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의 셀카봉과 공주 시어머니

싫다고요 조회수 : 4,197
작성일 : 2016-05-02 22:37:25

시아버지 생신에
큰아들과 큰며느리는 관심도 언급도 전혀 없는데
효자병 남편만 안절부절 혼자 여행을 준비하더군요.
리조트 스위트룸 예약.고급 횟집에서 저녁.
지역 특산물 아침. 장어로 점심. 중간중간 선물 공세.
1박2일 효도 여행 땃!!!
시어머니 평소에는 건강하게 국내 곳곳을 여행도 다니지만
건강검진에서 뛰어다녀도 되는 건강이라고 칭찬 받은 체력이지만
아들 얼굴만 보면 제대로 걷지도 못한다고
한발자국 걷고 가슴 부여잡고
한걸음 걷고 눈을 못뜨고 비틀거리고.....
그래도 일년에 대여섯번만 참자!하고 꾹참고 다녔는데
이번엔 그저 웃음만 나오네요...

시누이가 시부모 모시고 왔는데
관광지 도착 전에 시어머니가 딸에게
오늘 내 사진 많이 찍어라. 내 사진 계속 찍어줘..하더라구요.
원색 등산복에 반짝이는 스카프. 요란한 선글라스. 꽃달린 모자.
어머니는 이날을 위해 정성껏 치장하고 오신거지요.
빨강 립스틱까지 다시 바르고 길을 나섰는데
눈치없는 남편이 셀카봉을 꺼내더니 저보고
여보 이리와! 하더니 계속 저랑 셀카를 찍자고 합니다.
제가 민망해서 사진 찍기 싫다고 자리를 피하는데도
여보 사진 찍자. 이리와봐!하며 저만 따라다니는 겁니다.
평소엔 저희끼리 여행다니면
아이들이 한창 사춘기라 사진 안찍는다고 도망가니
저랑만 셀카봉으로 사진 찍고 다녔던 버릇이 들어서요.

어머니는 기가막힌지 화가 나는지
왜 안찍는다고 도망가니? 남편이 찍자는데...하며 저더러 화내시기에
저는 살 찌고 뚱뚱해져서 사진 찍기 싫어요.
너무 못생기게 나와서 싫어요.했죠.진심이거든요.
그런데 사실 어머니가 더 뚱뚱하고 안예쁘시죠.
어머니는 자존심이 크게 상하셔서
그자리에 주저앉으셨어요.
아이고,아들아 내가 걷지를 못하겠다.
아들아,나 죽을거 같다. 아이고~~하시면서요.
남편은 당장 어머니를 업어드렸고요.
의기양양 어머니는 아들 등에 업혀서 한바퀴 도셨고
사진은 본인이 지정한 곳에서 아들과 둘만 찍었지요.
아버님은 멀리 떨어져서 구경만 하시고
시누이는 두사람 찍사로
저는 아버님 옆에서 이런저런 말걸어드리며 억지로 말동무 해드리고요.

식당에서 점심 먹는 중엔
남편이 아버님 생신이라 쌈도 싸드리고
이것저것 챙겨드리니
시어머니 또 화가 났나봐요.
엄마가 중요하지...생일이라고 아버지만 챙기냐? 엄마는???
세상의 중심이 자신이라고 굳게 믿고 사는 시어머니.
자식도 남편도 모두 자신만 위해주고
설설 기어다니게 만드려고 맨날 아프다는 협박만 하는 저 사람.시어머니.
언젠가 제가 친정 엄마가 암수술 후에도
씩씩하고 긍정적으로 사시는게 너무 고마워서
시부모 앞에서 우리 엄마 참 예쁘시죠!했다고
몇년동안 삐쳐서 우리엄마 에 대해 형님한테 흉을 그리 보던 사람.

결혼한 후에 형님이
어머님이 좀 공주병이시지?하실 때
저도 모르게 " 저런 얼굴이 어떻게 공주병이요?"했거든요.
공주병 중증 말기 맞더군요.
아들들과 남편.친척들 모두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는 굳은 믿음.
며느리야 말해 뭐하겠어요.
손주 낳고 몸조리 중인 며느리에게 가려는 아들 붙잡고
밤11시가 넘어서야 보내주면서도 화를 내던 사람인걸요.
그때도 엄마가 중요하지 지자식.마누라가 뭐가 중요하냐고
저한테 전화해서 호통을 치더군요.
하여튼
지난 주말 효자병 남편은 허리병이 났고
화병 며느리는 몸살이 났고
공주병 어머니는 엄살병이 났답니다.


IP : 221.148.xxx.69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신기하다
    '16.5.2 10:41 PM (223.62.xxx.117) - 삭제된댓글

    죄송한데
    남편분도 좀 답답이과네요.

