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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 부모님 생신..마음이 상했어요

시누 조회수 : 3,926
작성일 : 2016-04-06 17:11:57
오빠가 결혼한 지 10년이 훌쩍 넘었고, 5년을 해외에서 살다가 작년 여름 귀국했어요. 
집도 원래 살던 집은 팔고 귀국하면서 새로 이사했고요.
귀국 후에도 부모님은 지방에 계셔서 한번도 안 가셨고 - 원래 시어른 드나들면 서로 불편하다고 1년에 한번 정도 하루 주무셨어요 - 전 이사하는 날 가서 이삿짐 푸는 거 도와주느라 한번 갔었고요.
사돈 어른께서는 이미 여러 차례 방문 하셨고, 한 번 오시면 일주일 정도는 계십니다.

최근에 친정 엄마 생신이셨어요.
새언니가 최근 시작한 일이 있어 토요일 오전은 힘들고 오후에 갈 수 있다길래
그럼 차라리 부모님이 오시면 어떨까 했더니 아주 좋다더구요. 
어차피 지방으로 내려가기도 힘들고, ktx 타면 돈 많이 드니 상관없다고 겸사 겸사라고요. 
한번도 새언니가 생신상을 차린 적도 없고 해서,
그럼 나가서 깨끗한 식당에서 사 먹고, 후식/차는 집에서 먹는 방식으로 하자고 했더니,
그게 돈 더 많이 든다고 그 돈으로 편하고 푸짐하게 집에서 먹자고 하더군요.

새언니가 힘들텐데 하고 말했지만, 괜찮다고 하길래 알겠다고 했어요.
오랜 시간 해외에 있었고, 집들이에 한번도 생일상을 차린 적 없으니 이번에 기념삼아 하나 보다 했어요. 
부모님이 오시고, 하루는 저희 집에서 주무시고 나들이를 한 후 저녁을 먹으러 선물과 케익을 들고 오빠 집에 갔어요.
부모님은 그날 저녁은 주무시고 그 다음 날 저녁에 내려가실 계획이었어요. 
오빠는 하필 갑자기 출장이 잡혀 집을 비운 상태였고요.

그런데 상차림이 제육볶음, 잡채, 된장국과 밑반찬 2개가 전부 였어요.
조카들 포함, 모두 반찬도 거의 먹지 않고 밥만 먹고 끝났어요. 
그 다음날은 갈치조림 하나와 전날 먹다 남은 제육볶음과 잡채가 다시 올라오더군요.
나물 무침 하나라도 새로 해서 하나 올라올 수 있을텐데 똑같더라구요.
참고로 저희 아버지 생선 비린내를 싫어하셔서 생선을 안 드세요. ㅠㅠ 
생선 싫어하시는 거,,,참 오랜 습관인데 몰랐던 거지요.

요리를 못해서도 아니고 반찬 가짓수의 문제도 아니고 
너무 성의가 없다고 할까요? 정말 5만원도 안들었을 겁니다. 
동네 아줌마들 편히 집에 놀러갈 때 나오는 수준의 상차림이었어요.
크게 마음이 상했어요. 저희 부모님 이런 대접 받을만큼 몰지각한 분 아닌데..
부모님은 그래도 집들이라고 돈 챙기시고 음식 챙겨 가셨는데 이게 무슨 경우인가 했습니다.

저희 가족이 있으면 새언니가 힘들 것 같아 저녁 먹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리고 그 다음 날 점심 먹고 (그 또한 일부러 힘들 것 같아 점심 먹고 찾아 갔어요)
찾아뵈니 부모님은 백화점이라고 하시더군요. 답답해서 한번 나와 봤다고요.
저희 부모님 초행이라 길도 모르시는데 그 낯선 곳에서 거길 두분이 가셔서 카페에서 차 드시고
과일이 없는 듯해서 과일 사서 들어가는 중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갈치조림으로 저녁밥 먹고, 케익 불고 끝났습니다.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허탈했습니다. 

이걸 오빠에게 뭐라 말해야 하나 싶다가도,
어차피 말해도 새언니에게 오빠가 말할 것도 아니고...오빠도 갈등을 회피하고 우유부단한 사람이고요. 
바뀌어 질 것도 없을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합니다. 
그냥 저 혼자 셀프 효도하면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아주 가끔 보는데 최소한의 성의도 없는 모습을 보니..이대로가 최선일까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나름 챙긴다고 새언니 생일이면 (오빠 생일 선물은 안챙겨도) 
케익이라도 보내고 축하 전화라도 했어요.
조카 옷을 사줘도 고맙다 인사없고, 
(새언니는 싫을 수 있으니) 조카들만 데리고 박물관 다녀 오겠다고 해도 시큰둥하고요.
새언니가 막상 주변 이웃들, 이해 관계가 있는 사람들에게 정말 성의 있게 잘 챙기는 거 너무 잘 압니다.
서로 집 오가며 사귐하는 것도 예전부터 이미 잘 알고 있고요. 
그래서 남보다 못한 대접 받는 게 더 속상한 부분도 있어요. 

