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삶에서 유일하게 내맘대로 할수있는게

ㅠㅠ 조회수 : 3,095
작성일 : 2016-04-12 20:38:48
먹는거였는데
망했어요.

하늘도 무심하시지

내가 무슨 물욕이 넘쳐서 명품을 탐하는 것도 아니고
성욕이 넘쳐서 남자를 탐하는 것도 아니고
큰집을 원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식욕이 하나 넘쳐서
먹고 싶은거 맘대로 먹을수있다는게
삶의 유일한 낙이자 최대의 기쁨, 즐거움, 희열
내 마음대로 할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는데
그걸 또 앗아가시네요

마흔 될때까지
먹고 싶은거 아무리 먹어도 살도 잘 안 찌고 늘 표준체형이었는데
한번 무너져내리기 시작하니
걷잡을 수가 없네요

60킬로 넘기 전까지는
그래도 삼시세끼 잘 먹고
다이어트 하루 정도 하면
원래 체중으로 복귀하고
배에 힘주면 배도 잘 들어가고 했는데

최근 60킬로 넘고부터는 느낌이 확 달라졌어요
뱃살이 가슴 바로 아래부터 뭉텅뭉텅 튀어나와
아랫배까지 남산만하게 큰 곡선을 이룬게
산달 앞둔 임산부 같구요
꼭 무슨 배에 큰 혹을 달고 있는 것처럼 중압감 ㅠ

마치 내 배가 아닌것 같은 느낌
이런 느낌 가져본적 있으세요 혹시 ㅠㅠㅠㅠ
배랑 허리 살찐다는게 이런 느낌인가요

거대한 고깃덩어리를 앞배에 하루 종일 달고다니는 느낌이에요
힘들어서 숨도 가쁘고 복통도 있고
배에 찬바람이라도 맞으면 바로 설사하고
이게 뭔일인지 ㅠㅠㅠㅠ 내 인생에

전 돌아올수 없는 강을 건너버렸나봐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주말에 먹고 싶은거 꾹 참고
저녁을 걸렀어요 낮에 열심히 먹고
오늘 아침에 체중 재보니 59.9 였어요
이틀을 저녁 건너뛰니 그래도 2킬로 정도 왔다갔다 하는구나
안도감

오늘은 낮에 일하느라
점심을 천천히 많이 먹지 못하고
중간중간 맛없는 빵으로 때웠어요

저녁이 됐는데
배는 많이 고프지 않은데
뭔가 허전하고 맛있고 산뜻한 걸 먹고 싶은 거예요

오늘도 저녁을 건너뛰고 참을수 있었는데
그리고 오늘까지 저녁을 굶으면
체중을 59로 유지할수있을지도 모르는데

아,,, 근데 뭔가 맛있는게 먹고 싶다
이대로 오늘 하루 끝내기엔 너무 밋밋하다
몸이 원하고 마음이 원하고 혀가 원하고 오감 미각이 원하고
정신을 잃을듯
별의별 생각이 다 들며
퇴근길 제가 좋아하는 파스타집 도착하기 전까지
백번천번 고민한거 같아요

정신을 차려보니
디너 세트를 주문하고 있었고
어니언링 튀김 한가득에
계란 프라이까지 얹은 한가득 나폴리탄 파스타
신메뉴를 순식간에 흡입했나봐요

의자에 앉아 있는데 토할거 같고
기분이 넘 나쁘네요
먹을 땐 너무 맛있게 먹었는데
요즘 제 배가 좀 이상하거든요
바지를 입었는데 허리 아래로 불룩
위로 불룩 뱃살이 너무 심하게 불룩 튀어나와서
앉아 있으면 숨을 쉬기가 넘 힘들 정도예요
배가 목구멍 바로 밑에까지 올라온 느낌 ㅠㅠ

너무 속상하고 슬퍼서
별별 생각이 다 들어요

결혼도 직장도 인생도 가족도
뭣하나 내 맘대로 할수 있는게
이 세상에 단 하나도 없는데
단 한가지
내 혀를 즐겁게 해주는 거
유일한 이거 하나마저도
이제 못하겠구나

