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젊은 부모들의 (안전)불감증

수영 조회수 : 2,077
작성일 : 2016-05-06 22:02:04

저는 오십대 중반 들어가는 여자이구요.

좀전에 골프연습장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려고 해요.

남편과 둘이 꽤 넓고 긴 실외연습장(드라이빙 레인지) 3층에서 연습을 하고 있었어요.

제 앞 타석이 비어 있었는데, 어떤 이어폰을 낀 젊은 아빠가 3살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 아이와 함께 바로 앞 타석으로 들어 왔어요. 연습하느라고 잘 못보았는데, 샷을 하고 고개를 들어 보니 아빠가 골프백을 풀어 놓고 있는 사이 아이가 쪼르르 뭐라뭐라 하며 3층 난간으로 가 서있는거에요. 아빠는 귀에 이어폰을 끼고 있으며 아이에게 주의를 두고 있지 않고 있어서 전혀 아이쪽을 쳐다보지 않았고, 전 그 순간 너무 놀라서 아이 보라며 소리 쳤죠. 꽤 높은 3층 난간이고 아이걸음으로 두발짝만 디디면 떨어질 상황이었어요.


아마 떨어졌다면 즉사했을 거라 짐작이 ㅠㅠㅠ

정말 머리가 쭈빗하더군요.

아빠는 머슥했는지 위험하다 아이에게 말하며 아이를 타석 벤치에 앉혔고,  뒤에서 연습하던 남편은 그걸 보고 아이와 아빠에게 좋은 소리로 아기야 너때문에 골프장 문 닫을뻔 했다하고 어색한 분위기를 무마했구요.

아빠가 부주의한거까지는 그렇다 할 수 있는데. 앞뒤 타석에서 드라이버를 무섭게 때리고 있는 와중에 이 아빠는 아이가 타석에서 공을 굴리도록 해주면서 자상한 아빠처럼 뭐라뭐라 그 타석에서 아이가 놀게 하더라구요.

이 젊은 아빠는 그게 자상한 아이랑 놀아주는 아빠상이라고 생각하는 듯 했어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게 얼마나 위험한 것이고

타인에게도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라는 것은 설명할 필요도 없지요.

아빠는 아이의 안전따위는 별 문제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완곡하게 아이에게 위험하다라고만 애기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내내 부담감을 가지고 아슬아슬한 마음으로 아이가 내 타석으로 뛰어들어올까봐 맘 조리면서 있었구요.


우리때만 하더라도 안되는 것은 안된다고 아이에게 확실하게 말하고

그 이전에 위험한 곳에는 아예 데려가지 않았는데

요즘 부모들은 그런 관념이 없는건지

저 혼란스럽더라구요.

물론 요즘 부모들 일반화 오류 아니냐고 하실 분도 있겠지만

젊은 부모들은 이런거 지적하는거 아주 싫어하고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거 같았어요.


어제는 제가 갤러리로 골프대회에 갔었는데, 선수들 티샷하는 곳에 자리 깔고 앉아서 세네살짜리 아이들 돌고래소리 하이톤 내며 노는 것도 입으로만 조용히 하라 하지 전혀 말리지 않더라구요.

제가 얼마나 조마조마하고 경기에 지장줄까 염려가 되던지 신경이 쓰여서 제대로 관람도 못할 지경이었구요.

신경쓰여서 약간의 눈치를 줘도 뭐 전혀 신경쓰지 않고 기분나빠하는거 같아서

그냥 참았어요. 험한 꼴 당하기 싫으니까요.


그래도 어제건은 안전과 관련된 것은 아니었지만

오늘은 어찌나 놀랬는지


젊은 부모님들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좀 더 오래 산 사람들의 말이나 행동에도 좀 귀기울여주시고 섭섭하게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IP : 118.220.xxx.82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이고.
    '16.5.6 10:12 PM (118.46.xxx.181)

    골프연습장 애 얘긴 읽기만 해도 제 뒷통수가 쭈뼛해요. 미친 아빠 아닌가요? 스윙하다 맞아도 큰일인게요. 정말 왜 이렇게 안전도 개념없고 기본 에티켓도 없는 안드로메다가 많아지는지 참 말세예요.

  • 2. ....
    '16.5.6 10:31 PM (221.164.xxx.72)

    저런 부모들이, 문제 생기면
    오히려 업주에게는 안전관리 제대로 안했다고,
    골프채라도 맞았다면, 애 주의하면서 안쳤다고
    난리 피울 인간들이죠..
    특히, 식당에서 애들 장난치거나 뛰어 다니다가
    사고나면 가관입니다.

