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보험사에서 오래 근무하다 이직한 사람으로서,(설계사는 아니었고, 본사에서 근무했던 사람이라 상품설계 구체적인건 몰라도 돌아가는 건 압니다.) 연금보험관련 해약을 고민하는 분들이 많으셔서 올려봅니다.
결론적으로, 가입한지 오래되면 될수록 절대절대 해지하시 마시라는 조언을 드리고 싶네요.
특히나 소득공제를 받았던 부분이 있으면 더더군다나 해지하시면 토해내야하는 금액이 생각보다 많으실꺼고,
연금상품을 설계할때 최저 보장이율이 있어요.
5년, 10년 이상 이전에 가입했던 보험의 경우 우리나라가 저금리가 아니었던 때라 이 최저 보장이율이 매우 높지요.
보험료는 기본적으로 설계사 수당 등을 포함한 각종 비용을 차감한 사업비를 차감한 금액을 순수 보험료로 운용하게 되서 해약할때 낸 돈보다 적게 받는 것은 다 아실텐데, 기간이 오래된 보험의경우 이 보험료들이 당시 설정했던 최저 보장이율로 차곡차곡 쌓이게 되니 지금 그 돈을 어디에 넣더라도 이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 쉽지 않아요.
저도 입사때 회사 켐페인으로 억지로 가입한 연금보험이 있는데 지금도 6.5%로 쌓이고 있습니다. 당시 억지로 가입했던 거라 최소금액만 10년 넣는 걸로 해서 이미 벌써 납입기간 끝났는데, 더 많이 더 오래 안넣은 것을 후회하고 있지요.
요즘 보험사의 부채문제가 심각하다고 하는 것들이 다 이 과거 고금리시절 높은 금리를 약속하여 종신토록, 혹은 최소 80세,70세가 될때까지 이 수익률로 연금을 지급해야 하는 반면 이 자금을 운용해서 낼 수 있는 수익률은 매우 낮아서 생기는 문제거든요(보험사 자산운용은 최대한 안정적으로 해야하기 때문에 주로 채권에 투자하는데 요즘 수익률2.5% 내기도 쉽지 않아요). 이것을 역마진이라고 합니다.
역마진 문제가 본격화 된것이 꽤 되었고, 예정이율도 시중이율에 따라 변경할수 있도록 대부분 상품이 설계되었지만, 그래도 최저 보장이율은 2% 이상인 것들이 대부분이지요. 5년전 들었던것도 4%대였던것으로 기억합니다.
회사입장에서는 오래된 계약을 해약해주면 정말 고마운 문제지만, 고객입장에서는 최대한 들고 가야 합니다.
변액연금보험의 경우도 원칙적으로는 수익률에 따라 연금금액이 변동되고(그래서 변액), 사업비로 떼어가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저도 변액보험은 기본적으로 새로 가입하는 것은 반대이고, 저도 하나도 안 갖고 있어요. 보험은 보험만, 자산운용은 자산운용전문 (펀드도 창구에서 가입하면 판매수수료를 너무 많이 떼어가서, 아까와 못들고 그나마 저렴한 온라인 펀드슈퍼마켓에서)으로 따로 가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변액연금에서도 원금손실이 날때 원금보장 혹은 최저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상품이 있기도 하니 그것을 확인하시고 있다고 한다면 계속 가지고 가시는 것도 나쁘진 않겠으나, 그부분은 각자 판단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러한 보험사 전체적으로 갖고 있는 부채부담(예전 고금리로 약속한 상품들에 대한 지급부담)이 과거에는 회계적으로 반영이 안되었다면 향후 IFRS 2단계가 도입되게 되면 일시에 시가로 평가되게 됩니다. 이 경우 갖고 있는 자산에 비해 엄청나게 높은 금액이 부채로 계상이 되는 만큼 충분한 자본금, 혹은 지급여력을 쌓고 있지 못한 보험사들 중에는 망하는 곳도 생길 수 있는만큼 (실제 우리보다 저금리를 오래전부터 겪었던 일본에서 대형 생보사들도 많이들 무너졌었죠) 새로 가입하는 것에는 매우 신중하셔야 하겠습니다. 이번 알**생명이 중국계 보험으로 넘어갈때 헐값에 넘겨진 것도, 이러한 예전 상품에 대한 부담으로 새로 쌓아야 할 충당금, 혹은 자본금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입니다.
천천히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이면 자연 해결이 되는 문제이긴 하나, 쉽지는 않겠지요.
그러나, 설사 문제가 생기더라도, 이번 알**생명의 경우처럼 인수하는 회사에서 해당 계약을 모두 인수하게 되고, 같은 조건으로 연금을 지급합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즉 인수할 곳도 없어서 망하게 된다면, 공적자금이 투입이 되지 않을까 생각되긴 합니다만...
새로 드는 것은 엄청 신중해야하지만 (그러나 연금이 전혀 없으신 분들은 세태크를 위해서 세액공제 한도까지는 드는 것 권유드려요) 있는 연금, 특히 변액이 아닌 일반 연금보험을 해지하는 것은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도움이 되셨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