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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에게 너무 서운하네요. 제가 서운할만 한거죠?

YOLO 조회수 : 2,054
작성일 : 2016-04-16 00:20:28

지난번에 골드미스인 여동생이 결혼안해서 걱정이 된다고 글이 올라왔는데, 댓글들이 원글에게 꾸짖는 일이 많았어요.  잘살고 있는 동생에게 왜 그러냐고, 소개도 제대로 안해주며서 걱정해주는 언니를 질책했던 글이 있었는데, 제 이야기 같았어요.

제가 딱 그 동생입장이거든요.


본인의 의지는 아니였지만 어릴때부터 많이 아프고, 어리버리하고 손이 더가는 언니때문에 저는 엄마의 관심도 못받고 착하고 순종적으로 컸는데, 크고나니 엄마는 저에게 힘든 얘기는 다 하고 감정적으로 의지도 하고 저를 자꾸 힘들게 해요.

아빠가 어릴때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4남매를 홀로 키우셨기에, 얼마나 힘들었을지 알지만 대부분 엄마들은 자식들이 자기보다 잘 살기를 원하잖아요.  그건 엄마도 마찬가지인데 한번씩 결혼때문에 저를 나락으로 떨어지게 해요..


나이가 40인 딸이 결혼도 안하고 있으니 속이 타들어가는건 이해가 가는데, 클때는 관심도 잔정도 없이 커서 별로 대화도 안하고 커서 엄마는 제가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도  몰라요.  언니랑 여동생은 알아서 연애하고 결혼했는데, 중간에 낀 저는 저는 뭐가 문제인지 연애도 잘 못하고 사람사귀는게 힘들더라구요.  (나중에 싦리상담해보니 애정결핍에 자존감도 많이 낮았고, 중간에 끼여서 제가 필요한 관심을 못받아서 생존본능의 방식으로 성격이 좋아보이고 순종적이지만 실제로 아주 예민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성에게도 아주 방어적이기도 합니다) 대신에 언니 동생보다  공부잘했고, 중간에 방황해서 대학을 좋은데는 못갔는데 편입해서 장학금도 받고 대학 졸업해서 좋은데 취직도 했어요. 

방황하는 기간에, 20대에 잠깐 정신이 딴데 팔려서 다른일하다가 큰 빚져서 돈때문에 너무 힘든 시기가 있었어요.  그때 과정이 너무 힘들었는데, 제가 잘못한거니 엄마한테는 힘들다는 티도 못냈고 혼자 벌어서 빚갚고 대학다녔어요.  동생들도 어려서 대학등록금 많이 들어가던 시절이어서 대학 다시 간다는 얘기도 못하고 몰래 다녔습니다.  언니가 더 큰 문제를 터트렸기에 제 문제는 상의할 엄두가 안나는 시기였어요.  저는 작은 직장이라도 잘 다니고 엄마말 잘들으니까, 엄마는 제가 돈 벌어서 동생들 뒷바라지 해주는걸 좀 바래는 눈치였고, 생활비도 조금씩 드려야 했거든요.  지금와서 생각하니 꼭 아들과 딸의 후남이 같네요.....


아무튼 그시절을 저혼자 버티고 나이 서른에 정년이 보장된 좋은 직장에 들어가면서 타지로 가면서 독립을 했어요.  이제 엄마를 벗어나는구나 싶었는데,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자 엄마가 계속 이상한 선자리를 해줘서 정말 기분이 나빴어요.  30대 초반이니 적령기이기도 해서인지 선자리가 많이 들어왔는데, 정말 가끔 좋은 선자리도 있지만 거의다 무슨일 하는지도 모르고 학력도 모르는 남자 소개를 그리 해줬어요.  선이라면서 저보고 항상 가서 물어보래요...