  • 3. 수영
    '16.5.6 10:42 PM (118.220.xxx.82)

    점점 에티켓 없는 사람들이 많아지는거 같아 맘이 무거워졌어요.

    더불어 사는 법, 배려하는 법
    가르치는 것이 우선인데
    젊은 세대들은 그런 걸 배울 기회가 부족했었나봐요.

    경쟁위주로 교육받아서인지 그런걸까요?

  • 4. lol
    '16.5.6 10:49 PM (220.76.xxx.40) - 삭제된댓글

    젊은 사람뿐만이 아니라 나이 든 사람 포함해서 한국사회 전반적으로 안전불감증이 심해요.
    82에서도 강풍특보 때 어떤 엄마가 아이학교에서 이 바람에 사생대회 갔다고 한 글에 아이를 강하게 키우라는 미친 댓글들도 있더군요. 회사 근처 식당 가보세요. 여전히 끓고있는 뚝배기를 그 사람들 바글바글한 곳에서 어떻게 나르고들 있는지....
    사회도 그렇고 사람들도 그렇고 안전과는 거리가 멀어요.

  • 5. ...
    '16.5.7 12:21 AM (58.230.xxx.110)

    드라이버에 맞음 머리뼈 부쉇져요...
    잘못맞는 공도 위험하고..
    저기는 애기가 갈곳이 아닌데...

  • 6. 골프에 미친 아빠죠
    '16.5.7 8:11 AM (210.99.xxx.181)

    애보다는 골프가 우선인거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82791 미국의 중국때리기에 들러리로 나선 박근혜정부 중립외교절실.. 2016/08/05 545
582790 시아버지 교통법규 위반 벌금 아까워요ㅠㅠ 11 2016/08/05 3,469
582789 아일랜드 식탁의자 질문 ... 2016/08/05 398
582788 거실화이트책꽂이 없애는방법? 3 쇼파놓고파 2016/08/05 1,023
582787 마스크팩 추천 부탁드립니다. 더운나라 사람이 쓸거에요. 3 ........ 2016/08/05 1,047
582786 일본 오사카 패키지 많이 비싸네요... 35 여행 2016/08/05 6,891
582785 맞벌이 주부님들.. 시댁 가면 사위와 동등한 대접 받으시나요? 27 궁금 2016/08/05 5,080
582784 이런 경우 다시 교회나가는게 좋은건가요 16 ㅇㅇ 2016/08/05 1,693
582783 고달픈 나의 삶..그냥 넋두리. 19 흙수저 2016/08/05 4,954
582782 내일 제일평화시장 열까요? 2 하마아줌마 2016/08/05 950
582781 흑석동 사시는분들, 어떠신가요? 12 --;;;;.. 2016/08/05 3,878
582780 이럴때 어떡해요? 연장자 왕따 문제~ 61 연장자 2016/08/05 5,844
582779 돈 씀씀이가 커요. 13 돈 씀씀이 2016/08/05 5,967
582778 친일 222명, 해방 후 받은 훈장 440건…‘고문 경찰’ 노덕.. 3 세우실 2016/08/05 446
582777 쌍둥이들 기관보낼때 같은반?다른반? 어떤게 나을까요? 5 고민 2016/08/05 1,278
582776 유럽의 역사 문화같은 책 추천해주세요^^ 3 날날 2016/08/05 687
582775 비염이 원래 이렇게 재발이 잘되나요? 4 ㄴㄷㄴ 2016/08/05 1,003
582774 밀양 맛집 추천해주세요!! 2 궁금 2016/08/05 1,156
582773 8월 4일자 jtbc 손석희뉴스 브리핑 입니다 3 개돼지도 .. 2016/08/05 728
582772 2016년 8월 5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6/08/05 408
582771 미국에 사는 mommy tang(마미탱)이라는 유투버 아시는 분.. 9 너무 웃겨요.. 2016/08/05 10,186
582770 어제 올린 기사 모읍입니다. 1 기사 모음 2016/08/05 402
582769 예쁜 주방용품들 어디서 살 수 있나요? 3 주방 2016/08/05 1,633
582768 초등5학년아이...아직도 떨어져서 안자는데요...ㅜ.ㅜ 20 도브레도브레.. 2016/08/05 4,917
582767 수영도 키크는 운동인가요 7 키작은아들맘.. 2016/08/05 4,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