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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의대하니까 친척중에 형제가 의대가고 남매가 서울대 간 집이 있는데요

.. 조회수 : 7,069
작성일 : 2016-04-25 15:36:51

저는 그냥 쏘쏘.. 이름은 들어 본 서울소재의 평범한 대학 나왔어요.


나이가 다 비슷해요. 그래봤자 한두살차이니까 중학교 고등학교 다 겹쳐있었는데

의대 친척들은 다 특목고 나왔어요. 어릴때부터 똑똑하고 그래서 학원서 장학금 받고 다녔고요. 어려운 책도 많이 읽고 어른스러웠죠. 특목고도 요즘에는 많잖아요. 근데 저 중고딩때는 몇개 없었어요. 그리고 특목고중에서도 유명한 학교 나왔어요. 지금도 유명한 그런 곳..

남매가 서울대 간 집은 강남8학군이요. 이 남매네 여동생이랑은 동갑이라 어릴때 친했는데 주재원 나가시고부터는 못 봐서 지금은 그냥 행사때 만나면 인사하는 정도인데.


그런데 자라면서 한번도 비교 당해본 적이 없던 것 같아요.

엄마가 이미 아셨던 거죠..ㅋㅋㅋㅋ

비교해봤자 애만 고달프고 나만 속상하다는걸...ㅎㅎㅎ

내 딸은 서울대와 의대를 갈 머리는 아니란 것도 아시고욬ㅋㅋㅋ


저도 학생때부터 반 등수는 5등으로 나가본 적 없고 전교에서도 두자리수 밖으로 밀려본 적이 없어서

못하는 편은 아니였는데도 잘한다는 생각을 못하고 좀 스스로 비교를 하기는 했어요.

와 대단하다를 넘어서 왜 나는 그렇게까지 못 할까..?내 어디가 부족한걸까? 머리가 나쁜걸까?? 아니면 내가 지방에 살아서 더 그런거에 늦는걸까? 근데 우리 학교에서도 잘하면 의대고 서울대고 10년넘게 꾸준히 계속 갔는데 그러면 결국 내가 부족하구나. 라는 생각을 해서 좀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그래서 언젠가 한번 엄마한테 공부를 못해서 미안하다고 했어요. 그니까 엄마가 오히려 엄마가 미안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엄마가 많이 알지를 못해서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하고 더 많은 정보를 가져다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넌 잘해왔다고. 지금까지도 잘 해왔으니 앞으로도 잘 할 수 있을거니까 그런 생각하지 말라고.


뭐 그 뒤로도 한번도 그런 내색이 없으셨어요.

부러워하지도 않으시고 저한테 넌 왜 못하냐는 소리도 안하시고.
근데 생각해보면은 초등학교때 제가 받아쓰기를 0점을 받아와도 수학시험을 0점을 받아와도 구구단을 못 외워서 나머지 수업을 하고 와도 엄마는 그냥 괜찮다고 했어요. 맛있는 간식 해놓고 기다리셨죠..ㅋㅋㅋ엄마랑 연습하면 된다고 하시고요. 물론 가르치시면서 저때문에 속이 터져서 냉수를 드시는 모습을 여러번 봤지만ㅋㅋㅋㅋㅋㅋ

한번도 비교를 당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중학교때는 공부를 해야한다며 초5때부터 공부를 시키셨지만 그것도 막 누구는 뭘 하는데 너는 왜 못하냐는식이 아니라. 이제 해야할 때가 된거고 너가 놀고 싶다고 더이상 마냥 놀 수가 없는거고 지금 안하면 따라 잡기 힘들어서 안된다. 하면서 정말 제가 공부하기 싫어서 몸부림 치고 들어누으면 한손 꾸욱 잡고 앉혀놓고 가르치셨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그 덕에 공부습관 잡혀서 중학교,고등학교는 그냥 알아서 스스로 했었는데

요즘 아이들 키우는 친구들을 보고 저도 이제 아이를 슬슬 생각해볼 수록 엄마한테 참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라는 생각을 해요.


저는 비교 안할 자신이 없거든요... 근데 우리엄마는 나같이 속터지는 자식을 보면서도 비교 안하고 잘 참아오셨구나. 싶어지네요..









