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문재인 대표의 광주 발표 전문 '못난 문재인이 왔습니다..'

셀프지령 조회수 : 1,130
작성일 : 2016-04-08 16:53:31

광주시민 여러분, 뵙고 싶었습니다.

보고 싶은 마음이 커서, 언제라도 이곳으로 달려오고 싶었는데, 말리시는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정치인으로서, 당의 전 대표로서, 또 그 이전에는 대선주자로서 제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호남 분들의 전폭적 지지를 밑거름 삼았던 제가, 여러분에게 한 번도 제대로 승리의 기쁨을 돌려드리지 못했습니다.

호남에 고립감과 상실감만 안겨드렸습니다.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고, 정권교체의 희망도 드리지 못했습니다.

당의 분열을 막지 못했고, 후보 단일화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반드시 이겨야 할 국면에서 분열로 인한 패배를 걱정하게 만들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실망을 하셨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광주시민 여러분.

못난 문재인이 왔습니다. 여러분에게 직접 야단을 맞고, 직접 질타를 듣기 위해서, 안 된다는 당을 설득해 이제야 왔습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그간의 부족함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용서를 구합니다. 여러분의 분이 풀릴 때까지, 제 얼굴 맞대고, 호되게 꾸짖어 주십시오.

저와 당의 부족한 점을 메우느라 정신없었던 사이, 호남 분들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가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오해와 불신의 골이 깊어졌습니다. 이제라도, 제가 할 수 있는 그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광주시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광주시민 여러분.

그러나 이제, 제가 대표직에서 물러난 우리 더불어 민주당은 과거의 혼란을 딛고 새롭고 유능한 인재들로 넘쳐 납니다. 저에 대한 섭섭함 때문에, 이 유능한 인재들의 면면을 외면하지 말아 주십시오. 제가 다 담지 못했던 호남 분들의 요구와 열망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국회에 퍼 나를 인재들입니다.

차기, 차차기 이 나라를 이끌어가기에 충분한 인재들이 호남의 더불어 민주당 후보들 속에 있습니다. 정권을 탈환하고, 대권을 꿈꿀 만한 훌륭한 씨앗들이 뿌려졌습니다.

더불어 민주당은 이렇게 새로운 인재들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호남 기득권 정치인의 물갈이를 바라는 호남의 민심에 우리당은 호응했습니다.

이 분들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자신 있게 기대감을 가지고 힘을 주십시오. 더불어 민주당 기호 2번의 새롭고 활기찬 후보들이야 말로,호남의 정신과 열정을 한 지역에 가두어 두지 않고 전국적으로 확장시켜 갈 인재들입니다.

호남 정신의 지평을 전국으로 넓히면서 지역 경제, 문화에 새 바람을 이끌 주역들입니다. 그런 전문성과 인적 인프라를 충분히 갖춘 인재들입니다.

시민 여러분.

호남을 볼모로 자신의 기득권에만 안주했던 구시대적 정치, 호남 민심을 왜곡해서 호남을 변방에 가두어 두려는 분열적 정치인. 여러분들은 그런 정치인들에 대한 강한 교체 의지를 가지고 계실 겁니다. 더불어 민주당의 후보들을 통해 바로 그런 구시대적, 분열적 정치인을 심판할 수 있습니다.

호남인에게 지역 정당이란 불명예를 안기면서까지 그들만의 영달을 쫓는 세력이 이 신성한 호남 땅에서 더 이상은 발붙이지 못하도록, 더불어 민주당의 모든 호남 후보들은 끝까지 싸워 나갈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이 그들에게 힘을 주십시오.

광주시민 여러분.

저에 대한 여러분의 실망과 섭섭함에도 불구하고, 더불어 민주당에 대한 여러분의 애정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아무리 부족하고 서운한 점이 많아도, 그래도 새누리당과 맞서 정권교체 해낼 정당은 우리 더불어 민주당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 애정에도 불구하고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저는 미련 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습니다.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습니다.

호남의 정신을 담지 못하는 야당 후보는, 이미 그 자격을 상실한 것과 같습니다.

진정한 호남의 뜻이라면, 저는, 저에 대한 심판조차,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광주시민 여러분, 호남 유권자 여러분.

저의 모든 과오를 짊어지겠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제가 가져갈 수 없는 짐이 있습니다.

