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와 데면데면한 님들 계신가요?

조회수 : 1,455
작성일 : 2016-05-04 17:46:00

저는 엄마와 어렸을 때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이런것 뿐인데...

학교나 친구 이야기를 하고있으면 엄마는 본인 할일 하느라 제 말을 듣고있지 않거나

말하는 도중에 방으로 쌩 가버리거나...

중간에 맞벌이 잠깐 하셨는데, 그 때는 하루에 한마디도 안했던 것 같고요.

저를 낳고싶지 않았는데 중절수술할 시기를 놓쳐 못했다는 말, 위에 오빠 신경쓰느라 나는 귀찮았다는 말 자주 듣고..

한 번은 고등학교때 야자 끝나고 집에 가는 도중 아파트 계단에서 성추행범을 만나서 끌고 가려는걸 몸싸움해서 겨우 빠져나왔는데,

집에 달려가 엄마 앞에서 울면서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더니 "너는 유난이다" 라고 하셨던 적이 있어요.

그 때부터 날 지켜주는 사람은 없다, 엄마에게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고 살겠다고 생각했지요..


그 후로 독립해서 떨어져 산 지도 15년이 지났고, 서로 사생활은 잘 모른채 살았어요.

이제 저도 서른을 훌쩍 넘기고 여자로서, 엄마로서의 인생을 생각해보니

보통 아닌 할머니(엄마에겐 시어머니), 방패가 되어 주지 못하고 보증으로 돈이나 날리는 아빠 옆에서 엄마가 얼마나 힘드셨을까 싶고

왜 유독 아빠가 아닌 엄마만 미워하는가 싶고 자식으로서 못난 것같아 반성도 많이 되어서..

제가 먼저 다가가야겠다 싶어요.


이번 어버이날 선물을 보내며 용기내서 편지를 동봉해서 보냈어요. 별건아니고 짧게 엽서에다요.

쓰는 내내 얼마나 내 스스로가 오글거리던지.....

보낼까 말까 백번을 고민하다가 눈딱감고 택배 보냈는데

엄마 반응이 너무나 놀라운거예요. 카톡 프사에 제 사진을 올리고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용기내서 사랑한다고 말씀드리니 '나도 좋아' 라고 하시네요.

이때까지 어떤 선물을 해도 무반응이셨는데...

저 너무 좋아서 화면캡쳐하고 계속 보고있어요... 철없이 눈물이 나서 회사 화장실에서 훌쩍훌쩍 울었네요


아직 늦지 않았겠죠

어렸을때 상처에 구애받지 말고 건강하실 때 엄마에게 잘하고 싶은데..

갑자기 다가가면 엄마도 놀랄거같은데 슬슬 다가가면 괜찮을까요

사실 아직도 엄마랑 둘이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신다고 생각하면 숨이 턱막히는데.. ㅋㅋ 언젠간 그럴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IP : 175.211.xxx.22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고..
    '16.5.4 6:12 PM (211.46.xxx.42)

    님은 그래도 심성이 고우네요
    형제 많은 집 그것도 위로 언니 둘에 바로 아래 남동생 중간에 섭섭이로 태어난 것부터
    자라면서도 위 아래에서 치이던 나였는데 가해자들은 영리한 거고 당하는 나는 미련하다고 치부해버린던 엄마였습니다. 여태껏 따뜻한 말 한마디 들어본 적 없고 사춘기시절에도 속옷이나 생리대 같은 거 사달라는 것도 어찌나 어렵던지. 사소한 것조차도 관심을 두지 않고 그저 방임 받았던 것 같아요
    아버지도 세상 떠나시고 엄마도 늙어 마음이 많이 여려지셨는데 저는 엄마가 필요할 때 관심받지 못했던 어릴 적 생각에 사로잡혀 똑같이 대하게 됩니다. 전화도 안하고 만나서 대화도 단답형...먼저 다가가고 싶지 않아요. 엄마가 그렇다고 학대를 하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나에게 관심을 주지 않던 엄마에 대한 서운함이 나이 들어서까지 가시지를 않아요. 엄마가 미운 건 아니지만 글쎼요...그냥 정이 안간다고 해야 되나...
    뭐,,저보다 덜 미련한 형제들이 챙기겠지 그런 덜 떨어진 생각으로 살고 있어요...

  • 2. 사과
    '16.5.4 7:51 PM (58.121.xxx.239) - 삭제된댓글

    어머니도 미안해 하고 계셨을 거에요.
    표현은 안하고 계셨어도...
    잘 하셨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70974 이케아 세일 끝나면 가격 되돌아 올까요? 2016/06/28 1,017
570973 김래원 박신혜 닮았네요 6 ㅇㅇ 2016/06/28 3,791
570972 대통렁 초등학생과 대화--;;;진짜골때림. 2 ㅇㅇ 2016/06/28 2,096
570971 녹차의 떫은 맛을 제거할수 있는 건? 3 .. 2016/06/28 748
570970 시터비를 얼마 받아야 할까요? 6 이모 2016/06/28 1,859
570969 순대국 혼자 먹으러가도 되겠죠? 15 순대 2016/06/28 2,718
570968 정신병 있는 것 같은 처녀가 우리 딸에게 접근하는데요(글 길어요.. 70 딸맘 2016/06/28 23,819
570967 온니들~윤리와 도덕의 차이 쉽게 설명 좀 3 8282 2016/06/28 1,222
570966 억울해, 너무 억울해…이런 ‘법’이 어디 있나요”ㅡ한겨레신문 좋은날오길 2016/06/28 705
570965 내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를 영어로... 5 000 2016/06/28 2,153
570964 독립운동가 최능진, 66년만에 무죄확정 5 총살당한 2016/06/28 586
570963 너무 웃긴 쌈디 동영상 3 웃김 2016/06/28 2,324
570962 이렇게 먹으니 살이 빠지네요. 중요한건 배가 안 고픈 방법이예요.. 26 오호 2016/06/28 22,776
570961 고3 아이가 너무 안 먹어요 8 집밥 2016/06/28 1,984
570960 시댁 제사비 15 제사 2016/06/28 6,554
570959 증상을 열거하면 병명을 알 수있는 사이트가 있을까요?/ ff 2016/06/28 478
570958 폴로직구 어떻게 하나요? 2 ;;;;;;.. 2016/06/28 1,009
570957 님들, 지금 모하세요~ 18 .. 2016/06/28 2,213
570956 마이크로 오피스 엑셀 1 마이크로 오.. 2016/06/28 816
570955 특이하게 인기 많은 사람 2 .. 2016/06/28 2,787
570954 서른넷.이젠 아줌마스러움을 받아들여야할 나이네요 27 과년한처자 2016/06/28 7,346
570953 셔츠를 샀는데요 1 타미힐피거 2016/06/28 602
570952 남편과 자녀가 있는 분들께 추천해 주고 싶은 영화 1 2016/06/28 987
570951 김완선씨 식단 ..정말 조금 드시네요 ㅠㅠ 18 aa 2016/06/28 23,848
570950 기름지지않고 커버력있는 워터프루프선크림 추천해주세요 2 워터프루프 2016/06/28 1,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