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리 부모님은 왜 그랬을까

애 사진보니 조회수 : 693
작성일 : 2016-04-13 18:29:35

대학생인 우리 딸이 머리를 단발로 잘랐다고 오늘 사진 보내줬어요.

어찌나 예쁜지 받자마자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해놓았어요.

머리를 잘라도, 머리가 길어도 얼마나 예쁜지.

가만이 있어도 말을 해도 예쁘고, 심지어 자고 있어도 예쁘죠.

 

자식이 엄마 눈에는 이렇게 예쁜데

왜 우리 부모님에겐 딸은 잉여생산물로 여겨졌는지 지금 생각해도 참 이해가 안되어요.

 

어제 아주 오래된 엄마들 모임이 있어서 점심시간에 만났는데

벌써 며느리가 자식을 낳아서 손자가 학교 다니는 집도 있거든요.

어떤 엄마는 둘째가 이번에 분만을 해서 봐주느라고 못 왔구요.

그러면서 요새 분만하고는 어떻게들 한다면서 예전과 다르다고 말하더라구요.

속으로 우리 부모님은 왜 그랬나 싶었어요.

 

저는 첫째 낳은 땐 부모님 두분 다 해외여행가셨구요,

둘째 낳고선 3*7일 지나고선 어머니만 오셔서 제가 차린 점심상 드시고 가셨어요.

저는 딸이라서 지독한 차별을 받고 컸고, 결혼도 제 힘으로.

결혼후에도 돈을 악착같이 벌고 거지같이 살면서 몽땅 저축하고

지지리 궁상으로 살고 있었지만 친정에서 돈 한푼 주실 생각도 없었고 저도 기대 안 했구요.

저 혼자 셀프산간 했어요.

 

언젠가 우리 첫째가 외할아버지(저의 친정 아버지)한테 갔을 때

친정 아버지께서 우리 첫째한테 그랬대요.

너희 엄마는 극한에 달하는 노력을 하는 사람이다.

모두 혼자 이룬 것이다.

너도 엄마 본을 받아서 앞으로도 많이 발전하기 바란다... 이러셨답니다. 참!!

 

저는 젊은 시절 내내 힘들게는 살았지만 결국은 저희 힘으로 이만큼 일구었고

저는 형편이 넉넉치 않을 때에도 내내 어머니께 용돈 보내드렸었어요.

자식도리라 생각해서요.

뭐 어차피 우리 친정 부모님에게는 아들만 중요했다는거 받아들여요.

저는 원망 안해요. 여태 그러려니 했어요.

 

그런데 오늘 우리 애가 보내준 사진 보니

자식 사진만 봐도 이렇게 좋은데

이렇게 본능적인 내리사랑이 우리 부모님에게는 최소한 나를 대상으로는 불가능했다는게

그게 인간적으로 이해가 안되네요.

아이 사진만 봐도 나는 빙긋 웃음이 나오는데

우리 부모님에게는 제가 그렇게도 하찮고 의미가 없었구나 싶어요.

IP : 112.186.xxx.156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
    '16.4.13 6:43 PM (180.70.xxx.147) - 삭제된댓글

    그러게요 예전 부모님들은 참 어리석어보여요
    아들 딸 차별이 너무 심해서...
    전 딸만 둘인데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애들한테는 ㅎ 큰애가 대학가서 화장하고
    꾸미는걸 보니 너무 이쁘더라구요

  • 2. 씽씽
    '16.4.14 12:08 AM (211.49.xxx.55)

    원글님 먼저 위로드려요.
    그런 가운데 참 치열하게 살며 지금도 부모님께 잘 하시며 사시네요.
    진짜 장하십니다!

    그래요. 참 아이가 귀하고 예쁘죠?
    원글님도 아이때는 참 예뻤을 거예요.
    부모님은 왜 그러셨을까요?
    그래도 아이 귀히 키우고 예뻐하시는 모습 참 고맙고 좋습니다.

