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의 갈등에 대해 고민 상담 드립니다.
긴 글이니 불편하신 분들은 그냥 지나쳐 주시기 바랍니다.
결혼 3년차, 저는 직장 다니다 2년 휴직했고 올해 말 복직 예정입니다.
휴직 중이라 남편이 외벌이 중이고, 아이는 없어서 벌이가 적어도 그냥저냥 살만은 합니다.
다만 현재 해외 근무중이라 매월 월세와 관리비가 80만원씩 나가고 있어요.
급여가 평균 300이고, 여기서 집세가 나갑니다. 다만 차량과 차량 유지비는 100% 지원이 되서 급여에서 집세 빼면 먹고 쓰는 생활비만 나가면 됩니다. 그나마 현지 물가가 싼편이라 그냥 저냥 살고는 있는데, 저도 남편도 결혼전 여유있는 가정에서 부족함없이 살다보니, 이 돈에 맞춰서 사는게 사실 힘이 듭니다.
집세 빼고 매월 200만원 안팎이 남는데, 물가가 싸서 외식비, 통신비, 식료품구입비 등 큰 돈이 들지는 않아요. 그럼 계산상으로 100만원 넘게 저축이 가능 해야하는데, 한국에 일이 있어서 갔다오거나, 한국에서 부모님이 오신다던지, 여기서 휴가를 간다던지... 하다보면 돈이 남지 않아요. 오히려 한국돈을 쓰게 되니 마이너스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사실 급여 적은 부분은 저에게 큰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저도 복직하면 남편 현재 급여보다 더 벌게 되고, 남편도 아직 젋기 때문에 한국으로 들어가게 되면 지금보단 급여가 오를거고요. 시댁에서 해주신 4억 상당 자가 아파트도 가지고 있고요.
문제는, 남편의 게임중독 때문에 제가 2년 가까이 싸우고 있는데 이 부분이 너무 너무 괴롭습니다.
사정상 결혼 후 제가 남편보다 후에 이곳엘 왔는데, 남편이 혼자 해외에 있는 동안 모바일 게임을 하였고, 급기야 게임에 돈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현질이라고 하더군요). 한국에선 전혀 게임을 하지 않던 사람인데, 외국에서 무료함을 달래려 시작한 게임에 미쳐서 결혼 후 제가 오기 전까지 1년간 1000만원이 넘는 돈을 게임에 썼더라구요. 집세 내고 나면 얼마 되지 않는 돈의 반 이상을 게임 결제를 하였고, 그것도 모르는 저는 한국에서 혼자 시댁에 왔다갔다하며 명절 용돈에, 양가 경조사를 챙기면서 남편 따라갈 준비를 하느라 빠듯하게 있었고요.
남편이 게임을 한단 사실을 여기 오자 마자 알게 됬고, 다시는 게임에 돈 쓰지 않기로 단단히 약속을 했어요.
그래서 지켜진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 작년 12월, 우연히 컴퓨터에 로그인이 되어있던 남편 메일을 보게 되었고, 게임 결재된 페이지를 보았습니다. 약 20만원 가량... 저는 남편에게 물어봤어요. 다시 현질 하는거냐 하고..
남편은 게임을 하면서 버튼이 잘못 눌리었고 결재가 된거라고, 애플에 환불 조치를 하겠다고 하더군요.
환불이 될까? 싶었는데 정말 환불이 되었고, 저는 그 말을 믿었습니다. 그 이후 한달쯤 지났나...
확인할 게 있어 아이튠즈에 접속을 했고, 이것저것 보던 와중 구입 내역 란이 보이더군요. 그동안 구입 내역을 다 볼수 있는지 몰랐습니다. 놀랍게도 저와 게임 하지 않기로 약속한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약 1000만원을 게임에 또 썼더라구요. 물론 작년 12월 2번째 약속 이후에서 올 1월 한달간 50만원을 넘게 쓰고요.
