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디까지 기억하세요?
1. 켁
'16.5.4 7:23 AM (211.36.xxx.227)연세가 어찌 되시늠데요???
2. ㅁㅁ
'16.5.4 7:25 AM (175.193.xxx.52) - 삭제된댓글ㅋㅋ60년도 안되는 인생인데 그래요
3. 전
'16.5.4 7:31 AM (14.47.xxx.196) - 삭제된댓글기억이 안나요
유난히 어린시절을 기억못해요....4. 전
'16.5.4 7:32 AM (14.47.xxx.196)기억이 안나요
유난히 어린시절을 기억못해요....
제 기억도 엄마가 제가 이렇게 했었다고 말씀하신 걸
제가 생각속에 상상해서 기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5. ㅁㅁ
'16.5.4 7:35 AM (175.193.xxx.52)전 저 기억들이 총천연색으로 그려져요
양말도 그땐 다 나이롱이어서
핵교(ㅎㅎ어른들이 그땐 핵교라했음 )가던길 연못이나
늪에서 얼음지치다가 양말젖으면
오빠들이 모닥불 피워준곳에 발 덥석들이대면
얼었던 발이라 뜨거운것도 못느끼고
나이롱양말바닥은 휘릭 타버리구요6. ..
'16.5.4 7:39 AM (211.36.xxx.213) - 삭제된댓글추억이 많으신분이라 부럽네요.
저는 정말 해도 너무하다 싶을정도로 어린시절은 커녕 고등때 기억,대학때 기억도 가물가물해요.ㅠㅠ
잊고싶은 과거라 뇌가 자동 삭제하는..뭐 그런 메카니즘은 아니구요,
나름 행복한 성장과정을 거쳤는데도 이리 기억이 안나고 추억이 별로 없어요.7. 저는
'16.5.4 7:47 AM (58.123.xxx.203)누에도 쳤고
베틀도 방 하나를 차지하고 있었고
베 짜는거 신기하게 봤던 기억 있어요.
그 베 짜여진거 노란 치자물 들이느라
길게. 마당에 늘어놓았던거 기억나고요.
제가 절구질 하던것도 기억나고
학독에 고추갈아서 김치 담구시던
엄마 지켜보며 양념 보조도 했었고요.
겨울엔 추워서 씻지도 않고 잠잤던 기억...ㅋㅋ8. 저는
'16.5.4 7:47 AM (58.123.xxx.203)오십도 안됐어요. ㅋ
9. 와.....
'16.5.4 7:54 AM (207.244.xxx.133)예전 고전 영화에서나 볼만한 그런 이야기네요. 재미있어요.
10. 김흥임
'16.5.4 7:54 AM (175.193.xxx.52)..님 제가 특이한가봐요
전 두살 세살 때 벽에붙은 달력이기억이나거든요
그땐 국회의원이 본인얼굴 담은 달력을 돌렸거든요
한장에 절반은 국회의원얼굴
하단절반엔 곤바닥만하게 열두달이 담겨있었구요
저는님
ㅎㅎ씻는거요
목욕은 진짜 겨울엔 설전날이나 엄마가 큰 들통에
뜨거운물담아서 ㅠㅠ
맞아요
베틀도있었어요
누에농사 당연지었구요
뽕잎잔득 주고나면 막잠잔 누에들은 그 잎사귀먹는소리가
소나기내리는 소리였구요11. 기억
'16.5.4 8:01 AM (180.68.xxx.247)제 고향은 시골 인데요우리 친구는 보리쌀도 못 먹을 정도로 가난해서 밀겨를 가지고 음식을 만들어 먹었고요 .우리는 국민학교 다니면서 산에가 나무를 해 왔고요 . 밭을 매고 돼지 풀을 베고 나물 뜯고 하는 일이 일상이였어요. 계란을 들고 가게에 가서 공책이랑 교환 했고 라디오도 없어서 지금 인터넷처럼 방송을 스피커로 듣는 시설을 했구요 라디오를 사오던날 동네 사람들이 우리집에 모여 라디오를 들었고 티브를 오일장 약국집에서 보고 왔답니다.저는 그 모두의 기억을 반추하며 혼자 웃음 짓곤합니다.가난하던 그 시절이 자꾸만 그리워 지는건 왜일까요? 추억 속에 있는 사람들이 지금은 하늘 나라에 계신게 슬프고 꼭 한번 만나고 싶은 소망도 있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이고 머지않아 저도 그분들 곁으로 가겠지요.
