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갱년기가 오니 삶이 무덤덤 해지네요.

은현이 조회수 : 4,312
작성일 : 2016-04-17 09:41:40
폭풍 같이 휘몰아치던 갱년기 초기 증상을 격은지 5개월로 들어서고 있어요.
작년 팔월 부정 출혈 때문에 호르몬 치료후 출혈은 잡혔는데 12월 초부터 가슴두근거림과 불면증으로 제 생에 가장 험난한 겨울을 격었어요.
잠을 못자니 내의를 껴입어도 몸은 떨리고 수십만원 넘게 난방을 돌리고 매트의 온도를 높여도 춥기만 하더군요.
그 와중에도 깨워서 회사 보내고 학교 보내고 외지에 사는 큰애 모닝콜 해서 화사 출근 시키는 일은 했어요.
수면 패턴이 두시간을 넘기면 식구들에게 차질이 생기니 수면제를 복용해도 강박 때문인지 잠이 오지 않더라구요.
날이 따뜻해지면서 산책을 조금씩 하고 갱년기에 몸이 적응이 좀 됐는지 12.1월 만큼 힘들지는 않습니다.
식구들을 버려야만 당신이 산다는 의사 선생님의 일침 이후
식구들을 관리 하려던 강박에서 나오려고 노력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생활이 무덤덤 합니다.
즐겨보던 책도 심드렁 tv도 재미없고 영화도 가끔 봤는데 그건 귀찮아져 버렸어요.
유일하게 좋은건 따뜻한 햇살 받으며 길가에 핀 꽃 구경하며 산책 하는 건데 혼자서 하니 이것도 오래 못할까봐 두렵습니다.
얼마전에 병원에서 진료를 기다리는데 제 또래 분이 스스럼 없이 말을 걸며 증상을 이야기 하는데 그분 성격이 너무 부러운 겁니다.
제 성격이 내성적이지만 독립성이 강해서 누구에게 하소연 하거나
식구 외에 도움을 요청해 본적도 없고 그마저도 대부분 저혼자 삭이고 헤쳐 나가는 편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곰곰히 생각해본 결과 그분과 이야기 하면서 즐겁고 안심 되면서 행복했다는 것을 인정했어요.
의사 선생님 스케줄이 꼬여 근 한시간 수다 아닌 수다를 떨었어요.
제가 이곳으로 이사 온지는 2년 3개월 째 이지만 이웃들 아무와도 내왕 하지 않습니다.
윗층분이 도움을 요청해서 30분 정도 대화를 했던 적 외에는 2층이라 엘베를 타지 않으니 어디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살아가는거죠.
세번째 아파트인데 첫번째 두번째에서 너무 격이 없이 지내다 보니 파벌이 생기고 중간에 낀 저는 마음 고생이 심해 세번째 이사 할때는 신중하게 골라 이사 하면서 부터 아무와도 교류 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이사를 했기에 늘 말이 많았던 곳에서 살다가 이곳으로 오니 진짜 좋았어요.
그런데 전에 살던 말 많았던 곳이 그리운가 봅니다.
이사 오면서 카톡도 안깔아서 연락도 않했고 전화번호는 있지만 내가 필요해 의해 무슨 염치로 2년3개월만에 연락을 하겠어요.
식구들 나가고 냥이와 대화를 합니다.
설아 넌 행복하니?
설아 건강해야 한다.
설이 이 나쁜놈.
제발 많이 좀 먹어라.등등
말갛고 파란 냥이 눈 쳐다보며 식구들 올때 까지 입에서 쉰내 안나게 부지런히 말걸죠.
응답이 없어도(사실은 우리 냥이가 선천적으로 듣지를 못합니다)
그냥 혼자 사람과 대화 하듯 합니다.
냥이와 대화를 해도 무덤덤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무덤덤한 이 일상을 헤쳐 나가야 할듯 한데 경험 있는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서 글을 올립니다.
어젯밤엔 기관 등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에 있는 노래교실에 등록해 볼까 하는 생각 까지도 했어요.
노래도 못하고 노래방 가본지도 오래 되긴 했지만 제 또래 분들과 교류 하기 위해서 그런 곳이라도 가볼까요?
여러 가관들은 걸어다닐 거리에 여러군데 있거든요.
여섯시에 일어나서 하도 잠이 언오기에 올린글인데 지금은 좀 졸리네요.
피드백은 나중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IP : 119.69.xxx.60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문화센터
    '16.4.17 9:52 AM (211.192.xxx.24) - 삭제된댓글

