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여행에서

조회수 : 617
작성일 : 2016-04-26 15:19:19
부모님 중 아버지 한 분 남으셔서 기념할 것도 있고 해서
같이 해외여행 다녀왔어요.
직장인인데 나름 시간 내고 돈써서 좋은 마음으로 간 건데
같이 다다 보니 평소 내 단점 평소 부친 단점이 부딪혀서
돈쓰고 가서 속상해요.
평소 성격대로 남편은 잘 맞춰주고 다니고 있는데
저는 일 때문에 먼저 들어왔거든요.
아버지가 한말 또하고 또하고 하는데 그게 여행가서
우리가 별로 관심 없는 것들에 그렇게 흥분해서
똑같은 말을 몇 번이고 해요. 꼭 판 튀듯이 예를들어 거대한
돌이 쌓인 것보고는 계속 저걸 어떻게 옛날에 반듯하게
자르고 쌓아 올렸을까를 몇 번이나 말하고
사람들 듣는데서 저 사람도 한국 사람이라느니
그런 게 계속되니까 저는 몇 번 톡톡 쏘아서 말하게
됐어요.
생각해보면 우리는 쌍이고 아버지는 혼자 간거니
같이 얘기할 사람도 없는데 그거 알고 맞춰 드렸는데
그게 계속되니까 질렸었나봐요.

어쨌든 참 생각이 많아지네요.
나도 늙으면 저렇게 소통 안되고 자기 얘기만 계속 하는
사람이 될까 싶고
또 한편으론 아버지도 자기 또래나 짝하고 갔다면
같은 세대끼리는 관심 갖는게 비슷해서 대화가
잘 됐을텐데 싶기도 하고 그러네요.
여행 다니다 보면 그래요 서로 호흡 맞는 짝이
얼마나 귀한가 싶고Life is journey라고 인생을 여행에
비유하는 말도 있던데 진짜 길고 뭐를 경험하고 나올지
모르는 매일이 한 번밖에 살 수 없는 인생에서 첨 하는거라 늘
긴장이나 어려움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인생에서
여행에서 잘맞는 짝이 있어야 그 여행길이 즐겁고
적어도 의지가 되는 거 아닌가 싶어요.

성질 못 누르고 톡 쏘아 말한 나도 싫고 서로 잘 맞는
사람끼리 산다는 건 참 축복이다 싶네요.


IP : 175.223.xxx.7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다시 시작
    '16.4.26 5:56 PM (211.48.xxx.99)

    네...부모님... 한 발만 떨어져서 보면 참 쨘하고 그저 죄송스럽고 그런데 그게 코앞에 계시면 또 그렇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톡톡 쏘듯 말씀하셨다는 얘기에 저를 보는 것 같아 지나가다 답글 답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혼자 남으신 엄마께 효도하자고 어렵게 시간 모으고 자금 모아 여행을 떠났지만 마음과 달리...참 힘들었어요. 상사 모시고 가는 출장보다 더 고단한 느낌이었죠. 제일 편하다는 엄만데도 그랬어요.ㅠㅠ 아... 나이가 든다는 건 이렇게 소통이 어려워지는 것인가 하는 비슷한 자괴감 같은 걸 느끼기도 했지요. 엄마는 엄마대로 여고동창들이랑 다니는 게 더 편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을까 싶었고요.ㅠㅠ
    하지만 그래도 더 늦기 전에, 몇 년에 한 번이라도 이렇게 소통을 시도하는 것에 의미를 두려고요. 지나고 보니 그래도 그 여행으로 인해 몰랐던 엄마를 조금은 알게된 느낌이긴 했거든요. 님도 큰 일 하신 거랍니다. 본인 토닥토닥 해주시고, 남편분도 칭찬 많이 해주시고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99234 시오노 나나미 직접 보신 분~~~! 8 생각의 궤적.. 2016/09/22 1,345
599233 60대 부모님 여행 상해vs오키나와?? 2 홍이 2016/09/22 1,038
599232 올리브오일 추천 좀 해주세요 6 플리즈 2016/09/22 1,984
599231 골다공증 약이 치아에 안 좋나요? 10 질문이요 2016/09/22 2,280
599230 뭐라는 소리인지요? 2 여우 2016/09/22 390
599229 뿌리염색 해야 되는데요?? 5 부산댁 2016/09/22 1,474
599228 추석이후 피로감이 심해요 12 피곤 2016/09/22 1,731
599227 나라꼴 잘 돌아가네요 6 한심 2016/09/22 1,691
599226 오래된 중고 어쿠스틱 피아노 잘 팔릴까요? 6 ... 2016/09/22 1,088
599225 개인주의성향이 약한 나라라 그런 듯 2 개인적 2016/09/22 1,024
599224 서울대 영어교육과 와 서울교대 중에서 선택한다면.... 51 진로 선택 2016/09/22 8,238
599223 어제 마트앞 진상 할머니 3 가을하늘 2016/09/22 1,957
599222 폐렴 예방 접종 주사 어떤거 맞아야 하나요? 5 궁금이 2016/09/22 1,153
599221 해외직구, 면세 기준 금액이 얼마인가요? 7 궁금해요 2016/09/22 1,836
599220 자동이체통장옮기려면 2 2016/09/22 398
599219 거품 많이 나는 샴푸 안좋은것 같아요 2 .... 2016/09/22 1,472
599218 애들 외국으로 보낼때요 3 아이 2016/09/22 779
599217 백년손님 마라도 편 장모님요 4 well 2016/09/22 2,828
599216 견과류 중독자에요 16 걱정 2016/09/22 6,075
599215 세탁기 먼지 제거망 더 넣으면 먼지가 덜 나오나요? 4 세탁기 2016/09/22 1,639
599214 미국에도 미국내 여행사가 있을까요? 2 ... 2016/09/22 619
599213 결혼 14년차...좀전에 두줄 확인했어요 83 야옹 2016/09/22 23,128
599212 도쿄에서 때수건 이태리타올 2 도쿄에 2016/09/22 1,327
599211 이상한 동네엄마 13 .. 2016/09/22 6,545
599210 서울에서 춘천통학 13 사자 2016/09/22 2,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