12. 투덜이농부
'16.5.4 8:13 AM (207.244.xxx.249)3살 4살정도?
5일장이 열리는 늦은 오후가 되면 소달구지 끌고 가시던 어른들중 몇은 주막집에서 거하게 한잔하시고
비포장 신작로에서 주무시거나 했던 기억
조그만한 일에도 무엇인지도 모르는데 순사가 와서 잡아간다는 어른들의 말씀에 함구하고
초롱 초롱한 눈망울만 깜빡거렸던 기억
요즘처럼 따듯한 봄날
친구들에게서 따돌림 같은것을 당하고 울면서 집에 찾아들어가 어머님 치마폭에 쌓여서 분풀이하면
묘한 웃음으로 달래주시던 어머님의 품 ..
( 머리를 쓰담으면서 머리에 이가 있나 검색하셨던것 같음 ㅠ.ㅠ)
모내기를 (품앗이) 하러 오신분중에 툇마루에 앉아서 그큰 공기를 5그릇이나 드시면서 일있으면 언제든지
불러달라며 너스레를 떠는 모습..
검정색 교복의 형.누나들이 선생님같았던 기억
누에 뽕잎먹는 소리는 정말 ... 잔잔한 파도소리 ..같았어요 ㅎㅎ13. 팬
'16.5.4 8:16 AM (116.39.xxx.168)너무 재미있어요...
아이들이 이런 이야기를 좋아해서... 제 어릴때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주곤 하는데
워낙 밑천이 없어 항상 아쉽네요 ㅠㅠ
아이들에게 들려줄수있는 살아있는 이런 이야기.책으로 내셔도 좋을것 같아요!
제가 10권 사드릴게요 ㅎㅎ
글도 정말 맛있게 잘쓰시고, 이야기가 너무 매력있어요
또 들려주세요 ^^*14. 김흥임
'16.5.4 8:16 AM (175.193.xxx.52)기억님
저 어릴땐 보리밥도 여유롭지않던집 많았어요
우리집도 겨울이면 고구마 스무가마니쯤으로 살았던거같아요
아침에 먹다남은 보리밥 한대접있으면
점심은 고구마 무쇠솥에 한통쪄서
짠지국 한대접곁들여
말그대로 마음에 점을찍듯
점심한끼 이우곤 했거든요15. 김흥임
'16.5.4 8:35 AM (175.193.xxx.52)마져마져 농부님
머릿니
외삼촌이 타지나가살다가 두 아들달고
홀아비되어 돌아오셨는데
세상에 세상에
세 부자 내복에 이가이가 보리 팥둑(지금으로치면 보리수)만한게
솔기솔기 수북했구요 ㅠㅠ
얼마나 착해빠졋든가
삼촌네 세부자가 윗도리내복벗어주며 서로 이좀 잡아달라고 ㅠㅠ
그때 순사는 왜왔냐하면
쌀귀하다고 농주(막걸리)만들어먹는걸 금지시켯던가
그걸 집집마다 몰래 담가서 먹는데
저 아랫말에 순사떳다고 뒤숭숭해지면
엄마들은 그 술항아리 감추느라고 감추고
순사들은 장대들고다니며 집주변 땅까지 쑤시고
뒤지고 다녔구요
ㅎㅎ
팬님
진짜 이기억들이 막 아까울때가 있습니다요16. ᆢ
'16.5.4 8:42 AM (121.166.xxx.118) - 삭제된댓글정말 팬심이 솟네요
TV문학관 보는거 같아요17. 오렌지
'16.5.4 8:49 AM (1.229.xxx.75)주로 놀랬거나 큰 사건의 경우 기억이 나요 까불다 양쫃 발 다 데었던거 아버지 따라 서울갔다가 노량진역에서 잃어버렸던거 청룡열차 타러 올라가다 무서워서 도로 내려온거 하루종잂장난감 사달라 징징대다 혼났는데 밤에 엄마가 주셨던 기억들 아버지 환갑잔치 한다고 동네 아주머니들 많이 오셔서 음식 산더미같이 하던거
