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치매 초기 아버지 병원에 모시고 갈 방법 없을까요?

속상해 조회수 : 2,926
작성일 : 2016-05-02 11:00:56

안녕하세요.

저희 아버지가 70대 후반이신데 알콜성 치매인거 같아요.

제가 어릴적부터 아버지가 술을 워낙 좋아하셨고 또 술을 드시면 주변 사람 아랑곳 없이 소리지르고 그러셔서

어린 마음에도 아버지가 창피하기도 했었는데요.. 그래도 술 깨면 또 자상하시고 자식 걱정 하시는 모습에

아버지에 대한 감정이 밉다가도 짠하기도 했다가도.. 그랬어요.

알코올 중독자들 보면 마음 여리고 고집이 센 사람이 많다던데..

저희 아버지도 그런 부류세요.

자존심 너무 강하시고, 무척 예민하시고, 마음은 여리시고, 고집도 무척 센. 엄마가 고생 많이 하셨어요.

저희 아버지는 많이 배우시고 직장도 좋은데 다니셨어요. 오래 다니진 않으셨지만. 아마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탓도 있었을거 같구요. 겉보기엔 엘리트 집안이고 집안도 좋아보이지만 그에 상반되게 아버지가 너무 제멋대로(?)이신 행동을 많이 하세요.

요즈음 들어 고집도 더 세지시고(이젠 정말 이해불가인 고집을 많이 부리세요. 고집이라고밖에 표현 못 하지만 정말 너무 힘듭니다...), 주변 안 가리고 말씀 함부로 하시고(수습은 가족들이), 물건 잘 찾으시고(중요한 물건은 두고 다니시라고 해도 꼭 들고 다니세요 불안하다고. 한번 잃어버리신적이 있는데 그거 찾느라 온 가족이 다 괴로웠습니다), 술 안 드셔도 주변에 누가 있던간에 버럭 버럭 고함 치시고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르실거예요 정말 내 부모지만 창피합니다. 꼭 가야 할 자리라도 절대 고급 레스토랑이나 전시회는 같이 가지 않아요. 지하철도 같이 안 탑니다. 밀폐된 공간에서는 정말 숨을데도 없어요) 버려야 할 물건들, 남이 버린 물건도 쓸만하다는 생각에 다 들고 와서 창고에 넣어두세요. 정말 양이 엄청납니다(아버지 어릴적 고생해서 그러신거 이해한다고 해도.. 지금은 남들이 부러워 하실 만큼 이루셨거든요. 인터넷 찾아보니 저장강박증이라고.. 엄마가 자식들에게 다 짐 된다고 버릴건 버리라고 해도 안 버리십니다) 공대 출신이시고 손재주도 좋고 기계도 잘 다루시던 분인데 이젠 기계같은거 보기도 싫어하시고(질려서가 아니라 그냥 뭔가 배우는걸 싫어하세요) 매사 무기력하세요. 이 나이에 배워서 뭐 하냐 나 모른다로 일관. 그러다 결정적으로 나오는 나쁜 책임은 엄마한테로. 술은 여전히 많이 드시고요(속상하거나 기분나쁜일이 있을때는 꼭 드시구요. 아무리 사소한거라도 못 지나치는 성격이세요. 그 밖에도 이유는 많죠) 했던 말 무한 반복.. 서운했던 일이 생기면 정말 하루에도 몇 번씩 그 얘기를 꺼내서 엄마를 괴롭히십니다. 잘때 양치도 세수도 안 하시구요. 그래서 냄새가.. 그래서 엄마도 이제 각방 쓰세요. 정말 옆에서 하루종일 같이 있으면 괴로와요.

가끔 친정갈때면 아버지가 제 신랑이 있어서 그런지 조심하시는 모습 보이시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본 모습(?)을 조금씩 보이세요.