IP : 218.37.xxx.97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엄마가
    '16.4.25 3:39 PM (175.121.xxx.16) - 삭제된댓글

    부처님 반토막은 되셨겠네요.ㅎㅎㅎ

  • 2. ...
    '16.4.25 3:40 PM (218.37.xxx.97)

    그냥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엄마 돌아가시면 사리가 몇개는 나올 것 같아요..
    저 키우시면서 성불하신 느낌? 솔직히 안부러우셨겠어요..ㅎㅎ 부러우셨겠지만 정말 한번도 그 티를 받아서 제가 엄마가 비교하는 소리에 기 죽거나 주눅든 적이 한번도 없는거 보면은... 정말 득도하신지도 몰라욬ㅋ

  • 3. 득도한 엄마
    '16.4.25 3:46 PM (218.149.xxx.77) - 삭제된댓글

    저 같은 엄마가 계시네요. 득도한 거 아니고요. 각자의 그릇을 안거죠. 그리고 세속적인 거에 별로 관심 없고 의대를 가든 특목고를 가든 정말 중요한 건 가족들의 화목함이나 행복이다. 뭐 이런 인생관이라 그런 거고요. 나름 부러운 건 있을거에요. 걔네들이 시집 장가 잘가서 행복하게 사는 모습? 뭐 이런거요. 내 딸이 시집 가서 행복하게 사랑 받고 살고 있으면 다른 사람 행복한것도 보기 좋게 보일거에요.

  • 4.
    '16.4.25 4:01 PM (223.33.xxx.151) - 삭제된댓글

    부러운 맘 당연히 들 수 있죠
    그걸 표출하냐 아니냐의 차이겠죠
    표출 안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표출 해봐야 상황과 사이가 좋아질리가 없으니

  • 5. 엄 마
    '16.4.25 4:07 PM (211.246.xxx.208)

    최소 부처님 동창

  • 6. 우와
    '16.4.25 4:08 PM (122.42.xxx.141)

    어머니 정말 훌륭하시네요.
    더불어 원글님도 잘크셨겠다 싶어요.

  • 7. 물빛1
    '16.4.25 4:10 PM (114.204.xxx.82)

    진짜 대단하시네요 ..울엄마는 본인도 공부못하시고 명문 동래여고 나온 친구딸과 비교하더라구요 비교할걸해야지 크면서 어이가 없더라구요

  • 8. 존경
    '16.4.25 4:15 PM (222.107.xxx.241)

    스럽네요
    전 머리로는 비교가 나쁘다는걸 알면서도
    입에선 이미 나와있던걸요
    원글님 어머니 존경합니다

  • 9. 물빛님 ㅋㅋ
    '16.4.25 4:24 PM (183.103.xxx.243) - 삭제된댓글

    저 동래여고 나옴요. 굉장히 오래된 학교이긴한데 입시결과도 좋고요. 하지만 저때는 뺑뺑이로 들어갔어요. 그냥 랜덤인데.

  • 10. ..
    '16.4.25 4:25 PM (223.62.xxx.35)

    학교만 비교안한게 아니라 제가 시험에 떨어진 뒤 정신 놓고 5년을 막 산 적이 있는데 그때도 타박없이 기다리시면서 너가 하고 싶은걸 편하게 하라고, 원하면 병원이나 상담센터도 가고 배우고 싶은거 있음 배우면서 쉬라고 하라시더라고요. 저희집이 막 경제적으로 넉넉한게 아니였고 그 친척들은 다 좋은 직장 다니던 시절인데도 비교 안하고 응원해주셨어요. 그 덕에 극복하고 지금은 열심히 사는데 저는 정말 부모님께 잘 해야겠다고 늘 다짐해요. 마음과는 다르게 말이 나가는 경우가 있어서 문제ㅈㅣ만요

  • 11. 동갑인데...나가시고~
    '16.4.25 4:31 PM (175.118.xxx.11)

    여동생이랑은 동갑이라 어릴때 친했는데 주재원 나가시고부터는~~

  • 12. ..
    '16.4.25 4:35 PM (223.62.xxx.35)

    그 친척. 그러니까 고모부가 미국으로 저랑 동갑인 남매 중 여동생인 애가 중학생때 주재원나가셨었어요ㅋㅋㅋ그 부분을 빼고 쓰니 말이 뭉텅 잘린 느낌이네요.

  • 13. ..
    '16.4.25 5:05 PM (14.38.xxx.211) - 삭제된댓글

    울엄마도 종교생활로 엄청 다진 분인데
    가끔 울컥하세요..
    원글님 엄마는 성불 하신듯...
    소크라테스도 악처 덕분에 철학가가 됐다잖아요.