거의 다 예닐곱살때 인거 같아요18. 아버지가
'16.5.4 8:56 AM (211.222.xxx.86) - 삭제된댓글정미소를 하셨는데 경운기 나오기전에 말 구루마를 끓고 다니셨던기억 말이 아주 사나왔던거같아요
한번씩 온 동네사람들이나와서 말믈 잡고있던 기억이나는거보면은요
생선같은거 흔하지않으니 생선파는 아주머니들이 머리에 생선다라이를 이고다니면 엄마가
자반고등어 한손씩사서 밥짓는 가마솥 한귀퉁이에 넣어서 쪄주던 그맛 잊을수가없죠
동네에 미친젊은 여자도 있었는데 이집저집돌아다니며 바가지에 밥을 얻어 먹던 모습도 기억하구요
처음 먹었던 라면맛 삼양라면 35원부터 기억이나는데 그 고소한 라면맛은 잊을수가 없어요
그나마 돈이 없던시절이라서 국수삶을때 육수로 라면 두세개 넣어서 끓였는데 열식구가
라면 세개로 국수 육수를 만들었으니 한사람당 몆가닥씩 먹었겠어요
근데 그라면은 왜그리고소하고 맛있던지요 지금은 라면 잘 먹지도 않지만
일요일이면 새마을 운동한다고 새벽에 온동네 학생들이 나와서 동네를 빗자루들고
쓸고 이름적고 들어가고 그 겨울은 왜그리 춥던지 그어린 아이들한테 장작 한더미씩 가져오라해서
학교에서 난로 피우고겨울이면 씻을 환경이 안되니 잘 씻지도않아서 아이들이 손등에서는 피가나고
겨울에는 내복벗어 이 잡느라 난리였구요
제 나이 51살이네요19. 김흥임
'16.5.4 9:13 AM (175.193.xxx.52)보통은 강한것들이 기억에남죠^^
그게 삼양라면이었나요
소고기라면이었는데
진짜 라면 두개에 소면잔득넣고 스프풀고 짠지(제고향에선 김치를 짠지라했음)
숭숭썰어넣어 푹푹 끓인
면발이 푹퍼져 라면발이나 국수발이나 구분도안가던
그맛
우째 그리 구수하던지
그시절 정미소를 하셨으면 누리고 사신분이네요 ^^
생선장수 아줌마
김장철이면 새우젓항아리짊어지고다니며 팔던 아저씨
특히 우리집은 사랑방이 그런 객들위한 방이었어요
저멀리 아랫녘아주머니들이 농사마친 농한기면
쌀겨로 조청고우셔 갱엿만들어
이고지고 다니며 잡곡으로 바꿔가곤했구요
ㅎㅎ
새마을운동으로 초가집 다 걷어내고 슬레이트 씌우며
매년가을이면 하던 추가지붕이우기안해도된다고
세상살기 편해졌다고 좋아라 하셨는데
그게 공포의 석면인줄은 누구도 몰랐구요
겨울이면 애들 손등 트는건 다반사
코는 또 그렇게들 흘렸던지
어떤아이는 소매솔기가 코를 문질러 반질반질해지기도했고20. ditto
'16.5.4 9:22 AM (39.121.xxx.69)좋네요~ 밤사이 세차게 분 바람에 먼지가 씻겨나갔는지 하늘도 맑고 아침 노을도 아직 남았는데 원글님 글 읽으니 시골에 있던 어린 날의 제가 생각나요 ㅎㅎ 먼 훗날 울 아가도 오늘이 기억날까요^^
21. 저는 마흔 중반인데요
'16.5.4 9:23 AM (211.245.xxx.178)방안에 화롯불 있었어요.
