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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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 돈 버는 일과 부모님..답답,....
저는 20 대 후반입니다 . 학부는 서울대 못 갔지만 다들 괜찮다 하는 곳 졸업했습니다 . 처음에 어문학으로 입학했고 , 학년 올라가면서 영문학 선택하고 철학 ;;; 복전 했습니다 . 학교는 26 살 가을학기에 늦게 졸업했습니다 . 집은 지방 중에서도 작은 소도시고 , 대학 입학할 때도 그랬지만 입학해서도 소위 쩌리처럼 지냈네요 … 성격 탓도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적응도 잘 못하고 , 꾸미고 다닐 줄도 모르고 ,… 그냥 도서관에서 좋아하는 책 읽고 , 관심있는 교양 수업은 충실히 쫓아다니면서 들었습니다 . 그런 방면으로도 경제 가치를 만들어 낼만큼 소양을 쌓진 못했습니다 . 아시겠지만 , 수업 듣고 공부했던 것들 지금 돈 버는데에는 전부 무용지물입니다 . 글도 써서 여기저기 내보기도 했지만 제 부족함만 확인하는 정도였구요 . 졸업 전 후로 심각한 우울증이 좀 오래 있었습니다 . 어릴 때 공부를 통한 출세와 처신만 강요하며 옳지 않은 방법으로 교육시키던 부모 원망 , 뭐 모르는 사이에 아쉽게 흘러간 대학 입학후의 시간에 대한 후회 , 이성교제 한 번 제대로 해보지 못 할 정도로 매력없고 가치 없어 보이는 나 자신에 대한 쓸 데 없는 자기연민 , 지금은 여러모로 괜찮긴 하지만 마음이 건강하거나 하진 않아요 .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긍정적이고 많이 나아졌지요 .
상경 전공이 아니라서 취업 못했다 탓하고 싶진 않지만 , 들었던 수업들도 돈 이 도는 곳과는 무관하거니와 다른 역량들도 부족하고 그래서 … 여러 탓으로 소위 말하는 좋은 곳 취업 못했습니다 . 중소기업 사무직에서도 1 년 안되게 일해보고 , 변리사사무소 등 사무직으로 1 년 좀 안되게 세 번 옮겨서 월급은 200 만원 언저리로 일하고 있습니다 . 고용 안정성이야 많이 떨어지고 , 학창시절에야 성적 좋았고 졸업한 학부이름이 있으니 과외랑 학원 수업 하는 걸로 부수입이 가끔 좀 있어요 .
부모님 두 분은 사고방식도 그렇고 시야도 옛날 분들에 가까우십니다 . 저는 지방 소도시에서 태어나 대학 오기 전까지 거기서 자랐는데 , 부모님 두 분은 거기서 오십 육십 평생을 지내셨으니까요 . 어머니는 제 출생때부터 자식 출세시키고 싶다는 일념 (!) 에 공부를 그 수단으로 택하셨는데 , 그 당시 여성들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던 것처럼 어머니도 상황이 안되서 공부를 많이 해보시진 않으셨어요 . 그래서 중학생인 저를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야한다고 무조건 새벽 한 시까지 책상에 앉혀놓거나 하는 잘못된 방법으로 저를 키우셨습니다 . 감정이 올라오면 매질로 온 몸 때려 훈육하는 게 익숙하셨고 , 대학에 입학해서도 학습에 연관된 .. 그러니까 제가 성과를 내는 거랑 연관된 일이 아니면 돈 쓰는 걸 많이 아까워하셨어요 . 얼굴 피부 질환 심할 때 피부과나 , 20 대초반 교정 , 깔끔하고 예쁜 옷 같은 거요 . 과외나 학원은 필요없다는 데도 중복해서 보내셨지만요 . 이런 기억들이 합쳐져 몇 년 전의 저를 괴롭게 했습니다 . 