친척들이나 엄마 지인들 소개니, 엄마 얼굴 생각해서 싫은데도 나가서 만나보고 퇴짜놓고 했는데, 나이들면서 이건 아닌거 같아서 엄마랑 대판하고 그때부터는 엄마가 조심을 하더라구요.  그러더니 오늘 또 그러네요ㅠㅠ


사촌언니가 아는 사람을 소개하는데, 언니가 나이랑 직업만 얘기해주고 학력 보냐고 하더라구요.  저는 이왕이면 대학나온게 좋다고 했는데, 선남이 고졸이라기에 좀 실망한 티를 냈어요.  언니도 제가 나이가 있으니 만나보라고 하며, 사람은 좋다고 하고 솔직히 제가 더 아깝다고 하긴 하는데 저보고 안봐도 괜찮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사실은 엄마한테 물어봤는데, 저한테는 그남자 학력을 얘기하지 말라고 했데요.  아마 제가 안볼거라고 생각한가본데 기분이 너무 나쁘네요.  제가 판단하면 되는건데 엄마는 왜 이러는건지.  딸이 좋은데 시집가는걸 바라는게 아닌지 모르겠어요.


엄마는 얼마전에도 별 남자 없으면 만나라고, 나이 먹고 자꾸 따지면 남들이 볼거도 없는게 따진다고 욕한다고... 저한테 지나가는 말로 하더라구요.  아.... 이게 우리엄마가 나를 생각하는 나의 모습인건가 하는 자괴감도 오고 참. 슬픕니다.

아무리 못난자식도 부모한테는 예쁘게 보인다는데 우리엄마는 제가 만만해서 그런지 저를 아주 못난이로 얘기하고 다녀서 그런지, 별로 안좋은 선자리가 들어와도 감지덕지하는 마음으로 만나야 하나 하는 생각에 기분이 나쁘네요.

정말 못배우고 가난해도 자식사랑이 넘치는 엄마 있는분들 너무 부러워요. ㅠㅠ 왠지 어려서부터 이런 느낌이 전해져서인지 저는 자식 많이 안낳고 싶었어요.  이제는 나이가 많아 많이 낳기도 힘들겠지만요, 꼭 하나만 낳아서 사랑 넘치게 키우고 싶었어요.  눈물 나네요...


차라리, 제가 친구나 직장에서 소개팅해서 만난 남자들이  더 나았는데, 얘기를 꺼내던가 데리고 갈때마다 별로 탐탁치 않아했어요.  마지막 남친은 결혼 말까지 오가서 가족한테 소개했는데 남자가 갑자기 연락끊어서 갑자기 헤어짐을 당해서 저나 가족들이 상처도 받기도 했구요.

이제 결혼을 포기해야되나 싶은데, 세상에 제편 하나가 없으니 쓸쓸하네요.





IP : 110.15.xxx.22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4.16 12:30 AM (220.116.xxx.162)

    원글님 서운하실만 합니다.

    그런데 세상에 왜 원글님 편이 없어요?
    원글님 자신이 있잖아요.

    원글님 자신은, 스스로를 절대 죽을 방향으로 안 몰아요.
    나에 대해 그래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나 자신이기 때문이죠.

    제가 한 말이 아니라, 융이라는 정신분석가가 한 말씀이에요.

    세상의 어머니는 결국 점점... 작아져서...

    우리가 안아줘야 할... 작은 여자 아이가 되어 가는 것 같아요.

    엄마는 불완전한 존재인 것 같아요. 엄마라고 완벽한 존재인가요.

    엄마도 세상에 태어나서 엄마라는 걸 처음 해볼텐데요,

    저는 저희 엄마한테 기대도 안 하고, 이해도 안 해요.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요. 그게 우리 엄마니까요.

    암튼 원글님~ 제 주변에 43에도 시집 잘 간 분 있으니까, 포기는 하지 마세요 ^^

    원글님 좋은 분 만날 거예요~

  • 2. YOLO
    '16.4.16 12:35 AM (110.15.xxx.223)

    위로 감사해요~~
    저도 한동안 우리 엄마는 그런 사람이다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선이 안들어오다가 이리 들어오니 또 한번 그 감정에 휘몰아치네요. 엄마욕하는 나쁜딸이 되는거 같아 찝찝하지만 서운하긴 해요. 저보다 이쁘고 좀 못된 동생한테는 이런 말 못하셨거든요. 그렇다고 제가 아주 박색도 아니에요. 동생에 비해 조금 덜 이쁜거지 ㅎㅎ

  • 3. . . .
    '16.4.16 12:39 AM (125.185.xxx.178)

    엄마는 잘못한줄 몰라요.
    그러니 선자리는 알아보지 마라라고 자르세요.
    제가 보니 부모복 없는 사람은 남자라도 잘 만나야 되는데 그게 참 어렵더라고요.
    연애 다양하게 해보고 늦게 결혼하는것도 방법이라고 생각되요.
    그러니 친구도 만들고 단체같은데에
    가입도 하시고 다양하게 잘 놀아보세요.
    님에게 좋은 날 많이 올거예요.