어떻게 할까요? 얘기하게 되면 이것도 시누질일까요? 
지금부터 마음의 문을 꼭 닫고 - 이것저것 신경 쓰지 않고 - 남처럼 사는게 답인가요?

한풀이처럼 글을 쓰지만, 뒷담화이고 너무 세세한 내용이라 마음이 불편해서 펑할지도 몰라요. ㅠㅠ





IP : 147.6.xxx.61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공감
    '16.4.6 5:20 PM (121.130.xxx.155) - 삭제된댓글

    충분히 맘상하실만해요. 열이 훅 오른달까요.. 이렇다저렇다 말 마세요. 개념이 없으면 조언도 안통해요. 저도 오빠네 행태에 열 받을만큼 받아봤는데 모르는 사람들은 평생 그리 살아요. 내 부모 내가 따로 챙겨요 절대 같이 안하고 따로.. 철딱서니들 자식들한테 똑같이 받아봐야 어떤 기분인지 알까요..

  • 2. 말하세요
    '16.4.6 5:33 PM (223.62.xxx.72)

    부부 싸움이라도 하게
    왜 일년에 한번도 못오실까봐요?
    부모님이?
    이미 남보다 못한 대접아닌가요?
    여긴 너무 며느리편이지만 오빠도 알아야해요
    넘 편한 여펀네들 쎘군요
    이번 콩쥐딸도 그냥 시설 가면 계모가 원하는대로 된거라고 앵커도 난리더군요

  • 3.
    '16.4.6 5:34 PM (61.85.xxx.232)

    그냥 그런 분들 계시더라구요
    잡채도 못해서 사다놓는분들이요
    맘 속상하시겠지만 차리는 사람이 그정도밖에 안되는데
    어쩌겠어요

  • 4. 저도 시누
    '16.4.6 5:52 PM (59.5.xxx.56) - 삭제된댓글

    아무말 하지마세요.
    오빠결혼후 첫 집들이를 했는데, 부모님과 미혼인 저.
    이렇게 셋이 갔는데 정말 상차림이...
    광어회 한접시에 김치...새언니가 한건 밀가루 부침 하나.
    나머진 엄마가 보내준 밑반찬.
    첫인사하러 오던날 언니 대접하던 상차림 그리고 연애하면서 자주 드나들며 먹던 상차림을 언니가 알텐데 심하다 싶었고 돌아오는 차안에서 엄마.아빠의 그 표정ㅎㅎ
    근데 오빠역시 아무말 없었어요.
    둘다 개념없거나 부모심 생각안하는 스탈이 아니고 잘하고 잘하려는 성의는 늘 보였어요.
    그러나 결혼후 첫초대였던 그날 그 상차림은 헐;;;
    그 이유는 20년여년이 지난 지금도 모르구요ㅎ
    다만 잘몰라서 였다고 추측합니다.
    그뒤 두번정도 집들이를 더했는데 확 좋아졌다고 말할께요
    잘 몰라서 그랬나부다하고 이번은 그냥 넘어가보심이.

  • 5. 사과
    '16.4.6 6:52 PM (125.129.xxx.228)

    결혼 10년이면 뭘 모른다고 하기에는 좀 그렇구요
    그냥 시댁 어른을 대접할 생각이 없네요
    하기 싫고 힘들어도 외국사는 5년동안 못한거 한다 생각하면 돈도 좀 쓰고 맘도 좀 쓰고, 노동력도 좀 쓰고 해야 인지상정인데....
    오빠랑 데면데면하게 어차피 지내실 거면 한마디하시고, 아니면 모른척 하는거죠
    보통 이런일로 시끄러워지면 예전처럼 되돌리는건 거의 불가능~

  • 6. 저도 시누님의 경우랑은
    '16.4.6 6:55 PM (221.139.xxx.95)

    다른거죠.
    저도 시누님의 오빠집들이는 결혼후 첫 집들이라 몰라서 그랬다치지만 원글님의 새언니는 결혼 10년도 더 넘었다잖아요.
    갓 결혼한 사람 상차림이랑 10년 넘은 주부 상차림이 같나요?
    여기도 새댁이라면서 (시)부모 상차림 메뉴 묻는 글들 간혹 보이잖아요.
    저건 성의 문제죠.
    나가 먹자고 했는데도 새언니가 차린다고 했는데 저렇게 차린거면 이건 아니죠.
    남편이 있었어도 저렇게 차렸을까 싶네요.
    남편에겐 시부모 생신상 차리고 다음날 아침까지 대접했다며 유세떨지도 몰라요.
    이런 사실을 오빠도 알아야한다고 생각해요.