신랑이 운전하고 어디 모시고 갈때 엉덩이가 아파서 못 참겠다는 둥, 어디 가길래 이렇게 오래 걸리냐는 둥, 자꾸 보채고 떼(?)쓰시고.. 정말 제가 신랑한테 무안할정도예요. 그런 아버지를 말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신랑앞에서 아버지한테 그만좀 하라고 소리를 지르고 있더라구요. 특히 신랑앞에서 좀 삼가했으면 싶은 말-특히 친정 식구들 흉허물-툭 던지실때는..

.

5-6년전에도 아버지가 술 드시고 소리지르고 난리를 피셔서 저희 형제가 우리 검사 받으러 병원가는데 같이 가자고 모시고 가서 반강제(?)로 아버지를 신경과에서 검사받게 한적이 있거든요. 근데 그 얘기를 지금도 두고 두고 하세요. 너희가 나를 정신병원에 넣으려고 했다고. 그때 검사결과는 알콜성 치매 초기증상이었구요. 그리고 치료(?)도 그걸로 끝이었구요.

요즈음 너무 심해지셔서 정말 병원 치료라도 받게 하고 싶은데 아버지 성격으로 병원 모시고 가는건 어림도 없어요.

심지어 건강검진도 안 받으세요 무섭다고.. 오래 살아 뭐하냐고 하시면서. 그냥 살다 갑자기 죽으면 되는거라고.

사는게 그렇게 마음대로 되는거냐. 그래도 싫다고 하세요.

이성적으로 얘기를 시작해도 아버지가 소리부터 지르고 나가버리시니까 정말 방법이 없어요.

그 누구 말도 안 들으세요.

정말 대화를 시도하면 항상 큰소리로 끝나요. 정말 아주 사소한 일에도 소리부터 지르기 시작하시니까..

최근엔 엄마가 그러시는데 팬티에 변도 묻히신데요. 그럴땐 아버지도 내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이러신데요.

대학병원에 아시는분이 있어 말씀드리니까 일단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진단서를 가지고 오라는데, 다른 병원에 모시고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또 나를 정신병자 취급하냐고 난리치실게 뻔하고 그 과정에서 아버지 불같은 성격에 정말 어떻게 되실까봐 그것도 걱정이구요.

이럴때 어떻게 하면 모시고 갈 수 있을까요? 의사선생님이 집에 와서 진단해주실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대학병원에 계시는분은 가까운 분이라 아버지가 말씀을 들으실거 같긴 하거든요.

전 정말 아버지가 건강한 모습으로 저희와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ㅜ

IP : 175.196.xxx.31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왜 그럴까요
    '16.5.2 11:10 AM (175.117.xxx.164)

    저희집은 양가 다 저럽니다.
    남자들은 늙으면 꼬장이 심해지고
    여자들은 집착과 아집이 심해지나봅니다.
    기절시켜서 병원에 데려갈수도 없고
    그냥 멀어질수밖에 없어요.
    어머님을 작은 원룸 얻어드리구요.
    저런 아버지들은 지랄발광을 혼자 실컷하게 놔둬야해요.
    보는 사람이 없으면 흥이 안나서 덜해요.

  • 2. 속상해
    '16.5.2 11:18 AM (175.196.xxx.31)

    정말 저도 아버지가 자고있을때밖에 병원에 옮길 수가 없겠구나 이런 생각 많이 해 봤어요 엄마 따로 살게 하기도 쉽지 않아요 아버지가 분명히 따라오실 거예요 ㅠ

  • 3. ...
    '16.5.2 11:21 AM (119.149.xxx.93)

    치매 진단을 받으시려는 이유가 치료때문인가요?
    글을 읽어보니 알콜성 치매 초기가 맞는 듯 한데요.
    치료는 본인이 협조하지않는 한 불가능하구요.
    실상 진행을 연장시키는 약이 있다고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닥 효과를 못보는 것 같았어요.
    치매와 더불어 우울증이나 강박증이 온 경우, 약을 드시면 완화되기도 합니다.