    일단 그런데 가서 좋아하는 분야 강의를 듣던, 미술을 배우더느 노래를 배우던 뭔가 해보세요. 그러다가 마음에 맞는 사람과 커피도 마시고 얘기도 하고 그렇게 되면 좋은거예요. 안되면 계속 혼자 뭔가를 배우는거죠.
    요즘 보니

    http://www.meetup.com/cities/kr/seoul/

    아마 한글로 전부 나온 사이트도 있지 않을까 하는데 한번 일단 둘러보세요. 주로 다 젊은 층 같지만 점차 중년들도 함께 섞이거나 아니면 중년들만의 모임이라던가 이런게 많아지지 않을까 싶네요. 일종의 동호회 활동인데 자유스러운 모임이에요. 가고 싶으면 가고 아니면 말고.

    http://www.zipbob.net

    집밥 - 각종 모임

    또 여러가지 있다고 하더군요. 뭐 재능있는 분들은 만들기 그룹등...

    그런데서 가볍게 만나 가벼운 얘기하고 지내는 정도, 패싸움 안 만드는 곳 그런데서는 일찍 빠져나오는게 제일 좋아요.

    아니면 종교생활. - 거기도 '사람'이죠...

    아니면 말 안하고 사는것도 익숙해져요. 물론 그 과정이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그 기간 지나고 나면 이제는 정말 말하는게 별 의미가 없는 때가 와요. 그렇지만 너무 그러면 안 좋으니까 저렇게 문화생활 하면서 어느정도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사는거죠.

  • 2. 윗분 감사
    '16.4.17 10:23 AM (175.193.xxx.209) - 삭제된댓글

    저랑 상황이 비슷해 댓글 남겨봅니다
    저도 이사후 타의반.자의반으로 혼자 인데요
    윗분 말씀처럼 이제는 혼자인게 익숙해져 별의미가 없어졌어요
    그래도 노래교실은 원글님께 도움되지 않을까 싶어요
    꼭 사람을 사귀지않더라도 합창이 심리치료에도 좋다더군요
    윗분 링크 걸어주신곳 들어가봤더니 저보다는 제아이들에게 권해주고 싶어요

  • 3. peach
    '16.4.17 10:45 AM (219.241.xxx.239)

    다니다 아니면 그만두시더라도 일단 시도해보세요~~
    응원해드릴께요~!!

  • 4. 저도
    '16.4.17 11:00 AM (211.192.xxx.24) - 삭제된댓글

    노래교실이 다녀보고 싶어지네요. 이제야 노래 잘하는 사람들 부럽고 노래를 하면 목청도 트일테고 그게 호흡에도 도움이 되고 감정에도 좋고 여러가지로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위에 링크한 저런데는 자기가 그룹을 만들 수도 있는곳이에요.

  • 5. ......
    '16.4.17 11:40 AM (125.176.xxx.90) - 삭제된댓글

    몇살대인가요 ?
    50대초기나 40대만 되도
    뭘 배우러 가도 분위기가 혼자놀기예요
    어쩌다 커피타임 가져서 대화를 하게되도
    그때 뿐 그걸로 끝이예요.친구가 되거나 그렇게 이어지지 않더라구요
    50대후반이나 60대 이상은 다 어울려다니기 잘 하시구요..
    60년후반기생이나 70년대 이후 태생은 신세대라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요

  • 6. 은현이
    '16.4.17 1:17 PM (119.69.xxx.60)

    댓글들 잘 봤어요.
    작은 소 모임으로 몇번 강의를 바꿔 가며 이것저것 배워 본적이 있는데 강사들 시녀를 자청 하는 사람들 때문에 단기간에 끝난적이 있어요.
    그때 보니 노래교실엔 백여명 뽑아서 강당 같은곳에서 노래를 배우니 보기 싫은 것도 희석 돠지 않을까 싶어서 도전해 볼려구요.
    응원 감사 드리고 행복해 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7. 저도 비슷
    '16.4.17 2:39 PM (124.53.xxx.131)

