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버이날 속풀이
외가쪽 친척중 외국에 살고 있는 분이 한국에 들어오셨을 때 저보고 외국에서 공부하면 더 잘 할거라며 유학을 권했을 때, 저 외국에 보내면 당신 어머니, 동생들은 어떻게 살라는 거냐는 말을 제 앞에서 스스럼 없이 하시던 아빠.
친구들이 다 CD플레이어를 갖고 자랑할 때, 워크맨이라도 좀 사줄 수 없겠냐했더니 고모 병원비 때문에 어쩔 수 없다던 아빠..그런데 그 주말 고모네 사촌들이 신형 CD플레이어를 사들고 자랑하더라고요.
제가 살 길은 부모님 그늘에서 못어나 독립하는 것 밖에 없다 생각하고 혼자 외국에 나와 자리 잡은지 10년이 다 되어가네요. 그 사이 저는 결혼을 했지만 아이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아버지도 은퇴를 하시고 좀 나아지려나 싶었는데 어느날 동생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어머니가 쓰러져서 병원에 있다고. 이제 어머니도 좀 살 만 하려나 싶었는데...중병은 아니지만 주기적으로 관리해야하는 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네요. 30년을 넘게 시댁 뒤치닥거리 하고 겨우 얻은게 지병이라니...속상했지만 엄마는 더 속상하실테니까 내색하지 않았습니다.그래도 엄마는 관리만 잘 하면 되다니 다행이라셨습니다. 저러다 할머니보다 엄마가 먼저 가시겠다 싶었지만 제가 할 수 있는게 없더라고요. 여기서 병에 좋다는 약이나 보내드리고 더 자주 전화드리는 것 밖에는요.
그러다 어느날 할머니 친구분이 몸에 좋다는 시술을 받으셨다며 그걸 그렇게 부러워하더라는 얘기를 동생한테 전해들었어요. 아버지는 당연히 할머니도 시술을 예약하셨고요. 결과가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 아버지는 할머니를 물리치료에, 특수 진료에, 다른 시술일정까지 잡으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지난주 동생이 할머니가 음독을 하셨다는 전화를 해왔습니다. 다행히 후유증 없이 회복중이라고요. 도대체 왜 그러셨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시술 후에도 차도가 없고 너무 고통스러워 삶을 끝내고 싶으셨답니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그냥 불쌍합니다. 저는 여기서 뭘 할 수 있는게 없고요. 어머니가 할만큼 하셨으니 되었다고 털고 나오셨으면 싶은데, 어머니 인생이니 제가 좌지우지 할 수도 없고. 이만큼 희생했으면 됐다며 아버지도 할머니를 다른데 모시거나 고모, 삼촌들이 돌아가며 모셨으면 싶지만 아버지 성격상 당신이 다 주관해야 해서 쉽지 않을거고요.어버이날 맘편히 부모님 모시고 식사조차 할 수 없는 제 처지가 속상하네요. 기를 쓰고 외국까지 나와서 이게 뭔 짓인가 싶기도 하고...그렇다고 나몰라라 하기는 제가 싫고...특히 결혼하고나니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글은 조금 있다가 지울지도 모르겠어요.
넋두리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1. 원글님
'16.5.8 2:58 PM (73.225.xxx.150) - 삭제된댓글마음이 말이 아니시겠어요.
각자 지고있는 인생의 무게들이 너무 무겁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더라구요.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고 있는 짐들이 벅차고 안타까와서 뭐라고 하고 싶어도 그 한계들이 너무 클 때가 있더라구요.
외국에서 하실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안타까우실 듯 해요.
연세 들어가시는 어머님께 가능하시면 전화라도 자주 드리고 얘기라도 함께 나눠보시고 사랑한다는 말도 자주 해드리면 어떨까요. 엄마 불쌍하다는 말말고 엄마가 소중하고 좋다는 말씀도 자주 드려보면 좀 그래도 멀리있는 자식에게라도 위안을 받으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동생편에 어머니 따로 용돈도 좀 쓰실 수 있게 챙겨드려서.. 따로 하실 일 있으시면 좀 해보실 수 있게 해드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구요.2. 원글님
'16.5.8 2:59 PM (73.225.xxx.150)마음이 말이 아니시겠어요.