저에게 덧씌워진 '호남 홀대' '호남 차별'이라는 오해는 부디 거두어 주십시오. 그 말 만큼은, 제 인생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치욕이고 아픔입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모욕입니다. 저와 당과 호남의 분열을 바라는 사람들의 거짓말에 휘둘리지 말아주십시오. 그것만은 절대 인정하지 않겠습니다.

엄혹했던 5공 군부독재 정권 시절, 부산의 민주화 운동은 '5월의 광주'를 부산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87년 6월항쟁 전야 5월, 노무현과 제가 부산 가톨릭센터에서 연 광주 비디오 관람회를 보려는 부산 시민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그 열기는 6월항쟁으로 이어졌고, 부산 가톨릭센터는 명동성당처럼 부산 6월항쟁의 중심이 됐습니다.

이렇게 대한민국의 민주화는, 호남과 호남 바깥 민주화 세력의 결합으로 이루어졌습니다. 3당 합당으로 호남이 고립됐을 때도, 그에 반대한 영남의 민주화 세력은 지역 내에서 전라도니 빨갱이니 핍박받고 고립되면서도 호남과 잡은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 결합이 김대중 정부를 탄생시켰고, 노무현 정부를 탄생시켰다고 믿습니다.

그것이 노무현과 제가 걸어온 길이었습니다. 영남에서 지지 받지 못했던 노무현 대통령이었고, 참여정부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호남에서는 영남 패권주의라고 비난받는다면, 그야말로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참여정부가, 압도적인 지지로 출범시켜준 호남의 기대에 못 미친 점이 많았을 것입니다. 대북송금 특검도 있었고,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분당도 있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광주가 정치적인 고향'이라고 말할 정도로 호남을 사랑했어도, 호남사람처럼 호남의 정서를 알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호남이 듣기에 섭섭한 말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결단코 호남 홀대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역대 어느 정부보다 호남을 배려했다고 자부합니다.

호남과 호남 바깥의 민주화 세력을 이간하여, 호남을 다시 고립화시키려는 사람들의 거짓말에 휘둘리지 말아주십시오. 호남과 호남 바깥의 민주화 세력이 다시 굳건하게 손을 잡을 때만이, 세 번째 민주정부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호남만으로도 안 되고, 이른바 '친노'만으로도 안 됩니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호남 바깥에서는 잘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총선에서도 부산에서, 경남에서, 울산에서, 대구에서, 경북에서, 강원에서 더 늘어난 승리를 보여드릴 것입니다.

호남이 손을 거둬들이지만 않는다면, 정권교체 반드시 해낼 수 있다고 광주시민, 전남북 도민들께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총선이 끝나면 곧바로 전당대회를 통해 더불어 민주당 지도부도 새롭게 선출됩니다. 물론 저는 앞으로 당권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을 것입니다. 더 이상 국회의원도 아닌 만큼,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서 정권교체의 역량을 키워나갈 것입니다.

광주시민 여러분, 저를 믿고 더불어 민주당에게 다시 한 번 힘을 모아 주십시오.

자주 오겠습니다. 총선이 끝나면, 더 여유로운 신분으로 자주 놀러 오겠습니다. 정치인 문재인이 아니라 미운 정 고운 정, 다 든 못난 아들놈처럼 맞아 주실 거라 믿습니다.

광주시민 여러분, 사랑합니다.



IP : 125.177.xxx.55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4.8 4:56 PM (211.220.xxx.84)

    에구 문재인님도 김홍걸님도 다 못낫다고 하시네요.

    김홍걸님 오마이 뉴스차 타고 가며 인터뷰하는데 ..오늘 이 모습을 김대중 대통령이 보시면 뭐라 생각하실거 같냐고 하니 말을 못잇고 울먹이며...너무 못난 자식인데 오늘은 좀 아버님께 잘했다고 하실거 같다고...ㅠㅠ

  • 2. 33333
    '16.4.8 4:58 PM (117.111.xxx.13)

    지금 문재인 대표 유투브 보는데..상당히 인기 좋던데요...생각보다....꽃다발도 받으시고~

  • 3. ..
    '16.4.8 5:01 PM (121.65.xxx.69) - 삭제된댓글

    뜬금없는 사랑고백도 많이 받았죠~

  • 4. 무등산
    '16.4.8 5:02 PM (124.146.xxx.101)

    호남과 문재인이 어떻게 떨어집니까
    어떻게 일군 민주주의인데 다시 독재자의 딸과 그 졸개들에게 짓밟히게 둡니까...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다시 한 번을... 외칠때가 왔네여...!!!