인두 화로에 집어넣었다가 다림질하는거 봤구요.
할아버지댁에 새끼줄 꼬는 기계 있잖아요..그거 있었어요.
다듬이질도 해봤구요.
엄마 지금도 가끔 조청 만들고 몇년전에 만들어준 갱엿 지금 냉동실에 있어요.ㅎㅎ
어려서 학교 난로를 학생들보고 솔방울 주워오래서 그거 땠구요.
잔디씨 방학때마다 편지봉투로 한봉투씩 해오는거, 그게 숙제였어요. 그 잔디씨로 뭔짓들을 한건지....
비료푸대로 미끄럼틀 탄 기억도 있고,
계란도 저 어릴때는 볏짚으로 만들어서 몇개씩 담아놓는거 그랬구요.
암튼, 시골이라 그런지 티비에서 옛날 장면 나오는거, 저 어릴때 시골 대부분 그랬어요.
그런데 지금 시골집가면 도시 아파트인 우리집보다 더 현대적이라는거...ㅎㅎㅎㅎ22. ++
'16.5.4 9:31 AM (180.92.xxx.57)저 7-8살때 였나봐요...
시골집에 갔다가 저녁 7-8시쯤에 헤어지는데 와.....온동네가 깜깜해서 너무 무서웠던 기억이....전 너무 깜깜해서 앞이 안 보여서 걷지도 못하겠던데 어른들은 잘 걸어가시더라구요...그때 진심 충격이었어요...
아웅....이런 글 더 보고 싶어요...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아요..23. 김흥임
'16.5.4 9:37 AM (175.193.xxx.52)ditto님
지금 아이들이 기억할건뭐가있을까
안타까울때가많아요
도시생활이란게 뻔하잖아요
마흔님
맞아요
지금같으면 밀폐된공간에 화로불이면 상당히
위험한건데
그시절엔 문도 다 창호지고 문틈사이로 바람도 달빛도
들락임이 가능했던지라 사고가 없었지싶어요
그 화롯불에 찌그러진 냄비올리고 콤콤한 띄운발효비지풀고
집에서만든 엄마손표두부
엄마가 손바닥에올려놓고 칼로숭덩숭덩잘라
비지장을 끓이시면 그맛은 천국이었구요
마흔님은 저보다 신식세상사셨네요
전 새끼꼬는 기계나오기직전
오빠들이랑 두오빠는 바디질해 가마니짜고
전 그뒤에 앉아 가마니짤 새끼줄 손으로 새끼꼬아
손바닥이 피가나다가 나다가 굳은살 박히고
남들쉬는 농한기에 그렇게 삼남매가 둘러앉아 한겨울 가마니짜
황송아지 한마리씩 사서 불렸거든요
마지막 손표가마니라 비싸게 수매했었구요
처녀농군으로 군수영감 표창 받아가며
어휴
내가 나를 봐도 극성도 맞았았네요24. 아버지가
'16.5.4 9:43 AM (211.222.xxx.86) - 삭제된댓글지금처럼 막걸리가 대중화되지않아서 양조장차뒤에 막걸리담는 큰 통이 있었던거 같은데 밑에 수도꼭지
같은거틀면 거기서 막걸리가 나왔었는데 그럼 한되짜리 막걸리병이나 아님 큰 양은 주전자
가져와서 막걸리 받아다 펌프물에 담궈놨다가 몆일씩드셨었구요
차가오지않을때는 주전자나 한되짜리 병을 들고가서 사오곤했는데 오는길에 주전자 입구를
입에대고 홀짤홀짝마시면서 오곤했구요 한번은 한되짜리 병에 담아오다 넘어져 병이꺠지는바람에
제 이마에는 지금도 그때 흉터가 있네요
근데 일찍부터 막걸리를 홀짝거려서인지 지금은 많이 마시지는 않지만 막걸리를 꽤나 좋아한답니다 ㅎㅎㅎ
근데 그어린애들한테 어찌 그리 위험한 심부름을 시켰었는지 요즘같으면 큰일날 일인데요25. ㅇ
