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젊은 부모들의 (안전)불감증

수영 조회수 : 2,016
작성일 : 2016-05-06 22:02:04

저는 오십대 중반 들어가는 여자이구요.

좀전에 골프연습장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려고 해요.

남편과 둘이 꽤 넓고 긴 실외연습장(드라이빙 레인지) 3층에서 연습을 하고 있었어요.

제 앞 타석이 비어 있었는데, 어떤 이어폰을 낀 젊은 아빠가 3살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 아이와 함께 바로 앞 타석으로 들어 왔어요. 연습하느라고 잘 못보았는데, 샷을 하고 고개를 들어 보니 아빠가 골프백을 풀어 놓고 있는 사이 아이가 쪼르르 뭐라뭐라 하며 3층 난간으로 가 서있는거에요. 아빠는 귀에 이어폰을 끼고 있으며 아이에게 주의를 두고 있지 않고 있어서 전혀 아이쪽을 쳐다보지 않았고, 전 그 순간 너무 놀라서 아이 보라며 소리 쳤죠. 꽤 높은 3층 난간이고 아이걸음으로 두발짝만 디디면 떨어질 상황이었어요.


아마 떨어졌다면 즉사했을 거라 짐작이 ㅠㅠㅠ

정말 머리가 쭈빗하더군요.

아빠는 머슥했는지 위험하다 아이에게 말하며 아이를 타석 벤치에 앉혔고,  뒤에서 연습하던 남편은 그걸 보고 아이와 아빠에게 좋은 소리로 아기야 너때문에 골프장 문 닫을뻔 했다하고 어색한 분위기를 무마했구요.

아빠가 부주의한거까지는 그렇다 할 수 있는데. 앞뒤 타석에서 드라이버를 무섭게 때리고 있는 와중에 이 아빠는 아이가 타석에서 공을 굴리도록 해주면서 자상한 아빠처럼 뭐라뭐라 그 타석에서 아이가 놀게 하더라구요.

이 젊은 아빠는 그게 자상한 아이랑 놀아주는 아빠상이라고 생각하는 듯 했어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게 얼마나 위험한 것이고

타인에게도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라는 것은 설명할 필요도 없지요.

아빠는 아이의 안전따위는 별 문제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완곡하게 아이에게 위험하다라고만 애기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내내 부담감을 가지고 아슬아슬한 마음으로 아이가 내 타석으로 뛰어들어올까봐 맘 조리면서 있었구요.


우리때만 하더라도 안되는 것은 안된다고 아이에게 확실하게 말하고

그 이전에 위험한 곳에는 아예 데려가지 않았는데

요즘 부모들은 그런 관념이 없는건지

저 혼란스럽더라구요.

물론 요즘 부모들 일반화 오류 아니냐고 하실 분도 있겠지만

젊은 부모들은 이런거 지적하는거 아주 싫어하고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거 같았어요.


어제는 제가 갤러리로 골프대회에 갔었는데, 선수들 티샷하는 곳에 자리 깔고 앉아서 세네살짜리 아이들 돌고래소리 하이톤 내며 노는 것도 입으로만 조용히 하라 하지 전혀 말리지 않더라구요.

제가 얼마나 조마조마하고 경기에 지장줄까 염려가 되던지 신경이 쓰여서 제대로 관람도 못할 지경이었구요.

신경쓰여서 약간의 눈치를 줘도 뭐 전혀 신경쓰지 않고 기분나빠하는거 같아서

그냥 참았어요. 험한 꼴 당하기 싫으니까요.


그래도 어제건은 안전과 관련된 것은 아니었지만

오늘은 어찌나 놀랬는지


젊은 부모님들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좀 더 오래 산 사람들의 말이나 행동에도 좀 귀기울여주시고 섭섭하게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IP : 118.220.xxx.82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이고.
    '16.5.6 10:12 PM (118.46.xxx.181)

    골프연습장 애 얘긴 읽기만 해도 제 뒷통수가 쭈뼛해요. 미친 아빠 아닌가요? 스윙하다 맞아도 큰일인게요. 정말 왜 이렇게 안전도 개념없고 기본 에티켓도 없는 안드로메다가 많아지는지 참 말세예요.