  • 5. 멋지다
    '16.4.8 5:05 PM (125.177.xxx.55)

    호남과 호남 바깥의 민주화 세력을 이간하여, 호남을 다시 고립화시키려는 사람들의 거짓말에 휘둘리지 말아주십시오. 호남과 호남 바깥의 민주화 세력이 다시 굳건하게 손을 잡을 때만이, 세 번째 민주정부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호남만으로도 안 되고, 이른바 '친노'만으로도 안 됩니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호남 바깥에서는 잘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총선에서도 부산에서, 경남에서, 울산에서, 대구에서, 경북에서, 강원에서 더 늘어난 승리를 보여드릴 것입니다.

    ---87년 6월 항쟁의 부산 카톨릭 센터를 언급하면서 이제는 호남과 호남 바깥의 민주화 세력이 힘을 모아 세번째 정권교체를 이룰 것이다...살아온 삶 자체가 미사여구 필요없이 호소력 있는 연설문을 만들어주네요

  • 6. 멋지다 2
    '16.4.8 5:19 PM (124.146.xxx.101)

    살아온 삶 자체가 미사여구 필요없이 호소력 있는 연설문을 만들어주네요...2222222222222222222

  • 7. 감사해요
    '16.4.8 7:26 PM (183.101.xxx.164)

    감사해요. 힘드셨을텐데..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45634 대치삼성아파트 4 엄마 2016/04/09 2,491
545633 싸이코 같은 직장 상사와 같이 일해서 힘들어요 1 .. 2016/04/09 1,174
545632 사전투표 할려고 했는데 망설여져요 23 ... 2016/04/09 2,183
545631 서울, 미세먼지인가요? 5 서울 2016/04/09 1,718
545630 투표함 봉인 해제? 개수작을 중단하라 1 망치부인 2016/04/09 619
545629 깡빠뉴 혼자 앉아 다 뜯어먹고... 6 000 2016/04/09 1,628
545628 미세먼지가 심한 날 아파트에서 간장을 달이니... 16 냄새진동 2016/04/09 4,332
545627 포털 평가위, 5개 언론에 '경고', 메이저 언론은 없었다 샬랄라 2016/04/09 322
545626 벤츠C 타시는 분 13 작은차좋아 2016/04/09 4,030
545625 오늘 미세먼지 심한가요? 2 ㄷㄷ 2016/04/09 1,333
545624 65세 넘으신 부모님 태블릿류 추천 부탁드려요. 2 태블릿 2016/04/09 1,004
545623 여름방학 해외 여행지 추천해 주세요~~ ... 2016/04/09 469
545622 모임기념 사진에 혼자 빵떡인 제 모습보고 7 샤브 2016/04/09 2,337
545621 외국인한테 한국말로 욕하는 걸 애가 봤어요 11 엄마 2016/04/09 2,702
545620 결혼 액자 어찌 할까요? 4 .. 2016/04/09 1,771
545619 님들에게 2주간의휴가 생활비=자유가 주어지면 뭐하시겠어요? 1 .. 2016/04/09 892
545618 광주서구 미봉인 투표함 발견되었습니다 7 ... 2016/04/09 1,407
545617 같은 카드사 - 카드는 연회비 한번만 내나요? 2 2016/04/09 772
545616 생리같은 출혈후에도 아기잘 낳으신분 계신가요 4 또로로 2016/04/09 1,769
545615 "친구 손목 그어라"..5학년 담임의 지나친 .. 4 샬랄라 2016/04/09 1,911
545614 스피닝 시작해요~~ 3 ㅋㅋ 2016/04/09 1,039
545613 말티즈 검은콩 튀긴것 먹어도 되나요? 1 참나 2016/04/09 622
545612 싸이월드 도와주세요~~~ 2 8282 2016/04/09 788
545611 기분이 밑바닥이니 벚꽂도 징그럽게 느껴지는군요. 7 웃기다 2016/04/09 1,548
545610 요즘 화장법 대세는 뭔가요? 모공피부 고민인데요 2 ㅇㅇ 2016/04/09 2,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