  • 14.
    '16.4.25 5:11 PM (125.130.xxx.213)

    어머님 진짜 멋있으시고 존경스럽네요
    제 아이에게 원글님 어머니 같은 부모가 되고싶네요

  • 15. 노력
    '16.4.25 5:24 PM (223.62.xxx.87)

    제 시어머니가 원글님 엄마같이 아이를 키우셨더라구요. 뭐 못한다고 혼내지 않고 그냥 자애롭게 사랑주고 키워서 아들 둘 서울대 막내딸 이대나와 전문직종 가진 서울대 출신이랑결혼 다 화목하게 잘살아요. 반대로 저희 엄마는 공부공부 학벌좋은 사람은 성격도 착하다늠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저희집이 학벌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잘 안풀렸어요. 시댁은 스스로 공부했고 저희집은 시켜서 억지로 공부한 차이. 그래서 저 애들한테 공부 강요 안해요. 중 2, 중 1인데 알아서 일어나고 학원가고 학교 시험 대비까지도 스스로 하네요. 오히려 중학 들어가고 더 편해졌어요. 몸도 마음두요. 원글님 어머니 같으려고 무지 노력합니다. 울 딸이 엄마딸로 태어나 너무 좋대요. 얼마전 나중 커서 엄마같은 여자로 살고싶다는 말 감동이었네요.

  • 16. ...
    '16.4.25 6:33 PM (211.176.xxx.13)

    존경스럽습니다. 정말 대단한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반성 많이 해야돼요 ㅜㅜ

  • 17. ...
    '16.4.25 6:57 PM (183.98.xxx.95)

    어머님이 참 훌륭하십니다
    저는 아이들 대학생이지만 늘 조바심을 내면서 공부하라고 키웠어요
    아이들이 잘 따라줘서 좋은 대학 간 거 감사하면 살아요

  • 18. 어머니 존경스럽습
    '16.4.25 9:40 PM (218.239.xxx.27) - 삭제된댓글

    어머니 인격이 극히 정상이고, 훌륭하게 자녀교육 하시는 거라고 봐요
    저는 공부못한다고 자녀들 야단치고 비교하는 부모가 너무 한심하더라고요. 결국 머리는 유전인데 제 얼굴에 침뱉는거죠. 공부 못하는 사람에게 공부 못한다고 하고 못생긴 사람한테 못생겼다고 하면 안된다고 봐요. 상처 받으니깐여

    저의 부모님은 한번도 공부하란 소리 안하셨고, 성적표 가지고 오란말도 안하셨어요. 자녀들이 알아서 자기 할 일 하는데 이래라 저래라 할 게 없었던거죠. 성적표에 도장 찍어오라던데요. 그러면 도장 어디어디 있으니 알아서 찍어가라고 하셨어요.
    한번은 엄청 좋게 나와서 아버지께 "누구는 일등하면 자전거도 사주고 책상도 사주고 한다던데 아빠는 왜 짜장면 한그릇 안사주냐"고 따지듯 물었더니 울아버지 말씀이(저는 아직도 이게 명언이라고 생각함)

    "니가 일등 했는데 왜 내가 사줘야 하노. 니가 한턱 내야지."
    어이가 없었지만 반박할 수도 없잖아요. ㅠㅠ

  • 19. 어머니 존경스럽습
    '16.4.25 9:41 PM (218.239.xxx.27)

    어머니 인격이 극히 정상이고, 훌륭하게 자녀교육 하시는 거라고 봐요
    저는 공부못한다고 자녀들 야단치고 비교하는 부모가 너무 한심하더라고요. 결국 머리는 유전인데 제 얼굴에 침뱉는거죠. 공부 못하는 사람에게 공부 못한다고 하고 못생긴 사람한테 못생겼다고 하면 안된다고 봐요. 상처 받으니깐여

    저의 부모님은 한번도 공부하란 소리 안하셨고, 성적표 가지고 오란말도 안하셨어요. 자녀들이 알아서 자기 할 일 하는데 이래라 저래라 할 게 없었던거죠. 성적표에 도장 찍어오라던데요. 그러면 도장 어디어디 있으니 알아서 찍어가라고 하셨어요.
    한번은 성적이 엄청 좋게 나와서 아버지께 "누구는 일등하면 자전거도 사주고 책상도 사주고 한다던데 아빠는 왜 짜장면 한그릇 안사주냐"고 따지듯 물었더니 울아버지 말씀이(저는 아직도 이게 명언이라고 생각함)

    "니가 일등 했는데 왜 내가 사줘야 하노. 니가 한턱 내야지."
    어이가 없지만 반박할 수도 없잖아요. ㅠㅠ

  • 20. bfx
    '16.4.26 1:46 PM (175.195.xxx.48)

    와... 닮고 싶어요
    비교안하고 속상해하지않고
    행복하게 응원하며 기르기
    삐뚤어진 정신승리없이 ㅜ
    저도 그리 살고 그렇게 기르고싶어요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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