    부모님 특히 어머니를 자꾸 이해하려고 하지 마세요.
    너무 잘하려고도 하지 마세요.
    특히 부모님한테 착한 딸로 인정받으려고 하지 마시고 기본만 하세요.

    대신 그 사랑을 내 가족과 딸에게 흠뻑 주세요.
    자신을 사랑하시고 행복하세요.

  • 3. 댓글님 감사합니다
    '16.4.14 8:19 PM (112.186.xxx.156)

    근데 제가 부모님께 뭐 그리 잘 하는 거라기 보다는
    그저 자식도리만 한다고 봐요.
    우리 부모님에게는 인정받겠다는 생각 자체가 저는 없어요.
    인정하실 분도 아니구요.

    부모님은 왜 그랬을까요?
    그 이유야 우리가 어찌 알겠나요.
    그것이 개인적인 경험에서 우러난 것이든 기억의 원형에서 온 것이든
    여하간 자식에게 편애를 하므로 해서
    부모님이 자식과의 관계에서 우러나는 소통과 행복은 누릴 수 없으셨을 거예요.
    그런 점에서 부모님은 스스로 자신을 가두었다고 봐요.

    남편과 저는 맨날 둘이서 다짐합니다.
    각자의 부모같은 부모가 되지 말자고.
    자식에게도 그렇겠지만 우리 자신을 위해서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60825 셀카봉, 고르려니 모르겠어요. 추천바랍니다 1 헬프 미 2016/05/27 906
560824 아침부터 미세먼지 대박이네요. 18 후아 2016/05/27 3,181
560823 " 무슨 소린지 못알아 듣겠어요" 하는 말이요.. 24 ㅇㅇ 2016/05/27 4,735
560822 딸애가 집에 친구를 데려오는게 싫은맘 18 걱정이 2016/05/27 5,990
560821 용인인근 부부상담 받을 수 있는 상담소 혹은 정신과 추천 부탁드.. 부부상담 2016/05/27 854
560820 지하철 냉바좀 찾아주세요 1 ㅇㅇ 2016/05/27 612
560819 50 중반 아줌마 유럽 자유여행 준비 ^^ (혹 맘에 안드시는.. 16 시리즈 2016/05/27 2,544
560818 방콕 1 여행 2016/05/27 686
560817 ((급))경유는 탑승수속을 다시 밟아야 하는 거죠? 8 헷갈림 2016/05/27 1,586
560816 2016년 5월 27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6/05/27 498
560815 이게 정상인가요? 38 땡글이 2016/05/27 7,451
560814 초밥집소개부탁드립니다...파주 아기사자 2016/05/27 522
560813 조혜련씨 딸 자퇴했네요 46 .. 2016/05/27 57,045
560812 요즘 금값 어떤 편이에요? 1 ,,, 2016/05/27 2,496
560811 홍만표도 제정신 아닌듯 ㅗㅗ 2016/05/27 1,038
560810 박근혜 아프리카 순방 동안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일 8 한반도 2016/05/27 2,191
560809 50대 여성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질병이 무엇인가요? 2 2016/05/27 3,379
560808 요즘 나오는 과일 중 가장 달고 맛있는 게 뭔가요? 과일 2016/05/27 2,410
560807 초합리적 바보 - 조한혜정 교수 / 한국사회 분석 4 초합리적 바.. 2016/05/27 993
560806 젤 페디 자주하는분 계신가요?? 2 질문 2016/05/27 2,062
560805 여러분들은 리플 스크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3 ... 2016/05/27 876
560804 스카프, 머플러 즐겨하시는 분들 6 ~~ 2016/05/27 3,944
560803 인도인한테 한국어로 욕하고 왔어요 4 2016/05/27 3,147
560802 성범죄 이후의 삶 14 ㅇㅇ 2016/05/27 4,375
560801 율마 키우시는분들.. 질문드려요! 8 나는나지 2016/05/27 2,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