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리 부모님은 왜 그랬을까

애 사진보니 조회수 : 654
작성일 : 2016-04-13 18:29:35

대학생인 우리 딸이 머리를 단발로 잘랐다고 오늘 사진 보내줬어요.

어찌나 예쁜지 받자마자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해놓았어요.

머리를 잘라도, 머리가 길어도 얼마나 예쁜지.

가만이 있어도 말을 해도 예쁘고, 심지어 자고 있어도 예쁘죠.

 

자식이 엄마 눈에는 이렇게 예쁜데

왜 우리 부모님에겐 딸은 잉여생산물로 여겨졌는지 지금 생각해도 참 이해가 안되어요.

 

어제 아주 오래된 엄마들 모임이 있어서 점심시간에 만났는데

벌써 며느리가 자식을 낳아서 손자가 학교 다니는 집도 있거든요.

어떤 엄마는 둘째가 이번에 분만을 해서 봐주느라고 못 왔구요.

그러면서 요새 분만하고는 어떻게들 한다면서 예전과 다르다고 말하더라구요.

속으로 우리 부모님은 왜 그랬나 싶었어요.

 

저는 첫째 낳은 땐 부모님 두분 다 해외여행가셨구요,

둘째 낳고선 3*7일 지나고선 어머니만 오셔서 제가 차린 점심상 드시고 가셨어요.

저는 딸이라서 지독한 차별을 받고 컸고, 결혼도 제 힘으로.

결혼후에도 돈을 악착같이 벌고 거지같이 살면서 몽땅 저축하고

지지리 궁상으로 살고 있었지만 친정에서 돈 한푼 주실 생각도 없었고 저도 기대 안 했구요.

저 혼자 셀프산간 했어요.

 

언젠가 우리 첫째가 외할아버지(저의 친정 아버지)한테 갔을 때

친정 아버지께서 우리 첫째한테 그랬대요.

너희 엄마는 극한에 달하는 노력을 하는 사람이다.

모두 혼자 이룬 것이다.

너도 엄마 본을 받아서 앞으로도 많이 발전하기 바란다... 이러셨답니다. 참!!

 

저는 젊은 시절 내내 힘들게는 살았지만 결국은 저희 힘으로 이만큼 일구었고

저는 형편이 넉넉치 않을 때에도 내내 어머니께 용돈 보내드렸었어요.

자식도리라 생각해서요.

뭐 어차피 우리 친정 부모님에게는 아들만 중요했다는거 받아들여요.

저는 원망 안해요. 여태 그러려니 했어요.

 

그런데 오늘 우리 애가 보내준 사진 보니

자식 사진만 봐도 이렇게 좋은데

이렇게 본능적인 내리사랑이 우리 부모님에게는 최소한 나를 대상으로는 불가능했다는게

그게 인간적으로 이해가 안되네요.

아이 사진만 봐도 나는 빙긋 웃음이 나오는데

우리 부모님에게는 제가 그렇게도 하찮고 의미가 없었구나 싶어요.

IP : 112.186.xxx.156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
    '16.4.13 6:43 PM (180.70.xxx.147) - 삭제된댓글

    그러게요 예전 부모님들은 참 어리석어보여요
    아들 딸 차별이 너무 심해서...
    전 딸만 둘인데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애들한테는 ㅎ 큰애가 대학가서 화장하고
    꾸미는걸 보니 너무 이쁘더라구요

  • 2. 씽씽
    '16.4.14 12:08 AM (211.49.xxx.55)

    원글님 먼저 위로드려요.
    그런 가운데 참 치열하게 살며 지금도 부모님께 잘 하시며 사시네요.
    진짜 장하십니다!

    그래요. 참 아이가 귀하고 예쁘죠?
    원글님도 아이때는 참 예뻤을 거예요.
    부모님은 왜 그러셨을까요?
    그래도 아이 귀히 키우고 예뻐하시는 모습 참 고맙고 좋습니다.

    부모님 특히 어머니를 자꾸 이해하려고 하지 마세요.
    너무 잘하려고도 하지 마세요.
    특히 부모님한테 착한 딸로 인정받으려고 하지 마시고 기본만 하세요.