  • 4. YOLO
    '16.4.16 12:49 AM (110.15.xxx.223)

    댓글 감사합니다. 부모복이 없으니, 제가 선택해서 좋은 사람 만나고 싶어요~
    동호회도 해보고 여러가지 해봤는데, 제가 경계심이 많다보니 잘 안되더라구요.
    어떻게든 인맥을 더 넓혀봐야죠~

  • 5. ..
    '16.4.16 9:43 AM (175.223.xxx.163)

    부모복없이 태어나니 인간으로서 존중받거나 사랑받지도
    못하는거 같고..힘드셨겠어요. 님처럼 열심히 살진 못했지만
    저도 비슷한 입장이라 이해가 가요. 저도 별로 취급을 못
    받은거 같고 자존감 낮으면서 사람 경계를 많이 하거든요.
    전 30대 중반인데 나이만 먹고 연애같지않은 연애로 남자
    한테 상처만받고 사랑주거나 받지도 못하고 나이만 먹었
    어요. 우리같은 사람들은 배우자라도 잘만나야할텐데 ..
    그게 결코 쉽지가 않아서 고민이 됩니다.ㅠㅠ
    그래도 어떻게든 지금의 문제를 풀어가려는 님이 대단해요.
    흔들림없이 인맥을 넓혀가고, 좋은 남자도 만날수 있길요.

  • 6. .....
    '16.4.16 11:04 AM (219.250.xxx.57) - 삭제된댓글

    원글님은 직업 탄탄하고 살아갈 자신이 있으신데
    아마 어머니는 심리적으로 이 상황 굉장히 불안하게 보셔서 마음 조급해서 그러신 건데요
    객관적으로 현실을 잘 인식하는 것도 아니고 효과도 없는 방법이지만
    어른들은 종종 저렇게 효과없는 방법 쓰시더라구요

    고졸이 어떻다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조건 보고 만나는데
    남자분 학력 속이면서까지 원글님에게 연결시키려고 하신 건
    진짜 잘못하신 거고요

    어머니 그러셔도 상관 없어요
    원글님 직업 좋으시고
    요즘 40 더 많이 넘어서도 결혼 잘하세요
    원글님이 중심만 잘 잡으시면 돼요

  • 7. YOLO
    '16.4.16 5:55 PM (110.15.xxx.223)

    밤에 잠이 잘 안와서 글을 올렸는데, 댓글 감사드려요.
    하루종일 이생각이 떠나지 않아 우울했어요.
    나이 먹으니 주말이라도 바쁘지 않고, 원래 친구들이 많은 편도 아니었거든요.
    시간이 많으니, 더 힘든거 같아요.

    서른까지 힘들게 살았더니, 좋은 직장 들어가고 나서는 그냥 아무생각없이 편하게 직장생활하고 크게 발전은 없었거든요. 세월을 너무 허투로 보낸거 같아서 후회되기도 하고, 그렇다고 짝을 만난것도 아니고...

    엄마 본인이 어린시절 가족과 형제들에게 희생하고 자존감없이 살아서 그런지, 저에게 그 역할을 아무렇지 않게 강요한다는 느낌이 있어서 더 안그러려고 발버둥치다보니 더 역효과가 나는건지도 모르겠어요.
    제 중심을 잘 잡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위로해주신분들 감사드려요~

  • 8. mbc다큐스페셜
    '16.4.18 5:03 PM (203.238.xxx.100)

    안녕하세요. MBC스페셜 제작진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희가 이라는 주제로 방송을 만들고 있는데요.
    가족갈등 전문가 최성애박사님과 함께하는 모녀힐링프로젝트
    관계개선 워크숍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 워크숍이 선생님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 해서 이렇게 댓글 남깁니다.
    저희 워크숍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http://www.imbc.com/broad/tv/culture/mbcspecial/notice1/index.html
    위의 주소로 확인하실 수 있고,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02-789-1580 로 연락주시면
    자세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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