  • 2. 어휴
    '16.5.2 10:50 PM (183.101.xxx.89)

    시어머니들은 왜 !! 아들한테 엄살을 부릴까요? 나도 아들둘이지만 절대 나 어디아프다 얘기안하는데 그런말은 남편한테 통하는거죠..시아버지가 안받아주나? 저희 시어머니도 혼자서 친구분들이랑 동생들이랑 여행 잘다니시면서 저번에 자식들이랑 같이 다니실땐 걷는것도 힘들어하셔서
    모두들 조심조심한 기억이 있습니다 헐~~~

  • 3. 하하하
    '16.5.2 10:54 PM (221.148.xxx.69)

    그러니까요.
    시이모들이랑 관광버스 타고
    강원도도 다녀오고
    부산도 재밌게 다녀와서 자랑하신 양반이
    딸.아들 차만 타면
    숨도 못쉬겠네 .다리가 풀려서 금방 죽겠네! 하는데
    듣는 제가 먼저 죽겠어요

  • 4. ㅁㅁㅁ
    '16.5.2 10:59 PM (39.112.xxx.110)

    정말 자식들이 먼저 죽겠어요 ㅋㅋ
    근데 저는 이제 곧 마흔인데 도 사진찍기 싫던데 아웅 시엄니 짱이시네요 ㅎㅎ

  • 5. 맞춰주는 분이 더 신기
    '16.5.2 11:10 PM (58.178.xxx.131)

    그걸 맞춰주고 받아주시는 원글님이 더 신기해요
    저같으면 그정도 당했으면 안따라갔을텐데요

  • 6. 엄살공주님이
    '16.5.3 12:06 AM (211.36.xxx.177)

    숨도 못쉬겠네 하면 여보 빨리 차돌려요.어머니 많이 힘드신가봐요.
    다리가 아파 못걷겠네하면 에고 이제 좋은데 못다니셔서 어째요.여보 빨리 집으로 차돌려요~

  • 7. 허거덕
    '16.5.3 12:13 AM (211.33.xxx.72) - 삭제된댓글

    저런얼굴 ㅠㅠ
    시어머니 얼굴보고 저런 얼굴이라고
    말하는 원글님
    무섭사와요.
    물론 핑계는 나도 모르게!

  • 8.
    '16.5.3 3:37 AM (223.33.xxx.33)

    울시모 엄살은 저리가라네요ㅎㅎ
    나이 먹었다고 어른은 아니 라는 생각이드네요

  • 9. 근데
    '16.5.3 10:12 AM (155.230.xxx.55)

    저도 쭉 읽다가 '저런얼굴'이란 멘트에 좀 놀랬습니다;;
    시어머님은 공주병 맞는 것 같고요 ㅎㅎㅎ

  • 10. .....
    '16.5.3 10:46 AM (222.108.xxx.15)

    숨을 못 쉬겠다..
    다리가 풀린다..
    하시면 여행을 올스톱하시고
    어머님은 남편이랑 큰 병원 응급실로 보내드리세요 ㅠ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75328 대전으로 이사왔는데 너무 불친절해요 47 2016/07/12 12,583
575327 대기업 정년퇴직 전까지 연봉 1억은 대부분 하나요? 8 궁금해서 2016/07/12 3,836
575326 hpv 감염, 남편과 함께 볼께요. 34 ... 2016/07/12 24,360
575325 7월이 원래 이렇게 더웠나요? 5 2016/07/12 1,800
575324 영화 비밀은 없다. 보신 분? 13 개봉 2주도.. 2016/07/12 2,195
575323 이 공업용 고무망치 마사지용으로 어떨까요? 4 .. 2016/07/12 1,311
575322 세라밴드 오프라인에서 구할 수 있는 곳? 1 궁금 2016/07/12 3,690
575321 고양이와 순대 14 .... 2016/07/12 3,188
575320 아이스 음료 먹으면 목이 붓는 분 계세요? ㅇㅇ 2016/07/12 721
575319 경제학과 수강 신청 하려고 하는데,, 잘 아시는분 계시면 도움 .. 4 . 2016/07/12 820
575318 베이킹 고수님 질문이요 3 d 2016/07/12 754
575317 영국 칠콧보고서 , “이라크 참전은 잘못된 판단” 1 영국의양심 2016/07/12 490
575316 단독] "성희롱은 참는게 미덕" 국민의당 황당.. 6 어디서부터 .. 2016/07/12 1,447
575315 'SALZKONTOR, 오스트리아 소금 질문이예요 1 ^ ^ 2016/07/12 1,250
575314 윤계상 역을 다른 배우가 했더라면 23 굿와이프 2016/07/12 4,828
575313 오븐이 고장났어요. 1 33 2016/07/12 556
575312 분홍진달래님!!!! 한가지여쭈어봐요^^ 4 은설화 2016/07/12 2,047
575311 아주쉽고 간단한 요리책이나 블로그 없을까요? 17 요리 2016/07/12 3,419
575310 집밥 백선생 시즌2 레시피 모음 정리했어요 ~ 58 오늘은집밥 2016/07/12 11,520
575309 스트레스 날릴 수 있는 영화 5 ㅇㅇ 2016/07/12 1,310
575308 흑설탕팩이요 물기없이 문질러요? 10 기대중 2016/07/12 3,420
575307 현직 프로야구선수 길거리 음란행위 충격 ㄷㄷㄷ 37 ... 2016/07/12 18,429
575306 파트타임 알바하시는 분들..어떤일하시나요?? 7 .. 2016/07/12 2,127
575305 연애 많이 해본 사람이 10 결혼 2016/07/12 4,794
575304 하루종일 졸리는건 왜그런걸까요,? 3 40대 2016/07/12 1,3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