    로컬병원에서 진단 받지않아도 대학병원에서 진료 받아주지않나요?
    의료보험이 적용이 아니되어서 비싸서 그렇지 가능하다고 알고 있는데요.

    만일 치매등급을 받고 싶으시다면
    장기건강관리공단에 신청하시면 됩니다.
    직원들이 집에 방문해서 아버님을 보고 치매다 싶으면 등록번호와 함께 진단서를 제출하라 합니다.
    그때 병원에 찾아가서 진단을 받으면 의사가 등록을해줍니다.

    가족들이 겪는 고통은 말도 못할텐데
    함내시기 바랍니다.

  • 4. 속상해
    '16.5.2 11:22 AM (175.196.xxx.31)

    장기건강관리공단이요? 아 찾아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

  • 5. 돌돌엄마
    '16.5.2 12:03 PM (222.101.xxx.26) - 삭제된댓글

    치매요양등급 받기 힘들지 않을까요? 요양등급 같은 게 진짜 딱봐도 중증, 거동도 못하고 의식도 맹하다 싶은 사람이나 나오는 거지
    보기에 저렇게 멀쩡한 분들은 택도 없을 거예요..
    병원 진단서가 있으면 모를까....

  • 6. 본인이 협조해야
    '16.5.2 2:52 PM (211.112.xxx.26)

    가능하지싶어요
    요즘은 보건소에 가도 기본검사후 병원연계해주는데
    그게 비용이 훨 절감된다고하더라구요.
    아마 노pet ct까지 찍어야할거예요

    시아버지,친정엄마 두분 다 모시고가서 대학병원에서
    치매검사 받았던적 있어요
    6,7년도 훨씬 넘은것같은데 1인당 150정도 검사비 든것같아요.
    검사결과 현재는 치매가 아니지만 뇌에 쌀알같은 하얀점들도 많이 있었고... 치료데이터 경험상 1,2년내에 치매로 진행될걸로 보인다고해서
    치매약 처방받았는데 치료나 완치는 아니지만 진행과정을 천천히 늦출수는 있다고해요. 최근은 연세도 더 드셨고 살짝 더 나빠졌다고 검사결과 나왔지만 본인은 물론 저도 전혀 못느낍니다. 그동안 갑자기 주변지인들이 앗,치매란다 하더니 바로 급속히 나빠지는 경우를 몇번 접하셔서 지금은 그때 치매검사 데려가주고 처방약 먹게해준걸 너무너무너무 고맙다고 그러세요. 설득하세요.

  • 7. 속상해
    '16.5.2 3:09 PM (175.196.xxx.31)

    네.. 그렇게 본인 건강 알아서 챙기시고 고마워 하시면 얼마나 좋겠어요.. 엄마도 아시는분 병원 가서 같이 치매 예방약 드시자고 하는데도 됐다고 하고 그만이예요. 치매 걸리면 남은 사람만 고생이라고 제발 같이 병원좀 가자고 해도 됐다라고만 말씀하시고.. 더 권하면 버럭 소리지르시고.. 소리지르기 시작하면 아래 윗집에 피해갈까봐 저희도 그냥 입 다물어요.. 정말 아버지지만 너무 미울때가 많아요. 정말 왜 저러시는지 이해가 안 가요. 왜 저런 고집을 부리는지도 모르겠구요. 뭐 배우는것도 싫고 치료받는것도 싫고 그냥 그렇게 살다 가시겠데요. 그런데 가족들이 너무 괴로워요.. 정말 드라마에서처럼 왕진가방 들고 의사쌤이 오셔서 심각하게 말씀하시고 겁좀 주셨으면 좋겠어요 가족말은 안 들으시거든요 ㅠㅠ

  • 8. 그런 분들은
    '16.5.2 3:10 PM (211.36.xxx.11)

    보호자들이 노인병동이 있는 정신병원에 상담 받아보세요. 알콜 중독 분들은 보호자 두명 동의하에 6개월 강제입원이 되는걸로 알고있어요. 경찰이 얘기해주신거니까 맞을거에요.
    그후엔 치료해보시고 결정하시는것도.
    편집증에 망상에 알콜중독까지 있으면
    집에서는 힘들어요.