일하는 동안은 매일
정신없이 먹어치우는 점심으로 만족하고
저녁엔 아무 낙 없이
쫄쫄 굶거나
맛대가리없는 다이어트식이나 먹으며
여생을 보낼 생각을 하니
정말 깝깝하네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먹는 재미 빼면 전 진짜 죽을지도 몰라요

아름다운거 보고 싶고 즐기고 싶고
걸치고 싶고 그런 미적 감각처럼
저도 맛있는거 계속 즐기고 싶은데
몸이 안 따라주네요 ㅠㅠㅠ
왜 나한테 식욕 식탐을 주셔서
이런 고통을 겪게 하나이까 ㅠㅠㅠㅠㅠㅠ 하느님


울언니랑 동생은 식탐이 없어서
뭘 먹어도 맛있다 맛없다 감흥이 없던데
저도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어요

넘 속상하지 않나요
식욕왕성하신 분들
너무 슬프지 않나요

차라리 비만을 택해 버릴까
심각하게 고민한 적도 있어요
70킬로 되면 건강에 안 좋은 건가요?
저녁에 음식 즐기는 기쁨을 버리는
스트레스가 주는 고통이
건강에 훨씬 안 좋은거 같아요
너무 스트레스네요

밤이 이토록 길고 냉장고엔 맛있는걸로 꽉 채워져 있는데
소식이나 하고 저녁부터 금식이라니 ㅠㅠㅠㅠㅠㅠㅠ







IP : 126.253.xxx.203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6.4.12 8:45 PM (122.46.xxx.75)

    저도 먹는낙으로 살았는데
    60키로되니까 많이 신경쓰여요
    먹어도 살안찌는 알약개발했음좋겠어요
    지금도 혼자 치킨생각하고 있어요
    낼 얘슐리가서 많이 먹을려구요

  • 2. 저녁때
    '16.4.12 8:49 PM (126.253.xxx.203)

    6시이후 정말 굶식 하는게 좋나요?
    실천하고 계시나요? 당근 씹어먹으며 ? ㅜㅜ
    배가 넘 심각한 상태라 ..
    살이 쪄도 몸에 고루 퍼지지 않고
    팔다리 상체 얼굴 다 말랐는데
    모든 살이 배로만 가고 있어요
    내장비만이 이런 건가요? 좀 이상해요
    설사도 잘 안하는데 요즘 먹기만 하면 바로 ㅠㅠ
    무슨 병이라도 걸린 걸까요
    배가 땡기고 아파요
    이유도 없이 일상에서 배가 아픈건 처음이에요

  • 3. 윗댓글
    '16.4.12 8:54 PM (122.46.xxx.75)

    난 고루고루쪄서 배는 안나왔어요
    소화흡수가 안되서 배안픈게 아닐까요
    난 많이먹지는 않아요
    자주 조금씩 먹어요
    두끼로 하루 버틸때도 많구요

  • 4. 낙담 말아요
    '16.4.12 8:57 PM (211.245.xxx.178)

    곧 익숙해집니다..

  • 5. 저도...
    '16.4.12 9:02 PM (14.38.xxx.68)

    평생 살면서 단 한번이라도 입맛이 없어봤으면...하는 사람이에요.
    먹고나서 기분나쁘고 자괴감 드는거 너무 이해되요.

  • 6. ㅠㅠ
    '16.4.12 9:02 PM (126.253.xxx.203)

    먹어도 살 안 찌는 알약 같은 건 또 싫네요 ㅠㅠ
    단지 배를 채우기 위해 먹는 건 싫구요
    오감 만족? 물고씹고뜯고 냄새맡고 입안가득 음미하면서
    느끼며 먹는데 행복을 크게 느끼는거 같아요
    왜 이렇게 태어난거야 ㅠㅠㅠ

  • 7. ....
    '16.4.12 9:17 PM (115.23.xxx.205)

    세상엔 맛있는게 너무 많아요..ㅠㅠ

  • 8. ..
    '16.4.12 9:36 PM (175.117.xxx.90)

    입맛좀 없어 봤으면 좋겠어요. ㅇ.ㅇ
    60킬로 넘어가니 이건 뭐 걷잡을수 없이 불어가네요.
    또 몸이 살이 붙으면 갑갑하고 얹힌 느낌이 답답해서 불편했는데 살찔려고 하니 뭐 그런것도 없어요.

