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개월 남아키우고 있는 40을 바라보는 엄마입니다.
원래도 몸이 약한데다가 늦은 출산이고,
조산기가 있어서 2달을 누워있다가 아이를 낳았고 조리도 제대로 안되고 산후풍도 너무 심했어요.
시댁,친정에 도움받을 상황도 아니였고 앞으로도 그렇고, 지금까지도 어디다가 아기한번 맡겨본적이 없어요.
출산하고 아기아빠한테 아기맡기고 목욕탕 4번/쇼핑몰 2번 다녀왔어요.
도움받을만한 사람은 오직 남편뿐인데, 엄청 빡센직장에 다녀서 평일에는 잘 안들어올때가 많고 주말에도 나가는데 이게 참 불규칙적이라서 아침먹다가 불려나간적도 있어요.언제 쉴지 알수 없다는....
그사이에 아기데리고 혼자 이사도 작년 하반기에 한번했구여.(진짜 코피나고 죽을뻔 ㅜ.ㅜ...)
제가 하던일을 출산전에 그만두었기 때문에
원래 계획은 아이가 3돌이 지나면 기관에 보내는거였어요.(저희아기는 1월생이라서 그때쯤이면 38개월이 됩니다.)
그런데 문득, 제가 잘하고 있는건가 싶네요.
저희아기는 심한 낯가림이 있는 반면에 호기심 대마왕이거든요.
발달은 또래에 비해서 굉장히 빠른편이라서
백일되기전에 뒤집었고, 두돌전에 말을 했는데, 지금은 자기 감정을 말로 다표현할 정도예요.
보는 사람들마다 깜짝 놀라고 나이를 물어요.
백일전부터 낯을 가리기 시작해서 지금도 낯선장소를 잘 안가려고 해요. 친적분이 오셔는데 3시간동안 운적도 있었어요.
엘리베이터탔다가 낯선사람이 타면 자지러지게 울어서 다시 내린적도 많고요. 지금도 밥할때도 씽크대옆에 의자를 밀고와서 함께 서있어요. 엄마껌딱지예요.(시어머님 말씀이 저희남편이 그렇게 낯을 가려서 4-5살때까지 다른사람한테 안갔다고 하시더라구요.)
비교하는건 아니지만 장난감가지고 혼자서 노는 아기들도 많던데, 저는 화장실 한번 혼자가보는게 소원이예요. 한번은 음식물쓰레기가 너무 냄새가 나서 아기한테 말하고 다녀왔는데,(저희집 1층) 무서워서 혼자울었다고 말하더라구여. ㅜ.ㅜ...평소에도 무섭다는 말을 자주하거든요. 그이후론 아무리 추워도 같이 쓰레기 버리러가요.
서천척선생님 상담라디오를 자주 듣는 편인데,낯가림이 심한 아이들은 불안이 많은거라고 새로운 장소를 반복적으로 가라고 하시더라구여.
낯가림이 지금은 그정도는 아닌데, 날이 풀리면서 요즘은 밖에 자주데리고 나가고 있어요.
놀이터는 오전/오후 2번씩, 화요일은 육아모임, 수요일은 트니트니 수업가구여,집근처에 텃밭신청해서 감자심어놓고 거기도 자주 가요. 유모차태워서 지하철타고 가끔 백화점도 가구여.육아센터가서 장난감도 빌려오고...
어제는 집에서 또래 아기들과 모임을 했는데요.
저희아기가 낮잠을 안자면 과잉행동을 하는 편인데,평소에 안하던 과격한 행동을 하는게 너무 버겁더라구여.
다른 엄마들이 보고는 에너지 소진이 안되는것 같다며 어린이집에 보내보라고 하던데,(이미 다른 아기들은 거의 대부분 어린이집 다니죠. 오전에 놀이터가보면 아기들이 없어요.)
마음이 심란하네요. 과격한 행동이 에너지 소진이 안되었다가 보단 낮잠을 못자서일수도 있지만 제가 마음이 불편한건
제대로 놀아주지도 못하면서 데리고 있나싶은 자괴감이 들어서요.
사실 요즘 저도 너무 힘에 부쳤거든요. 제몸은 처음보단 조금씩 조금씩 회복되어 가고 있지만요.
낯가림말고는 순하던 아기가(사실, 이것도 너무 힘들긴 했어요.) 싫어, 안해를 반복하고, 양말발로 2시간을 뛰어서 놀이터를 질주해서 도망치고, 물건을 던지고, 제 머리를 다 뽑고 그러는데 아무리 혼내도 말을 안들으니까 제가 엄청 소리를 지르고 있더라구여. 가끔은 아기가 놀라서 울기도해요.(소리지르는건 반성많이해서 이제안그려고 해요. 그렇게 바닥까지 가니깐 제가 뭐하고 있나 정신이 들더라구여)
아기는 금새크잖아요.
만 3살까지는 제가 데리고 있다가 다시 일을 시작하거나 대학원에 가거나 하려고 했었는데...
약해진 면역력으로 한포진을 2년째 달고 살고 있고, 몸에는 다달이 한약을 들이붓고 있지만 체력은 회복은 안되네요.
그렇지만, 아직은 제가어린이집 보낼 마음의 준비가 안된것 같아서 망설이는데요,
이렇게 힘에 부치면서 데리고 있는게 맞을까요? 낯가림이 이렇게 심한 아기가 적응을 잘할까도 걱정이지만, 부모도 이리 힘든데 여러명을 선생님이 보시면서 아이에게 충분한 케어를 해주실지도 의문이구여.
남편은 자기가 육아에 전혀도움을 못주는게 미안해서인지
손 나을때까지만이라고 살림도와주실 도우미라도 쓰라는데요.
산후도우미 아주머니 계셨을때도 저 너무 불편했거든요.
깊은 새벽 두서없이 긴글이였어요. 언제나 제게 지혜를 주셨던 82선배님들의 조언으로 또 용기를 낼수 있을거 생각해서 어렵게 글썼어요.
여기에 아시는 분들이 많이 오셔서 글은 부분삭제하거나 내릴수도 있습니다.
악플은 달지말아주세요.상처주는 무례함은 싫습니다.
p.s- 요즘은 추피책(생활동화)읽어주고 있구여, 베베블럭, 병원놀이, 주방놀이, 공구놀이했었는데요.이시기 아기들하고 어떻게 놀아줘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