  • 7. 그냥 마음만 받으세요
    '16.4.6 8:19 PM (115.21.xxx.61) - 삭제된댓글

    성의 문제라 하시겠지만, 그 성의는 다른 데서 보이면 눈꼽만치라도 있을 겁니다. 요즘 헐벗고 굶주리는 시대도 아니고 생일상이라고 거하게 차려야 한다는 것도 어찌보면 고정관념입니다. 이래서 시짜 어렵고 불편하다고 하는 거예요. 그거 하나로 이제까지의 모든 관계, 앞으로의 관계까지 모두 예단하려는 건 누가 불행해지는 처사이겠습니까. 부모님은 연로하셔서 그렇다치고 젊은 님이라도 옆에서 마음 바꾸시게 거들어야지 불난 집에 부채질하지 마세요.

  • 8. 그냥 마음만 받으세요
    '16.4.6 8:19 PM (115.21.xxx.61) - 삭제된댓글

    성의 문제라 하시겠지만, 그 성의는 다른 데서 찾아보면 눈꼽만치라도 있을 겁니다. 요즘 헐벗고 굶주리는 시대도 아니고 생일상이라고 거하게 차려야 한다는 것도 어찌보면 고정관념입니다. 이래서 시짜 어렵고 불편하다고 하는 거예요. 그거 하나로 이제까지의 모든 관계, 앞으로의 관계까지 모두 예단하려는 건 누가 불행해지는 처사이겠습니까. 부모님은 연로하셔서 그렇다치고 젊은 님이라도 옆에서 마음 바꾸시게 거들어야지 불난 집에 부채질하지 마세요.

  • 9. 그냥 마음만 받으세요
    '16.4.6 8:22 PM (115.21.xxx.61) - 삭제된댓글

    성의 문제라 하시겠지만, 그 성의는 다른 데서 찾아보면 눈꼽만치라도 있을 겁니다. 요즘 헐벗고 굶주리는 시대도 아니고 생일상이라고 거하게 차려야 한다는 것도 어찌보면 고정관념입니다. 이래서 시짜 어렵고 불편하다고 하는 거예요. 그거 하나로 이제까지의 모든 관계, 앞으로의 관계까지 모두 예단하려는 건 누가 불행해지는 처사이겠습니까. 부모님은 연로하셔서 그렇다치고 젊은 님이라도 옆에서 마음 바꾸시게 거들어야지 불난 집에 부채질하지 마세요.
    저도 맞벌이고 약아빠진 올케있습니다. 이제 나이드니 그 옛날 괘씸한 마음 굳이 표현않고 내색않기를 잘했다 싶습니다. 가족이 무서운거고 인척은 정말 더 무서운 겁니다. 결혼계약으로 남남이 만난 거잖아요. 서로간에 서운한 거 마음에 남는데 말로 표현된 건 더더더더더더 남아요.

  • 10. 흠.
    '16.4.6 8:29 PM (223.62.xxx.57)

    결혼 20년차에 가깝고 제 손으로 시부모님 생신상 차려드린적 없습니다.

    근데.저 상차림이 푸짐한가요? 그리고 제육볶음과 잡채 재활용이요? 아니 그럴꺼면 왜 사람을 초대하나요? 최소한의 양심도 없는..

    근데 그래도 전 올케랑은 얘기 안 할 껍니다. 어차피 올케야 핏줄도 아니고..

  • 11. 원글이
    '16.4.7 9:11 AM (147.6.xxx.61)

    식당가는 돈이 아까워서 상차린다고 했나보다..했어요. 성의도 없고, 돈도 쓰기 싫고...하기는 해야 겠고. 그런 마음이 느껴졌다고나 할까요.
    망설였는데 말하지 말아야 겠네요..오빠에게 말하기 일보 직전이었거든요. 왜 초대했냐고, 묻고 싶었어요.
    습관적으로 나오는 '언니, 챙기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이 말을 하고 헤어졌는데, 정말 제 입을 제가 쥐어박고 싶었어요. 수고한 거 없다고..당신의 수고보다 부모님과 제가 받은 모욕감이 더 크다고..
    이번 일 뿐만이 아니고, 이전부터 차곡 차곡 벙어리 냉가슴 앓듯 쌓인 모든 것들...그냥 물에 흘려보내고,
    아예 연락도, 얼굴도 안 보려구요. 공감님 말씀처럼 그냥 저 혼자 효도하고, 오빠 부부에게는 섭섭해도 조카들은 너무 예쁘고 귀해서 항상 마음이 갔는데 그 마저도 보내려구요. 그냥 조카들도 고모 없다 치고 살면 되니까요. 저희 아이들이 외삼촌/외숙모 없이 살았듯이요. 옹졸한가 싶지만..저도 이제 그만 애쓸까봐요.

  • 12. ...
    '16.4.7 10:52 AM (122.34.xxx.74) - 삭제된댓글

    잡채, 제육볶음, 갈치조림

    나름 애쓴거 아닌가요?? 가지수 많아봐야 상만 꽉차보이지 실상 젓가락 갈일 없어요.
    오징어 데쳐 초장 찍어먹게 놓고, 두릅 데쳐서 초장 찍어먹게 놓고, 마른 김 놓고,
    버섯 전 하나 부치고, 호박 전 하나 부치고, 긴 시간 안들이고 뚝딱 만들어 올릴건 많고
    접시 채울건 많지만
    딱 어른들 드실것만 차린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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