  • 9. ㅠㅠ
    '16.4.12 10:05 PM (126.253.xxx.203)

    식욕감퇴가 뭐죠?
    ㅠㅠㅠ
    세상엔 맛있는게 너무 많고 아직 안 먹어본것도 많네요
    느긋하고 맛깔난 저녁식사, 밤참이 제 삶의 큰 낙이었는데
    저녁에 멀쩡히 살아 있으면서도 안 먹을려고 하니
    넘 우울하네요
    커피를 끊고 일찍 자버리는게 낫겠죠
    배가 아픈건지 고픈건지도 잘 모르겠음 요새는

  • 10. ㅋㅋ
    '16.4.13 9:51 AM (1.232.xxx.79)

    원글님 너무 귀여우세요~
    저도 작년에 몸에 병이 생기고부터 건강을 위해서 음식을 꼬박꼬박 챙겨먹으니 몸무게가 감당이 안되고 있어요
    자꾸 먹으니 식욕이 더 늘어나는 것 같아요
    요즈음은 조금 덜 먹어야 되나(억지로 참아야되나~)
    아님 잘 먹어야 건강해져서 얼른 좋아질까
    이러다 그전에 입던 옷들은 하나도 못 입는게 아닐까
    하고 고민이에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48780 더불어 민주당 이개호의원이 문재인대표 물러나라고 한답니다 14 .. 2016/04/17 2,955
548779 갑자기 토했어요 추워서 토할수도이써요?? 3 ㄱ지 2016/04/17 1,242
548778 장사의 신-어디서 볼 수 있나요? 일본만화 2016/04/17 387
548777 부산에 콩잎 사드시는 분 계세요? 10 콩잎 2016/04/17 2,828
548776 사돈이 돌아가셨을때.... 6 질문 2016/04/17 4,172
548775 홈쇼핑에서 맛사지기 이름이... 2 ㅠㅠ 2016/04/17 1,393
548774 개업선물 사들고 갔는데 짜장면 하나 시켜주는사람 36 ... 2016/04/17 7,367
548773 더민주ᆢ정청래 최민희 7 .. 2016/04/17 1,906
548772 금사빠도 문제지만 사랑에 빠지지가 않아요 5 금사빠아님 2016/04/17 2,245
548771 옛날엔 한효주 소름끼치게 예뻤었는데 47 봄의왈츠 2016/04/17 18,291
548770 보육교사를 하게 되었어요 10 봄비 2016/04/17 3,400
548769 말이 밖으로 안나오고 입안에서만 맴도는것도 노화인가요 2 ... 2016/04/17 1,138
548768 해외에서 직장생활하시는분 5 ㅇㅇ 2016/04/17 1,519
548767 근데 선볼때 사진교환은 사전에 안하나요? 3 ㅇㅇ 2016/04/17 1,101
548766 시부모님 아침식사 메뉴좀 조언해주셔요ㅠㅠ 17 엉엉 2016/04/17 6,343
548765 자식 외모는 복불복이라 부모얼굴 상관없다 생각했었는데 11 @@@ 2016/04/17 4,303
548764 형제 복지원 너무도 대단하다 싶었는데 기독교네요...... 3 .. 2016/04/17 857
548763 어린 자식을 왜 그리 돌리는지... 12 hope 2016/04/17 5,426
548762 40대 모자티는 안녕이네요. 27 ㅇㅇ 2016/04/17 7,689
548761 이 문구 좀 봐주세요. 제가 잘못한건가요? ㅜ 14 2016/04/17 3,036
548760 구몬선생님 하시는분 계신가요 7 ㅇㅇ 2016/04/17 2,635
548759 가지마 ... 저 노래 누구꺼죠? 4 복면 2016/04/17 1,341
548758 이직했는데 일이 손에 안 익어요 2 ㅜㅜ 2016/04/17 1,089
548757 호남이 낙동강 오리알 될 듯 21 국민당 2016/04/17 2,337
548756 두통이 심한경우....강북쪽 병원추천부탁드려요 5 ... 2016/04/17 8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