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여행에서

조회수 : 506
작성일 : 2016-04-26 15:19:19
부모님 중 아버지 한 분 남으셔서 기념할 것도 있고 해서
같이 해외여행 다녀왔어요.
직장인인데 나름 시간 내고 돈써서 좋은 마음으로 간 건데
같이 다다 보니 평소 내 단점 평소 부친 단점이 부딪혀서
돈쓰고 가서 속상해요.
평소 성격대로 남편은 잘 맞춰주고 다니고 있는데
저는 일 때문에 먼저 들어왔거든요.
아버지가 한말 또하고 또하고 하는데 그게 여행가서
우리가 별로 관심 없는 것들에 그렇게 흥분해서
똑같은 말을 몇 번이고 해요. 꼭 판 튀듯이 예를들어 거대한
돌이 쌓인 것보고는 계속 저걸 어떻게 옛날에 반듯하게
자르고 쌓아 올렸을까를 몇 번이나 말하고
사람들 듣는데서 저 사람도 한국 사람이라느니
그런 게 계속되니까 저는 몇 번 톡톡 쏘아서 말하게
됐어요.
생각해보면 우리는 쌍이고 아버지는 혼자 간거니
같이 얘기할 사람도 없는데 그거 알고 맞춰 드렸는데
그게 계속되니까 질렸었나봐요.

어쨌든 참 생각이 많아지네요.
나도 늙으면 저렇게 소통 안되고 자기 얘기만 계속 하는
사람이 될까 싶고
또 한편으론 아버지도 자기 또래나 짝하고 갔다면
같은 세대끼리는 관심 갖는게 비슷해서 대화가
잘 됐을텐데 싶기도 하고 그러네요.
여행 다니다 보면 그래요 서로 호흡 맞는 짝이
얼마나 귀한가 싶고Life is journey라고 인생을 여행에
비유하는 말도 있던데 진짜 길고 뭐를 경험하고 나올지
모르는 매일이 한 번밖에 살 수 없는 인생에서 첨 하는거라 늘
긴장이나 어려움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인생에서
여행에서 잘맞는 짝이 있어야 그 여행길이 즐겁고
적어도 의지가 되는 거 아닌가 싶어요.

성질 못 누르고 톡 쏘아 말한 나도 싫고 서로 잘 맞는
사람끼리 산다는 건 참 축복이다 싶네요.


IP : 175.223.xxx.7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다시 시작
    '16.4.26 5:56 PM (211.48.xxx.99)

    네...부모님... 한 발만 떨어져서 보면 참 쨘하고 그저 죄송스럽고 그런데 그게 코앞에 계시면 또 그렇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톡톡 쏘듯 말씀하셨다는 얘기에 저를 보는 것 같아 지나가다 답글 답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혼자 남으신 엄마께 효도하자고 어렵게 시간 모으고 자금 모아 여행을 떠났지만 마음과 달리...참 힘들었어요. 상사 모시고 가는 출장보다 더 고단한 느낌이었죠. 제일 편하다는 엄만데도 그랬어요.ㅠㅠ 아... 나이가 든다는 건 이렇게 소통이 어려워지는 것인가 하는 비슷한 자괴감 같은 걸 느끼기도 했지요. 엄마는 엄마대로 여고동창들이랑 다니는 게 더 편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을까 싶었고요.ㅠㅠ
    하지만 그래도 더 늦기 전에, 몇 년에 한 번이라도 이렇게 소통을 시도하는 것에 의미를 두려고요. 지나고 보니 그래도 그 여행으로 인해 몰랐던 엄마를 조금은 알게된 느낌이긴 했거든요. 님도 큰 일 하신 거랍니다. 본인 토닥토닥 해주시고, 남편분도 칭찬 많이 해주시고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65912 주말에 지인들 sns 보니 부럽고 제가 초라하네요.. 7 2016/06/12 4,116
565911 본인이나 주변에 집값 반반한 경우가 여럿 있나요? 37 ... 2016/06/12 4,388
565910 천안 깨끗한 숙소 좀 알려주세요 2 숙소 2016/06/12 905
565909 목디스크 같아요 1 .. 2016/06/12 873
565908 거름망있는 유리주전자 추천 부탁드립니다. 1 티팟 2016/06/12 1,153
565907 텃밭에 겨자채로 김치 담글수도 있을까요? 7 ... 2016/06/12 1,109
565906 동성애를 하던지 말던지 아무도 관심없어요. 32 안티호모 2016/06/12 3,196
565905 가족이 구속수감되면 어떻게 서포트 해드리는게 좋을까요? 6 ... 2016/06/12 1,484
565904 남편과 맞지않는 불행한 삶 4 인생 2016/06/12 3,761
565903 다들 저 몸매 보고 딱 좋다 고 하시는데 21 딱 좋다 2016/06/12 7,647
565902 디어마이프렌즈 몇회인가 2 찾아보니 2016/06/12 1,502
565901 야하면서 격조(?)있는 소설 좀 추천해주세요 33 여름에 2016/06/12 8,259
565900 국카스텐 스콜 서울공연 2 국카스텐 2016/06/12 2,015
565899 남친 연락에 울고 웃네요 ㅠ 4 ㅇㅇㅇ 2016/06/12 2,871
565898 빵값이 너무 비싸요. 12 ... 2016/06/12 4,991
565897 두 손목 부러져 깁스했어요. 고등학생 간병이‥ 7 2016/06/12 3,517
565896 미용실에서 망친머리 헤나 하세요, 5 딸기체리망고.. 2016/06/12 2,848
565895 중학생 아들이 묻지를 못해요 2 엄마 2016/06/12 2,067
565894 영국인이 뽑은 가장 행복한 직업은 전업주부 38 행복한 전업.. 2016/06/12 13,948
565893 디어마이프렌즈에서 2 누구인가요?.. 2016/06/12 1,912
565892 여자판정단들 누구예요? 1 복면가왕 2016/06/12 1,068
565891 우니 한 대접 주문하니 3끼를 먹어요. 9 아하 2016/06/12 3,664
565890 유기농으로 챙겨 먹이기... 6 궁금이 2016/06/12 1,440
565889 지방출신 설카포급 vs 8학군출신 중경외시급 6 ... 2016/06/12 2,638
565888 어릴때 배변문제있으면 커서 3 심각 2016/06/12 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