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 아버지가 70대 후반이신데 알콜성 치매인거 같아요.
제가 어릴적부터 아버지가 술을 워낙 좋아하셨고 또 술을 드시면 주변 사람 아랑곳 없이 소리지르고 그러셔서
어린 마음에도 아버지가 창피하기도 했었는데요.. 그래도 술 깨면 또 자상하시고 자식 걱정 하시는 모습에
아버지에 대한 감정이 밉다가도 짠하기도 했다가도.. 그랬어요.
알코올 중독자들 보면 마음 여리고 고집이 센 사람이 많다던데..
저희 아버지도 그런 부류세요.
자존심 너무 강하시고, 무척 예민하시고, 마음은 여리시고, 고집도 무척 센. 엄마가 고생 많이 하셨어요.
저희 아버지는 많이 배우시고 직장도 좋은데 다니셨어요. 오래 다니진 않으셨지만. 아마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탓도 있었을거 같구요. 겉보기엔 엘리트 집안이고 집안도 좋아보이지만 그에 상반되게 아버지가 너무 제멋대로(?)이신 행동을 많이 하세요.
요즈음 들어 고집도 더 세지시고(이젠 정말 이해불가인 고집을 많이 부리세요. 고집이라고밖에 표현 못 하지만 정말 너무 힘듭니다...), 주변 안 가리고 말씀 함부로 하시고(수습은 가족들이), 물건 잘 찾으시고(중요한 물건은 두고 다니시라고 해도 꼭 들고 다니세요 불안하다고. 한번 잃어버리신적이 있는데 그거 찾느라 온 가족이 다 괴로웠습니다), 술 안 드셔도 주변에 누가 있던간에 버럭 버럭 고함 치시고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르실거예요 정말 내 부모지만 창피합니다. 꼭 가야 할 자리라도 절대 고급 레스토랑이나 전시회는 같이 가지 않아요. 지하철도 같이 안 탑니다. 밀폐된 공간에서는 정말 숨을데도 없어요) 버려야 할 물건들, 남이 버린 물건도 쓸만하다는 생각에 다 들고 와서 창고에 넣어두세요. 정말 양이 엄청납니다(아버지 어릴적 고생해서 그러신거 이해한다고 해도.. 지금은 남들이 부러워 하실 만큼 이루셨거든요. 인터넷 찾아보니 저장강박증이라고.. 엄마가 자식들에게 다 짐 된다고 버릴건 버리라고 해도 안 버리십니다) 공대 출신이시고 손재주도 좋고 기계도 잘 다루시던 분인데 이젠 기계같은거 보기도 싫어하시고(질려서가 아니라 그냥 뭔가 배우는걸 싫어하세요) 매사 무기력하세요. 이 나이에 배워서 뭐 하냐 나 모른다로 일관. 그러다 결정적으로 나오는 나쁜 책임은 엄마한테로. 술은 여전히 많이 드시고요(속상하거나 기분나쁜일이 있을때는 꼭 드시구요. 아무리 사소한거라도 못 지나치는 성격이세요. 그 밖에도 이유는 많죠) 했던 말 무한 반복.. 서운했던 일이 생기면 정말 하루에도 몇 번씩 그 얘기를 꺼내서 엄마를 괴롭히십니다. 잘때 양치도 세수도 안 하시구요. 그래서 냄새가.. 그래서 엄마도 이제 각방 쓰세요. 정말 옆에서 하루종일 같이 있으면 괴로와요.
가끔 친정갈때면 아버지가 제 신랑이 있어서 그런지 조심하시는 모습 보이시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본 모습(?)을 조금씩 보이세요.
신랑이 운전하고 어디 모시고 갈때 엉덩이가 아파서 못 참겠다는 둥, 어디 가길래 이렇게 오래 걸리냐는 둥, 자꾸 보채고 떼(?)쓰시고.. 정말 제가 신랑한테 무안할정도예요. 그런 아버지를 말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신랑앞에서 아버지한테 그만좀 하라고 소리를 지르고 있더라구요. 특히 신랑앞에서 좀 삼가했으면 싶은 말-특히 친정 식구들 흉허물-툭 던지실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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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년전에도 아버지가 술 드시고 소리지르고 난리를 피셔서 저희 형제가 우리 검사 받으러 병원가는데 같이 가자고 모시고 가서 반강제(?)로 아버지를 신경과에서 검사받게 한적이 있거든요. 근데 그 얘기를 지금도 두고 두고 하세요. 너희가 나를 정신병원에 넣으려고 했다고. 그때 검사결과는 알콜성 치매 초기증상이었구요. 그리고 치료(?)도 그걸로 끝이었구요.
요즈음 너무 심해지셔서 정말 병원 치료라도 받게 하고 싶은데 아버지 성격으로 병원 모시고 가는건 어림도 없어요.
심지어 건강검진도 안 받으세요 무섭다고.. 오래 살아 뭐하냐고 하시면서. 그냥 살다 갑자기 죽으면 되는거라고.
사는게 그렇게 마음대로 되는거냐. 그래도 싫다고 하세요.
이성적으로 얘기를 시작해도 아버지가 소리부터 지르고 나가버리시니까 정말 방법이 없어요.
그 누구 말도 안 들으세요.
정말 대화를 시도하면 항상 큰소리로 끝나요. 정말 아주 사소한 일에도 소리부터 지르기 시작하시니까..
최근엔 엄마가 그러시는데 팬티에 변도 묻히신데요. 그럴땐 아버지도 내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이러신데요.
대학병원에 아시는분이 있어 말씀드리니까 일단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진단서를 가지고 오라는데, 다른 병원에 모시고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또 나를 정신병자 취급하냐고 난리치실게 뻔하고 그 과정에서 아버지 불같은 성격에 정말 어떻게 되실까봐 그것도 걱정이구요.
이럴때 어떻게 하면 모시고 갈 수 있을까요? 의사선생님이 집에 와서 진단해주실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대학병원에 계시는분은 가까운 분이라 아버지가 말씀을 들으실거 같긴 하거든요.
전 정말 아버지가 건강한 모습으로 저희와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