지금은 부모님 ( 특히 어머니 ) 에 대한 나쁜 기억들이 많이 누그러졌고 , 제게 했던 것들이 어머니께는 최선이셨다 , 마음을 다잡아서 일상에서는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부모님은 그런데 저만 보면 “ 이렇게만 살 수는 없지 않냐 ” 는 말을 하십니다 . 교대나 간호대 재입학하라고요 , 아니면 부모가 생활비 대줄 테니 당장 공무원 공부를 시작하라는 말씀을 수십 번 들었습니다 . 사실 제가 대학입학 할 때도 부모님께서도 , 저도 , 특히 부모님은 세상에 직업이 교사와 간호사와 시청 , 군청 다니는 공무원만 있는 걸로 아셨거든요 . 지금도 고용 안정성 때문에 그런 말씀을 하시겠지요 . 제가 지금 일을 즐기는 것도 아니고 , 특별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안정성과 롱런이 보장되는 직업을 택하는 게 안전하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
그런데 … 저는 지금은 돈을 벌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것들을 하고 싶습니다 . 운동해서 몸 바로 잡고 , 예쁘게 입고 다니고 , 맛있고 좋은 것 먹고 , 사람도 만나고 .. 그런 것들이요 . 지금까지 흘러온 20 대의 시간 속에서 직장을 다니지 않을 때는 부족한 적이 많았거든요 . 우울증 약을 타러 가야 하는데 약값 마련하기가 힘들어서 잔액 긁어 모아서 봉투에 넣어가는데 지하철 환승 놓치지 않으려고 부랴부랴 뛰어 가고 … 이런 기억들과는 거리가 있는 생활을 누리고 싶어요 . 공무원 , 혹은 안정성이 보장되는 다른 직업에 종사하겠다고 모든 걸 다 제쳐놓고 생활비 몇 만원에 예민해지는 예전 생활을 겪어내고 싶지 않고 , 그럴 자신도 없으며 , 그 생활 속에서 피폐해질 제 자신을 압니다 .
제 생각에는 몇 년간은 이렇게 생활하고 , 30 대 초반이 조금 지나서 중반으로 접어들기 전에 직업 안정성을 위해서 액션을 취해야 겠다고 판단하면, 학부나 다른 코스 재입학을 고려하거나 시험 준비를 할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 혹은 짧은 시간안에 학비가 크지 않은 쪽으로 외국 간호학 학부 과정을 재입학 준비하는 것도 고려안에 있습니다만 …. 일단 지금은 지금대로 생활하고 , 필요성을 느낄 시 몇 년 후에 다시 고려해보겠다는 제 생각 … 보시기에는 되도 않은가요 …?
참고로 , 저는 우리나라 공교육 교사 임용시스템이 여러 모로 문제가 있다고 보고 , 제 자신이 초등아이들 교육할 그릇도 안되거니와 여러모로 맞지 않기 때문에 교대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 교육과정을 다시 겪어야 한다면 간호학 정도가 될 것 같아요 . 사업 같은 것 제가 주도적으로 할 깜냥도 안되구요 . 부모님께서는 위에서 제가 말씀드린 부분을 이해하시질 못하십니다 . 부모 다 있고 , 지금까지 굶은 것도 아닌데 뭐가 우울하며 몇 년만 참으면 될 걸 뭐가 문제냐는 생각이시지요 .
그 나이에 집도 사고 , 부모님께 넉넉하게 용돈 드리면서 부모 부양하는 사람도 있는데 철 없다 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런 질책 안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성공적으로 (?) 안착해서 그럴 수 있었으면 저도 좋았겠지만 지금까지의 날들이 그렇게 흘러오지 않았기에 … 결혼은 마음도 맞고 상황도 맞는 사람 만나서 하면 좋겠지만 , 상황이 그렇게 안된다면 결혼생활이나 가정을 꾸리는 데에 목표를 둘 생각은 없습니다 .
