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와 데면데면한 님들 계신가요?

조회수 : 1,481
작성일 : 2016-05-04 17:46:00

저는 엄마와 어렸을 때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이런것 뿐인데...

학교나 친구 이야기를 하고있으면 엄마는 본인 할일 하느라 제 말을 듣고있지 않거나

말하는 도중에 방으로 쌩 가버리거나...

중간에 맞벌이 잠깐 하셨는데, 그 때는 하루에 한마디도 안했던 것 같고요.

저를 낳고싶지 않았는데 중절수술할 시기를 놓쳐 못했다는 말, 위에 오빠 신경쓰느라 나는 귀찮았다는 말 자주 듣고..

한 번은 고등학교때 야자 끝나고 집에 가는 도중 아파트 계단에서 성추행범을 만나서 끌고 가려는걸 몸싸움해서 겨우 빠져나왔는데,

집에 달려가 엄마 앞에서 울면서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더니 "너는 유난이다" 라고 하셨던 적이 있어요.

그 때부터 날 지켜주는 사람은 없다, 엄마에게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고 살겠다고 생각했지요..


그 후로 독립해서 떨어져 산 지도 15년이 지났고, 서로 사생활은 잘 모른채 살았어요.

이제 저도 서른을 훌쩍 넘기고 여자로서, 엄마로서의 인생을 생각해보니

보통 아닌 할머니(엄마에겐 시어머니), 방패가 되어 주지 못하고 보증으로 돈이나 날리는 아빠 옆에서 엄마가 얼마나 힘드셨을까 싶고

왜 유독 아빠가 아닌 엄마만 미워하는가 싶고 자식으로서 못난 것같아 반성도 많이 되어서..

제가 먼저 다가가야겠다 싶어요.


이번 어버이날 선물을 보내며 용기내서 편지를 동봉해서 보냈어요. 별건아니고 짧게 엽서에다요.

쓰는 내내 얼마나 내 스스로가 오글거리던지.....

보낼까 말까 백번을 고민하다가 눈딱감고 택배 보냈는데

엄마 반응이 너무나 놀라운거예요. 카톡 프사에 제 사진을 올리고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용기내서 사랑한다고 말씀드리니 '나도 좋아' 라고 하시네요.

이때까지 어떤 선물을 해도 무반응이셨는데...

저 너무 좋아서 화면캡쳐하고 계속 보고있어요... 철없이 눈물이 나서 회사 화장실에서 훌쩍훌쩍 울었네요


아직 늦지 않았겠죠

어렸을때 상처에 구애받지 말고 건강하실 때 엄마에게 잘하고 싶은데..

갑자기 다가가면 엄마도 놀랄거같은데 슬슬 다가가면 괜찮을까요

사실 아직도 엄마랑 둘이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신다고 생각하면 숨이 턱막히는데.. ㅋㅋ 언젠간 그럴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IP : 175.211.xxx.22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고..
    '16.5.4 6:12 PM (211.46.xxx.42)

    님은 그래도 심성이 고우네요
    형제 많은 집 그것도 위로 언니 둘에 바로 아래 남동생 중간에 섭섭이로 태어난 것부터
    자라면서도 위 아래에서 치이던 나였는데 가해자들은 영리한 거고 당하는 나는 미련하다고 치부해버린던 엄마였습니다. 여태껏 따뜻한 말 한마디 들어본 적 없고 사춘기시절에도 속옷이나 생리대 같은 거 사달라는 것도 어찌나 어렵던지. 사소한 것조차도 관심을 두지 않고 그저 방임 받았던 것 같아요
    아버지도 세상 떠나시고 엄마도 늙어 마음이 많이 여려지셨는데 저는 엄마가 필요할 때 관심받지 못했던 어릴 적 생각에 사로잡혀 똑같이 대하게 됩니다. 전화도 안하고 만나서 대화도 단답형...먼저 다가가고 싶지 않아요. 엄마가 그렇다고 학대를 하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나에게 관심을 주지 않던 엄마에 대한 서운함이 나이 들어서까지 가시지를 않아요. 엄마가 미운 건 아니지만 글쎼요...그냥 정이 안간다고 해야 되나...
    뭐,,저보다 덜 미련한 형제들이 챙기겠지 그런 덜 떨어진 생각으로 살고 있어요...

  • 2. 사과
    '16.5.4 7:51 PM (58.121.xxx.239) - 삭제된댓글

    어머니도 미안해 하고 계셨을 거에요.
    표현은 안하고 계셨어도...
    잘 하셨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01657 한전 영업이익은 올해도 10조 원 이상 3 국민등쳐먹는.. 2016/09/29 360
601656 임신증상아니겠죠?(생초보) 3 2016/09/29 1,336
601655 강적들 보다가 지진.. ㅇㅇ 2016/09/28 1,427
601654 폴바셋 아이스크림 맛이 변한 듯.. 1 루루~ 2016/09/28 962
601653 서울지하철 합법, 철도/부산지하철은 불법파업이라고?? 2 bluebe.. 2016/09/28 523
601652 피티붙어서 운동하는거요 7 피티 2016/09/28 3,016
601651 바람 안 피우는 사람도 있어요 26 ... 2016/09/28 5,580
601650 영장 발부는 대체 왜 한거에요? 8 ㅇㅇ 2016/09/28 1,513
601649 답을 알고 있는데 마음이 안따라줄때 어떻게 하시나요? 2 힘듦 2016/09/28 598
601648 서울대병원 현장에 많은 사람들 보세요... 15 ㅇㅇ 2016/09/28 3,219
601647 영어문법 좀 알려주세요 4 영어 2016/09/28 716
601646 라떼가 제일 맛있는 곳은 폴바셋인가요? 18 ㅇㅇ 2016/09/28 5,421
601645 저는 키165인데 24 ㅇㅇ 2016/09/28 5,586
601644 영어학원을 옮기는 게 낫겠죠? 2 ㅇㅇ 2016/09/28 761
601643 내일 11시에 위내시경, 요플레도 먹으면 안되나요? 2 요거트 2016/09/28 692
601642 제가 그렇게 잘못했나요? 12 .... 2016/09/28 3,564
601641 옥탑방 루이 3남매 ㅎㅎㅎ 12 올해최고의 .. 2016/09/28 4,613
601640 쇼핑왕 남지현 5 기대 별로 .. 2016/09/28 4,175
601639 집 지금 못사요 사고싶어도.. 53 블랑카 2016/09/28 18,892
601638 결국 외모가 큰비중을 차지하는건가 8 외모 2016/09/28 3,518
601637 블로그나 플리마켓에 파는 핸드메이드 소품이나 뱃지, 책갈피, 브.. 1 플리 2016/09/28 724
601636 올리브영? 우리나라 브랜드인가요? 4 흠흠 2016/09/28 2,976
601635 국과 반찬 매일 배달해주는 곳 추천 좀 해주세요 3 부탁드려요 2016/09/28 1,409
601634 임플란트를 공짜로 해준다는 치과 1 뭘까요 2016/09/28 1,252
601633 제 폰은 갤s7인데요. 4 폰케이스 2016/09/28 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