  • 2. ....
    '16.5.6 10:31 PM (221.164.xxx.72)

    저런 부모들이, 문제 생기면
    오히려 업주에게는 안전관리 제대로 안했다고,
    골프채라도 맞았다면, 애 주의하면서 안쳤다고
    난리 피울 인간들이죠..
    특히, 식당에서 애들 장난치거나 뛰어 다니다가
    사고나면 가관입니다.

  • 3. 수영
    '16.5.6 10:42 PM (118.220.xxx.82)

    점점 에티켓 없는 사람들이 많아지는거 같아 맘이 무거워졌어요.

    더불어 사는 법, 배려하는 법
    가르치는 것이 우선인데
    젊은 세대들은 그런 걸 배울 기회가 부족했었나봐요.

    경쟁위주로 교육받아서인지 그런걸까요?

  • 4. lol
    '16.5.6 10:49 PM (220.76.xxx.40) - 삭제된댓글

    젊은 사람뿐만이 아니라 나이 든 사람 포함해서 한국사회 전반적으로 안전불감증이 심해요.
    82에서도 강풍특보 때 어떤 엄마가 아이학교에서 이 바람에 사생대회 갔다고 한 글에 아이를 강하게 키우라는 미친 댓글들도 있더군요. 회사 근처 식당 가보세요. 여전히 끓고있는 뚝배기를 그 사람들 바글바글한 곳에서 어떻게 나르고들 있는지....
    사회도 그렇고 사람들도 그렇고 안전과는 거리가 멀어요.

  • 5. ...
    '16.5.7 12:21 AM (58.230.xxx.110)

    드라이버에 맞음 머리뼈 부쉇져요...
    잘못맞는 공도 위험하고..
    저기는 애기가 갈곳이 아닌데...

  • 6. 골프에 미친 아빠죠
    '16.5.7 8:11 AM (210.99.xxx.181)

    애보다는 골프가 우선인거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54714 소개팅이나 선볼때 민소매원피스 입으시나요? 9 ........ 2016/05/07 3,517
554713 부쩍 외모 지적 많아진 남편 8 ..... 2016/05/07 3,431
554712 칵테일3~4잔이 잘 마시는거예요? 4 ㅇㅇ 2016/05/07 733
554711 Sns가식과 허세에 대응하는 우리의자세 2 가식허세 2016/05/07 2,003
554710 대학생 초등과외 시세(?) 가 어떻게 되나요? 2 리멤 2016/05/07 1,521
554709 40대 골프 치마 이상한가요? 32 치마 2016/05/07 6,850
554708 전남친.. 문자에 마음이 왤캐 심란한건지.. 1 심란. 2016/05/07 2,589
554707 캐나다에서 결혼 4 ㅇㅇ 2016/05/07 1,999
554706 글루코사민에 진통제효과가 있나요? 6 ... 2016/05/06 1,438
554705 항상 비난하는 엄마 지긋지긋해요 5 어휴 2016/05/06 3,431
554704 San E랑 챈슬러가 부른 안주거리 좋네요. 1 .. 2016/05/06 557
554703 수면 양에 따라 얼굴 상태가 많이 다르신가요? 6 ... 2016/05/06 2,193
554702 지난달 인터넷 쇼핑 많이 하긴 했나봐요. 1 .. 2016/05/06 1,100
554701 맘모톰경험과 조직검사 경험도 나눠주세요. 6 검진 2016/05/06 3,062
554700 손자 있으신 어머님들께 여쭈어요~ 4 ㅇㅇ 2016/05/06 1,135
554699 빈속에 자면 배 안고파도 잠이 안오나요? 1 pppp 2016/05/06 1,127
554698 다들 남편분들 어디서 만나셨나요 62 2016/05/06 30,396
554697 야마하 피아노 u1 아시는 분 부탁드려요 3 ... 2016/05/06 1,814
554696 40대중반인분들..애들나이.. 35 000 2016/05/06 4,972
554695 고대 영문과 가려면 어느정도 9 ㅇㅇ 2016/05/06 3,433
554694 연애중인데 괴로워요 7 ... 2016/05/06 2,829
554693 새누리 지지하시는 분들 설명좀 해봐주세요. 7 정말 궁금 2016/05/06 860
554692 어린이도 녹용만 먹어도 되는건가요? 6 oo 2016/05/06 1,151
554691 이중에 키우기 쉬운 꽃은요?? 32 마이나스손 2016/05/06 4,493
554690 천장에서 엠프소리처럼 들리는거 뭘까요? 10 귀아퍼 2016/05/06 1,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