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광야로 나서며
지난 대선직전 근거없는 NLL 광풍이 정국을 뒤덮었습니다.
국정원에 의해 김정남 망명 혹은 언론 인터뷰가 진행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정치권에 파다하게 제기된 가운데, MBC가 마카오에 거주하던 김정남을 말레이시아에서 인터뷰 하려고 추진중이라는 사실을 알게됐습니다. 공영방송에서 있어서는 안될 행위라 판단해 트위터를 통해 내부고발했습니다. 인터뷰는 실제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으나, 보도는 이뤄지지는 않았습니다.
박근혜 후보 당선 직후 회사는 ‘회사 명예실추’와 ‘품위유지 위반’을 이유로 저를 해고했습니다. 2년6개월이 걸렸습니다. 1,2심을 거쳐 대법원에서 “해고가 부당하다”는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회사는 복직 1개월만에 동일한 이유로 제게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내렸습니다.
6개월 뒤 회사에 돌아오자 또 다른 징계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해고와 정직기간을 거치는 동안 만든 <다이빙벨>과 <대통령의 7시간> 등의 다큐를 문제 삼았습니다.
2차례의 인사위원회를 거쳐 회사는 어제, 다시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지난 4년여의 반복되는 징계과정을 거치며 저의 심신은 그야말로 피폐해졌습니다.
하지만 회사측이 원하는 것이 바로 제가 스스로 MBC를 떠나는 것인 줄 잘 알았기에 굴욕스런 과정을 모두 견뎌냈습니다. 징계의 부당성에 대한 소송은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나아가 지속적으로 이뤄진 징계들이 공영방송의 회복을 주창하는 기자를 괴롭히기 위한 권리남용 행위가 분명하기에 이에 대해서도 강력한 법적 대응을 준비할 것입니다.
하지만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보도국 대기 발령은 물론 사내 게시판 접근 조차 허용되지 않는 등 MBC에서 더 이상 기자로서 소명을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95년 입사 이후 하루도 단지 'MBC 직원이기 위해' 회사에 다닌 적은 없었습니다.
'국민의 기자가 되기 위해' 공영방송 MBC 기자의 직분을 자랑스레 감당해온 것입니다.
이제 국민의 기자가 되기 위해 두려운 가운데 MBC를 떠나 광야로 나서려합니다.
회사가 징계의 사유로 내세운 <대통령의 7시간> 제작도 이제 저 혼자가 아닌, 국민과 함께 힘있게 완성할 것입니다.
언론부재의 암울한 시대, 대안매체의 선봉을 지켜온 <고발뉴스> 기자로 돌아가 당당하게 현장을 지키겠습니다.
공영방송 회복을 위해 한직이나 낯선 근무여건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MBC 선후배들께 정말 죄송할 따름입니다. 밖에서 더 열심히 돕고 싸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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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7시간...그냥뭐 밖에서 놀았겠지 했는데,,진짜 뭔가가 있나봅니다.
죽어라 대통령 7시간을 막고, 다큐제작 하나에도 mbc가 이 난리를 치는거보니.....
정말 사라진 7시간이...세월호 진실의 키..일까요???
이상호기자님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