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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쌍둥이 조카♡

ㅇㅇ 조회수 : 1,734
작성일 : 2016-04-27 14:46:45

다섯 살 남아 둘

귀여워 미칩니다
저는 애가 없어서(남편도 없음)
대신 동생이 펑펑 낳고 있습니다

다섯살인데도 아직 아가아가해서
제눈엔 아직도 갓난아기들처럼 보이네요 ♡


형아는 벌써부터 잘생기고 의젓하고 속이 깊고
말솜씨가 유려(?)하고 감수성도 풍부하고
아가아가 주제에 머리숱도 많고
게다가 쿨하고 시크한 성격
내년부터 YG아이돌 연습생을 보낼까 고민중이라네요ㅋ

동생은 땡강 부리고 엄마 치마폭에서 맨날 징징대고
형아랑 나랑 레고 예쁘게 쌓아놓으면 막손으로 휘휘 저어
무너뜨리고 낄낄대고 발로 차고 껄껄대고 꿀꿀대고
웃는 모습이 옥동자 어린 시절 닮았어요
(일란성인데 신기하죠 ㅋㅋㅋㅋ)
식탐까지 많아서
먹을거 안 주면 말 안 듣고 무뚝뚝하고


근데 반전이 있어요

형아는 예술인의 혼을 가졌지만
동생은 공돌이 출신 제부 피를 물려받았는지
기계류만 보면 눈이 반짝
뭐든지 손에 쥐고 조물락조물락거리면
1분안에 기능을 파악하고 간단조작할 수 있는
마이더스의 손을 가졌어요
(믿거나 말거나)

물론 그의 손에 잔인하게 쑤셔지고 파헤쳐져서
일찍 생명을 마감한 기기들도 많죠

그의 엄마는 핸드폰 사진 백장을
1초만에 잃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에게 스맛폰을 절대 봬 주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였으나

지치고 노화된 저의 몸이
그들을 유혹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은
오로지 스맛폰 유아용 어플리케이션뿐 (동생은 싫어함ㅋ)

레고와 그림책에 지치면 슬슬.. 스맛폰을
하늘 높이 쳐듭니다

그들이 다가옵니다
이글거리는 눈

이모오~~~~~ ♡♡♡

이거 놔라
이거 놔라





다시 공돌이 동생 얘기로 돌아가겠습니다

무슨 게임이건 1분안에 파악합니다
(그래봤자 손가락으로 펭귄이나 꾹꾹꾹 누르는 수준이지만)

외국어로 돼있는 화면인데도
한번 가르쳐 주면 메뉴 버튼을 기억해서
조작을 능숙하게 합니다

참을성 없이 맨날 원숭이처럼 꺽꺽대기만 하던 애가
펜케이크 높이 쌓기 게임을 하면
손꾸락에 온힘을 집중해
평정심을 갖고 한마디도 안하고 10분을 넘깁니다
혜민스님보다 더 독해요
명상하는 줄


한글을 아직 모르고
요새 부쩍 활자에 대한 탐구심이 강하다길래
한글 글자를 꾹 눌러 단어를 완성하는 게임을 시켜 주었습니다

솔직히
형아가 더 잘할 줄 알았어요
인문계 예술혼이 불타오르는 형아가
나처럼 한글 글자를 넘 사랑하게 될 줄 알았는데

웬걸
공돌이 동생이 스윽
한번 형아를 쳐다보며 입가에 비웃음을

임요한인 줄

미친듯이 손꾸락을 움직여
글자들을 클릭하기 시작합니다

딩동댕~
딩동댕~
오 누르는 족족 다 맞아요

예술가 형아가 하면
서너번 틀리고서야 맞는 글자를 찾아내는데
공돌이 동생의 천재적 손꾸락놀림은 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요

한글을 직접 쓰라고 하면
형아가 더 잘합니다.
평소 종합적 지적능력(?)도 형아가 월등히 뛰어나서
동생이 허튼(?) 짓을 많이 하면
형아가 동생에게 시크하게
넌지시 핀잔을 준다고 합니다
(하하하하 얘네들 넘웃겨)


그런데 게임만 하면
기기만 손에 들게 되면
공돌이 동생은 물만난 고기처럼 펄펄 날고
자꾸 틀리는 형아를 맘껏 비웃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암튼
이런 형제애(?)를 보면서
같은 뱃속에서 태어나도 이렇게 다르구나
신기하기도 하고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하는 짓들이

태어났을 때부터
매일 매시간
자기 분신이 거울처럼 눈앞에 있는거
얼마나 신기할까요
아직은 그게 신기한지 뭐인지 깨닫지도 못하겠지만 ㅎㅎㅎ


암튼

평소에 엄청 무뚝뚝하고
웃으면 옥동자님 같은 얼굴의
이기주의 떼쟁이
남의 말 안 듣는
지 엄마만 찾는
공돌이 동생 ...