각자 지고있는 인생의 무게들이 너무 무겁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더라구요.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고 있는 짐들이 벅차고 안타까와서 뭐라도 하고 싶어도 그 한계들이 너무 클 때가 있더라구요.
외국에서 하실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안타까우실 듯 해요.
연세 들어가시는 어머님께 가능하시면 전화라도 자주 드리고 얘기라도 함께 나눠보시고 사랑한다는 말도 자주 해드리면 어떨까요. 엄마 불쌍하다는 말말고 엄마가 소중하고 좋다는 말씀도 자주 드려보면 좀 그래도 멀리있는 자식에게라도 위안을 받으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동생편에 어머니 따로 용돈도 좀 쓰실 수 있게 챙겨드려서.. 따로 하실 일 있으시면 좀 해보실 수 있게 해드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구요.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586410 | 자존감 있는 사람은 자기를 무시하는 인간에게 어떻게 대하나요? 22 | 지혜 | 2016/08/16 | 26,207 |
586409 | 커피를 너무 많이 먹으면 어떻게 되나요.. 스트레스받아서 계속먹.. 11 | 라라라 | 2016/08/16 | 3,623 |
586408 | 방금 시댁 재산세 7천만원 내용 글.. 3 | ........ | 2016/08/16 | 4,746 |
586407 | 늑실 늑실한 도둑고양이 7 | 순이엄마 | 2016/08/16 | 1,191 |
586406 | 대한민국은 건국절로 부터 시작되었다 3 | 국가의 3대.. | 2016/08/16 | 683 |
586405 | 그런적 있어요. 시어머니 직장에 전화하셔서 안 끊고 계속 화풀이.. 11 | 저도 | 2016/08/16 | 6,280 |
586404 | 맛있는 빵이 좋아요 | 빵이 좋아요.. | 2016/08/16 | 739 |
586403 | 함틋 수지 보다가.. 7 | 2016/08/16 | 2,427 | |
586402 | 터널 -_- 13 | .... | 2016/08/16 | 3,868 |
586401 | 운동하러 갈때 화장 어떻게 하세요? 22 | ... | 2016/08/16 | 6,963 |
586400 | 외동이라면 역시 부모의 뜻대로 사는 게 좋은 걸까요? 안 맞아도.. 7 | 외동딸 | 2016/08/16 | 1,649 |
586399 | 9월초에 | 속초 | 2016/08/16 | 319 |
586398 | 1인가구 냉장고 질문 6 | ... | 2016/08/16 | 1,132 |
586397 | 컬크림 좀 추천해주세요 | 열대야 | 2016/08/16 | 2,746 |
586396 | 장염 발생했는데 배고파요;; 6 | 흑 | 2016/08/16 | 1,647 |
586395 | 잠이 부족하면 배가 아플 수 있나요? | 덥다 | 2016/08/16 | 411 |
586394 | 주민세가 만원 이였네요 34 | 세금 | 2016/08/16 | 5,142 |
586393 | 뻔뻔한 고양이 21 | .... | 2016/08/16 | 3,952 |
586392 | 과일청 담글때..유리병대신 락앤락에 담궈도 되나요? 7 | 궁금 | 2016/08/16 | 1,571 |
586391 | 자꾸 놀려는 고3아이 1 | 아무도 | 2016/08/16 | 971 |
586390 | 말복 먹거리 추천이요 1 | 말복 | 2016/08/16 | 660 |
586389 | 돌처럼 굳은 흑설탕팩 어떻게 녹이죠? | 흑흑 | 2016/08/16 | 1,934 |
586388 | ADHD... 90년대에 학원 강사했었어요. 8 | ... | 2016/08/16 | 5,930 |
586387 | led 티비로 옛날 비디오 연결가능? 3 | 엄마 | 2016/08/16 | 735 |
586386 | 자동판매기 운영하면 어느정도 수입이 될까요? 5 | ... | 2016/08/16 | 1,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