제 상황과 지금까지의 삶의 궤적이랄까 … 하는 것들을 적었습니다 . 어머니께서 전화오셔서 교대 재입학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게 부모님 집에 좀 내려오라고 하시기에 답답한 마음에 전화끊고 썼습니다 . 사실 진지하게 이야기 할 게 뭐가 있나요 . 어차피 준비 하는 것도 제 자신 , 후에 국가고시든 임용이든 시험을 치를 것도 제 자신 , 제가 마음먹고 시작한다 결정하면 할 일인데 뭘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자신다는 건지 게다가 부모님 두 분 다 생각하실 역량이 안되시겠지만 , “ 교육 ” 에 대해 생각해보신 적 없이 , 딸이 직업인으로서 교육자가 된다는 것이 어떤 건지에 대해서는 고려조차 하지 않으시고 , 교대라는 단어만 반복적으로 꺼내시는 상황 자체가 답답하기도 합니다 . 같이 가서 저녁 사드리고 시간 보내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 저만 봐도 “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는 없지 않니 ” 하실 부모님 얼굴 마주하고 싶지 않네요 . 어머니께 필요성 느낄 때 제가 한다하면 , 도대체 언제 , 하루라도 빨리 , 항상 같은 레퍼토리입니다 . 지금까지는 피하기만 했었어요 .
1. ^^//
'16.5.11 5:45 PM (221.151.xxx.105)우리주변의 일반적인 부모님이시네요
님께서 자신에 대한 성찰이 깊고
인생을 진지하게 고민하시는만큼
생각하시는대로 사시면 될 것 같네요
열심히 사시고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으시니
점점 더 나은 삶을 사실것 같아요
지금 경제적으로 어렵지않으시면
자신을 가꾸시고
하고싶은 취미도 깊게 즐기시면서
훗날을 도모하셔요
숨은진주를 찾아내는 멋진 배우자도
만나실 수 있을겁니다
생각없이 살아가는 젊은 여자애들이 워낙 많은데
응원합니다
외국간호대유학은 전문유학원과 포털카페를 찾아
정보 많이 모으셔요
사기도 많으니요
간호보조양성소인데 간호전문대라고 속이는 유학원
있다고 들었거든요
힘내세요
내 인생은 내가 만듭니다
우울불안은 날려버리고
빛나는 젊음을 즐겁게 보내셔요2. 차선.최선.
'16.5.11 5:47 PM (125.128.xxx.138)도움이 되길 바래서 로그인 했습니다.
부모님은 안정적인 직장에 취업이 되면 결혼도 비슷한 상대를 만나서
안정적으로 살수 있어서 희망적이라고 생각하시는듯 합니다.
하지만 공부라는것이 본인의 의지가 없으면 힘드는 일인데..
교대에 가는 것이 본인의 적성과 맞는지 생각을 해야겠지요.
저희 조카 교대졸업했지만, 임용에 뜻이 없어 여전히 방황하고 있습니다.
교대에 간다고 성공이 보장되는것도 아니구요~
내가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 삶을 사는것이 내 삶 입니다.
지인중 똑똑하고 공부도 잘했지만. 어쩌다가 결혼을 하게되고
결혼후 자녀를 키우면서 자식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기위해
독하게 공부해서 임용되는 사례도 보았어요3. 글쓰신 님의 소양으로 보아
'16.5.11 7:46 PM (112.160.xxx.226)그만하면 꿋꿋히 잘 버텨 자라오셨고 남은 본인의 인생은 철저하게 본인의 계획과 바램대로 사시기를 바랍니다. 물론 부모님의 의중은 결국 글쓴님의 장래를 위해 재촉하시는 것이겠지만, 본인 스스로의 의지와 좋은 설렘 없이는 어떤 것도 행복한 듯 착각할 순 있어도 진정한 행복의 극치를 맛보기가 많이 힘들지요. 만일 님이 하시고자 하는 바에 지금처럼의 성실함으로 임했을 때 찾아올 만족감은 이제껏 님이 겪었던 보람과 또다른 느낌일 겁니다. 인생은 스스로 책임저야 하는 만큼, 의지가 있다면 극복하셔야지요.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