'16.5.4 9:52 AM (116.125.xxx.180)비누 만드는게 신기하네요
26. 김흥임
'16.5.4 9:55 AM (175.193.xxx.52)제 작은오빤 막걸리사서들고오며 홀짝홀짝 마시다보니
절반이나 먹었다고
아버진 밭에서 새참기다리시는데
그어린맘에 혼날까봐 우물에서 물로 주전자채워오기도하고
집에서 술담글땐 그 술찌게미가(술 거르고남은 부산물)간식이었어요
어중간히 배고플때 술찌개미한대접에 물넣고 사카린몇알넣어휘휘섞어
퍼먹고는 술기운에취해 부엌문지방에 고꾸라져잠들어있는데
엄마가 품앗이꾼들이랑 밭에갔다 점심드시러오셨는데
밥담당이었던 제가 그렇게 잠들어있으니
한바탕 뒤집어졌구요 ^^27. 봄이랑
'16.5.4 10:01 AM (203.130.xxx.244)저도 시골동네의 정미소집딸, 저도 몇 년 있으면 육십 되는 아짐입니다. 저도 겨울목욕은 설에 큰 고무통에 넣어놓고 엄마가 때를 아프게 밀었던게 기억나긴 합니다만, 남들 보리밥 먹을때 쌀밥만 먹었던 정미소집 딸이라 그런지 기억의 차이가 많게 느껴집니다. 우리 친구들도 원그님처럼 살았을까 싶기도 하고요. 저는 남들보다 뭐든지 먼저 좋은걸 먹고입고, 그런걸로 질투도 많이 받았던 기억이 나기도 합니다. 철없는 마음에 우리도 가난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던거 깉아요. 삼양라면 25원하던 시절이었어요. 친구들은 모두 걸어다닐적에 나는 버스 타고다녔고, 한 참 빠쁜 농번기때 어린 친구들도 애기없고 밥하고, 친구 찾으러가려면 으례 부엌으로 가곤했었던 기억이 저도 선연합니다.
28. ㅇㅇㅇㄹ
'16.5.4 10:02 AM (219.240.xxx.37)정말 팬심이 솟네요
TV문학관 보는거 같아요 ^^
2222222222229. 봄이랑
'16.5.4 10:09 AM (203.130.xxx.244)중학교를 4키로 정도 친구들은 걸어다녔기 때문에 아침부터 교실은 왁자지껄, 걸어오는데 늑대를 봤다는이야기, 뱀을 봤다는 이야기, 아침부터 시끄러웠네요^^ 봄이면 창포꽃따러가는 친구들 따라가면 동면하고 나온 뱀들이 꿈틀꿈틀, 너무 무서웠던 기억이, 가을이면 갈퀴로 나무하는 친구들 따라 산으로 따라다니고, 글을 쓰다 보니까 친구들은 항상 무슨일이든 하던시절이었는데, 저는 친구따라 강남 다니면서 놀기만했으니 참 얄밉기도 했을거 같네요.
30. 봄이랑
'16.5.4 10:15 AM (203.130.xxx.244)요즘 여러가지로 마음이 힘들었는데, 기억속으로 들어가니 편안하고 즐거웠던 기억들이 저를 조금 더 넉넉하게 하는거 같아서 좋네요. 어릴때는 그렇게 누리고 서울로 전학가서 학교다녔던, 부러움의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노후걱정하며 사는 극히 평범한 주부로 살고있습니다 ㅜ
31. ㅐㅐ
'16.5.4 10:25 AM (220.76.xxx.40) - 삭제된댓글저는 6살 정도 즈음부터 기억이 나요.