친정에서 다 모여 묵기로 한 날이었어요

동생네는 거실에서 다 모여자고
저만 엄마방에서 혼자 침대에서 잤어요

담날 새벽이 밝아올 무렵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며

방문이 스르르

아장아장

침대 속으로 파고든 건

바로

공돌이 동생


어?
니가 웬일이냐
평소에 친한척도 안하던 니가

그때 공돌이 아가
이불을 뒤집어쓰며





조용히 해 엄마깨




아놔
전 너무 웃겨서 미치는 줄
발음도 넘 정확

넘 웃기고 귀여워서
낮에 하던 펭귄밥주는 게임을 열어줬어요

경쾌한 멜로디


그때 또 공돌이 아가가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어요




소리 줄여





전 입을 틀어막고 데굴데굴 굴렀어요
얘 뭐야 아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똑똑하고 또렷하게
마치 직장 상사처럼
저에게 지시하는 카리스마

형아한테 맨날 구박받고
식구들한테 구박받던
어리숙한
우리 공돌이 아가

정말 카리스마 짱이었어요

잊혀지지가 않네



소리줄여

얼굴은 또 어찌나 진지한지
목소리는 또 얼마나 절박한지

제 입을 금방이라도 틀어막을 것같은 단호함
그 와중에 끊임없이 방문을 감시
이불을 폭 뒤집어쓰며 전방 주시

평소와 달리 멀티로 행동하는 슈퍼맨 아가를 보며
얘 뭐지 우르크에 파견된 특전사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맛폰이 뭐라고
우리 아가아가를 단숨에 카리스마짱 아재로
둔갑시키나요 위험물 맞네요 스맛폰 ㅋㅋㅋ


나중에 가족들한테 얘기했더니
다들 배꼽잡고 굴렀어요

그후로 우리 식탐대마왕 찌질이(?)였던
동생 아가가 어찌나 멋있게 보이는지
송중기가 따로 없음
겔겔겔거리며 엎어지는 것도 멋있음♡팬이에요
여전히 헤벨레~ 웃으며
허튼(?) 짓을 하고 다닙니다만



아가들은 진짜 넘 신기하고 신비한 세계 같아요

나 대신 마니마니 낳아준 동생에게
깊은 감사를 보내며
마칩니다


갑자기 생각나 후닥닥닥 쓰려고 했는데
어쩌다 이런 오글거리는 글이 됐는지..
죄송해요 ㅋ


쌍둥이는 사랑입니다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우리 아가들
이쁘게 키우세요 ^^
어린이날 행사용 기쁨조 준비하러 가야겠어요
















IP : 126.255.xxx.40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
    '16.4.27 2:49 PM (222.98.xxx.28)

    원글님이 글을 재미나게 잘쓰시는군요
    읽는 제가 즐겁네요
    아이들 너무 귀엽습니다
    원글님도 건강하세요

  • 2.
    '16.4.27 3:15 PM (125.191.xxx.26) - 삭제된댓글

    읽기만 해도 귀엽네요.

    터울 있어도 애들한텐 동성이 좋다고 하지만 쌍둥이야말로 진짜 동성이면 축복일것 같아요^^

  • 3. 어머
    '16.4.27 3:23 PM (115.161.xxx.212)

    너무 귀여운 조카들 있네요. 글도 재미있게 상세하게 쓰셔서 계속 엄마미소로 읽었어요. 집에 해피바이러스가 가득해보이네요.
    우리집도 보면 성격도 식성도 너무다른 형제보면 저도 너무 신기하고 신비롭기까지하더군요.

  • 4. ..
    '16.4.27 3:28 PM (114.206.xxx.173) - 삭제된댓글

    모 블로거가 귀여운 조카때문에
    몇 년 동안 그아기 얘기로 도배하더니
    님의 조카, 특히 작은조카 사랑이 무한대네요. *^^*

  • 5. 루나레나10
    '16.4.27 3:33 PM (165.132.xxx.19)

    원글님 너무 재미나게 잘 쓰시네요~ 쌍둥이 조카들 이야기 다음에 또 들려주세요~

  • 6.
    '16.4.27 3:50 PM (118.34.xxx.64)

    이분 그분 아니신가?
    글이 너무 잼있게 술술 읽히는거보니
    스님 가방.어쩌구, 팬티가 어쩌구 하신분??

    그나저나 우르크에 파견된 아가 특전사...짱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 7. 후후후후후
    '16.4.27 4:17 PM (126.255.xxx.40) - 삭제된댓글

    저 스님가방 아니에요 ㅎ
    그분은 제가 존경하는 분
    요즘 글 안 쓰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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