    이사와서 의도적으로 사람들을 멀리했더니 몇년이 지나도 앞집 아랫집밖에 몰라 우연한 기회에 주변분들과 얘기친구를 했더니 ...역시나 별로네요.
    혼자 있으면 와롭고 누군가와 가까이 하려면 쓸데없는 사적인 것들을 너무 궁금해들 하고
    어젠 오랫만에 부부동반 모임을 갔었는데 왜그리 질펀한지 분위기가 너무도 생소해서 낯선 이방인 같이 앉아만 있다가 왔네요.
    내가 세상에 적응을 못하는 건지 세상이 뒤죽박죽인 건지...
    저도 적지않은 나이지만 결혼을 하고 애을 낳고 기르면서 여성성을 다 지워버리는 건지
    나이들수록 아줌마들 분위기 차암 그러네요.

  • 8. 저도
    '16.4.17 11:05 PM (1.177.xxx.69)

    동네에서 하는 요가
    월수금 다니고
    맛사지도 일주일에한번씩
    가는데
    남편이 나랑 놀아준다고
    3-4시쯤 귀가합니다 ㅎ
    쇼핑하고 저녁먹고 귀가하다보면
    하루가 넘바쁘네요
    바쁘게 사는게 피곤하지만 조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49220 안주무시는 님들~뭐하고 계시나요? 10 ........ 2016/04/18 1,136
549219 정말 이 시간에는 알바들 글이 싹 사라졌네요. 23 ㅎㅎㅎ 2016/04/18 2,227
549218 올해 토정비결에 제 이름이 여러사람들이 보는곳에 놓일거라고..... 1 ㅎㅎ 2016/04/18 1,014
549217 미국의치대 들어가기가 한국보다 어려울까요 24 입시 2016/04/18 7,236
549216 환불할까요 말까요 ~~엉엉.. 5 ... 2016/04/18 3,220
549215 혹시 변비때문에 병원약 처방받아 먹어보신분 있으세요 6 .. 2016/04/18 1,245
549214 오늘 서준이가 울었다는데 왜 그런건가요... 6 귀여운 서준.. 2016/04/18 5,610
549213 미스터 블랙 10회를 지금 하네요? 전 본방인줄 알고 5 블랙 2016/04/18 1,486
549212 제사지낼 때 하는 절과 백팔배하는 절하고 같은가요? 3 다니 2016/04/18 1,188
549211 생각해도 기분이 나빠요. 선물을 어떻게 그런걸 주나 싶어요 7 몇날며칠 2016/04/18 3,690
549210 주인은 같은데 a,b가게 이름이 다른경우 1 크리넥스 2016/04/17 820
549209 비상 비상 손혜원의원의 부탁 SOS입니다 10 .. 2016/04/17 2,624
549208 김은숙 차기작에 공유 캐스팅 33 공유포레버 2016/04/17 10,717
549207 선거이후 포털뉴스기사가 읽을만해지고 있어요 18 2016/04/17 2,301
549206 몰라서 여쭈어요..정말 이해안되는게~ 44 ... 2016/04/17 19,475
549205 sbs케이블 방송에서 그것이 알고싶다 방영중 2 지금 2016/04/17 1,203
549204 영어고수님 질문드려봅니다...안녕하세요?를 영어로 어떻게 표현하.. 8 dma 2016/04/17 1,724
549203 손혜원 요청!!! 44 ㅇㅇㅇㅇ 2016/04/17 5,328
549202 영화 남과여 보는데 송호창 씨가 단역으로 나오네요 13 ... 2016/04/17 4,253
549201 몸무게 좀 빼믄 남편이 더 잘 해줄까요? 16 ... 2016/04/17 4,933
549200 오늘 세월호의 가장 큰 진전 27 **** 2016/04/17 10,448
549199 레임덕이 시작된다고 봐야 하나요? 18 레임닭 2016/04/17 4,496
549198 식빵 뚜껑 이용한 요리법 가르쳐주심 감사~^^ 5 .. 2016/04/17 1,951
549197 바나나파운드케익을 구웠는데 떡이 나왔어요 22 실망 2016/04/17 2,674
549196 결혼계약 드라마 여기서 재밌다고 추천받아서 보는데 19 이게뭐지 2016/04/17 5,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