그런데 제 동생들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도 기억나고 한창 아장아장 걸어다니기 시작할 때쯤도 기억이 난대요.
어디를 놀러갔는데 엄마가 사진을 찍으려는데 둘이서 과자 봉지때문에 서로 옹알이 비슷하게 종알거리면서 서로 가지려고 옥신각신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당시 저는 7살때라 그 장면이 기억 나거든요. 걔네들도 그때 싸우던 게 기억난대요.
결정적으로 뱃 속에 있었을 때가 기억이 난다는데, 제가 그건 망상이라고 했지만 못믿을 게 아닌게 동생들이 쌍둥인데 둘 다 그런 말을 하더라구요. 완전 신기신기! 그래서 아주 어릴 날도 기억할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은 들어요.32. ㅇㅇ
'16.5.4 10:38 AM (211.184.xxx.184)어린시절 수원 외곽에 살았는데 우리동네 산 바로 아래에 빨래터가 있어서 엄마들 빨래하면 그 아래쪽에서 아이들이 물놀이하면서 놀았었어요.
모내기 하기 전이었나, 가을 추수 끝나고 였나.. 논에서 물 빼면 바닥에 물고기가 파닥거렸어요. 그거 잡으려고 아저씨들이 다 같이 펌프가져다가 물 뺐던 기억이... 논이 아니면 동네 있던 웅덩이 였을 수도 있어요.
학교 끝나고 집에 올때 논두렁 지나가면 메뚜기들이 푸르르 날라가고 발 밑에는 개구리들이 퐁당거리면서 물속으로 도망가는 소리들이 들렸었구요,
초가을에 메뚜기들 잡아다 볶아 먹었던 적도 있어요. 딱 한 번 먹어봤네요. 동생들은 몸통주고 전 다리만 먹었었어요. 맛은 기억 안나요...33. 김흥임
'16.5.4 10:56 AM (175.193.xxx.52)님
어둠이 익숙해지면 별빛이 비춰주는길이 보이거든요
ㅇ님 그쵸?
지금은 닭튀김집이나 그런곳은 폐유로 비누를 만드는데
예전엔 그냥 물끓여 양잿물녹여서
보릿겨로 만들었거든요
때는 기가막히게 빠지는데 독해서 손이 구멍이 ㅠㅠ
봄이랑님
같은 시절을 지나왔어도
그 기억의 이랑들은 참많이도 다르게 새겨지지요
똑같은 환경에서 자란 남매도 그기억의 색깔들은
많이 다르더라구요
ㅇㅇ님
맞아요
가을타작끝나고나면 연못이나 논바닥을
동네 아저씨들이 한바탕 훏어서
매운탕 잔치가 벌어지기도 하구요
메뚜기는 통채소금뿌려볶아먹었고
개구리 뒷다리는 오빠들이 구워주는거먹어봤네요
짖궂은 아이들은 잠자리 꽁지자르고 밀대꺽어꽁무니에꼿아
날리면 비틀거리고 날아갔구요34. ..
'16.5.4 11:13 AM (210.178.xxx.203) - 삭제된댓글삼십대 후반인데, 초저학년때 잠깐 강원도 시골에서 살았어요. 약2년간.
근데 아직도 기억나는게, 책가방 싸는 걸, 책보 싼다고 해서 저도 그렇게 말했었는데...
초3때 서울(서초) 올라오니, 아무도 책보 싼다고는 안하는 거에요.
제가 그말을 쓰면 다 못알아듣고요. 서울태생이고 딱2년만 강원도 살다 다시 올라온 거라,
사투리 쓸 것도 없는 억양인데도..몇가지 단어는 서울친구들이 못 알아듣더라고요.
도시락도 친구들은 이미 그때도 코끼리 도시락이니..일본꺼 들고 다니는데,
저는 강원도에서 쓰던 것..스티로폴 원형케이스에 그릇을 넣어 가지고 학교 갔더니..
