 8살못넘기고 갔어요 ㅜㅜ
    이제 세마리남았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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