  • 9. 속상해
    '16.5.2 3:13 PM (175.196.xxx.31)

    심할땐 정말 손발 묶어 병원에 모시고 가고 싶기도 하고... 작년에 술 먹고 방에 쓰러져 주무시고 계실떄 이 참에 119불러서 병원 모시고 가서 검사 받자고 했는데도 식구들이 다 말로만 이런 저런 걱정만 하고.. 뭔가 해야하는데 정말 답답합니다..

  • 10. ..
    '16.5.2 3:57 PM (61.84.xxx.249)

    증상을 보니 치매가 맞는 것 같아요. 우리 엄마도 사람은 착한데 고집불통이고 병원에는 죽어도 안 간다고 하셔서 많이 힘들었는데.. 나중에는 다른 병이 찾아오더라구요. 일종의 복통이었는데 워낙 아프니 병원 간다고 난리치셔서 119불러 갔고 복통 치료 받고 나중에 치매 진단도 받았어요. 고집 못 꺾으시면 그냥 기다리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54094 둘째 출산한 와이프에게 줄 선물 추천해주세요. 12 .. 2016/05/03 1,703
554093 자식과 헤어지기 싫어 눈물 흘리는 소 8 영상 2016/05/03 1,641
554092 여러분! 애경도 보세요!!! 8 ㅇㅇ 2016/05/03 2,014
554091 결국 매정한 엄마가 훌륭한 엄마네요 14 모정 2016/05/03 6,576
554090 82 강아지 호구조사 해도 될까요? 34 감자 2016/05/03 2,528
554089 독하고 강한 멘탈을 소유한 여자 13 다짐 2016/05/03 9,047
554088 파운데이션, 팩트, 쿠션...등등 대체 뭔 차이죠? 8 ? 2016/05/03 3,092
554087 마루 브랜드 추천해주세용~~ 봄비 2016/05/03 745
554086 제주도 택시로 이동하면 어때요? 1 ... 2016/05/03 1,095
554085 샌프란시스코 5월초 날씨 8 나마야 2016/05/03 1,464
554084 오냐오냐 자라면 커서 제대로 거절못한다는 글 1 123 2016/05/03 1,338
554083 유치원때 시끄러웠던 엄마랑 같은반이 됐네요 4 체스터쿵 2016/05/03 1,987
554082 감기걸렸을때 운동 가시나요? 6 ㅡㅡ 2016/05/03 1,080
554081 눈썹 반영구 리터치 여쭤요 3 눈썹 2016/05/03 3,139
554080 단독]어버이연합측 허행정관이 JTBC앞에도 가라고했다 1 ㅇㅇㅇ 2016/05/03 771
554079 사춘기 심한 아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4 ㅇㅇ 2016/05/03 2,362
554078 저도 한때 가습기 사려다가 댓글보고 안샀거든요 5 ㅜㅜ 2016/05/03 1,831
554077 가족모임하기 좋은 곳 추천 어버이날 2016/05/03 491
554076 강아지란 한없이 연약한 존재 13 이럴수가 2016/05/03 2,006
554075 참지못하고 아들 앞에서 국을 쏟아 버렸어요 177 2016/05/03 31,762
554074 명품 (페레**) 아울렛 매장에서 무개념 애엄마 2 ㅡㅡ 2016/05/03 3,332
554073 붓기랑 살이랑은 다른가요 ㅇㅇㅇ 2016/05/03 701
554072 우리나라처럼 소음에 너그럽기도 어렵지 않나요? 8 생각 2016/05/03 1,247
554071 암기 잘하는 사람들은 어떤 비법을 가지고 있나요? 9 선암기후이해.. 2016/05/03 3,472
554070 안철수의 구차한 변명.."사적 대화 보도 부적절&quo.. 1 ... 2016/05/03 8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