친구들이 신기하다고 둘러앉아 구경했어요.
근데 제가 생각이 없는건지, 그게 기분 나쁘지 않았고 자랑스럽게 구경시켜줬어요.
강원도 초등학교에선 (작은 시골학교도 아니고, 전교생 몇백명 지금도 존재하는 시 대표격 초등학교),
교실 가운데 난로가 있었고, 거기 위에 쇠도시락 얹어놓는 아이들도 있고..
담임 선생님이 주전자도 올려놓아서 물이 항상 끓고 있었어요.,
근데 서울초등학교에선 이미 난방시설이 다 되어 있더라고요.
초저학년이었는데..지방과 서울차이가 참 크구나 생각했었어요.35. ..
'16.5.4 11:13 AM (210.178.xxx.203) - 삭제된댓글참, 저도 강원도에선 메뚜기 구워 먹었어요...;;;;삼십대 후반에 이런 경험 있는 분 또 있나요?
36. 시골 우물
'16.5.4 11:27 AM (49.172.xxx.221) - 삭제된댓글할아버지할머니댁에 가면 우물에서 물기르고 변소는 외양간에 붙어있는 재래식. 할아버지는 개구리를 산채로 드시고요ㅡㅡ 부엌은 아궁이에 땔감떼서 가마솥에 밥해먹고.
두세살무렵이었나...현관문을 열고 아장아장 나와서 계단을 내려가야하는데 다리가 짧으니 난간을 잡아도 매일 굴러떨어졌어요. 놀라긴해도 그닥 아프진 않았던. 으에하다가 벌떡일어나 마당에서 오빠 쫓아다니고 그랬어요. 더 어릴때기던때도 생각나요 ㅎ 부모님은 거짓말이라 하지만. 안방에서 엄마 화장대를 향해 전속력으로 기던. 삼단으로 계단식이었는데 한단씩 정복할때마다 희열을 느꼈던. 사진도 남아있어요. 그 위에 엎드려 좋다고 웃고있는. 저희 애들 말 잘하게 되면배속에서뭐했냐고 꼭 물어볼거예요.37. 김흥임
'16.5.4 12:06 PM (175.193.xxx.52)..님
그 책보를 밴또 (저어릴때만해도 일재잔재가 구석구석 도시락아닌 밴또로 )
를 같이 둘둘말아 묶어 남자애들은 어깨 사선으로 묶고
여자애들은 허리춤에묶고 비탈길을 달리면
밥이든 도시락은 짠지국물흥건히책에 물들기도하고
빈도시락일땐 왈가닥 달가닥 왈가닥 달가닥
그거아세요
교실가운데 난로에 겨울이면 도시락을 산처럼쌓았다가
뎁혀먹는데 주먹좀 쓰는애가 가장 뜨거운부분
쭈볏쭈볏 힘못쓰는 아이는 난로에 올릴생각도 안하기도 했구요
메뚜기는 지금도 구워먹나 모르겠네요
시골님
그맘땐 변소도 아닌 @뚜깐 (뒷간의 사투리)
참 자연친화적이었지요
우물도 아주 아주 어릴땐 옹기물동이에 물퍼담아 머리에 또아리얹어이고
찰박 찰박 조심히 걷는다해도 집에오면 밖으로 흘러넘쳐 절반이나
없어져버리고
조금 발전해선 물지게가 생겨서
오빠들이 인심쓰듯 물지게몇번퍼다 대신 가마솥단지가득
채워주기도 했고
ㅎㅎ
근데
엄마뱃속에서 뭐했는가는 기억이안나요38. 안녕물고기
'16.5.6 9:17 PM (222.117.xxx.144)내가 기억하는 것 중 많은 부분이 실제 기억인지 소설이나 영화에서 흘러들어와 기억된 것인지 점점 애매해지네요
39. ...
'16.5.29 2:33 AM (175.209.xxx.129)읽다보니 어쩐지 그리워지는 기분이 듭니다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