    대신 그 사랑을 내 가족과 딸에게 흠뻑 주세요.
    자신을 사랑하시고 행복하세요.

  • 3. 댓글님 감사합니다
    '16.4.14 8:19 PM (112.186.xxx.156)

    근데 제가 부모님께 뭐 그리 잘 하는 거라기 보다는
    그저 자식도리만 한다고 봐요.
    우리 부모님에게는 인정받겠다는 생각 자체가 저는 없어요.
    인정하실 분도 아니구요.

    부모님은 왜 그랬을까요?
    그 이유야 우리가 어찌 알겠나요.
    그것이 개인적인 경험에서 우러난 것이든 기억의 원형에서 온 것이든
    여하간 자식에게 편애를 하므로 해서
    부모님이 자식과의 관계에서 우러나는 소통과 행복은 누릴 수 없으셨을 거예요.
    그런 점에서 부모님은 스스로 자신을 가두었다고 봐요.

    남편과 저는 맨날 둘이서 다짐합니다.
    각자의 부모같은 부모가 되지 말자고.
    자식에게도 그렇겠지만 우리 자신을 위해서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53648 안, 않 제대로 쓰는게 그리 어려울까 43 ... 2016/05/01 3,516
553647 효자 남친이요.. 25 ㅡㅡ 2016/05/01 5,099
553646 마이티버티(강력접착제) 써보신 분 있으세요? 2 .. 2016/05/01 2,813
553645 급!!밥솥으로 계란 삶는데요.. 증기가 계속 나와요 ㅠㅠ 어케요.. 1 계란 2016/05/01 951
553644 단종된 피처폰 사용설명서 구할 방법 있을까요? 2 피쳐폰 2016/05/01 740
553643 팔저림과 시림 4 mo 2016/05/01 2,213
553642 점심에 김치찌개 할건데 고기 뭐 넣을까요 19 먹고싶다 2016/05/01 2,081
553641 도대체 왜 여자들은 남편의 단점은 시어머니 탓을 하죠? 34 나빠요 2016/05/01 5,570
553640 외국과 우리나라 미세먼지수치가 왜 다른가요? 1 이상 2016/05/01 694
553639 내일 에버랜드 소풍 가능할까요?? 아 고민 2016/05/01 737
553638 20년내내 너만 믿는다라는 시어머니 18 참힘들어요 2016/05/01 5,470
553637 대학생들 사진찍기 5 초여름 2016/05/01 1,342
553636 LA 여행중이비인후과 있을까요? 4 미확인물체 2016/05/01 923
553635 중학생 두신 언니님들..첫 중등 중간고사 결과ㅜㅜ 4 ㅜㅜ 2016/05/01 2,993
553634 불면증에 대추차가 효과있다던데 시중에 파는것도 괜찮을까요 19 .. 2016/05/01 3,874
553633 저는 한끼만 굶으면 몸이 떨려요ㅜㅜㅜ 22 ㅇㅇㅇ 2016/05/01 11,313
553632 파운데이션 바르고 파우더 바르시나요?| 11 say785.. 2016/05/01 8,027
553631 50대 남편들 고딩 자녀 수학 문제 설명 어려워 하나요? 19 질문 2016/05/01 3,059
553630 인문계통졸업생 오토캐드배우면.. 3 인구론 2016/05/01 1,021
553629 냉장고에서 일주일 된 카레 9 카레 2016/05/01 5,630
553628 남학생 중2 피아노 꼭 배우고 싶다는데 9 중2 2016/05/01 1,756
553627 장래희망이 위탁모예요 2 2016/05/01 2,044
553626 아기데리고 운전 ㅠ 5 ... 2016/05/01 1,695
553625 급)미역국 끓이는 중입니다 ㅠㅠㅠ 4 ... 2016/05/01 1,730
553624 자다가 배가 싸하게 아파서 깼어여 . 내용이 조금 더럽습니다... 4 기맘 2016/05/01 1,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