그게 한국에 경조사로 다녀와야 하는 한달전이었습니다. 저는 한국 가서 시어머님 환갑에 동생 결혼식 축의금에, 비행기표에 목돈이 들어가야 해서 걱정하는 와중에 본인은 게임을....
그때 이혼하겠다 죽겠다 난리를 쳤고, 일단 한국을 다녀왔습니다. 한국에서 병원비에, 경조사에, 비행기표에.... 심지어 저는 얼굴 조차 본 적이 없는 남편의 친구 결혼식 축의금으로 50만원까지도 제가 가지고 있던 한국돈으로 결재를 했습니다.
남편은 한국돈은 한푼도 없는 상황 (게임에 다 써서..)
그 후 2달이 지나는 지금까지.... 겉으론 잘 지내고 있지만.. 한번씩 우울함과 분노가 차오르면서 남편에게 화풀이를 하곤 합니다. 사실 이 화풀이는 작년 12월부터 시작된건 아니고.... 처음 게임에 돈 써서 발각된 이후부터.... 저는 한번씩 마음이 뒤틀리면 남편에게 화를 내곤 해왔습니다.
남편은 처음엔 미안하다가.. 제가 계속해서 지난 얘기를 또 끄내고 또 끄내고 그러는 것에 지쳤고 저와 말을 점점 섞고 싶지 않다고 하는 입장이고.... 그렇지만 본인 잘못으로 인해 잘지내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해요. 사실 돈 문제로 싸울때 빼곤 나름 둘 사이는 괜찮습니다. 남편이 먼저 싸움을 거는 성격도 아니고, 싸움도 저의 일방적인 분풀이 식으로 이루어지지만... 저는 홧병이 생긴것처럼 해결이 안되는데.. 단순히 말로 미안하다고 하는걸론 마음이 풀어지지 않고요.
이런 홧병이 생긴데는.... 사실 결혼할 때 제가 받을 예물은 현지에 와서 직접 사주기로 약속했었는데... 이리저리 돈을 게임으로 다 탕진하고, 현재 생활비로 예물을 사주겠다고 하는겁니다. 저는 생활비 예물을 사는게 말이 되냐는 입장..
작년 한 해 동안 저 몰래 이리 저리 돈을 융통해가며 (시어머님한테 몰래 도움청하기, 친구에게 빌려준 돈 받은것까지 )다 게임에 썼더라구요. 저는 그럴 돈은 있었으면서. 내 예물은 왜 해주지 않은것이냐. 게임보다 내가 더 못한 존재가 된것같아 어이가 없었구요. 그것도 까맣게 몰랐던 저는... 이미 다 써버린 돈... 그리고 지나서 하는 예물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 포기하던 차였고요.
근데, 1년넘게 절 속여가며 어이없게 게임에 돈을 썼다니, 저는 생활비가 아닌 남편이 용돈을 모으던, 알아서 융통을 해오던, 해주기로 한 예물을 해줫으면, 이렇게 까지 남편이 밉진 않을거 같은데, 게임하느라 재산 탕진하고, 내 마음은 풀어줄 생각도 안한 남편이 너무 밉습니다.
이 문제로 2년 가까이 분기별로 싸워왔는데.... 어떻게 해결하는게 좋을까요.
제가 그냥 마음 접고, 남편이 앞으로 게임을 하지 않는다면 그냥 다 잊고, 남편말대로 생활비에서 제 예물을 사고 잊어버려야 할까요?
(참고로 예물 문제는 작년까진 이미 결혼해서 2년이 넘었고 돈도 다 없앴는데 사서 뭐하나 하는 생각이었지만. 이제는 나 몰래 1년넘게 게임할 돈은 있으며 나는 안중에도 없던게 괘씸해서 저는 결혼할때 할거 다 해줫는데, 남편한텐 받은게 하나도 없어서 받아야겠다는 입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