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중상위권 대학 나왔습니다.
장교가 꿈이었지만, 4년 졸업하고도 장교 시험에 붙지 못 했습니다.
학사경고도 있고, 학점도 형편 없고, 그깟 시험이라는 터무니 없는 자신감에 당연히 안 되었어요.
대학 4년 내내 치열하게 즐기며 사느라 학점도 토익점수도 엉망입니다.
대학 간판만 멀끔합니다.
할 수 없이 졸업과 동시에 사병으로 입대했습니다.
나이가 많아 형님(?) 대접 받고 의외로 힘들지 않은 병과에 배치되어 잘 지내고 있었는데요...
현역 부사관에 지원해서 탁월한 점수로 합격했답니다.
아버지, 삼촌, 오빠들... 다 장교 출신입니다.
육사, 학사 장교 등.
예전에는 부사관 인식이 상당히 낮고 안 좋았습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 해도 예전 인식이 남아 있어서 저는 극복(?)이 안 됩니다.
아들 말로는 전역하고 취직도 힘들고, 다시 수능봐서 전문직 하기에는 나이보다 공부가 하기 싫답니다.
제가 수능 다시 보게 지원해준다고 했거든요.
군인이 체질에 맞는대요.
부사관이 안정적 직업이라는 것은 장기복무심사를 통과해야 가능한 거고,
그마저도 자격증 있는 어린 동기들이 있어 매우 어렵다고 들었고,
전문계 고졸 동기와 나이 차이도 있고, 배우자도 대졸 만나기 쉽지 않을 거고,
체대나 듣보잡 출신 장교한테 무시 당할 것도 같고요.
제가 참 속물입니다.
여러 생각으로 마음이 복잡합니다.
다음 주 면회가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고 하고 싶으나, 면회 오지 말래요.
알아서 한다고.
오빠한테 의논했더니 다 큰 아들 그냥 놔두라는 말 만 들었고요.
좋은 말도 좋고, 걱정 어린 말도 좋습니다.
뭐라도 아는 분 계시면 댓글 좀 부탁합니다.
아...
답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